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2018) - 키노라이츠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Sink or Swim)
코미디 / 2018

개요
코미디, 드라마, 프랑스, 122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7.18 개봉
감독
질 를르슈
배우
마티유 아말릭
기욤 까네
브누와 뽀엘부르드
장 위그 앙글라드
버지니아 에피라
레일라 벡티
마리나 포이스
필리프 카터린느
펠릭스 모아티
알반 이바노프
멜라니 두티
조나단 자카이
노에이 아비타
발라신감 타밀첼반
시놉시스
어쩌다 보니 수영장으로 간 그들, 목표는... 금메달?

2년차 백수 베르트랑, 예민미 폭발 로랑,
파산 직전의 사장님 마퀴스, 히트곡 전무한 로커 시몽

가정, 직장, 미래 등 각양각색의 걱정을 안고 수영장에 모인 벼랑 끝의 중년 남자들이 인생의 마지막 금메달을 꿈꾸며 마지막 도전을 시작한다.
86.49%
3.26점
키노라이트 분포
5개
32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23

moviemon 님의 리뷰
2019.07.02 01:51:01
모난 원과 둥근 사각형에게 바치는 송가: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Le grand bain, 2018)
제71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았던 질 를르슈 감독의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2018)은 다채로운 걱정을 갖고 수영장으로 나서게 된 중년 남성들의 도전기를 다루는, 즉 익숙한 플롯을 따르는 영화다. 그러나, <수영장으로 나서게 된 중년 남성들의 도전기를 다루는, 즉 익숙한 플롯을 따르는 영화다. 그러나,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뻔한 클리셰도 유명한 배우들의 조합뿐만 아니라 클로즈업 숏, 수평 트래킹 숏, 버즈 아이 뷰 숏, 트랙 인 및 아웃 기법에 의한 숏 등 적재적소에 촬영 방법에 변화를 준다면 매력적인 맛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영화다. 무엇보다 동적인 숏들은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연기 앙상블 이외 또 다른 앙상블을 이뤄낸다.

배우들의 연기에 의한 청각적인 앙상블보다 촬영 기법에 의한 시각적인 앙상블이 어떤 영화보다 두드러졌던 이유는 심리적 위기를 겪으며 자아를 상실할 위험에 처한 인물들에게서 드러나는 운동성 때문이다. 트랙 인과 아웃으로 완성한 숏과 클로즈업 숏의 경우 수중 발레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인물들이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어설프지만 열심히 개인 연습하는 모습을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버즈 아이 뷰 숏과 수평 트래킹 숏은 8명의 중년 남성들이 수중에서 합을 맞출 때 일어나는 무질서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둔다.

얼핏 보면 원기둥이 사각기둥에, 사각기둥이 원기둥에 들어맞지 않는 것처럼, 독립적으로 볼 때 전자의 경우가 나타낸 열정과 후자의 경우가 묘사한 무질서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두 가지 경우의 숏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충돌하면서 내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둥근 원기둥은 모난 원기둥이 되어 사각기둥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고, 각이 진 사각기둥은 곡선을 갖게 되면서 원기둥을 비로소 지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인물들의 도전기에 투영하자면, 이들은 도전 중에 우여곡절을 거치기는 했지만, 마침내 무질서 속 환하면서 견고한 조화를 형성해낸다.


결국,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모난 원과 둥근 사각형과 같은 인물들에게 헌정하는 송가와 다름없다. 영화는 주변 사람이 계속 자신을 함부로 실패자라고 불러도,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도전에 임했으므로 이들은 하늘 위를 바라보고, 음악을 즐기고, 그리고 빛을 느낄 수 있는 권리를 누구보다 더 당당하게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혹은 이 영화는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기도서'에서 '나에게 너무 하찮은 것은 없으며 설사 하찮은 것을 사랑하여 / 그 하찮은 것을 황금빛 화판에 크게 / 높이 지켜준다, 그리고 나는 알지 못한다, / 그 작은 것이 누구의 영혼을 풀어줄지...'라는 한 연처럼 사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차별적인 시선과 태도 없이 대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전수(Vollzähligkeit)'가 적용된 게 아닐까 싶다.

...
Da neigt sich die Stunde und rührt mich an
mit klarem, metallenem Schlag:
mir zittern die Sinne. Ich fühle: ich kann -
und ich fasse den plastischen Tag.

Nichts war noch vollendet, eh ich es erschaut,
ein jedes Werden stand still.
Meine Blicke sind reif, und wie eine Braut
kommt jedem das Ding, das er will.

Nichts ist mir zu klein und ich lieb es trotzdem
und mal es auf Goldgrund und groß
und halte es hoch, und ich weiß nicht wem
löst es die Seele los...

이제 여기 시간이 기울면서
맑고 금속성을 띤 울림으로 나를 툭 친다,
그리고 내 감각이 바르르 떨려온다. 나는 느낀다, 나는 할 수 있다고.
그리고 나는 조형의 날을 움켜쥔다.

내가 바라보기 전에는 완성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생성은 멈춰 있었다.
이제 내 눈길은 무르익어 마치 신부처럼
바라보는 눈길에 사물들이 다가온다, 눈길을 원하는 사물들이.

나에게 너무 하찮은 것은 없으며 설사 하찮은 것을 사랑하여
그 하찮은 것을 황금빛 화판에 크게
높이 지켜준다, 그리고 나는 알지 못한다,
그 작은 것이 누구의 영혼을 풀어줄지...

- Rainer Maria Rilke(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Das Stunden-Buch(기도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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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SIA 님의 리뷰
2019.07.29 22:43:32
괜찮아, 그래도 상관없어.
속 시원하게 따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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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 님의 리뷰
2019.07.27 20:30:01
배 나온 아재들이 수중발레에 나선다면?
각자 사연이 있는 위기의 중년 남자들이 한데 모여 수중발레팀을 결성하고,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나가 도전 끝에 낙이 온다는 이야기.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의 소재 자체는 신선하지 않다. 거슬러 올라가면, IMF 시절 개봉해 극장보다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더 사랑을 받은 <폴 몬티>(1997년)가 그랬다. 해고당한 중년 남자들이 '생존'을 위해 옷을 벗고 스트립쇼에 나선다는 작품이었다. 실직했다는 것을 어머니에게 알리지 못한 아버지를 오락실에 발견한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한스 밴드'의 명곡 '오락실'이 1998년 유행곡이 된 것처럼.

2019/07/20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 이하 리뷰 전문은 알려줌 하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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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희 님의 리뷰
2019.07.27 18:02:09
낮은 온도에서부터 천천히 뜨겁게, 더욱 뜨겁게!
끝내는 벅찬 피날레를 맞이한다😭🎉.

온갖 사연들이 자꾸만 이들을 가라앉히지만 그들은 떠오르기 위해 계속 발버둥 쳐야 했고, 그렇게 증명해낸 스스로의 가치는 무엇보다 값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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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6 03:01:10
오합지졸 '아'벤져스에게서 보이는 우리네들의 인생
사실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이고 전개 자체에 큰 특이점은 없었다. 그럼에도 재미있고 따뜻한 영화였다. 곳곳에 배치된 소소한 유머 코드에 키득키득 웃음이 나오다 뒤로 갈수록 알게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아만다'의 사우나실 앞 천연덕스러운 연기 장면에 취향 저격당했다. 예고편의 그 부분 생각나서 이미 사우나 보일 때부터 웃겼다.
각자의 커다란 고민을 안고 수영장을 찾은 이들의 "수중 발레 금메달 도전기", '잠시만요, 이게 말이 돼요?' 하는 생각이 들 찰나에 등장하는 호랑이 선생님과 함께 그들의 희망찬 도전은 시작된다. 오합지졸과도 다름없던 이들의 파란만장한 금메달 도전기를 보다 보면 그들과 함께 기뻐하고 함께 가슴 졸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생은 둥근 사람은 모나게 바뀌기도 하고, 모난 사람은 둥글게 바뀌기도 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에 의해 바뀌어 가고, 변화의 과정 속에서 다른 이들을 따라가지 못해 좌절하기도 한다. 어쩌면 껍데기만 남은 삶을 지속하는 것에 급급하기도 하고. 결국 그 모든 변화의 과정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누군가의 깎아내림과 멸시에 자기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의지"를 붙들고 있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살아가다 이따금씩 소소한 위로가 필요할 때, 잊어버렸던 꿈을 다시금 상기하고 싶을 때 꺼내 볼법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런 영화를 보고 으쌰 으쌰 다시 힘을 되찾길. 가끔은 이런 뻔하지만 따뜻한 영화가 좋을 때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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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님의 리뷰
2019.07.24 02:04:09
그 어떤 말보다도 나의 인생드라마 속 명대사로 충분히 이 영화를 대변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대로 옮겨본다.

"누가 그러더라, 세상에서 제일 폭력적인 말이 '남자답다', '여자답다', '엄마답다', '의사답다'. '학생답다', 뭐 이런 말들이라고. 그냥 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서툰 건데, 그래서 안쓰러운 건데, 그래서 실수 좀 해도 되는 건데."
(노희경 작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9화 中 영진(진경)역 대사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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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네 님의 리뷰
2019.07.24 00:27:40
일본에는 고딩(워터보이즈)들이, 프랑스에는 아재들이... 아재들의 살벌한 수중발레 도전기.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도전기는 눈물겹기만 합니다. ‘세라비’에서 천방지축 DJ로 열연한 질 를르슈의 연출작입니다. 분명 새로운 얘긴 아닙니다. 사실 싱크로나이즈 혹은 수중발레라 불리는 이 종목의 영화들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남자 수중발레 도전기는 의외로 많이 제작되었죠. 앞에 얘기한 ‘워터보이즈’가 있고 영국의 남자 싱크로나이즈 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는 다큐와 극으로 만들어졌죠. 그럼에도 이들 영화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다양성에 대한 이해부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울러 소외된 이들의 도전기라는 점에서 이런 스포츠 영화가 사랑받게 되는 것이죠. 누군가는 사업에 망했고, 누군가는 돌직구 엄마에 고통받고, 백수에 노히트곡 뮤지션도 있습니다. 수영장 관리인은 짝사랑에 아파하고요. 하지만 점점 단단해지며 자신의 길을 찾게 됩니다. 말미에는 프랑스식 국뽕의 느낌을 지우기 힘들지만 오프닝과 엔딩에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모두가 공감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프랑스 명배우인 마티유 아말릭과 기욤 까네가 거침없이 망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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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님의 리뷰
2019.07.21 00:09:35
수영장에 모인 아저씨들은 여느 사람들처럼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병, 가족 문제, 회사 파산 등. 이러한 팍팍한 현실을 무겁지 않게 풀어간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울렸던 장면은 수영장 동료들에게 우울증을 고백하고 힘없이 집으로 가려는 주인공을 동료가 안아주는 순간. 이 영화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위로의 말따위 필요없이 그저 꼬옥 안아주는 아저씨. 정말 멋있고 감동이었다.

영화 초반 인물 소개가 다소 길긴 하나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매서운(?) 코치를 만나 제대로 ‘원팀’이 되는 그들을 보며 응원하고 위로를 받는다. 흔한 신파없이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매력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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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ue 님의 리뷰
2019.07.20 17:13:43
과거에 얽매여 우울을 붙잡은 채 괴로워하기보단 그저 묵묵히 현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말 그대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 없이, 심지어 열심히 한, 7명 나아가 8명이 되는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웃으려고 갔는데 웃고 울고 오만가지 위로까지 받고 나왔다. 되는 일 없는 중년 남성이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고,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서사는 누군가에게 진부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세상은 이 진부한 서사 중 일부와 더 맞닿아있다. 바로 ‘중년의 나이에 주어지는 도전이란 무게’가 그것이다.
_
먹기 싫어도 먹을 수밖에 없는 것, ‘나이’.
넌센스 퀴즈처럼 들리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의 중심에는 바로 그 ‘나이’가 있다. 그들 대부분은 소위 ‘살 만큼 산’ 어른이지만 무언가 결핍된 상태다. 아내와 자식까지 있지만 2년 동안 백수라던지, 직업은 있지만 늘 누군가에게 무시당하며 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떤 사업이든 손을 대면 늘 망하기 일쑤다. 각기 다른 결핍을 가진 그들이 동그란 수영모를 쓰고 네모난 수영장에 모여서 수중 발레를 배우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누군가가 유난히 힘든 날이거나 힘들어 보인다면 용기 내 안아주기도 하고, 실없이 웃으며 맥주도 한잔 나눈다. 결핍이 채워지는데엔 거창한 언어나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이런 모습이면 된다. ‘전 항우울제를 먹고 있어요’라는 베르트랑의 말에, 서툰 포옹으로 답을 대신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위대한 치료가 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월이 흘러서 나이가 들어도 누구에게나 인생은 처음이니까, 서로의 품을 내어주자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처음 사는 인생에 서로서로 길잡이로 여기며 함께 가보라는, 수중발레 안무를 펼치며 손을 잡던 그들의 모습처럼 여러 명의 인생이 모여 의지한다면 우린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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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와 네모는 애초에 다른 모양이고 딱 맞출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오히려 딱 맞추지 못해 생긴 틈 사이로 흘러들어온 바람 덕에 유연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속 ‘프랑스팀’처럼 인생은 정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나도 내게 조금만 더 느슨해져 보자고, 믿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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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핀이 수업 중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읽어준 부분이 너무 뭉클했다. 그의 시를 이 영화에서 만나니 마음이 몽글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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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 님의 리뷰
2019.07.19 12:11:39
'쓸모 있음’은 삶의 원동력
2년 전 실직한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년 남성이다. 재취업에도 도전해보았지만 어쩐지 여의치가 못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또래에 해당하는 중년 남성들이 수영장에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다름 아닌 수중발레였다.

때마침 남성 수중발레단의 회원모집 광고와 맞닥뜨리게 된 그는 왠지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그들 무리 속에서 어쩌면 자신도 그들 이상으로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된다. 이렇게 하여 문을 두드리게 된 남성수중발레단, 그들의 파란만장한 도전기가 펼쳐진다.

오합지졸 중년 남성들의 파란만장한 수중발레 도전기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수중발레단 멤버들은 베르트랑처럼 하나같이 뭘 해도 되는 게 없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는 인물들이다. 가족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를 홀로 감수하던 로랑(기욤 까네)은 그 탓인지 매사에 까칠하기 이를 데 없었고, 수영장을 운영하는 마퀴스(브누와 쁘엘브루드)는 벌여놓은 사업들마다 하나같이 파산 직전에 이른 상태였다.

티에리(필리프 카터린느)는 마퀴스가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관리 일을 도맡으며 그럭저럭 살아가고는 있으나 마퀴스와 한 배를 탄 처지라 그의 앞날 역시 불투명했다. 자신의 딸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 급식 일을 하는 시몽(장 위그 앙글라드)은 틈만 나면 기타를 들고 연주에 몰입하는 게 그의 유일한 위안거리 가운데 하나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과 약간은 각진 얼굴 탓에 언뜻 록커 김도균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와는 달리 시몽은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자기 만족형 음악가에 불과하다.

이들은 키가 서로 달라 들쭉날쭉한 데다 배마저 불룩 튀어나온 전형적인 중년 남성의 체형을 갖추고 있었다. 이쯤 되면 예술에 방점이 찍힌 수중발레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오합지졸형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들은 그동안 수영과는 인연이 적었던, 물과는 그다지 친분이 없었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하다. 이들을 조련하겠다고 나선 델핀(버지니아 에피라)이 제아무리 빼어난 실력을 갖춘 전직 수중발레 선수였다고 해도 이러한 연유로 인해 왠지 현실성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자신들이 애써 노력하여 갈고 닦은 실력을 대중 앞에서 펼쳐 보이거나 대회를 통해 자웅을 겨루는 일 자체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색다르며 짜릿한 경험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무언가 뚜렷한 목표가 생기자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이들의 마음 한 켠에는 어느덧 근래 경험해보지 못한 작은 불꽃 같은 게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비록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 바로 이 감정이 이들의 마음을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조련사 델핀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아만다(레일라 벡티)의 독사 같은 조련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이들이 기를 쓰고 훈련에 몰두하는 장면이 때로는 어이없고 때로는 우습기 짝이 없게 다가오지만, 분명한 건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열정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에너지가 응집되면서 그 열기가 특정 방향으로 수렴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쓸모 있음’은 삶의 원동력

인생의 반환점 부근을 돌아서게 되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다는 중년의 어려움. 이러한 불투명한 미래와 불안한 현실 앞에서 위기를 감내하던 이들에게 불현듯 찾아온 실낱같은 희망, 수중발레.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간혹 절망감을 느끼게 되는 때가 있다. 특히 사회나 가정 어디에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가 희미해지는 바람에 스스로가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겨질 때 더더욱 그러하다. 영화 속 다양한 캐릭터들은 인생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앞서의 어려움과 맞닥뜨리게 되고 우연히 수중발레를 접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성취감과 함께 근래 잊고 있었던 ‘쓸모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뻔한 이야기 전개일지 모르지만, 영화는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앞세워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마다 경쟁적으로 벌이는 깨알 같은 코믹 연기는 웃음을 배가시키는 대목이다. 특히 독종 조련사 아만다와의 훈련 과정에서 자연스레 터져 나오게 하던 폭소가 압권이다.

무언가를 성취해내고 ‘쓸모 있음’을 확인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극 중 인물들과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겠으나,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이 작품을 관람하며 가볍게 웃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낼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더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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