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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드라마 / 2019

개요
드라마, 코미디, 미국, 영국, 161분, 청소년 관람불가, 2019.09.25 개봉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에밀 허쉬
마가렛 퀄리
티모시 올리펀트
줄리아 버터스
오스틴 버틀러
다코타 패닝
브루스 던
마이크 모
루크 페리
데미안 루이스
알 파치노
커트 러셀
데이몬 헤리맨
조 벨
시드니 스위니
로렌자 이조
라팔 자비에루카
시놉시스
1969년 할리우드, 잊혀져가는 액션 스타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배우 ‘클리프 부스’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할리우드에서 고군분투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진 못한다.

릭의 이웃집에 새롭게 이사 온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핫 아이콘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샤론 테이트’ 부부와 친분을 쌓아 새로운 기회를 노려보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은데...
90.71%
3.82점
키노라이트 분포
13개
127개
별점 분포
리뷰
90

2019.09.20 11:07:21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헐리우드' 간단 리뷰
1. 데본 사와라는 배우가 있다. 1978년생인 그는 1993년 TV영화 '셜록 홈즈 리턴즈'로 데뷔했다. 이어 '꼬마유령 캐스퍼'와 '나우앤덴'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다가 1999년 '크레이지 핸드'와 2000년 '데스티네이션'에서 얼굴을 알렸다. 그는 '데스티네이션'으로 2001년 새턴어워즈 최우수 신인배우상을 받기도 했다. 잘 생긴 외모 때문에 잘 나갈 줄 알았던 이 배우는 2002년 '슬랙커즈'와 2003년 '익스트림 OPS'에 출연했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는 귀신처럼 시야에서 사라졌다. 사실 그는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었다. 다만 변변치 않은 작품에 주인공을 했고, 잘 나가는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 동년배 배우인 애쉬튼 커처와 조쉬 하트넷도 이미 내리막길이지만 그들은 꽤 오래 '좋은 시절'을 보냈다. 또 다른 동년배 배우인 안소니 마키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제대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 외에 많은 동년배 배우들이 그럭저럭 큰 족적을 남긴 것에 비하면 이 배우의 행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대로 청춘스타가 될 수 있었으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2. 전세계 영화계를 통틀어 이런 배우가 어디 데본 사와 하나뿐일까. 오래된 책은 먼지가 쌓여 서재 한 쪽 귀퉁이에 놓여있지만 언젠가는 펼쳐진다. 잠깐의 임팩트를 남기고 사라진 스타들은 '슈가맨'을 찾는 누군가에 의해 다시 꺼내어진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헐리우드'(인 헐리우드)의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수많은 데본 사와와 '슈가맨' 중 하나일 것이다. ...이쯤 이야기하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 영화가 대단히 낭만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언뜻 이 영화는, 우리가 아는 '낭만'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있어보인다. 쇼비즈의 거침없는 모습들이 등장하고 심지어 가장 끔찍한 살인사건의 서막도 깔린다. 그러나 타란티노의 영화들을 챙겨 본 관객이라면 알 것이다. '인 헐리우드'는 '유열의 음악앨범'과 정서를 공유할 정도로 감성적이다.

3. '잊혀진 것들'은 비단 반짝스타뿐만 아닐 것이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던 동네의 풍경과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음악을 들려주던 레코드판, SF영화에서나 들었을 전자음을 들려주며 시작하던 PC통신 모뎀, 첫 연애와 첫 키스의 두근거림. 어느 시대건 세월이 지나면서 잊고 지내는 것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잊지 못하는 것도 있다. 끔찍한 사고와 그에 대한 집단 트라우마, 국가적 위기에 휩쓸려 힘들어하던 기억, 두근거림은 묻어뒀으나 아련하게 떠오르던 첫 연인의 얼굴. '인 헐리우드'는 이 중 '사고'에 주목한다.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은 개인의 참극이지만 집단의 트라우마다. 어쩌면 데본 사와만큼 짧게 인기를 얻고 사라졌을지도 모를 스타가 끔찍하게 살해당했고 그 범인은 역사에 길이남을 연쇄살인범과 그 추종자들이다. 이 사건으로 히피문화는 종말을 맞았고 미국의 대중문화도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잊혀진 것'과 '잊을 수 없는 것'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인 헐리우드'는 '유열의 음악앨범' 혹은 '벌새'와 닮았다.

4. '인 헐리우드'는 픽션이다. 아마 평범한 감독이었다면 영화 시작 장면에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된 픽션으로 등장인물과 사건은 작가의 허구에 의해 제작됐습니다. 만약 실제와 동일한 이름이 등장하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식의 문구가 들어갔을 것이다(물론 타란티노는 그런 거 안 넣는다). '유열의 음악앨범'이나 '벌새'도 픽션이지만 이 작품들은 거대한 시대를 살아간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픽션이지만 어딘가에 그렇게 살았을 사람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영화 속 릭 달튼은 배우라는 점에서 특수성을 갖는다. 그는 명백한 가상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인 헐리우드'는 보편적 기억을 특수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인 헐리우드' 안으로 특정 시킨다는 의미다. 이어서 타란티노는 사건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종말하는 시대의 바지자락을 붙잡는다. 이를 위해 영화는 오랜 러닝타임동안 릭 달튼과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의 이야기에 공을 들인 것이다.

5. '인 헐리우드'는 동시대를 산 사람에게는 꽤 위로가 될 것이다. 이것은 연상호 감독의 '염력'과 닮은 지점이다. '염력'이 용산참사를 염두해둔 것은 영화를 본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클라이막스는 용산참사와 매우 닮아있지만 실제 용산참사와 다른 결말로 치닫는다. 때문에 '염력'은 용산참사가 비극이 아닌 다른 결말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엔딩크레딧에 '공동정범'과 '두 개의 문'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의 이름이 올라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짐작해본다). 다만 주인공 신석헌(류승룡)이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보편적인 기억이 아닌 영화 속 특수한 이야기가 된다. '위로'라는 것이 보편적 트라우마에 대해 보편적인 방식으로 건넨다면 자칫 오지랖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영화 안에서 위로받고 나가도록 하는 것은 조심스런 방법 중 하나다. 영화가 트라우마를 달랠 때는 다른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생일'처럼 철저할 정도로 트라우마 안으로 파고들어서 달래는 방법도 그 중 하나다(대단히 어려운 방법인 것으로 추측해본다). 혹은 '벌새'처럼 '보편적인 개인'을 만들 수도 있고 '국가 부도의 날'처럼 직구를 던질 수도 있다.

6. 그렇다면 동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에게 이 영화는 어떤 의미일까? 확실한 것은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모르고서는 이 영화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저 '온라인 탑골공원 극장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길고 복잡한 구성이다. 그럴때는 '내가 아는 어떤 반짝스타'를 떠올려보자. 영화의 마지막은 릭 달튼이 큰 사건을 겪은 후 로만 폴란스키의 집에 방문한 장면이다. 릭 달튼과 클리프 부스는 영화 초반부에서 "로만 폴란스키와 파티를 할 수만 있어도 엄청 성공할거야"라는 식의 말을 한다. 영화 내내 로만 폴란스키와 릭 달튼은 전혀 인맥도 없고 관련도 없었다. 잊혀져가는 TV스타와 천재 영화감독은 당연히 괴리감이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두 사람은 연결고리가 생겼다. 어쩌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후 릭 달튼은 '차이나타운'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을지도 모르겠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잭 니콜슨은 닮았다). '인 헐리우드'의 마지막 장면은 헐리우드의 비극적 사건을 되돌림과 동시에 잊혀진 스타를 잊혀지지 않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7. 우리 기억 속의 반짝스타도 잊혀지지 않을 계기가 있었다. 꽤 좋아했던 예능프로인 JTBC '슈가맨 프로젝트'에 등장한 슈가맨들은 "대중 앞에서 사라지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 이유를 댄다. 주로 회사가 도산했다거나 못된 대표를 만나고, 사기를 당하는 등 여러 가지 사정이 있다. 만약 그 사정이 일어나지 않고 다른 계기가 생긴다면? 다른 계기를 맞았다면 그들은 현재까지도 대중들의 기억 속에 남은 스타가 됐을 것이다. 이것은 스타뿐 아니라 시대와 트렌드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B무비들은 시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때 굉장했던 한국 비디오 에로영화시장도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막을 내렸다. 박력 넘치던 그라인드하우스 영화도 짧은 전성기와 함께 막을 내렸다. 가난하고 잊혀진 영화들은 그만큼 빠르고 연약하게 사라진다.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조금 더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어떤 계기가 일어나지만 않았어도.

8-1. 결론: '온라인 탑골공원'부터 시작해서 아재감성 자극하는 것들이 요즘 너무 많다. 이걸 좋아해야 할 지 싫어해야 할 지 모르겠다. 노래방에서 "내가 최신유행곡을 잘 알아"라며 빅뱅의 '거짓말'을 선곡하는 부장꼴 나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데 그거 다 의미없는 모양이다(그렇다고 내가 부장급 나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젠 10, 20대들이 기도하듯 마이크잡고 노래하는 조성모 보고 "매실형이다"라며 반가워하고 있다. 뭔가 이상하지만 '세대간의 융합'이 이뤄진다. 이 나라의 미래가 밝으려나보다.

8-2. 결론: B무비를 먹고 자라서 B무비를 찬양하는 타란티노가 보는 헐리우드는 꽤 재미가 없는 모양이다(그러니 은퇴 소리를 했겠지). 그래서 그는 매 필모그라피마다 '재미 좋았고 아련했던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한다. '인 헐리우드'는 그 추억의 결정판이다. 이 의견에 일부 동감하지만 반대하는 면도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그에 걸맞는 이야기꺼리가 생긴다고 믿는다. 그리고 앞으로 30~40년이 지나면 '어벤져스:엔드게임'조차 아련한 추억이 될 것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조신익 님의 리뷰
2019.09.19 23:19:55
우리는 이렇게 영화를 사랑한다
운 좋게 대만 여행을 가서 한국에서는 아직 개봉도 안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먼저 보게 됐다. 정확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2주나 전에 관람했다. 확실히 좋은 영화를 먼저 관람하는 것은 이상하게 기분이 좋은 일이고 그 영화가 특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영화를 위한 영화이기에 더 기분이 좋았다. 영화 감독들 중 대부분은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이를 자신의 작업에 대놓고 드러내기도 한다. 코엔 형제의 <헤일 시저!>나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시네마 천국>처럼. 영화 광으로 소문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필모에서는 그런 영화가 아직까지는 하나도 없었지만 이번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그런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나 영화가 채택하고 있는 소재가 굉장히 무겁고 민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란티노 감독은 자신의 색을 한껏 드러내며 하고자 하는 얘기를 아주 잘 전달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할리우드의 가장 찬란했던 시기는 아니다. 오히려 영화의 주인공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은 잘나가는 스타였으나 점차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는 배우였고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분]는 그런 릭의 스턴트 더블이며 무죄로 풀려나긴 했지만 아내를 죽인 과거가 있는 사람이다.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 분]는 자신이 나온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의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오히려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로 더 알려진 배우다. 그러니까 이 영화들은 추락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다. 하강의 이미지를 띄고 있는 세 주인공의 현실을 그려내며 그들의 처참한 현실, 극 중 대사에서 직접적으로 나오듯 'useless', 쓸모가 없어지는 현실을 그려낸다. TV와의 경쟁에서 패배했던 시기이고(릭 달튼의 대표작 역시 TV 시리즈로 나온다.) 이에 반동해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네마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다시 영화의 위치를 찾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후순에서는 그 인물들의 부활이 등장한다. 중요한 건 그런 흐름 안에 편승하면서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력으로 인정을 받거나 영화인을 챙긴다. 릭 달튼은 아역 배우에게 일침을 당하고 명 연기를 보이며 현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린다. 타란티노 감독은 이 장면을 기나긴 원 테이크로 담아내며 배우의 연기 자체가 주는 맛을 보여준다. 클리프는 한때 자신들과 일했던 스태프를 찾아간다. 찰스 맨슨 일당에게 거처를 거의 빼앗기다싶이 한 동료를 대신에 그 일당을 흠씬 쥐어 패준다. 완전한 복수는 아니어도 영화인들끼리의, 특히 카메라 뒷쪽의 스태프끼리의 연대가 등장했다. 부르스 리를 쥐어 패는 클리프의 모습 역시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현실과는 다르겠지만 부르스 리는 '진짜 싸움은 액션과 다르다'며 영화의 스턴트를 무시하는 행동을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본 클리프는 부르스 리를 쥐어 패고 일자리를 잃는다. 영화 속에서는 클리프가 릭의 안테나를 고치게 된 사연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이 장면도 굉장히 길게, 한 흐름으로 보여준다. 아마도 영화를 하면서도 영화를 무시하는 인물을 영화인이 쥐어 팼다는 점에서 비슷한 의미를 가지지 않나 싶다.

그리고 마지막은 관객으로 향한다. 샤론 테이트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극장 직원들에게 자신을 어필하지만 직원들은 그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배우라는 사실만으로도 직원들은 사진을 찍거나 영화를 무료로 보여주는 등을 베풀어준다. 여기까지는 릭 달튼의 상황과 조금은 비슷하다. 하지만 극장에 들어서서, 샤론 테이트가 부르스 리에게 배운 액션을 선보이자 관객들은 박수를 친다. 배우의 노력과 관객의 카타르시스가 만나는 지점이다. 특히 여기서 굳이 부르스 리에게 액션을 배우는 장면을 교차로 보여준 것을 보면 타란티노는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더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다. 후술할 내용과 더불어서.


이후 릭은 이탈리아로 넘어가 영화를 찍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건강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부활 이야기이다. 하지만 타란티노가 영화를 사랑하는 방식은 앞선 모습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보여진다. 여기까지의 이야기 이후, 영화는 본격적인 찰스 맨슨 사건을 다룬다. 앞서 말한 찰스 맨슨 사건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일종의 사이비 교주와도 같은 찰스 맨슨과 그 일당이 샤론 테이트와 그녀의 집에 있던 4명의 영화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폭력을 다루는 데 능숙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기 때문에 이를 직접 드러내나 했지만 영화는 이를 현실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현실과는 다르게 맨슨의 일당은 차량 소음으로 시비가 붙은 릭 달튼을 알아보고 '유명인을 죽이자'는 이유로 릭 달튼을 죽이려고 한다. 총과 칼로 무장하고 달튼의 집에 침입한 일당은 클리프와 마주한다. 클리프는 약에 취한 상태로 그들을 맞이하는데, 여기서 자신에게 총을 겨눈 일당에게 자신도 손으로 총 모양을 만들며 일당에게 손을 겨눈다. 그러면서 '이거 진짜인가?'라는 말을 하는데, 이를 영화인인 클리프의 입에서 나오도록 하며 영화는 이 상황을 현실과 영화의 충돌 격으로 비춘다. 결과는 영화의 완승. 세 일당 중 한 명은 잘 훈련된 클리프의 개에게 잔혹하게 물어뜯기고 한 명은 클리프에게 신나게 얻어맞으며 한 명은 클리프의 아내에게까지 맞으며 정작 이 상황을 모르고 있던 달튼이 쉬고 있는 수영장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릭은 수영장에 빠진 일당에게 영화 촬영용으로 보관해둔 화염방사기(!)를 발사하며 태워 죽인다.

​ 텍스트로만 보면 굉장히 잔혹한 장면이고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잔혹한 장면이기는 하지만 영화는 폭력을 그리 무겁게 그려내지 않는다. 오히려 릭이 화염방사기를 발사하는 장면은 코미디에 가깝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에서 폭력을 그려내는 방식을 질문받을 때 항상 '그것은 영화고 가짜잖아요'라는 말을 붙인다. 이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도 이 공식은 유효하고 이것이 쿠엔틴 타란티노가 생각하는 '영화'다. 그러니까 타란티노는 현실의 비극적인 사건을 그대로 스크린 위에 보여주기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의 모습으로 비극적인 현실에 복수를 해낸 셈이다.

영화의 마지막, 소음때문에 뛰쳐나온 제이 새브링과 대화를 나누던 릭은 샤론 테이트의 초대를 받아 (폴란스키 없는) 폴란스키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현실에서는 찰스 맨슨 일당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던 5인의 영화인들과 조우하게 된다. 굳이 마지막을 이 장면으로 한 이유는 첫 번째, 영화 내내 일종의 성역처럼 묘사되던 폴란스키의 집에 릭이 들어가면서 비로소 영화인으로서 완성된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함으로 보이고 두 번째는 현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5인의 영화인을 기억하기 위함이고 그들에게 해피 엔딩을 부여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현실에서는 없었던 릭 달튼이라는 인물이 영화 속에서만큼은 그들을 지켜냈고 이것이 쿠엔틴 타란티노가 영화를 통해 이들을 기억하고 지켜내는 방식인 것이다. 단지 그 사건을 영화인이 겪은 사건으로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쿠엔틴 타란티노는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의 방식으로 그 사랑과 영화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을 표현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렇게 영화를 사랑하고 이렇게 영화를 기억했다. 그 결과물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인 것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조항빈 님의 리뷰
2019.09.20 02:21:2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9번째 영화로, 1969년 할리우드의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다. 타란티노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가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을 다루는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엄청 궁금하면서도 다소 걱정되기도 했다. 찰스 맨슨이라는 희대의 컬트 리더는 그 나름대로 흥미로운 인물이자 현상이긴 하다. 하지만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였고 당시 임신 중이었던 샤론 테이트를 포함한 5명이 정말 잔인하고 참혹하게 살해당한 할리우드 역사상 최악의 사건 중 하나를 타란티노 같은 작가가 어떻게 다룰지는 상상이 안됐다. 그 때문인지, 이 영화는 타란티노의 영화들 중 가장 이질적인 작품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이 아래부터는 스포주의----


옛날 옛적에라는 문구는 전통적으로 동화에 많이 쓰인다. 모두가 잊고 있던 마법과 판타지와 동경의 세계를 소개시키는 첫 문구인 셈이다. 이 영화에서 타란티노는 정말 그답게 고전 할리우드에 대한 그의 동경을 담고 있다. 타란티노의 필모는 전부 다 서부극의 묘한 변종 (혹은 그냥 서부극) 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웨스턴 사랑은 유명하고, 이 영화에서는 그 당시 유행했던 TV 웨스턴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아니, 아예 극중의 TV 웨스턴들의 씬들을 꽤나 길게 보여주기까지 한다. 극중극이긴 하지만 타란티노는 마치 실제 TV쇼를 시청하고 있는 느낌을 주려고 하는 듯이, 극중극임을 연출상으로는 웬만하면 티를 안 내려고 한다. 릭 달턴이 대사를 까먹기 때문에 이 씬이 극중극임을 관객에게 계속 상기시켜주긴 하지만, 어째 감독, 스태프, 카메라, 음향 크루는 절대 안 보여준다. 이는 릭 달턴이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는 심리를 보여주기 위한 연출인 것 같기도 하나, 한편으로 타란티노는 그 당시에 만들 법했을 TV 서부극을 본인이 작은 단편처럼 하나를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주인공 중 한명인 릭 달턴의 이야기와도 연관됐기 때문에 존재 의의가 있는 씬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씬을 이렇게 길게 붙잡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계속 이어진다. 이런 순간들의 결과가 2시간 45분이라는 러닝타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극중극들에서 디카프리오가 보여주는 연기력과 긴장감 꽤 있는 연출력에 지루하진 않았다.

타란티노의 동화 속 할리우드는 브래드 피트의 씬들에서도 계속 된다. 일단 브래드 피트의 캐릭터인 클리프 부스는 비교적 과묵한 캐릭터다. 필요한 말들만 단도직입적으로 하는 캐릭터인데, 대사가 흘러넘치는 작가로 유명한 타란티노 영화에서 이런 인물이 투톱 중 한명인 것은 상당히 의외였다. 그리고 꽤나 오랜 시간동안 브래드 피트의 역할은 그냥 차 몰고 다니는 것이다. 극중 대사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이 영화에서 릭 달턴이 "가짜" 카우보이였다면, 클리프 부스는 "진짜" 카우보이다. 준법 정신이 그렇게 강하지도 않고, 폭력의 과거와 마초적인 묵직함이 있는 클리프 부스가 할리우드를 누비는 카우보이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는 말 대신 차를 타고 다닌다. 이 영화는 인물들이 차를 타고 다니는 씬이 정말 많고, 심지어 길다. 스토리 전개와는 상관이 없이, 그냥 인물들이 드라이브를 한다. 이 씬들도 기나긴 러닝타임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클리프 부스의 드라이브 시퀀스 중 하나는 편집할 때마다 그가 구도상 진행하는 방향도 반대로 계속 바뀐다. 여기서 타란티노는 이 운전 장면을 통해 어떤 이야기나 목적이나 방향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69년 LA의 시내 공기를 이 캐릭터와 함께 마셔보라는 권유를 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대표 이야기꾼이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CG가 아닌 진짜 빈티지 자동차들과 소품들로 가득찬 거리를 여유있게 누비며, 마치 테마파크에 온 것처럼 그냥 이 환경과 감흥을 체험해보라고 하는 듯 했다. 많은 사람들이 'GTA'나 'LA 느와르' 같은 오픈월드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단순히 자유도나 스토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서 꽤나 고증에 충실하게 구현한 실제 도시들의 공기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감흥을 타란티노는 이런 무의미한 씬들을 통해 선사하려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강한 바램은 훌륭한 영상미와 연출과 프로덕션 디자인에서 묻어나온다. 클리프 부스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자면, 릭 달턴의 다소 요란한 서부극 시나리오와 달리, 그는 진짜 서부극 장면을 하나 찍는다. 맨슨 가족 본거지에서의 시퀀스는 엄청난 긴장감이 흘러넘친다. 비록 '바스터즈'의 오프닝 시퀀스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보지만, 그 근처까진 갔고, 동시에 클리프 부스의 유하고 순진해보이는 성격 이면에 있는 굉장한 폭력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인 릭과 클리프는 커리어의 내리막길을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이 배우들에게 할리우드의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질 일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계속 전진하려고 한다. 릭은 TV에서 잘 나가던 쥬연급 배우였지만 영화로 진출하지 못하며, 결국 한 시즌짜리 빌런을 하면서 이번 파일럿이 잘 되길 기도하는 수준으로 한물이 간 배우로 소개된다. 그의 절친 클리프는 이런 배우의 스턴트 더블인 것도 모자라, 아내를 죽인 사람으로 소문이 나있어 업계에서 기피 대상이 돼있다. 비록 영화에서는 딱 잘라 말해주진 않지만, 내 생각에 클리프는 진짜 아내를 죽였을 것 같다 (고의인지 사고인지까지는 잘 몰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남은 영화동안 자신들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점차 인정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릭은 빌런 역할을 하며 스타로서 한물 갔을지는 몰라도 배우로서는 여전히 인정받고 더욱 발전하는 길을 찾으며 위안을 삼고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특히나 그렇다. 이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때에는 그 다음 시대가 기다리고 있고, 이들도 이를 알고 있다 (재미있게도 릭 달턴이 아내와 입국할 때의 공항 통로는 '재키 브라운'의 오프닝과 굉장히 흡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의 시대가 끝났다고 해서 이들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며, 이들의 경험과 예술을 통해 새로운 예술가들이 돋보이도록 돕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 예술가는 샤론 테이트다. 그 당시 로만 폴란스키는 할리우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 유망한 감독 중 하나였고, 샤론 테이트는 그의 배우자로서 유명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샤론 테이트는 그렇게 유명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직 굉장히 젊었고 TV 드라마에 종종 나오는 배역에서 벗어나 영화에서도 슬슬 비중있는 역할을 맡기 시작한 샤론 테이트의 1969년은 커리어가 막 이륙하려는 참이던 시기였다. 이 영화는 샤론 테이트에 대한 묘사를 상당히 대충하는 느낌이 있다. 그녀와 주변 인물에 대한 정보를 타란티노답지 않게 그냥 제3자 대사로 막 던져버리질 않나, 그냥 음악에 춤추는 씬에만 등장하지 않나. 대사가 엄청나게 적은 건 둘째치고도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묘사하는 샤론 테이트는 악명 높은 살인사건의 피해자, 혹은 유명 감독의 부인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와 직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젊은 배우였다. 사망 당시 26세 밖에 안됐던 샤론 테이트를 타란티노는 그저 할리우드의 꿈을 꾸는 젊은이답게 파티하고 춤추는 것을 즐기면서도, 배우 지망생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며, 극장에서 자신의 연기와 그 연기에 즐거움을 얻는 관객들을 보며 희열과 뿌듯함을 느끼는 아름답고 젊고 창창한 배우로 묘사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젊은 여배우는 끔찍하게 살해당한다. 바로 여기서 타란티노는 상당히 대담한 3막을 고안해낸다.

3막은 커트 러셀의 내레이션이 운명의 밤을 시간과 함께 각 인물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관객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알고 있다고 영화는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극의 그림자가 다가올수록 조마조마해진다. 하지만 조금씩 영화는 현실에서 벌어진 일들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범인들이 가상의 인물인 릭 달턴과 마주치고, 예상치 못한 공범 이탈이 일어나고, 결국 테이트 저택이 아니라 옆집의 달턴 집에 침입해버린다. 그리고 마침내 클라이막스에서 타란티노는 정말 범인들을 제대로 조진다. 타란티노치고도 굉장히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수위와 함께 말이다. '바스터즈'의 클라이막스에서 히틀러와 괴벨스를 죽인 경험이 있는 타란티노이긴 하나, 샤론 테이트 살인사건이라는 특정한 사건의 범인들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동시에 타란티노다웠다. 아주 유명한 인터뷰이자 언쟁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 타란티노는 영화 속의 폭력과 현실 속의 폭력을 아주 엄격하게 구분한다. 그의 영화는 피와 죽음으로 가득차있지만 모두 판타지, 즉 허구다. 하지만 '바스터즈'에서 잠시 현실 속의 인물을 빌려온 그는, 이번에는 정말 그만의 대체 역사를 쓰며 끔찍한 역사 사건을 지워버리다시피 한다. 이 점이 어떤 사람들에겐 일종의 고인 모독으로 보일 여지는 분명 있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현실의 폭력을 허구의 폭력으로 각색하며, 끔찍한 악에게 그만의 복수를 하는 셈이다. 뉴스에서 흉악범이나 망언들을 뱉는 정치인들을 보면 주먹이 부들부들거리면서 얼굴에 한 대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타란티노는 그런 생각을 그만의 방식대로 재현한 것이다. 죄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 아직 세상의 빛도 못 본 아이에게 생명의 기회를 박탈하고, 그리고 꿈과 열정이 넘쳤던 청년들을 잔인무도한 광기로 살해한 악인들을, 그만의 동화 속에서는 한물간 두 카우보이들이 무찔렀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고 폼 떨어지는 죽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샤론 테이트는 비록 영화 속에서지만, 미래를 얻게 됐다. 마지막에 릭 달턴이 드디어 샤론 테이트와 만나는 장면에서 슬픈 감동을 느꼈다. 영화가 끝나는 이 시점에 이 쾌감 넘치는 해피엔딩은 현실과 정반대라는 생각이 밀려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샤론 테이트를 직접 만나보진 못 했을 타란티노는, 릭 달턴을 통해서나마 그녀와 인사를 하고 포옹도 했다.

타란티노 영화에서 보통 가장 강한 점은 연기와 각본이다. 이 영화에서의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이 최고 수준이다. 반면 각본에서 좀 실망했다. 개인적으로 클리프 부스의 캐릭터가 좀 아쉬웠는데, 굉장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있지만, 릭 달턴처럼 좀 더 명확한 캐릭터 변화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샤론 테이트 쪽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내레이션을 너무 무성의하게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잠시 나오고, 후반부에 타임 점프를 하면서 그 사이에 있던 일을 막 뱉어내는 등 섬세하지 못한 모습들이 너무 많았다. 대사들이 많지 않고 타란티노 특유의 스피드한 페이스도 없기 때문에 2시간 45분의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내가 타란티노라는 감독과 그의 연출작에 대한 기대와 편견이라는 것이 생겨 이런 점들이 더욱 더 거슬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현존 최고의 각본가 중 한명치고는 좀 실망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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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님의 리뷰
2019.09.20 00:13:26
낡아버린 구세대와 빼앗긴 미래를 감싸안는 위로곡
원스 어폰 어 타임... 옛날 옛적이란 말을 들으면 동화의 도입부가 생각난다. 동화에서 주인공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만 이겨내 행복한 엔딩을 마주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우리는 역경을 끝내 이겨내지 못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를 보지 못하고 비극적 우연이나 사악한 음모에 빠져버린 이들을 느낄 수 있다.

문화의 격변기 1969년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주인공들 중 릭 달튼과 클리프 부스는 그 격변기를 맞아 퇴락해버린 세대다. 왕년의 서부극 스타는 스파게티 웨스턴을 혐오하지만 그게 아니면 TV시리즈의 3류 악당 역할이나 맡을 퇴물신세다. 그리고 그 퇴물의 스턴트대역은? 추문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어 자동차극장 옆의 트레일러에 사는게 고작인데 앞의 퇴물스타는 자기 잡일이나 맡긴다.

이에 반해서 샤론 테이트는 할리우드의 미래다. 잘나가는 신인 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결혼해 릭 달튼 옆집에 살게된 테이트는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고 연기에 대한 열정도 넘쳐나는 배우다.

현실의 릭 달튼은 아마 재기하지 못하고 미주리의 고향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현실의 클리프 부스는 할리우드에 발붙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샤론 테이트는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에게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타란티노는 샤론 테이트 살해사건을 관객 모두가 안다는 전제 하에 플롯을 전개시키고 긴장을 쌓아간다. 샤론 테이트가 음악을 들을 때, 서점에서 책을 사갈 때, 영화관에서 자기 영화를 보며 관객들의 반응에 즐거워할 때, 그리고 임신한 상태로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때도 관객은 그에게 닥칠 운명을 알기에 손톱을 물어뜯으며 지켜볼 수 밖에 없다. 클리프 부스가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과 마주쳤을 때에도 그들이 이후에 저지를 일을 알기에 숨죽여 지켜볼 수 밖에 없다.

현실에서 벌어진 비극을 영화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끔찍한 죽음, 학살을 어떻게 하면 그 슬픔과 참혹함을 과하게 억눌러 무시하듯 표현하지 않으면서 그 참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만들 것인가? 이미 쟝고를 만들어 스파이크 리한테 노예제도는 당신의 액션영화가 아니었다는 비판을 받은 타란티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영화의 종반에 이르러 그동안 꽁꽁 싸매온 영화 속 세계의 진실이 드러난다.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은 범행 대상을 테이트와 그 친구들이 아닌 달튼과 부스로 변경한다. 그리고 그 명성이 어디 안 간다는듯 침입자들을 가장 무자비하고 격렬한 방식으로 죽여버린다. 개에게 고간을 물어뜯기고 통조림 캔에 코가 부서지고 수영장에서 허우적대다가 화염방사기에 불타버린다. 마치 바스터즈에서 히틀러를 죽여버리던 장면을 연상시킨다. 사태가 정리되고, 달튼은 샤론 테이트에게 초대받아 인사를 나누며 주인공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실현되지 못한 해피엔딩을 대신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슬픔을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느끼게 만든다. 또한 현실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가했던 폭력을 영화 속에선 가해자가 당하게 만듬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동시에 그 참혹함을 놓치지 않는다. 이는 바스터즈에서 가스실로 유대인을 학살했던 나치 고위인사들을 극장에 가두고 유독가스로 죽여버린 방식을 떠올리게 만든다. 비극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지만 간접적으로 그 슬픔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좋은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으로 샤론 테이트의 죽음을 암묵적 맥거핀으로 사용하는 플롯 전개가 사람에 따라 영화에 호불호를 느끼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반전 아닌 반전을 알고 영화를 본다면, 혹은 영화를 재관람한다면 아무 것도 모르고 볼 때 테이트의 일상과 찰스 맨슨 패밀리의 등장으로 만들어지는 긴장감의 절반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또한 나처럼 그 비극에 에둘러 안타까움을 표시한다고 선해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비극을 이용해서 자기 돈벌이를 했다고 느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란티노는 그 특유의 스타일을 절제하면서까지, 폭력과 피칠갑을 최후의 최후까지 자제하고 화려한 대화장면보단 시청각적 스타일링에 중점을 두면서까지 1969년 할리우드의 이야기를 달튼과 부스라는 퇴락한 구세대와 비극으로 날개를 펴지 못한 테이트라는 미래를 위한 동화로 재구성해냈다. 세르지오 레오네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에서 하모니카와 질, 샤이엔의 달콤씁쓸한 마지막을 통해 서부 시대의 종말과 미래의 희망에 대해 노래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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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거니 님의 리뷰
2019.09.21 13:56:12
거장이 쓰는 낭만.
#원스어폰어타임인할리우드. 영화광들을 위한 영화. 1960년대 헐리우드를 재현하고 그리워하는 영화. 서부극을 실컷 비틀고 처박으면서도 실제로는 서부극을 애정하는 영화. 옛것은 낡아서 쓸모없는게 아니라 여전히 인간의 시간과 기억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는 영화. 그리고 감독의 상상을 마음껏 펼쳐 응징의 쾌감도 선사하는 영화. 타란티노는 절대 과소평가 받고 있다니깐. 그는 헐리우드의 안데르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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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님의 리뷰
2019.09.20 17:10:24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웃었던 적이 없다. 개그 프로그램을 볼 때 느껴지는 재미가 있으며, 이 재미는 복선과 반복의 결이 쌓이면서 발생이 되기 때문에 그 재미의 강도는 극 후반이 가면서 쌓인다. 이 영화가 상영시간이 길지만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유는 두 남자 배우 때문이다. 두 남자는 흑과 백의 이미지를 갖고 연기에 임한다. 신경쇠약, 히스테리컬한 배우 릭 달튼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을 단호하게 실행하는 클리프 부스의 매력이 상충된다. 흥미로운 지점은 감독은 두 인물이 상충하며 재미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공간(물리적, 프레임)을 부여하고 그 공간안에서 캐릭터가 자신의 매력을 발산한다. 그게 마지막 세 번째 밤을 맞이하며 두 매력이 발산된다. 결이 쌓이고 쌓인 것만을 가지고 하나의 시퀀스를 만든다는 것이 이렇게 재미고 몰입감 높아질수 있다는 것과 이것이 심지어 플롯에 대한 변형이 탁월한 타란티노 영화 안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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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외연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은 68-69년대의 디즈니, 서부극이 유행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그 시기 중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시점은 단 3일뿐이다.
그 시기의 첫날은 인물들에 대해서 소개하며 소비된다. 주요인물은 샤론테이트(마고로비),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드)다. 이들이 LA에서 이사·거주사실과 이들의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 둘째 날은 이들의 하루를 보여준다. 어찌 보면 그들에게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하루를 말이다. 셋째날은 6개월이 지난 후의 하루를 보여준다.
이 삼일은 인물에게 현재 삶과 그 삶이 마무리 되며 새로운 막이 시작되는 장면으로 구별 지어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왜 각색하게 됐는가라고 할 수 있다.

02. 내연-낭만에 대하여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각색하게 된 이유는 키노라이츠 GV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감독은 샤론테이트가 죽지 않길 바랐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저 결말을 바꿔 영화를 제작한 것이다. 배우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영원성을 갖춘 영화 세계 속에서 말이다. 심지어 감독은 샤론테이츠가 배우로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시기와 사람들에게 연기로 웃음과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극장 안에서 그녀의 하루가 마무리 되게 그린다.
이 지점에 대한 생각을 하면 서글퍼질 수밖에 없다. 천진난만하고 잔혹하게 더 시네마틱한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실존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말이다. 배우 샤론테이트에 대한 삶의 추모 그리고 영화인에 대한 존경 등을 그린다는 지점에서 이 영화가 제작이 됐으나, 한 측면에는 ‘헐리우드 키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혹은 ‘필름을 사랑하고 그 안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하던’ 70-80년대 자신에 대한 추억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03. 내연-‘옛날 옛적에’
영화 속에서는 사람이 길을 걷는 발의 모습, 움직이는 말과 자동차와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도로의 풍경이 너무 많이 나온다. 또한, 샤론테이트의 잘 꾸며지고 멋을 가득 낸 검정색 롱부츠, 릭달튼이 신은 박차가 달린 카우보이 부츠, 클리프 부스의 그 용도만 하면 된다는 듯 발만 감싼 스웨이드 천으로만 만들어진 신발이 화면에 자주 등장한다. 긴 상영시간 동안 이들의 신발은 색상이 바뀌고, 맨발로 나올지라도 그 신발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 마치 그것이 그들의 시그니처라도 되듯말이다.
이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왜 이들은 걷고 움직이고 이동하는 것일까.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에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은 대답이 되지 않는다. 이들이 움직이는 것을 일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봤자 LA 헐리우드 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움직임을 말이다.
옛날 옛적 헐리우드에서는 스타가 악역으로 바뀌고, 대세 흐름(서부극)을 다른 대륙에서 변형하여 받아들인다. 그리고 쓸모를 다한 인물은 사라진다. 클리프 부스는 릭 달튼의 스턴트 인생이 종료되자 스크린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누구는 열고싶었던 문(로만폴란스키 감독의 집 대문)이 열려 새로운 삶, 커리어가 시작된다. 그래봤자 헐리우드 안에서 말이다.
감독이 이 영화 제목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라고 정한 이유는 두가지 측면일 것이다. 추모와 옛날 헐리우드에서의 삶이 지금도 자신에게 벌어지고있고 자신또한 언젠가 “옛날옛적에 타란티노가~”라는 것이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한 해석으로는 자신또한 남겨지길 바라는 욕심이 있을 수도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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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9 에
와 함께 봤어요.
영알못 님의 리뷰
2019.09.19 22:29:29
‘라라랜드’와는 정반대 방식으로 그 시절 향수를 추억하고, 통쾌하고 속시원하게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을 가정하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할리우드.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믿음직한 좌청룡 우백호로 활약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 조합은 옳다.

-2019년 9월 19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일반 시사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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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etti 님의 리뷰
2019.11.11 23:08:16
1. 타란티노 필모 중에선 그저 평작 같음. 굳이 따지면 딱 <데쓰 프루프> 정도...둘 다 초중반 내내 의미없는 수다를 반복하다가 후반부에야 시원하게 터뜨려서 후반만 좋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아니면 내가 지금까지 '타란티노적 수다'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건가 싶기도 했다 (내가 타란티노 영화를 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지금 세어보니 6편 봤으니 반절을 안 봤군) 저수지의 개들이나,펄프 픽션, 바스터즈 같은 작품들은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는 대사여도 알게모르게 전개를 팽팽하게 조여놓는 역할을 하는게 보였는데, 이 영화의 수다들과 몇몇 씬들은 뭐하자는 건지, 극에서 뭔 역할을 하고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원래 이렇게 의미없어 보이는 씬을 많이 넣던 사람이던가...?아닌 거 같은데...

특히 마고 로비의 분량들은 애초에 왜 들어갔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음. 통편집됐어도 사실 별 상관 없지 않나. 칸에서 기자가 마고 로비는 왜 그리 대사가 없냐고 했던 게 이해가 갈 정도로 대사도 없고...극장 장면들은 어느정도 필요했겠다는 건 알겠지만 지나치게 길고 자주 나와서 이야기의 흐름이 뚝뚝 끊기기만 한다.



2. 난 디카프리오의 힘 들어간 연기 스타일을 정말 싫어해왔다. 그 안쓰러운 몸부림, 차력쇼같은 힘 팍 들어간 연기...으... 특히 레버넌트는 이게 연긴지 차력인지 구분이 안 가고 싫어서 넌더리가 났다. 근데 이 영화에서는 뜻밖에도 바로 그 애잔하고 안쓰러운 연기와 (오스카 상으로 대변되는) '인정받기'에 집착하는 실제 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굉장히 웃기고 추하면서도 호감이 가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거의 메소드 연기... 이렇게 질질 짜고 자기연민에 빠진 백인 중년 캐릭터가 좋은 건 처음이었다. 디카프리오 의외로 자기객관화가 잘 된 사람이었구만? 다시 봤음. 물론 연기 면에서만이지만ㅋㅋㅋㅋ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생캐릭터다. 찬님도 그랬지만 레버넌트 따위 말고 이걸로 오스카 받았어야 했어요...



3. 다들 이걸 보고 올드 할리우드의 낭만에 대한 영화이며 브래드 피트의 캐릭터는 전형적인 올드 할리우드의 멋진 히어로(이지만 물론 타란티노 식으로 비틀어진)라고 하는데... 딱히 태클 걸 부분 없이 맞는 설명 같아서 별로 할 말 없다.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올드 할리우드는 정말 낭만적이다. 히피들은 의외로 나름대로 착하게 살고 있고, 커리어를 망친 배우는 노력 끝에 재기에 성공하고, 영화 속의 자신을 보고 순수하게 즐거워하는 신인배우는 살해당하지 않고, 살인자들은 제대로 권선징악을 당한다. 그리고 히어로는 다른 사람들을 구원한 채로 자기는 쓸쓸하고 쿨하게 떠난다. 무슨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마냥..

타란티노는 그저 옛 영광을 되살려 추억을 파는 것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맨슨 패밀리의 살인행각이나 롤링스톤즈의 알타몬트 공연 같은 막장 사건들이 없었더라면 히피 시대는 원래보다 오래 지속됐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타란티노는 영화 후반부에서 아예 맨슨 패밀리의 살인사건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비틀어 영화 속에서나마 그 시절의 낭만과 영광을 영원히 지속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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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scott 님의 리뷰
2019.10.09 01:38:01
타란티노의 헐리우드 그 시절은 어썸입니다.!!!!!
와 왜 이걸 영화화 했는지. 엔딩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정말 최고네요.!!!


스포라 조심스럽지만 캐릭터들과 영화 정말 최고입니다.


타란티노 영화중 가장 대중적이네요.

정말 맘에 듭니다.



극중극들도 재밌고 일단 캐릭터가 맘에 듭니다.



앤딩에서 여러 감정이 혼재하게 만드네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 강추합니다.^^



기대만큼 좋았고 리듬감이 아주 스무스해서 그냥 푹 빠져 봤네요.



헐리우드애 대한, 영화에 대한 타란티노의 흥분과 찬사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 참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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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4 22:44:44
두 남자 배우는 참 멋진데...
타란티노 순한맛 같다고 할까
이 영화의 기대치가 높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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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정치, 종교 등
욕설 및 음란성
타인에게 모욕감이나 수치심을 주는 언행
개인 안전 보호
개인의 사적인 정보, 특정 개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방, 혐오 발언
도배 및 광고
영화를 보지 않고 남긴 것이 분명한 리뷰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