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The Man Who Killed Don Quixote)
어드벤처(모험) / 2018

개요
어드벤처(모험), 드라마, 영국,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9.05.23 개봉
감독
테리 길리엄
배우
아담 드라이버
조나단 프라이스
올가 쿠릴렌코
스텔란 스카스가드
조아나 리베이로
조디 몰라
로시 드 팔마
세르지 로페즈
오스카 자에나다
제이슨 왓킨스
팔로마 블로이드
시놉시스
보드카 광고 촬영을 위해 스페인의 작은 마을로 오게 된 잘 나가는 천재 CF 감독 ‘토비’(아담 드라이버).
촬영에 고전을 겪던 어느 날, 우연히 스페인에서 촬영했던 자신의 졸업작품이자 출세작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DVD를 보게 된다. 직접 촬영 장소를 헌팅하고, 고정 관념을 깨기 위해 현지 주민들을 배우로 섭외하는 등 모든 것에 열정이 넘치던 꿈 많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당시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진짜 ‘돈키호테’(!)가 되어 버린 구둣방 할아버지가 자신을 ‘산초’라고 부르며 무척 반갑게 맞이하는데…
71.43%
3.2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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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리뷰
22

moviemon 님의 리뷰
2019.05.21 02:52:32
영화를 캔버스로 삼아,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영화라는 매체가 갖는 원초적인 힘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다
영화가 갖고 있는 힘은 다채롭지만, 원초적인 힘은 무언가를 담아내거나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자 한계를 뛰어넘어 무언가를 그려낼 수 있는 상상력에 기반한다.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 (1895)은 원근감과 운동성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조르주 멜리에시 감독의 <달세계 여행> (1902)은 대담한 실험을 통해 당시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의 무한한 상상을 영화로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여러 사조를 거치면서 촬영 기술과 편집 기술의 발전을 통해 영화라는 매체의 정의와 특성은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하지만, 점차 거대 자본이 투자되면서 영화의 일차적인 목표가 이윤 확보로 변질되면서 영화는 비범함을 잃은 채 그저 전형성과 관습에 발이 묶인다.

하지만, 레오 까락스 감독의 <홀리 모터스> (2012)가 유능한 사업가, 한 가정의 아버지, 광대, 걸인, 암살자 그리고 광인으로 변신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비춰 영화의 본질을 물어봤듯이 영화의 원시적인 힘을 되살리고자 한 작품이 간혹 가다 등장하곤 했다. 제71회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상영했던 테리 길리엄 감독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2018)은 레오 까락스 감독의 <홀리 모터스>의 명맥을 이어 가며 <열차의 도착>과 < 달세계 여행> 등 고전 영화가 보여줬던 원초적인 힘을 관객의 가슴에 각인시킨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영화를 캔버스로 삼아 주인공의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주인공이 경험하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넘나들며 미치도록 비범한 영화가 무엇인지 증명한다.

[영화의 원초적인 힘을 각인시키기 위한 기초 작업: 기묘한 여정의 설계와 소설 '돈키호테'의 변주]

극 중 '토비(아담 드라이버)'는 졸업작품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덕분에 출세했으며 10년 후 돈키호테를 모티프로 한 보드카 광고 촬영을 위해 스페인 소재 작은 마을로 오게 된다. '토비'는 천재 CF 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지만,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화려한 외관과 달리 내적으로 방황을 겪고 있을뿐더러 제작과정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자신의 졸업작품 DVD를 찾은 '토비'는 로케이션 섭외, 캐스팅 등 모든 프로덕션 과정에서 열정 넘쳤던 과거를 다시 떠올리며 당시 영화 촬영 장소로 향한다. 거기서 본인이 직접 '돈키호테'로 캐스팅했던 구둣방 주인 '하비에르(조나단 프라이스)'를 만난다. 근데, '토비'는 본인이 라만차의 돈키호테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산초'라고 부르는 '하비에르' 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토비'는 '하비에르'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그와 함께 현실과 환상을 오고 가는 기묘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보다시피 테리 길리엄 감독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또한 지금까지 끊임없이 재해석된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원제 '재기 넘치는 기사, 라 만차의 돈키호테')'를 적절하게 수용했다. 원작은 거대한 풍차를 거인이라고 생각하며 무모하게 달려드는 돈키호테의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비웃음을 유발하지만, 산초 판사와의 대조적인 태도를 통해 그의 무모함과 상상력을 퇴폐한 현실을 극복하는 용기이자 원동력임을 일깨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은 이와 같은 원작 소설의 주제를 CF 감독으로서 성공했지만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며 향락만 누리는 '토비'와 그가 졸업작품을 위해 창조한 '돈키호테'와의 기묘한 여정으로 변주했다. 따라서 영화는 표층적으로 잃었던 열정을 되찾고 10년 전 설정한 이상향을 향해 다시 여정을 떠나는 '토비'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이렇게 완성된 이야기는 '비(非)관습적인 서사 구조'와 '부조리극(Theatre of the Absurd)'의 특징이 결합된 영화적 장치를 매개로 심층적 이야기로 넘어간다.

['비(非)관습적인 서사 구조'와 '부조리극(Theatre of the Absurd)' 특징의 결합: 표층에서 심층으로]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현실과 상상, 그리고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기 때문에 전형적이고 관객이 친숙하다고 느끼는 서사 구조 대신 '비(非)관습적인 서사 구조'를 택한다. 왜냐하면 만약 일반적인 서사 구조를 선택했다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이야기를 전형성 안에 가두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해럴드 핀터(Harold Pinter)의 극 '생일파티(The Birthday Party)'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극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와 같은 '부조리극(Theatre of the Absurd)'의 특징도 수용함으로써 표층적 이야기를 심층적 이야기로 발전시킨다. 부조리극이 관객의 능동적 판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황당하고 혼란스러운 말놀이를 배치했듯이,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에서는 터무니없고 무질서한 장면을 연속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관습과 전형성의 울타리로부터 벗어나게 유도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자유로운 사고의 영역 안에서 영화가 지닌 원초적인 힘과 가치가 무엇인지 고찰하는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황당하고 혼란스러운 장면의 연속성 안에 '토비'와 '하비에르', '안젤리카(조아나 리베이로)' 등과의 만남을 그려냄으로써 '토비'가 원작 소설 속 산초 판사의 위치에서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는 동시에 모험을 통해 다시 한번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따라서 관객은 본인의 자아와 열정이 더 이상 퇴폐 향락 속에 파묻히는 걸 거부하고 힘찬 목소리로 외치는 '토비'의 모습을 지켜보며 영화의 일차적인 본질은 무언가를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 혹은 한계를 극복하고 그려낼 수 있는 상상력에 있음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었던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가 통합론적인 사고를 통해 죽음과 삶의 연관성을 강조했듯이,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에서 '토비'는 본인이 만든 캐릭터를 제거함으로써 공허한 삶에 벗어나 꿈을 안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테리 길리엄 감독은 주연 배우의 건강 문제, 제작비 확보의 어려움, 촬영 세트장 관련 문제점, 오랜 기간 작품을 준비하면서 갈등을 빚은 다른 제작자와의 소송 문제 등으로 인해 여러 번 좌절했지만, 꿈을 잃지 않고 우여곡절 끝에 영화를 완성했다. 결국,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극 중 인물과 실제 감독 간의 유사점과 함께 관객에게 영화라는 매체가 지닌 원초적 특성을 가슴 깊이 새기는 비범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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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Vet 님의 리뷰
2019.05.21 00:05:05
만담 속에서 날카롭게, 동시에 유쾌하게 활보하는 다채로운 담론
이 영화를 보기 직전, '테리 길리엄'이란 다섯 글자에 무지했던 필자는 <몬티 파이튼의 성배>를 챙겨 봤다. 영화를 보고 (긍정적인) 충격을 받아 개봉 연도를 확인했다. 1975년 영화였다. 2075년이라 해도 믿을 만한 코미디의 향연에 상당히 아득해졌는데, 개봉 연도를 확인한 후의 감흥은 경이로움의 수준에 이르렀다. 기대치가 이렇게 잔뜩 높아진 상태에서 관람한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또 다른 경이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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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략적인 감상부터 남겨보자면,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블랙 코미디의 향연이다. 돈키호테 원작의 간략한 줄거리와 몇몇 유명한 사건, 소재들만 알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전부 인상적이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적절한 비중 배분을 통해 효율적인 감정 이입을 돕는다. 특히 아담 드라이버와 조나단 프라이스는 이번 영화에서 주옥같은 명연기를 펼친다. 또 난민 문제 등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부분을 거리낌 없이 다루면서도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감독의 탁월한 유머 솜씨가 빛난다. 특히 현실과 판타지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여러 인물들을 유려하게 엮어내는 연출과 각본에는 아낌없이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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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화의 서사 구조이다. 정리되지 않은 서사 때문에 우리는 결코 이 영화를 '깔끔한 완성도'를 지닌 영화라고 말할 수 없다. 하나 이 영화는 애초에 정석을 추구하지 않는다. 영화의 서사는 철저히 주인공 '토비'의 의식에 의존한다, 의식의 흐름 기법 수준으로. 카메라는 항상 토비를 따라다니며 토비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조명한다. 또 단순 사건들만 주인공을 따라 조명하는 것이 아닌, 회상 혹은 환상 장면 또한 토비의 의식을 따라 등장한다. 그렇다면 토비의 의식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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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분이라는 꽤 긴 러닝타임답게, 생각보다 영화가 시사하는 지점들의 폭도 넓고, 깊이도 깊다. 그중 이 글에서 다루고 싶은 것은 '예술'에 관한 담론이다. 주인공인 '토비'는 영화감독이다. 토비는 학창 시절 만들었던 영화에서 돈키호테 역을 맡았던 할아버지 '하비에르'를 마주친다. 하비에르는 자신이 돈키호테라고 굳건히 믿고 있고, 토비를 자신의 조수 '산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토비가 하비에르에게 끌려 떠나는 모험이 영화의 주된 서사이다(이 글에서 '돈키호테'라는 표현과 '하비에르'라는 표현은 구분 지어 사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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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창작자인 토비와, 창작물인 돈키호테가 동행하는 여정이라는 점이다. 토비가 말하길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를 찍을 당시에 돈키호테의 결말을 바꿨고, 촬영지 주민들을 배우로 기용하는 등 여러 도전을 했다고 한다. 지금 돈키호테가 돼 버린 '하비에르'는 토비가 기용하기 전까진 마을의 구두장이에 지나지 않았던 인물이지만, 토비에 의해 돈키호테로 재탄생한다. 즉 토비의 창작물인 셈이다. 또 촬영했던 마을의 이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촬영했던 마을의 이름은 'los sueños'인데, 'sueños'가 '기분 좋은 꿈'이란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영화를 찍던 시절은 좀 더 순수한 과거이고, 기분 좋은 꿈과 같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첫사랑처럼 묘사되는 '안젤리카'와도 밀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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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여정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시퀀스가 있다. 거대한 성의 주인 '알렉세이'는 쾌락을 좇는 부류의 인간이다. 그는 성주간(고난주간)에 자신 소유의 고성에서 성대한 가장회를 연다. 그는 '진짜 같은' 쇼를 보고 싶어 하며, 그의 앞에 돈키호테가 나타나자 그는 광고 제작자를 시켜 쇼를 기획한다. 이 시퀀스는 '실제 같은 예술'을 향한 시도를 보여주는데,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실제를 추구하는 행위가 이뤄지는 곳은 과거를 가장한 성이고, 가짜 사람들(가장회)로 가득 차 있다. 또 그 행위로 인해 유일한 실제 예술 '돈키호테'는 결국 그 시퀀스를 거쳐 허구의 돈키호테로 가장한 '하비에르'로 회귀한다, 아니 추락한다. 빛나는 영웅에서 잊힌 노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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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와 반대로, 토비는 점점 미쳐가며 자신이 새로운 창작물이 되어간다. 안젤리카를 향한 순정에 의한 각종 환상을 보게 되고, 열심히 지니고 다녔던 스페인 금화는 사실 별 볼일 없는 금속 부품들이었다. 또 직장 상사의 아내인 '재키'는 토비를 성적으로 유혹하며 '난 상사의 아내야'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는데, 상당히 이질적이고 몽환적으로 연출한다는 점에서 이것부터 토비의 환상이 아닐까 추측한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가 실현되는 지점이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의 창작자인 토비는, 결국 자신의 착각으로 하비에르를 죽인다, 아니 자신을 구하러 온 기사 '돈키호테'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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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토비는 그 자신 스스로가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라는 예술이 된다. 하지만 이 예술은 불완전하다. 죽기 직전 돈키호테는 자신이 하비에르임을 자각하고 숨을 거뒀기 때문이다. 토비가 치명적인 타격을 줬을 때는 돈키호테였지만, 죽는 시점에서는 하비에르였다. 즉 토비가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라는 예술이 됐음에도, 불완전한 상태라고 말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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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가 죽은 후, 마지막에 토비와 안젤리카는 쓸쓸히 떠난다. 그 과정 중 토비는 가짜 산초에서 '진짜 돈키호테'로 거듭난다. 지금까지 다른 돈키호테들이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할 때는 '풍차'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토비의 시점에서 '진짜 거인'의 환상이 비친다. 거인과의 전투에서 쓰러지고, 안젤리카가 와서 토비를 깨워보지만 토비는 안젤리카를 본 후 "산초...?"라는 말을 남긴 후 기절한다. 안젤리카가 계속 깨워보지만 일어나지 않다가 "저 산초예요...!"라고 말하는 순간 토비가, 아니 돈키호테가 반응한다. 지금 그는 토비로서 그토록 찾아 헤맨 옛사랑 '안젤리카'가 아니라, 돈키호테로서 충직한 종복 '산초 판사'가 필요한 것이다. 결국 창작자가 스스로를 창작물로 만들면서 이 서사시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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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영화는 얘깃거리가 너무나도 풍부하다.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정치적 이슈, 테리 길리엄 감독 특유의 유머 센스, 안젤리카 캐릭터 집중 탐구, 촬영 기법 디테일, 원작과의 구체적인 비교 등등등...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흥미로운 영화라 가급적이면 N차 관람을 추천한다. 사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테리 길리엄 감독에겐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1989년부터 구상한 프로젝트이지만, 중간에 배우가 죽고 제작에 차질이 생겨 몇 번을 중단하고 재개했던 작품이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겨우 개봉한 탓인지, 영화 시작과 동시에 나타나는 크레딧에 'making... unmaking.. and making again...' 이런 식의 자학 개그까지 등장한다(상당히 짠하다). 이런 역경 가운데서도 돈키호테 원작이 갖고 있는 매력을 살리면서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테리 길리엄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번 글의 주제와 가장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극 중 대화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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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카: "너는 너무 순진하거나, 너무 미쳤어."
토비: "예술가는 그래야지"
안젤리카: "아니, 예술가는 잔인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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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20:11:23
꿈과 환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영화화된 현대판 돈키호테! 후반부 복선 연출이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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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Job 님의 리뷰
2019.06.25 00:55:07
열정인가 집착인가
#돈키호테를죽인사나이 #TheManWhoKilledDonQuixote #엔케이컨텐츠_수입 #디스테이션_배급 #테리길리엄_각본연출 #아담드라이브 #조나단프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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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년동안 제작한 영화라…영화의 장르르 따지기 전에 제작과정의 장르를 구분 짓는다면 확실히 추적스릴러인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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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4 03:40:23
몽상의 대가가 몽상 캐릭터의 끝판왕을 만나 몽상을 완성하고자 했으나 진이 빠진 몽상은 갈길을 잃고 그렇게 지쳐간다.
길리엄 형님은 안타깝게도 여기까지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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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5 20:52:13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보고 싶을뿐이고...
볼까 말까 하다가 예매권이 당첨되어 보기로 결정!!!

근데 상영관 찾기가 참 힘들어서 겨우겨우 일정 짜서 관람!!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 모두가 현실로 돌아오라 다그치지만 그만의 꿈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돈키호테.

그리고 그를 만나 감독에서 산초로 보직 변경된 천재 감독.

이들은 누굴 구하려고 그 험난한 모험을 떠나는 걸까? 그리고 이들의 모험의 끝은 어떻게 될까?



작년에 5번이나 보러 다녔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절로 떠오르는 영화였다.

그래서인지 낯설지 않고 친근하기까지 한 돈키호테였는데 그럼에도 지루하긴 하더라ㅠㅠ

꿈속에서 살아가는 돈키호테를 만나면서 꿈과 현실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은근 난해하다.

상영시간도 긴 데다가 평범하게 이해하기가 힘든 돈키호테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주인공이 원하는 게 무언지도 잘 모르겠는 상황. 그냥 사건이 벌어지면 벌어지는가 보다. 해결이 되면 그런가 보다 하면서 관람.

그렇게 돈키호테에게 끌려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이 안쓰럽다가도 어찌 보면 평범히 살아가던 구둣방 할아버지와 술집 딸의 인생을 변화시켜 버린 감독이 당연히 받아야 할 업보인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ㅋㅋㅋ

배우들의 연기보다도 캐스팅이 참 잘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머릿속에 그려지는 캐릭터의 모습이 잘 구현되는 듯...

암튼 보다 보면 돈키호테에 대한 접근이나 표현들이 범상치가 않다.

돈키호테를 참 많이 연구하고 분석하고 준비했다는 느낌이 팍팍!!! 감독이 참 애정을 가지고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긴 해도 너무 길긴 했어ㅠㅠ 20분 정도만 짧았어도 좋았을 것을...

엔딩도 뭔가 개운치 못한 기분이라 더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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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23:01:49
누가 돈키호테인가를 돈키호테한다
https://blog.naver.com/renorous/22153838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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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네 님의 리뷰
2019.05.24 00:39:11
내가 미친건지, 세상이 미친건지... 결국 우리는 풍차를 향해 무작정 달려가는 돈키호테가 아닐까요? 메소드 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노인과 슬럼프에 빠진 CF감독의 이야기입니다. 조나단 프라이스의 구둣방 노인 하비에르 역의 연기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이게 메소드죠! 아담 드라이버가 맡은 토비의 경우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자신도 그에게 물들여가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는 허구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게 허구임이 더 낫겠다는 일종의 희망고문처럼 보입니다. 아울러 허구임을 모르는 사람들, 허구를 알고도 외면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허구로 돈을 벌고 심지어는 놀려먹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쩌면 순수함을 넘어 바보같더라도 이기적인 인간이 되지 않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새로운 세기로 들면서 난민과 테러조직 문제를 녹여낸 부분도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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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옹 님의 리뷰
2019.05.23 17:12:33
비록 꿈이 당신을 배신할지라도
토니는 끝내 자신의 돈키호테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 현실이 그의 꿈을 망쳐놓다 못해 이제는 자기 손으로 자신의 꿈을 죽이게 만드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현실 속에서 계속해서 꿈을 꾸며 좇았던 그가 이제는 환영 때문에 꿈을 죽이게 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게 현실에 압력에 밀려 꿈을 살해한 그의 마지막 선택은 바로 자신이 ‘꿈’이 되는 것이었다. 이제 토니는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부른다. 그리고 원래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산초’와 함께 석양을 향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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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na09 님의 리뷰
2019.05.21 15:39:13
17세기 사는 돈키호테와 21세기 사는 산초의 기묘한 여정
정신 줄 살짝 놓고 봐야 보이는 영화가 있습니다. 기괴하고 기묘하기로 유명한 '테리 길리엄' 감독이 돌아왔으니까요. 이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1989년) 30여 년이 걸렸고, 제71회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믿고 보는 '아담 드라이버' 연기는 물올랐고, '조나단 프라이스'는 돈키호테 그 자체였습니다. 두 사람의 연기 배틀이 참 재미진 영화이고, 매너리즘에 빠진 토비는 곧 '테리 길리엄'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죠.

30년 동안 돈키호테 역에 '장 로슈포르'와 '존 허트'가 작고했고, 토비 역에 '조니 뎁', '이완 맥그리거'를 거쳐 '아담드라이버가 되었으니. 제작 구상과 제작비 불충분, 자연재해, 영화제 출품과 개봉의 난항 등 영화 한 편이 관객과 만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는 명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현실과 초현실의 무경계, 이게 바로 돈키호테!

영화는 영화 속에 영화, 소설, 연극 등 액자 구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듭니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고전 《돈키호테》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죠. 또한 19세기 미국인이 6세기 아서 왕의 시대로 모험을 떠난 이야기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를 재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때론 꿈인지, 상상인지, 헛것이 보이는지 관객조차 포기하도록 만드는 이런 초현실성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왜냐고요? 주인공이 돈키호테잖아요.

테리 길리엄의 영화를 딱 세 편 봤습니다. <제로 법칙의 비밀>,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그리고 곧 개봉하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까지. 이 영화 말고도 다른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대충 분위기를 짐작할 겁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 잠시 한 눈 팔다가 서사를 놓쳐버릴 수 있으니까 정신 붙들어 메야 함을요. 깜빡 졸았다고요? 그래도 괜찮아요. 어차피 꿈속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드라마틱 하게 전개되는 법이니까요. 꿈꾸는 듯한 133분 여행을 떠나볼까요?

# 토비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성공한 CF 감독 '토비(아담 드라이버)'는 보드카 광고를 위해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 왔습니다. 돈키호테를 컨셉으로 하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고 겉돌기만 합니다. 예전만큼의 열정과 영감이 사라진 토비는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중 한 집시에 의해 10년 전 졸업영화 DVD를 보게 됩니다. 다시금 열정을 찾아보고자 무작정 영화 촬영 마을로 찾아갑니다.

10년 전 토비는 '라만차의 사나이'를 위해 자신만의 돈키호테를 찾아헤맸습니다. 고군분투 끝에 독특한 외모에 구둣방 노인 '하비에르(조나단 프라이스)'를 돈키호테로 캐스팅하게 되죠. 이 영화는 비전문 배우의 자연스러움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토비에게 명성을 안겼고, 토비는 성공했습니다. 금의환향도 잠시, 자신이 다녀간 후 달라진 마을 사람들의 삶을 목격하게 됩니다.


"예술가는 잔인해야 하고, 미쳐야 해."


노인은 진짜 돈키호테라 믿으며 17세기에 살고 있고, 15세 소녀의 인생은 파탄 났죠. 이에 토비는 속죄하듯 미쳐버린 노인과 산초가 되어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자의든 타이든 말입니다.

왜 산초였을까요? 산초는 돈키호테가 미쳤음을 알지만 약속한 부와 명예 때문에 동행하게 됩니다. 토비 또한 현실을 알지만 현실에서 잃어버린 무엇을 환상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일 겁니다.

더불어 관객은 둘만의 모험에 기꺼이 동참합니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말도 안 되는 황당무계한 일들의 연속. 그 속에서 사랑과 전쟁도 이어갑니다. 133분 러닝타임 동안 다양한 시도와 영화적 허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17세기와 21세기를 씨실과 날실로 이은 영화는 무슬림의 지배를 받기도 한 스페인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 고전의 재해석, 열정의 상실과 매너리즘 극복, 예술의 무경계, 그 와중에 이민자의 삶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 인생은 살짝 미쳐야 즐겁다!

굉장한 TMI 영화지만 미워할 수 없는 건. 삶은 때론 미칠 것 같이 우울하고, 지나치게 행복하며 풍자와 날선 유머가 없다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상상과 몽상이 사치가 되어버린 현대인에게 꿈을 위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묻고 있는 영화기도 하니까요. 그렇습니다, 살짝 미쳐야 즐겁습니다. 유머와 풍자, 슬픔이 없고 즐거움만 가득하다면 과연 파라다이스라 말할 수 있을까요?

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제목은 이중적인 의미입니다. 문학의 캐릭터 돈키호테를 죽이고 진짜 돈키호테가 된 사나이와 성공을 위해 타인의 인생을 망쳐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일지도 모르죠.

덧, 영화에서 배경이 스페인인데 이슬람 문화는 뭔가 의아해 할 수 있습니다. 8세기에서 15세기까지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이슬람 문화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은 아프리카에서 온 무어인의 지배를 받았는데, 그때 남겨진 이슬람 문화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많고, 알람브라 궁전이 그 결정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사담이지만) '아담 드라이버' 너무 섹시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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