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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스 셰어 : 천사를 위한 위스키 (The Angels’ Share)
코미디 / 2012

개요
코미디, 드라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3.05.16 개봉
감독
켄 로치
배우
폴 브래니건
존 헨쇼
게리 메이틀랜드
자스민 리긴스
윌리엄 루앤
로저 알람
론 맥페이디엔
데이빗 구달
대니얼 포트먼
찰리 맥클린
시놉시스
직업도 없이 사고만 치고 다니는 청년 백수 로비는 폭행 사건에 연루돼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 명령을 받는다. 여자친구의 출산으로 아빠가 된 그는 갓 태어난 아들의 얼굴을 처음 본 순간 아들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되풀이하게 하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한다. 어느 날 사회봉사 교육관의 집에서 난생 처음 몰트 위스키를 맛보게 된 그는 자신이 예민한 후각과 미각을 타고났으며 위스키 감별에 선천적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사회봉사를 함께 하는 친구들과 함께 위스키 시음 행사에 갔다가 수십억을 호가하는 세계 최고의 위스키 경매가 곧 열릴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자신의 타고난 위스키 감별 재능을 이용해 일생일대의 인생 반전을 계획하는데…
100%
3.7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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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

2018.03.19 16:24:50
한줄평
- 고진감래를 마시는 느낌 (근데 나 술은 안 마심)

블로그 리뷰
- https://blog.naver.com/themadmoonio/221008239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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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u 님의 리뷰
2018.03.07 12:48:26
[영화] 앤젤스 셰어 : 천사를 위한 위스키

켄 로치 감독의 영화 가운데서 따뜻하고 유머가 있는 드문 영화다. 그의 전작들은 사회성 짙은 비판적 영화들이었는데, 이 영화는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형식을 조금 바꿨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 로비는 동네 양아치다. 마약도 하고 사람들과 싸워서 폭행 전과도 여럿 있는 쓰레기 같은 인간인데, 우여곡절 끝에 법원에서 구속당하지 않고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풀려난다. 판사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로비의 여자친구가 있고 그녀가 임신을 해서 곧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로비는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막 태어난 아기를 위해서라도 직장도 얻고 돈도 벌고 싶은데, 동네 양아치를 받아주는 회사가 있을 리 없다. 게다가 그는 동네에서 사이가 나쁜 다른 양아치들과 줄곧 때리고 맞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로비에게 돈을 좀 줄테니 런던으로 떠나라고 말한다.
사회봉사를 하러 나간 곳에서 관리자로 만난 해리와 친해지면서 로비는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한편, 해리의 취미인 위스키 감별장에 나가 술에 관해 배우게 된다. 우연이지만 로비는 예민한 후각과 맛을 가지고 있어서 위스키 감별에 훌륭한 능력을 보인다. 그렇게 다니던 위스키 감별장에서 로비는 중요한 정보를 얻지만 도둑질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를 둘러싼 환경이 더 나빠져서 궁지에 몰리기 전까지는.
로비는 함께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매우 귀한 몰트 위스키를 훔치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술을 팔아 번 돈으로 새출발을 하려고 작정한다.

로비와 그의 친구들은 영국의 하층민이다. 많이 배웠어야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도인데, 로비의 친구 가운데 알버트는 글래스고에 있는 성을 처음 보고는 놀란다. 모나리자가 무엇이며 누가 그린 그림인지도 모를 정도로 멍청하고 무식한데, 다른 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똑똑해서 웃기면서도 신기하다.
이들은 동네 양아치로 전전하며 살아가는데, 그런 삶을 자기가 선택한 것은 아니다. 영국 사회가 대처수상이 집권한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로 급격하게 우회전하면서 자본의 침탈이 노동자계급을 얼마나 심하게 물어뜯었는가를 켄 로치 감독은 그의 영화에서 줄곧 보여주고 있으니, 이 영화에서도 영국 사회의 어두운 그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당연한 배경으로 쓰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자식들인 로비와 그의 친구들은 비빌 언덕이 없으니 어떻게도 할 수 없는 답답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양아치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갓난 아이가 있는 로비는, 자기가 예전에 때렸던 피해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아이가 생기자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 여자친구의 아버지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싫고, 여자친구와 아이에게 좋은 집과 좋은 음식을 마련해 주고 싶은 로비는 어떻게든 돈을 벌고, 안정된 직장을 얻고 싶어한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귀한 위스키의 경매 정보를 통해 로비는 위스키를 훔쳐 돈을 벌 궁리를 한다.
비싼 위스키를 훔치는 것은 분명 범죄다. 하지만 그것을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고, 아무도 손해 보는 사람이 없으며, 모두가 행복하다면 어떻겠는가. 도덕적, 도의적 범죄는 인정하지만 겨우 위스키에 불과한 물건에 백만 파운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돈이 조금 손해를 봐도 괜찮지 않을까. 원론만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리 합리화를 해도 범죄는 범죄'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해 가져가는 천문학적 잉여생산물과 그것을 팔아서 버는 돈에 대해서는 '범죄'라고 말하지 않는다. 켄 로치 감독은 말한다. 자본가들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범죄라고.


출처: http://marupress.tistory.com/category/영화를 보다?page=23 [知天命에 살림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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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1 11:12:30
상위 1%에 대한 99%의 유쾌한 반란..英 사회파 거장 켄 로치, 삶의 불공정성에 대한 물음

영화를 통해 부조리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던지며 영화란 매체가 사회, 정치적 담론을 제기할 수 있다는 철학을 지닌 켄 로치 감독은 마가렛 대처 수상의 장례를 민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특히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특히 자본가 계급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이나 영국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등을 따스한 시선으로 성찰해 온 영국의 사회파 거장이다.

이러한 이유로 켄 로치 감독은 자신의 작품 속에 억압과 차별을 당하는 노동자나 서민들을 단골로 등장시키고, 부조리한 시스템을 쫓아 자본과 권력의 탐욕에 의해 흔들리는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자유와 인권을 잃어버린 현실 세계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삶의 불공정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감독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시스템이 무엇이 잘못되었고 왜 그들에게 고통과 고난이 계속 이어지고 불공정성이 계속되는지 질문하면서 칸이나 베를린 국제영화제 등에 단골로 초청되는 거장 중의 한 명이다.

2012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영화 <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에는 그 동안 영화 속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노동자 계급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범죄자나 백수, 부랑자 등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을 등장시키면서 삶의 불공정성을 역설적으로 풍자하면서 왜 이들에게 불공정한 삶이 지속되는지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상위 1%에 대한 99%의 유쾌한 반란’을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른바 '블루 칼라의 시인'으로 칭송받는 영국의 사회파 거장, 켄 로치 감독은 전작과 달리 온화한 톤으로 사회적 약자 편들기에 나서고, 극중 네 얼간이들이 빨아올린 천사를 위한 위스키는 속도의 피로감에 지쳐있는 우리들에게 작은 위안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왜 위스키를 훔쳐내려 하는가

영화 <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는 드라마 <투윅스>의 뒷골목 건달 태산(이준기 분)처럼 구제불능의 사고뭉치 청년 로비(폴 브래니건 분)가 여자 친구를 임신시키고 나서 갓 태어날 아기를 위해 개과천선하기 위해 고가의 위스키를 시스템에서 내몰린 이른바 잉여들과 함께 소량 빼내어 훔쳐내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희소성 있는 고가의 위스키 경매 전에 위스키 창고에 잠입해 오크통에서 훔쳐내는 것이다.

주의력이 산만한 친구 알버트(게리 메이틀랜드 분)가 사고치는 바람에 두 병밖에 못 건졌지만 로비는 남은 두병 중 한 병은 위스키 콜렉터에게 비싼 값에 팔아 마련한 돈을 친구들과 동등하게 나눠 갖고, 그에게서 후각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위스키와 인연을 맺게 해준 멘토이자 갱생의지를 심어준 사회교육관 해리(존 헨쇼 분)에게 한 병을 선물하면서 은혜에 보답하는 기특함까지 발휘한다.

그들은 왜 위스키를 훔쳐내려 하는 걸까. 켄 로치 감독은 한심해 보이는 로비와 그들을 쓰레기처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뒤로 하고 일당들의 위스키 사기극 소동을 통하여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하여 갱생의 의지를 상실해버린 사회적 약자들에게 '너희 잘못이 아니야, 시작부터 잘못된거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폭행 전과에 쓰레기같은 삶을 살아온 로비가 주변에 그를 바라보는 편견에 찬 시선으로 인하여 어두웠던 과거를 지우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서 새 출발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처녀에게 아이까지 임신시켜 죽일 놈으로 낙인찍히며 여자 친구의 오빠들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그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앤젤스 셰어(Angels` share) 즉, ‘천사의 몫’이라는 영화제목처럼 저장고에서 오크통에 넣은 위스키를 보관해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해마다 2~3%씩 줄어드는데 천사가 그 만큼을 마신다고 여긴다는 양조업계의 이야기에서 착안하여 영화를 만든 켄 로치 감독은 이들을 잉여가 아닌 천사로 대체한다.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나 <자유로운 세계> 등 비판적인 시선으로 노동자들과 핍박받는 민초들을 조명해왔던 켄 로치 감독은 위트 있는 풍자와 해학이 담긴 따스한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며 마약이나 술에 찌들어 공공기물 파손, 폭행 시비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이들에게 갱생을 위해 한 번의 기회는 줘야 하지 않느냐고 대변하고 있는 듯 보였다.

2. 왜 몰트밀 위스키인가

사회적 편견으로 낙인 찍힌 이들은 현재의 거주지에서 살 수 없다. 복권이 당첨되어 졸부가 되더라도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속죄되고 용서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코틀랜드의 청년 실업자를 상징하는 이들이 갱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터전이 필요하고 거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만큼의 시드머니가 필요하게 된다.
위스키란 술은 본래 계급이나 차별성을 갖는 술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 스카치위스키는 18세기 초까지 스코틀랜드의 토속주였지만, 잉글랜드에 합병된 후 식민지 국가에 부과하던 주세를 피하기 위해 양조업자들이 산 속에서 밀주를 만들었고 이를 오크통에 담아 숨겨둔 것이 시간이 흐른 후 연갈색의 진한 향기를 자아내게 된 것이 그 유래이다.

즉, 켄 로치 감독은 제국주의 영국의 주세 부과로 인해 1%의 자본가들만이 항유하는 부의 상징으로서 싱글몰트 위스키를 소재로 끌어다 놓은 것 같다. 오직 맥아의 과정을 거친 보리 한 가지 재료로 만들어져 생산량이 적어 고가에 거래되면서 정작 위스키를 만든 스코틀랜드인들은 제대로 맛보지도 못하였던 아이러니를 네 얼간이의 '천사의 몫'을 통하여 통쾌하게 비웃는 것 같았다.

특히, 저장소에 몰래 들어가 오크통에서 빨아올린 고가의 위스키를 마음껏 들이키는 얼간이들의 모습에서 경쟁과 속도감에서 여유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자화상을 되돌아보게 되며, 한심하고 대책 없는 이들을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아일랜드인이나 <빵과 장미>의 이주노동자 등 가난과 폭력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연장선에 가져다 놓는 듯하다.

아마도, 켄 로치 감독에게 대중적인 위스키가 비정상적으로 특권층의 향유하는 술이 되어 고가에 거래되는 기현상은 신자유주의가 낳은 거짓된 신화처럼 비춰졌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러한 거짓된 신화를 깨는 것이 권력이나 자본가들이 아닌 동네 경찰에게도 치마 형식의 스코틀랜드 전통의상 킬트를 들추라는 불심 검문을 받으며 모욕을 당하는 잉여 청년들이라니.. 감독의 분신과 같은 노동자 계급이 등장하지 않아 실망감이 다가오려 할 때쯤 이들 네 얼간이에게 관용의 태도를 취하면서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이토록 유쾌하며 통쾌한 풍자가 어디 또 있을까. 위스키라는 술을 통하여 주류 사회가 구획 지어놓은 편견과 불평등 그리고 불공정한 삶에 대한 켄 로치 식의 반격이 아닐 수 없다.

3. 또 다른 잉여를 위하여
영화에 등장하는 네 명의 얼간이 로비, 알버트, 라이노, 모 등 네 명은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센터에서 만나게 된다. 감옥을 제 집 드나들듯이 오락가락 하는 로비를 비롯하여 위스키 도둑들은 사회적 편견의 굴레에서 가난과 폭력에 시달리는 실업자들이다.

전작 <자유로운 세계>에서 이주노동자의 직업소개소를 배경으로 신자유주의 시스템의 착취 논리가 불공정한 삶을 양산하고 사회적 약자를 고통 속으로 밀어 넣으며 탈출구 없이 악순환을 지속시킨다고 성찰한 켄 로치 감독은 현실의 시스템에서 이들의 갱생이 불가능하다는 처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독은 이들의 갱생을 위한 사기극에 대하여 올바르다 올바르지 않다 라는 도덕적 잣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

이는 그들을 하찮은 잉여로 보고 거리에서 알몸 수색으로 모욕을 주는 경찰관들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가의 위스키 사기극으로 졸부가 되었더라도 이들을 향한 불공정한 시선이 변함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러한 잉여 취급이 그들의 숨통을 오히려 트여주는 것만 같았다.

특히, 켄 로치 감독은 영화 <클래스><폭스 파이어>를 연출한 프랑스의 사회파 거장 로랑 캉테나 <캡틴 필립스>를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처럼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하기로 유명한데 극중 주인공으로 캐스팅 돼 스코틀랜드 아카데미 시상식서 남우주연상을 주상한 폴 브래니건이나 청소부에서 일약 배우로 떠오른 알버트 역의 게리 메이틀랜드의 성공담은 스크린을 넘어 현실 세계까지 켄 로치 감독이 '천사의 몫'으로 남겨두었던 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게 하였다.

그리고 극중 위스키 감별 재능을 발견하여 감쪽같은 사기극을 벌이는 로비의 이야기는 시스템이 가로막는 삶의 불공정성에 대하여 한 개인의 삶에 대한 변화가 공동체를 따스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켄 로치 감독이 제기한 담론처럼 생각되었다.

사고뭉치 로비에게 끝까지 신뢰를 보였던 여자 친구를 아내로 맞이하여 아기와 함께 새 출발을 떠나는 해피엔딩 역시 내겐 인간이 아닌 천사(신)의 몫으로 여겨졌다. 또한, 극중 로비가 해리에게 가져다 준 위스키 한 병은 그들에 이어 또 다시 시스템 바깥으로 내몰리는 이들을 위해 쓰여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켄 로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삶의 불공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이러한 문제아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는 해리에게 전달된 2%의 희망을 통하여 경쟁에서 낙오된 이들, 삶의 좌절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이들에게 시간이 지난 후 숙성되어 향기를 내뿜는 몰트밀 위스키 같은 희망을 전하려는 것 같았다.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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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님의 리뷰
2018.01.09 01:31:00
누구라도 흐뭇하게 즐길 수 있는
극장에 가기 전, 어떠한 사전 정보도 접하지 않았다. 그저 켄 로치의 신작이라는 것 하나만 알고 들어갔다. 놀라는 게 당연했다. 그동안 내가 보아 온 그의 작품들은 <케스>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하층민들>과 같은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코미디를 마주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가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영화라는 뜻은 아니다. 장르와 분위기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켄 로치는 사회적 약자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듬는 블루칼라의 시인이었다.

영화가 시작되면, 카메라는 법정 판사석 언저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판결 모습을 담는다. 술에 취한 채 기차역에서 꼬장을 피워 경범죄로 붙잡힌 사람부터 폭행죄, 절도죄 등 중대형 범죄를 저지른 사람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평생을 싸움질만 하며 살아오다 폭행죄로 기소된 로비 역시 이들 중 하나. 여자 친구의 임신 덕에 사회봉사로 감형을 받고 풀려난 그는 새로 태어난 아들의 얼굴을 보며 앞으로는 좀 사람답게 살아보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알다시피 세상일이란 게 그리 녹록치 않은 법. 결심만으로 인생이 쉽게 바뀐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여전히 사회의 시선은 그의 얼굴에 새겨진 흉터만큼이나 사납다. 여자 친구의 가족들은 냉랭하며, 설상가상으로 판결에 분개한 동네 불량배들까지 엉겨 붙어 그의 목숨을 위협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다 포기해 버리고 싶은 충동과 마주하는 로비의 앞날은 잔뜩 흔들어 놓은 맥주 캔만큼이나 위태롭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회봉사 관리인인 해리의 특별한 배려로 동료들과 함께 우연히 방문한 위스키 증류소에서 로비는 뜻밖의 재능을 발견한다.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후각과 위스키를 정확히 감별할 수 있는 혀를 지니고 있었던 것. 그날부터 그는 위스키 관련 책들을 수집해 공부하거나, 시음회에 참석하는 등 위스키 감별에 점점 흥미를 붙여가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주인공이 갈등과 시련을 거쳐 새롭게 거듭나는 헐리우드식 인간 드라마를 예상할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영화가 택하는 길은 가벼운 소동극이다. 시음회에서 100만 파운드를 호가하는 위스키 경매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로비는 동료들과 그 위스키를 훔치기로 모의한다. 사회적으로 낙인찍혀 일자리 하나 구하지 못한 채 나락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행동이다.

보통 위스키를 오크통에 보관해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해마다 1~2%의 내용물이 증발 된다고 한다. 이렇게 자연 증발로 잃어버리는 위스키를 재치 있게 일컫는 단어가 영화의 제목인 '앤젤스 셰어', 즉 ‘천사의 몫’이다. 켄 로치는 부자들의 고급 취미 향유 현장에 침입해 위스키 4병을 몰래 훔친 뒤 유유히 빠져 나오는 그들의 도둑질을 앤젤스 셰어에 비유한다. 분배의 불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 경제하에서가 아니라면 자연히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파이였다는 거다. 그러면서도 그는 위스키의 진가는 전혀 모르면서, 오로지 겉에 붙은 가격 딱지에 의존해 무작정 찬사를 늘어놓는 스노브들에 대한 깨알 같은 조롱도 잊지 않는다. 과연 사회파 영화의 거장답다.

<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는 주인공들의 인생만큼이나 소박한 영화다.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드는 장면 대신 유쾌하고 발칙한(?) 농담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보는 이들 누구라도 흐뭇하게 즐길 수 있다. 낙관과 긍정의 증류소에서 숙성시킨 켄 로치 표 위스키가 주는 향과 맛은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주기에 충분했다. 상영관을 나온 지 한참 된 지금도 극에 삽입된 The Proclaimers의 I'm Gonna Be (500 Miles)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며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만든다. 아무래도 영화에 취한 것 같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세하 님의 리뷰
2018.04.18 22:18:29
이 사고뭉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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