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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Sink or Swim)
코미디 / 2018

개요
코미디, 드라마, 프랑스, 122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7.18 개봉
감독
질 를르슈
배우
마티유 아말릭
기욤 까네
브누와 뽀엘부르드
장 위그 앙글라드
버지니아 에피라
레일라 벡티
마리나 포이스
필리프 카터린느
펠릭스 모아티
알반 이바노프
멜라니 두티
조나단 자카이
노에이 아비타
발라신감 타밀첼반
시놉시스
어쩌다 보니 수영장으로 간 그들, 목표는... 금메달?

2년차 백수 베르트랑, 예민미 폭발 로랑,
파산 직전의 사장님 마퀴스, 히트곡 전무한 로커 시몽

가정, 직장, 미래 등 각양각색의 걱정을 안고 수영장에 모인 벼랑 끝의 중년 남자들이 인생의 마지막 금메달을 꿈꾸며 마지막 도전을 시작한다.
84.62%
3.21점
키노라이트 분포
4개
22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17

moviemon 님의 리뷰
2019.07.02 01:51:01
모난 원과 둥근 사각형에게 바치는 송가: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Le grand bain, 2018)
제71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았던 질 를르슈 감독의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2018)은 다채로운 걱정을 갖고 수영장으로 나서게 된 중년 남성들의 도전기를 다루는, 즉 익숙한 플롯을 따르는 영화다. 그러나, <수영장으로 나서게 된 중년 남성들의 도전기를 다루는, 즉 익숙한 플롯을 따르는 영화다. 그러나,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뻔한 클리셰도 유명한 배우들의 조합뿐만 아니라 클로즈업 숏, 수평 트래킹 숏, 버즈 아이 뷰 숏, 트랙 인 및 아웃 기법에 의한 숏 등 적재적소에 촬영 방법에 변화를 준다면 매력적인 맛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영화다. 무엇보다 동적인 숏들은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연기 앙상블 이외 또 다른 앙상블을 이뤄낸다.

배우들의 연기에 의한 청각적인 앙상블보다 촬영 기법에 의한 시각적인 앙상블이 어떤 영화보다 두드러졌던 이유는 심리적 위기를 겪으며 자아를 상실할 위험에 처한 인물들에게서 드러나는 운동성 때문이다. 트랙 인과 아웃으로 완성한 숏과 클로즈업 숏의 경우 수중 발레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인물들이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어설프지만 열심히 개인 연습하는 모습을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버즈 아이 뷰 숏과 수평 트래킹 숏은 8명의 중년 남성들이 수중에서 합을 맞출 때 일어나는 무질서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둔다.

얼핏 보면 원기둥이 사각기둥에, 사각기둥이 원기둥에 들어맞지 않는 것처럼, 독립적으로 볼 때 전자의 경우가 나타낸 열정과 후자의 경우가 묘사한 무질서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두 가지 경우의 숏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충돌하면서 내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둥근 원기둥은 모난 원기둥이 되어 사각기둥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고, 각이 진 사각기둥은 곡선을 갖게 되면서 원기둥을 비로소 지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인물들의 도전기에 투영하자면, 이들은 도전 중에 우여곡절을 거치기는 했지만, 마침내 무질서 속 환하면서 견고한 조화를 형성해낸다.


결국,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모난 원과 둥근 사각형과 같은 인물들에게 헌정하는 송가와 다름없다. 영화는 주변 사람이 계속 자신을 함부로 실패자라고 불러도,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도전에 임했으므로 이들은 하늘 위를 바라보고, 음악을 즐기고, 그리고 빛을 느낄 수 있는 권리를 누구보다 더 당당하게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혹은 이 영화는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기도서'에서 '나에게 너무 하찮은 것은 없으며 설사 하찮은 것을 사랑하여 / 그 하찮은 것을 황금빛 화판에 크게 / 높이 지켜준다, 그리고 나는 알지 못한다, / 그 작은 것이 누구의 영혼을 풀어줄지...'라는 한 연처럼 사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차별적인 시선과 태도 없이 대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전수(Vollzähligkeit)'가 적용된 게 아닐까 싶다.

...
Da neigt sich die Stunde und rührt mich an
mit klarem, metallenem Schlag:
mir zittern die Sinne. Ich fühle: ich kann -
und ich fasse den plastischen Tag.

Nichts war noch vollendet, eh ich es erschaut,
ein jedes Werden stand still.
Meine Blicke sind reif, und wie eine Braut
kommt jedem das Ding, das er will.

Nichts ist mir zu klein und ich lieb es trotzdem
und mal es auf Goldgrund und groß
und halte es hoch, und ich weiß nicht wem
löst es die Seele los...

이제 여기 시간이 기울면서
맑고 금속성을 띤 울림으로 나를 툭 친다,
그리고 내 감각이 바르르 떨려온다. 나는 느낀다, 나는 할 수 있다고.
그리고 나는 조형의 날을 움켜쥔다.

내가 바라보기 전에는 완성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생성은 멈춰 있었다.
이제 내 눈길은 무르익어 마치 신부처럼
바라보는 눈길에 사물들이 다가온다, 눈길을 원하는 사물들이.

나에게 너무 하찮은 것은 없으며 설사 하찮은 것을 사랑하여
그 하찮은 것을 황금빛 화판에 크게
높이 지켜준다, 그리고 나는 알지 못한다,
그 작은 것이 누구의 영혼을 풀어줄지...

- Rainer Maria Rilke(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Das Stunden-Buch(기도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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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님의 리뷰
2019.07.24 02:04:09
그 어떤 말보다도 나의 인생드라마 속 명대사로 충분히 이 영화를 대변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대로 옮겨본다.

"누가 그러더라, 세상에서 제일 폭력적인 말이 '남자답다', '여자답다', '엄마답다', '의사답다'. '학생답다', 뭐 이런 말들이라고. 그냥 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서툰 건데, 그래서 안쓰러운 건데, 그래서 실수 좀 해도 되는 건데."
(노희경 작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9화 中 영진(진경)역 대사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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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네 님의 리뷰
2019.07.24 00:27:40
일본에는 고딩(워터보이즈)들이, 프랑스에는 아재들이... 아재들의 살벌한 수중발레 도전기.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도전기는 눈물겹기만 합니다. ‘세라비’에서 천방지축 DJ로 열연한 질 를르슈의 연출작입니다. 분명 새로운 얘긴 아닙니다. 사실 싱크로나이즈 혹은 수중발레라 불리는 이 종목의 영화들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남자 수중발레 도전기는 의외로 많이 제작되었죠. 앞에 얘기한 ‘워터보이즈’가 있고 영국의 남자 싱크로나이즈 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는 다큐와 극으로 만들어졌죠. 그럼에도 이들 영화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다양성에 대한 이해부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울러 소외된 이들의 도전기라는 점에서 이런 스포츠 영화가 사랑받게 되는 것이죠. 누군가는 사업에 망했고, 누군가는 돌직구 엄마에 고통받고, 백수에 노히트곡 뮤지션도 있습니다. 수영장 관리인은 짝사랑에 아파하고요. 하지만 점점 단단해지며 자신의 길을 찾게 됩니다. 말미에는 프랑스식 국뽕의 느낌을 지우기 힘들지만 오프닝과 엔딩에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모두가 공감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프랑스 명배우인 마티유 아말릭과 기욤 까네가 거침없이 망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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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님의 리뷰
2019.07.21 00:09:35
수영장에 모인 아저씨들은 여느 사람들처럼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병, 가족 문제, 회사 파산 등. 이러한 팍팍한 현실을 무겁지 않게 풀어간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울렸던 장면은 수영장 동료들에게 우울증을 고백하고 힘없이 집으로 가려는 주인공을 동료가 안아주는 순간. 이 영화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위로의 말따위 필요없이 그저 꼬옥 안아주는 아저씨. 정말 멋있고 감동이었다.

영화 초반 인물 소개가 다소 길긴 하나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매서운(?) 코치를 만나 제대로 ‘원팀’이 되는 그들을 보며 응원하고 위로를 받는다. 흔한 신파없이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매력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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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ue 님의 리뷰
2019.07.20 17:13:43
과거에 얽매여 우울을 붙잡은 채 괴로워하기보단 그저 묵묵히 현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말 그대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 없이, 심지어 열심히 한, 7명 나아가 8명이 되는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웃으려고 갔는데 웃고 울고 오만가지 위로까지 받고 나왔다. 되는 일 없는 중년 남성이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고,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서사는 누군가에게 진부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세상은 이 진부한 서사 중 일부와 더 맞닿아있다. 바로 ‘중년의 나이에 주어지는 도전이란 무게’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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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싫어도 먹을 수밖에 없는 것, ‘나이’.
넌센스 퀴즈처럼 들리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의 중심에는 바로 그 ‘나이’가 있다. 그들 대부분은 소위 ‘살 만큼 산’ 어른이지만 무언가 결핍된 상태다. 아내와 자식까지 있지만 2년 동안 백수라던지, 직업은 있지만 늘 누군가에게 무시당하며 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떤 사업이든 손을 대면 늘 망하기 일쑤다. 각기 다른 결핍을 가진 그들이 동그란 수영모를 쓰고 네모난 수영장에 모여서 수중 발레를 배우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누군가가 유난히 힘든 날이거나 힘들어 보인다면 용기 내 안아주기도 하고, 실없이 웃으며 맥주도 한잔 나눈다. 결핍이 채워지는데엔 거창한 언어나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이런 모습이면 된다. ‘전 항우울제를 먹고 있어요’라는 베르트랑의 말에, 서툰 포옹으로 답을 대신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위대한 치료가 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월이 흘러서 나이가 들어도 누구에게나 인생은 처음이니까, 서로의 품을 내어주자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처음 사는 인생에 서로서로 길잡이로 여기며 함께 가보라는, 수중발레 안무를 펼치며 손을 잡던 그들의 모습처럼 여러 명의 인생이 모여 의지한다면 우린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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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와 네모는 애초에 다른 모양이고 딱 맞출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오히려 딱 맞추지 못해 생긴 틈 사이로 흘러들어온 바람 덕에 유연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속 ‘프랑스팀’처럼 인생은 정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나도 내게 조금만 더 느슨해져 보자고, 믿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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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핀이 수업 중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읽어준 부분이 너무 뭉클했다. 그의 시를 이 영화에서 만나니 마음이 몽글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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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 님의 리뷰
2019.07.19 12:11:39
'쓸모 있음’은 삶의 원동력
2년 전 실직한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년 남성이다. 재취업에도 도전해보았지만 어쩐지 여의치가 못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또래에 해당하는 중년 남성들이 수영장에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다름 아닌 수중발레였다.

때마침 남성 수중발레단의 회원모집 광고와 맞닥뜨리게 된 그는 왠지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그들 무리 속에서 어쩌면 자신도 그들 이상으로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된다. 이렇게 하여 문을 두드리게 된 남성수중발레단, 그들의 파란만장한 도전기가 펼쳐진다.

오합지졸 중년 남성들의 파란만장한 수중발레 도전기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수중발레단 멤버들은 베르트랑처럼 하나같이 뭘 해도 되는 게 없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는 인물들이다. 가족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를 홀로 감수하던 로랑(기욤 까네)은 그 탓인지 매사에 까칠하기 이를 데 없었고, 수영장을 운영하는 마퀴스(브누와 쁘엘브루드)는 벌여놓은 사업들마다 하나같이 파산 직전에 이른 상태였다.

티에리(필리프 카터린느)는 마퀴스가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관리 일을 도맡으며 그럭저럭 살아가고는 있으나 마퀴스와 한 배를 탄 처지라 그의 앞날 역시 불투명했다. 자신의 딸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급식 일을 하는 시몽(장 위그 앙글라드)은 틈만 나면 기타를 들고 연주에 몰입하는 게 그의 유일한 위안거리 가운데 하나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과 약간은 각진 얼굴 탓에 언뜻 록커 김도균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와는 달리 시몽은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자기 만족형 음악가에 불과하다.

이들은 키가 서로 달라 들쭉날쭉한 데다 배마저 불룩 튀어나온 전형적인 중년 남성의 체형을 갖추고 있었다. 이쯤 되면 예술에 방점이 찍힌 수중발레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오합지졸형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들은 그동안 수영과는 인연이 적었던, 물과는 그다지 친분이 없었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하다. 이들을 조련하겠다고 나선 델핀(버지니아 에피라)이 제아무리 빼어난 실력을 갖춘 전직 수중발레 선수였다고 해도 이러한 연유로 인해 왠지 현실성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자신들이 애써 노력하여 갈고 닦은 실력을 대중 앞에서 펼쳐 보이거나 대회를 통해 자웅을 겨루는 일 자체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색다르며 짜릿한 경험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무언가 뚜렷한 목표가 생기자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이들의 마음 한 켠에는 어느덧 근래 경험해보지 못한 작은 불꽃 같은 게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비록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 바로 이 감정이 이들의 마음을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조련사 델핀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아만다(레일라 벡티)의 독사 같은 조련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이들이 기를 쓰고 훈련에 몰두하는 장면이 때로는 어이없고 때로는 우습기 짝이 없게 다가오지만, 분명한 건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열정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에너지가 응집되면서 그 열기가 특정 방향으로 수렴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쓸모 있음’은 삶의 원동력

인생의 반환점 부근을 돌아서게 되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다는 중년의 어려움. 이러한 불투명한 미래와 불안한 현실 앞에서 위기를 감내하던 이들에게 불현듯 찾아온 실낱같은 희망, 수중발레.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간혹 절망감을 느끼게 되는 때가 있다. 특히 사회나 가정 어디에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가 희미해지는 바람에 스스로가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겨질 때 더더욱 그러하다. 영화 속 다양한 캐릭터들은 인생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앞서의 어려움과 맞닥뜨리게 되고 우연히 수중발레를 접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성취감과 함께 근래 잊고 있었던 ‘쓸모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뻔한 이야기 전개일지 모르지만, 영화는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앞세워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마다 경쟁적으로 벌이는 깨알 같은 코믹 연기는 웃음을 배가시키는 대목이다. 특히 독종 조련사 아만다와의 훈련 과정에서 자연스레 터져 나오게 하던 폭소가 압권이다.

무언가를 성취해내고 ‘쓸모 있음’을 확인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극 중 인물들과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겠으나,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이 작품을 관람하며 가볍게 웃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낼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더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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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JINU 님의 리뷰
2019.07.18 23:52:08
그 남자들의 생기있는 도전 /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 Le grand bain / Sink or Swim (2018)
그 남자들의 생기있는 도전 /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 Le grand bain / Sink or Swim (2018)

유사소재의 영화가 생각보다 이미 몇 편 존재한다.

'워터보이즈 / Waterboys (2001)'
'스위밍 위드 맨 / Swimming with Men (2018)'는 거의 비슷한 내러티브이고
소재만 바꾼다면 더욱 다양한 영화들을 찾아볼수 있겠다.

이 영화는 오합지졸 유부남들의 좌충우돌 수중발레 도전기이다.
인생의 실패, 좌절은 물론 소외와 따돌림, 심지어 질병까지도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남성들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프랑스 특유의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의 영화로 즐겁고 유쾌하게 보기에 충분하며
희망적인 메세지와 함께 낙관적인 분위기의 흐름으로 영화의 전체 톤을 밝게 한다.

어쩌면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의 집합체가
점점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는 과정을 영상화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사실 그렇다.
화학식을 보면 소금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성분이지만
각자 섭취하면 위험한 물질로 구성되어있다.
이처럼 전혀 다른 요소들의 집합이 만나 말그대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일련의 과정이 담겨져있다.

나도 한명의 남성으로서,
유사한 형태의 감정을 느껴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캐릭터의 삶의 어느 한 부분에 깊은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낄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단순한 해피엔딩에 그치기 보다는 큰 전환을 맞는 결말로서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다행이도 이 영화는 그 기대에 부응하였고
가장 기대하는 결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의지만 있으면 동그라미도 네모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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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님의 리뷰
2019.07.14 17:56:21
어설픈 선한 마음
남들보다 꽤 일찍 드럼을 배웠다. 13살, 초등학교 6학년부터였으니 단순 경력연수만 놓고 보면, 올해로 무려 18년 차의 경력인 셈이다. (이렇게 한껏 허세를 부린다는 것은, 속이 빈약하다는 뜻이다.) 어른이 되면서 음악과 크게 관계없는 일을 해서 드럼과 멀어졌지만, 그 시절 연습의 흔적으로 지금도 양손 중지 안쪽 부분에는 굳은살이 남아있다. 그때는 나름 혹독하게 연습했다. 중학생 무렵에 특히 나는 진지했는데, 방학 중에는 매일 2시간씩 타이어를 치며 스트로크 연습을 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개학하고 나서는 아예 타이어를 교실에 들고 가서 쉬는 시간마다 구석에서 그것을 쳤다. 드럼 스틱에 대한 감각을 익힌다고, 수업 시간에 몰래 손가락으로 스틱을 돌리다가 떨구는 바람에 선생님께 압수당한 적도 있었다. (그때는 허세 유망주 시절이라 보면 되겠다.) 누군가 내게 꿈을 물어본다면 공공연하게 “밴드를 만들어서 공연하는 것”이라고 등등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축제가 올 가을에 있을 텐데, 하고 싶은 공연이 있으면 지원해보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 가만있어보자. 내가 밴드를 만들어서 공연해도 되잖아, 라는 생각에 이르자 엉덩이와 마음이 들썩였다. 당시 가장 친하게 지낸 친구가 마침 노래를 잘 불렀다. 보컬 해결. 일렉기타에는 같은 교회 찬양팀에서 기타 치는 친구가 적당하겠다. 기타도 해결. 피아노는 초등학교 때 함께 피아노 학원을 다녔던 친구에게 부탁하면 되겠다.(당시 피아노 학원에서 몇 없는 남학생이어서 서로를 무척 의지했었던 기억이 난다.) 또 해결. (이 친구는 초등학생일 때 무려 체르니 40번을 자유자재로 연주했던 ‘피아노 신동’이었으므로 우리 밴드의 실질적 에이스로 모셨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지만, 문제는 베이스 기타였다. 학교를 통틀어도 베이스 기타를 연주할 수 있는 애가 아무도 없던 것. 이를 어쩌나. 하던 찰나에 또 순간 생각이 번뜩였다. 못하면 가르쳐주면 되잖아!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을 가진 보컬 친구의 도움으로 한 명의 친구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그렇게 우리는 밴드가 되었다. 이름하여, VISION. (당시 후보에는 ‘프론티어’, ‘X-KOREA’, ‘드림’ 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엇이 됐든 참으로 안타까운 밴드명임을, 당시 우리의 머리로는 도저히 몰랐다.




‘비전’ 밴드를 결성했으니, 이제 연습실이 필요했다. 우리는 학교 내 비어있는 교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번에도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을 가진 보컬 친구의 도움으로 선생님을 설득해서 연습실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제 우리의 첫 미션은 베이스 기타를 맡은 친구에게 연주법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성격도 호탕한 데다가, 공부도 곧잘 하는 친구라서 그런지 금방 연주법을 익히더니 고작 몇 주만에 한 곡을 연주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첫 데뷔곡은 무엇으로 할까. 나와 보컬 친구는 일본의 X-JAPAN이라는 락 밴드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들의 곡 중 <Endless Rain>이라는 발라드 곡으로 시작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아직 베이스가 서툰 점, 보컬 친구의 멋짐을 뽐낼 수 있다는 점, 화려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어딘가 ‘있어 보인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걱정과 달리 베이스 기타 친구는 생각보다 능숙하게 연주해냈다. 나를 포함해 기타, 보컬도 무난하게 해냈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으니, 우리 모두가 의지했던 친구, 피아노 신동 친구가 계속 같은 부분에서 틀리고 말았다. 곡 중간에 피아노 솔로로 연주하는 파트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 자꾸 삐끗했던 것. 이제 역사적인 데뷔까지 고작 일주일을 앞두고, 여전히 버벅거리는 우리의 에이스에게 차마 뭐라 핀잔도 못주고, 괜찮다고 이미 수십 번이 넘도록 토닥였고,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과연, 우리 밴드의 축제 공연은 무사히 올릴 수 있을 것인가.



이토록 길게 왜 내 이야기를 썼냐면,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의 기본 뼈대가 내 어린 시절의 흐뭇한 에피소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빼어난 구석 하나 없는 배 나온 중년 남성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수중 발레단을 이룬다. 2년 동안 어느 곳에도 취직하지 못한 백수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 무척 예민하기만 한 로랑(기욤 까네), 오랜 무명시절을 보내며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로커 시몽(장 위그 앙글라드), 파산을 앞둔 사장님 등등. 하나같이 수중발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간 군상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주어진 것. 바로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남자 수중발레 세계 선수권대회에 프랑스 대표로 출전해보라는 제안이다. 이제 겨우 수영을 할 수 있게 됐는데, 몇 분 동안 잠수를 하면서 다리로 발레를 해야 하니, 이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벅찼을까. 이들은 그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자’는 태도였다. 그런데 아만다 코치(레일라 벡티)는 이들을 그냥 그렇게 둘 수 없다. 그녀는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발레단의 방향을 확고하게 못 박는다. 입에서 단내 나는 훈련을 얼마나 했을까. 그들 자신조차 믿지 못했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그들은 결국 이루는 데 성공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가 기억난다. 베르트랑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내용은 이렇다. “동그라미는 네모에 들어갈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 선언은 영화 중반까지 반복되는 것 같았다. 부박하기 짝이 없는 삶을 살던 이들이 수중 발레단을 한들 얼마나 잘할 것인가. ‘역시 동그라미는 네모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발레단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자신이 내뱉은 선언을 단번에 허문다. 그들은 연기를 하며, 각자의 팔을 내밀어 각진 동그라미를 만든다. 그러니까, 자신만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네모에 들어갈 수 있다고, 훈련을 하든지, 노력을 하든지, 자신의 성향을 바꾸든지, 무엇을 해서든지, 불가능해 보이는 ‘네모’에 동그라미는 들어갈 수 있다고 영화는 말하는 것 같다. 결국 이 영화의 최종 목표는 동그라미가 네모에 들어갈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이 팀은 그것을 훌륭하게 해냈다. (이것은 감독 질 들르슈에게 뜻깊은 기획이었을 것이다. 그는 이 영화로 처음 감독에 데뷔했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이제 비전 밴드 이야기를 마저 해야겠다. 우리의 첫 데뷔 무대는 잘 치러졌냐고? 우리 밴드의 실질적 에이스인 피아노 친구는 똑같이 그 부분에서 또 틀렸고, 틀리거나 말거나 계속 쳤지만, 또다시 틀렸고, 그 이후로도 몇 번을 계속 틀리는 바람에, 보컬은 들어갈 박자를 놓치고, 일렉 기타는 입을 벌린 채 손을 놓고 있었고, 그걸 보느라 나는 스틱을 떨궜고, 그러거나 말거나 베이스 기타는 계속 연주를 했고. 모든 것이 꼬일 대로 꼬이는 사이, 축제를 기획한 선생님이 황급히 무대로 나와 커튼을 쳐서 마무리되었다. 몹시 수치스러워서, 커튼을 쳐준 선생님이 고마울 지경이었다. 커튼 너머로 아이들의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지만, 커튼 안에서 우리는 누구도 서로를 마주 볼 수 없었다.



당시에는 무척 아찔했는데, 어른이 되어서 돌이켜보면 실소가 슬금슬금 비집고 나오는 내 어린 시절의 일이다. 그럴 때마다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다섯 명 모두가 함께 커튼 안에서 수치를 견디던 그 짧은 시간이 무척 영화 같은 시간이라고. 급조해서 결성한 밴드가 입이 떡 벌어지는 공연으로 객석을 휘어잡는 것보다, 누가 먼저 나서서 위로를 하지도, 그렇다고 화를 낼 수도 없는, 모두가 안절부절못하던 그 아찔한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아주 희귀한 일이 아닐까,라고. 그런 실패의 순간을 먹고 자라면서, 우리는 간신히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고. 결국 ‘비전’ 밴드의 휘황찬란한 꿈은 어설픈 자에게 쏟아지는 수치로 끝났지만, 이제는 그 어설픔이 무척 귀중하게 느껴진다. 어설픔은 최소한 잘해보려는 마음을 가진 자의 선함이니까. 이런 선함은 미워하래도 미워할 수 없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7.13 14:30:57
숨을 오래 참으려면 캐릭터가 받쳐줘야 한다
https://blog.naver.com/renorous/221582648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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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옴 님의 리뷰
2019.07.12 06:51:21
나도 모르게 함께 숨을 참으며 무한 응원을 보내게 된다.
지루할 틈 없이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드라마와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보여주며 감동 또한 놓치지 않는 느낌이 참 좋은 영화.

프랑스 아재들이 각각의 안쓰러운 사연들로 인해 어쩌다 수영장에서 수중 발레를 도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수중발레 코치들과 아재들도 모두 각각 안타까운 현실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그 사연들을 바탕으로 수중발레 도전을 통해. 팍팍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에 조금씩 새롭게 성장하는 포인트들을 보는 재미와 감동이 딱 좋았다.

수중발레를 해내기엔 꽤나 무거운 몸으로 그저 버겁고 불안정하게만 느껴지던 아재들의 체력이. 뒤로 갈수록 꽤나 진진함을 바탕으로 한 노력으로 인해 멋져 보이기까지 하는 마법이...^^

주인공들의 삶에 변화들이 생기는 과정이 웃프면서도 상당히 희망적이라. 기분 전환을 위해 영화를 보는 목적으로도 괜찮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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