프란츠 (Frantz)
드라마 / 2016

개요
드라마, 독일, 프랑스,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7.07.20 개봉
감독
프랑소와 오종
배우
피에르 니네이
폴라 비어
시리엘 클레어
조한 본 불로우
마리 그루버
에른스트 스퇴츠너
안톤 폰 루카
앨리스 드 랭커생
시놉시스
“당신의 거짓말을 사랑해요”
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의 작은 마을, 전쟁으로 약혼자 프란츠를 잃고 슬픔에 빠진 안나. 그녀에게 자신을 프란츠의 친구라 소개하는 프랑스 남자 아드리앵이 찾아온다. 안나는 아드리앵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만, 비밀을 간직한 아드리앵은 돌연 편지 한 통을 남기고 자신의 고향 프랑스로 돌아가는데…
89.19%
3.65점
키노라이트 분포
4개
33개
별점 분포
리뷰
6

이재윤 님의 리뷰
2019.12.07 23:40:34
그것은, 그런 거짓만큼은 피치 못할 '선의의 거짓말'이었음을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조사해보았다. 1967년 11월생인 프랑수아 오종은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밀레니엄의 경계를 거쳐 <엑스 2000>등 다양한 단편영화, 멜로 실험 영화들을 찍어왔다. 내가 이 감독을 접한 건 <영 앤 뷰티풀>이란 영화에서 였다. 그리고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초반부였다. 그의 영화 포스토부터 알 수 있듯 꽤나 관능적이고 육체적이다. 예를 들면 <타임 투 러브>나 <위터 드롭스 온 버닝 락>같은 영화들은 포스터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확 끈다. 전형적인 프랑스 영화구나, 관능적이고 쾌락을 탐구하는 듯한 이들의 시도는 여자와 남자, 혹은 삼각관계, 동성애까지 '욕구'에 대한 다양한 설정을 다룬다. 그런 의미에서 <프란츠>는 프랑수아 오종의 이전 작의 다양한 성찰을 축약적으로 담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세련된 틀 안에서 절제된 미덕과 과잉된 민족적 감정 속에서 끓어오르는 욕구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프란츠는 흑백과 칼라의 오묘한 조화를 택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것도 아니고 감정의 변화도 아니다. 다만 안나의 표정을 따라 밝아졌다 어두어졌다 하며 관객의 감각을 건드린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쇼팽의 야상곡 20번은 이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영화가 시작되면 지금 앉아 있는 곳과 다른 시공간으로 떨어져 카메라에 오로지 내 모든 것을 맡기게 된다. 물론 4D와 같은 감각적 체험은 아니더라도 시각과 청각의 지배를 받는다. (우린 이런 현장감을 늘리기 위해 어둡고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있는 극장을 찾는다.) 스크린 너머의 세계에 두 감각을 빼앗기면서 시간이 흐를 수록 나는 내 감정까지 빼앗기게 된다. 나는 영상 속의 '표지'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들의 표정, 행동, 소리와 같은 요소들이 내 안의 비슷한 경험, 감정을 일깨운다. 우리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 '표지들'일 것이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로 안착한 나의 시선은 작은 묘지 앞에 선다. 흑백의 화면엔 루즈한 긴장감이 덮치고 추모하는 인파와 정체불명의 한 사나이가 있다. 이 사나이는 '아드리앵' 다른 이들과 다른 외모를 한 아드리앵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는다. 그는 프랑스인이었고 그곳은 독일이었다. 독일-프랑스 전선에 많은 젊은 자식들을 내보냈고 대부분 그들을 잃었기 때문에 그 죽음에 대한 억울함, 분노는 적국에 대한 분노가 된다. 이 영화는 전후 희생자 유가족들이 어떻게 슬픔을 극복해나가는 지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종만의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용서'하는 과정만큼 영화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아드리앵과 안나를 연결짓는 프란츠 간의 삼각관계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아드리앵은 프란츠의 친구라며 프란츠 가족의 호의를 산다. 그가 들려주는 파리에서 프란츠와의 추억은 상실감에 가득찬 프란츠의 부모와 약혼자 안나를 충만하게 한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아드리앵은 전쟁에서 프란츠를 죽인 죄책감으로 그들의 가족에게 용서를 빌러 온 것이고, 아드리앵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안 안나는 이 사실을 숨기고 아드리앵에게 욕정을 품게 된다. 상실로 가득 차 있지만 끊임없이 충만과 욕정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안나와 프란츠, 아드리앵의 삼각 관계

그런데 의문이 드는 점은 아드리앵이 아무리 전쟁이 끝났다고 해도 서로에 대한 원한이 들끓는 분위기에, 프랑스의 프란츠 가족을 만나 용서를 빌려고 했다는 점이다. 전쟁에서 누가 살인자가 아니란 말인가? 많은 이들이 적국의 병사들을 살해하고 어떤 이는 영웅으로 치받들기까지 하면서 때론 당국이 마련한 술이나 여자에 자신의 외상 트라우마를 해소한다. 심지어 아드리앵은 프랑스의 부르주아 가문이다.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단원이며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다. 약혼자까지 있는 부족함 없는 그가 한 번 참가한 전쟁에서 단 한 명의 적군을 살해하고 그의 편지를 읽고 그 내용을 다 외울 뿐 아니라 그의 약혼자까지 찾아간다? 프랑스에 있는 프란츠 무덤은 사실 빈 무덤이다. 그의 유해는 수습하지 못했고 단지 묘비석만 세워둔 공묘空墓다. 몸에 입힌 숱한 전쟁의 상흔보다 가장 큰 상처는 프란츠라고 고백하는 아드리앵은, 실제 아드리앵과 프란츠의 관계가 무진장 궁금해지는 이유다. 어떤 설명할 수 없는 인력과 욕정의 결과가 아니라면 프란츠의 죽음이 아드리앵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았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거기다 평화주의자는 프란츠였지 아드리앵이 아니었다. 안나는 아드리앵의 거짓말을 깨닫은 직후 프란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관계를 유지한다. 안나는 아드리앵이 고백하기 전까진 아드리앵과 함께 지내며 프란츠를 향수하고 그에게 매력을 느꼈었다. 안나는 프란츠의 죽음 이후에 결혼 상태를 찾아야했고 젊음을 상실감으로 언제까지 이어갈 수 없었다. 인간적으로 안나는 프란츠의 친구가 아닌 아드리앵에게 마음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거짓과 용서는 자살과 대척점에 있는 '삶'의 영역

물론 안나의 마음은 오직 안나만 알 뿐이다. 안나가 아드리앵에게 큰 배신감을 느낀 건 확실하다. 안나는 여러 감정과 욕정의 균열을 느끼고 자살을 시도했다. 용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나 자신과 프란츠의 부모와 프란츠를 속이고 농락한 아드리앵, 아드리앵은 계속해서 편지를 써서 보내왔고 안나는 답장을 하지 못하다가 언젠가 고해성사를 하러 갔다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아드리앵의 거짓말, 죄책감, 고백, 안나의 배신감, 거짓말, 프란츠 부모의 행복이란 연장선 사이에서 진실은 무엇이며 어떤 쓸모가 있었을까. 애초에 차라리 거짓말이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하지 말았더라면, 그대로 당신과 나, 그리고 모두가 행복했더라면, 하지만 아드리앵은 쇠약해졌고 죄책감에 밤잠 이루지 못했다. 어떻게 이들 앞에서 그와 같은 진실을 실토할 수 있을까! 그녀는 신부에게 용서를 바라면서 아드리앵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만다. 그것은, 그런 거짓만큼은 피치 못할 '선의의 거짓말'이었음을 말이다. 고백한 순간 모든 거짓들은 용서가 된다. 용서의 영역은 개인의 영역이 아니다. 아드리앵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건 그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용서하지 못함은, 자기 파괴를 이끌고 자기 파괴는 다른 이들의 행복와 어긋나는 이기적인 일이다. 안나는 아드리앵을 찾아 프랑스로 간다. 다시 모든 게 반복된다. 프랑스인들은 전선에서 죽은 프랑스 병사들을 애도하며 독일인을 배척한다. 어느 정신병원에서 프란츠가 죽은 것으로 오해한다. 그녀의 무의식은 그녀의 자살 시도와 같이 아드리앵이 자기를 파괴했을 지도 모른 다고 생각했다. 이미 안나의 과대망상 속에 아드리앵은 부속품이 되어 있었다. 안나의 망상은 아드리앵을 만나고 나서 산산조각이 난다. 아드리앵은 약혼녀가 있었고 아드리앵과 결혼해야겠다는 그녀의 꿈은 또 다른 배신감으로 뒤바뀐다. 그녀는 아드리앵이 프란츠과 같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자주 보곤 했다는 마네의 '자살'이라는 그림 앞에서 "이 그림이 나를 살게 한다"고 말했다. 거짓과 용서는 자살과 대척점에 있는 '삶'의 영역이었던 것이다.

아드리앵의 거짓말에 공모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는 배신감과 거짓, 용서와 온갖 이기적인 음모, 망상 속에서 자기 파괴 욕망을 극복하고 살아난다. 그녀는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거짓말을 프란츠 부모에게 하고서 한 차원의 시야를 벗겨낸 것처럼 보인다. 전쟁 후 사람들이 가지는 이 무례한 감정들, 너무나 가볍고 손쉬운, 무책임한 감정들을 산전수전 겪고 난 이후의 결말은 다시 '삶'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불행과 상실을 누구의 탓으로 돌려야만 할까? 내가 겪는 부조리들이 사실은 내가 온갖 망상들도 조직해놓은 음모 아닐까? 이 영화는 독일과 프랑스 간의 전후 분위기를 어느 한 쪽에 침잠하지 않고 두 나라의 다른 이방인의 관점으로 가로지른다. 서로를 책하고 있는 만큼 상쇄되는 원한, 안나가 이동하는 거리만큼 넓은 정신적 여정을 체험할 수 있다. 분노와 원한은 일시적이고 멀리 가지 못한다. 그것은 가끔 슬픔과 혼동되기도 한다. 전쟁, 인재와 같은 대참사를 마주하는 민족적 감정 혹은 사람들의 태도를 탓할 수는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삶'을 외치고 있는 증거이고 그래서 절대 용서를 안한다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를 나무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가끔 그 감정 자체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분노와 원한과 같은 감정들이 진실과 동 떨어져 있다 할 지라도 말이다.

마네의 <자살>, 안나의 아드리앵에 대한 망상이자 자화상

마지막 장면인 안나가 자살하고 쓰러져 있는 남성이 그려진 그림을 응시하는 모습은 여러 의미가 있다. 안나가 아드리앵에 투영했던 '상심으로 가득 찬 남성'이라는 그녀만의 생각 혹은 망상, 사랑의 감정의 반영이며, 여러 배신감과 거짓으로 둘러싸인 자신의 비관적인 결말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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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예찬 님의 리뷰
2019.11.28 18:41:40
‘이게 영화지’ <프란츠>를 보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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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오종감독은 1차 세계대전 이후라는 역사 속에서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을 스크린 위에 완벽하게 투영한다. 흑백을 통해서 예술적인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흑백에서 칼라로의 전환은 생동감을 불어 넣어 인물의 감정을 어루만진다.
한편의 고전 명작을 보는 듯한 흑백 스크린 위의 완벽하고 우아한 미장센에서 인물에 완전히 감정이입하면서 우리는 진정한 영화적 체험을 이 영화를 통해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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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95년생 여배우 폴라비르의 연기는 이 배우가 어떻게 이 나이에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놀라움을 안겨준다. 폴라비르의 완벽한 연기에 우리는 영화를 보며 감정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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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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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뒤바뀌는 감정의 연속을 찬찬히 보여준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부터의 슬픔에서부터 아드리앵으로부터 받는 위로.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분노와 배신감.
이로 인해 생각하게 되는 삶의 의미 없음, 죽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유를 거짓말의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의 용서와
사랑하는 이의 부재로부터 시작된 또 하나의 사랑.
마지막으로 그 사랑이 헛된 것임을 깨달았을 때 오히려 깨닫게 되는 삶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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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정을 이렇게나 다양하게 보여주는데도 전혀 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과한 감정이 아니기에 우리는 현실에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동일시해서 인물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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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마네 ‘자살’을 마주하며 삶의 의지에 대하여 말하는 장면은 나의 감정을 완전히 장악했기에 나에게 손에 꼽는 엔딩신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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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님의 리뷰
2018.06.25 16:52:36
프란츠
"여자와 남자의 겪는 이야기 구조는 동일하다.

그러나 그 사건을 겪는, 그 시간동안의 서로의 마음은 다르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할수있다.

​ 약혼자를 죽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여자의 마음과 그것을 모른채 아낌없이 배려해주는 죽은 약혼자의 부모님.
이런 마음들이 뭉쳐 여주인공에게 흘러간다. 그런데 그것이 딱 그만큼만 표현되서 영화를 아무런 이질감 없이 바라보게 된다.
그것의 이유는, 여주인공이 연기를 잘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할때 연기를 잘하는 것은 호흡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 자리에 늘 있는것 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 가장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여자 주인공이 그렇게 연기를 한다. 대단했다

그리고 영화속 흑백이 주는 느낌은 오묘하다. 영화는 과거의 모습과 여자의 새로운 인생을 사는 모습만 컬러로 표현이 되고,
그 외에는 ​흑백으로 표현된다. 그 이유는 여자주인공이 받아들이는 심리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라 짐작만 해본다.
어쩌면, 향수혹은 노스텔지어 일수도 있다.
여자주인공에게 이런 색채의 개념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삶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일까?

그리고 영화 프란츠의 약혼자 프란츠는 하나의 맥거핀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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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5 02:53:42
오종이 이런 감성의 영화도 만들 수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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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빈 님의 리뷰
2018.03.17 13:34:39
전쟁으로 골이 깊어진 두 나라에서 사람들의 인연과 사랑이 고통스럽지만 아름답게 엮이며 삶의 재기를 꿈꾸는 이야기를 흑백과 부드러운 조명을 부각시키는 구도에서 나오는 고전적인 분위기로 감수성 짙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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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님의 리뷰
2018.01.21 00:24:47
화면에 취했던 마음이 이야기에 산산이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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