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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Vertigo)

드라마 / 2018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한국,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10.16 개봉
감독
전계수
배우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
홍지석
박예영
나미희
전국향
윤상화
박영수
이수인
시놉시스
현기증 나는 고층빌딩 숲 사무실에서 매일을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30대 직장인 ‘서영’(천우희), 안정적인 삶을 원하지만 현실은 속수무책으로 흔들거린다.

불안정한 계약직 생활, 비밀사내 연애 중인 연인 ‘진수’(유태오)와의 불안한 관계, 밤마다 시달리는 엄마의 전화까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느낀 그녀가 무너져내릴 때, 창 밖에서 로프에 매달린 채 그녀를 지켜보는 남자 ‘관우’(정재광)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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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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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리뷰
33

2019.10.21 14:15:03
'버티고' 초간단 리뷰
1. 어떤 영화에 대해서, 그 배경이나 인물의 체험이 실제 내가 겪은 것과 일치한다고 둘을 대입해 리얼리티를 검증하는 행위는 영화에게 다소 가혹할 수 있다. 미장센과 연출을 위해 영화는 때로 리얼리티와 논리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화 '버티고'에 리얼리티를 따지고 묻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그 점을 잘 알지만 '버티고'에게서는 도저히 리얼리티를 떼어놓을 수 없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위로'라는 키워드를 내걸었고 '위로'를 하기 위해서는 '공감'이 우선시 돼야 하기 때문이다. '버티고'를 다 보고 극장문을 나서면서 들었던 첫 번째 의문은 "대체 이 이야기에 몇 명의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 물음에 대해 나는 회의적인 대답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

2. '버티고'는 계약직 여직원 서영(천우희)이 회사생활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를 보여주고 건물외벽 청소부 관우(정재광)를 통해 이를 극복해 치유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영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는 일이다. 영화는 서영의 스트레스를 현기증과 이명증상 등으로 표현한다. 이 증상은 어릴때 아버지에게 맞아 고막이 다친 것에서 비롯됐다. 즉 현기증과 이명증상의 원인은 회사 외부에 있다. 서영이 회사 내부에서 겪는 갈등의 주된 요소는 진수(유태오)와의 은밀한 사내연애에서 비롯된다(여기에 '계약직의 불안'까지 더해졌지만 서영이 그것에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대목은 없다). 은밀한 사내연애와 애인의 비밀은 역시 일과 무관한 것이다. 서영이 회사에서 하는 일은 계약직 웹 디자이너다. 그녀가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지점은,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다.

3. 서영의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보편적인 것이 아닌 개인적인 것이다. 그리고 직장, 업무와는 직접적인 연관도 없이 특수하다. 여기에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끌어오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계약직의 불안'이라도 보편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 극 중 등장하는 회사(아마도 협찬사)인 웹캐시는 개인적으로 일 때문에 몇 번 통화했던 회사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이며 B2B 핀테크 플랫폼 등을 개발한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광고에도 여러번 등장하는 '경리나라'가 있다. '버티고' 일단 내가 가진 정보로 저 회사가 소프트웨어 기업임을 알고 영화를 봤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기도 하지만 대기업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즉 이들은 대형 SI기업(삼성SDS, LG CNS, SK C&C 등)의 제1하청이다. 클라이언트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굉장한 회사다. 애시당초 영화는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관심이 없다는 듯 '업무적 스트레스'는 전혀 표현하지 않는다.

4. 이 회사를 대기업이 아닌 '제1하청'이라 놓고 본다면 계약직이라서 받는 스트레스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기업도 아니고 아무리 좋게 봐야 중견기업이라면 재계약 안 된 것이 계단에 앉아서 펑펑 울 일인가. 조금 규모가 작은 회사라면 충분히 정규직으로 취직할 수 있고 '디자이너' 특성상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좋다. 설령 영화 속 이 회사가 삼성이나 LG, SK 수준의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걔들은 계약직 쓰는 대신 하청업체에 맡겨버린다. 계약직이 재계약에 목을 매려면 '평생직장'의 개념이 서있어야 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것은 이제는 새로운 일도 아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오히려 부장급이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5. 소프트웨어 기업인 것을 알고 봐서 그런지 회사 분위기도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이다. 모든 직원들은 정장에 넥타이를 하고 있고 탕비실에는 여직원들 밖에 없다. 분명 '개발2팀'이라는 부서도 존재했는데 누가 봐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보이지는 않는다. 서영이 다니느 회사의 분위기만 본다면 경직되고 딱딱한 여의도 금융기업 모양새지만 그런 회사도 아니다. 당최 뭐하는 회사인지 알 수가 없다. 감독은 이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서영이 다니는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저 '보편적 직장'의 형태를 그리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 결과 세상 어디에도 없는 기업이 돼버렸다. 당연히 현재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얻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6. 백번 양보해서 이 영화가 '고층건물에 갇힌 현대인들의 불안을 이야기한 영화'라고 정의내려보자. 건물외벽청소부가 서영을 위로한다는 지점과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같은 정의를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서영의 직장이 서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난처해진다. 영화의 핵심 키워드가 '고층건물'이라면 광화문이나 여의도, 테헤란로처럼 고층건물이 우거진 서울 중심부를 배경으로 해야 했다. 오히려 바다 보이는 뻥뚫린 뷰라면 고층건물 중에서도 '다닐만한 고층건물'이다. 그렇게 전망 좋은 직장 42층에서 근무하면서 답답함과 현기증을 느끼는 것이, 지금 이 글을 쓰는 광화문 어딘가 건물 19층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미세먼지 뿌연 인왕산이다. 창문 너머로 바다가 보였으면 좋겠다.

7. 관우의 누나 관순(이수인)에 대한 이야기는 중요하다. 영화에서는 관우가 서영에게 가까워질 수 있게 하는 기능적인 역할을 한다. 관우가 서영은 우연한 자리에서 만났지만 관우는 서영에게서 죽은 누나의 모습을 봤을 것이다.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관순 역시 폭행 당해서 살해됐을 것이며 관우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우가 서영에게 갖는 감정이 동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한 것일 수 있고 관우가 관순에게 가졌던 감정이 가족애 이상일 수 있다. 어느 쪽에 대한 감정이건 관우의 감정은 '외줄'을 탄 혼란스러운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이야기가 꽤 흥미로웠는데 영화에서는 이야기를 안 해준다. 아쉽다.

8. 결론: "대체 이 영화가 왜 이럴까"라는 의문은 전계수 감독의 인터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전계수 감독은 이 영화를 2000년에 일본에서 직장생활 할 당시 구상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2000년의 일본 직장문화에서 전혀 진화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결론에 이른다. 2019년 한국의 직장문화는 당연히 변했고 젊은이들의 사고도 변했다. '고증'이라는 것은 사극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현대물에서도 고증은 필요하며 이것은 사극의 고증보다 더 중요하다. 사극의 고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역사가들뿐이지만 현대물의 고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동시대를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버티고'는 '공감대'를 얻는 지점에서 신중하지 못한 영화다.


추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오류: 서영의 직장이 42층에 있다는 점은 이 건물은 최소 42층 이상이라는 소리다. 그 정도 고층건물이라면 외벽청소할 때 잘 고정된 곤돌라를 타고 내려간다. 높은 지점일수록 바람이 거세기 때문이다. 관우가 타고 내려온 그네를 마지막으로 본 기억이 32층 건물이었다. ...이건 '영화적 허용'이라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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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mon 님의 리뷰
2019.10.17 01:10:14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적인 요소들은 매력적이지만, 이 요소들이 모여 하나가 되었을 땐 매력적이지 않아 그저 아쉬울 뿐
전계수 감독의 영화 <버티고> (2018)는 영화 한 편을 구성하는 개별적인 요소만 놓고 보면 매력적이지만, 이 요소들이 모여 하나가 되었을 땐 매력이 덜 하다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이 영화에는 주인공 ‘서영’을 연기한 배우 천우희를 포함해 나머지 주연 배우 유태오와 정재광의 호연, ‘서영’의 불안한 심리를 시각화하기 위한 적절한 미장센(날씨, 빛, 의상, 화면 구도), 적극적인 숏의 변화 등 매력적인 개별 요소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전계수 감독은 주인공 ‘서영’ 이외 이 세상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 다니는 서브 캐릭터를 보여주면서도 그런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최대한 배제하며 극의 흐름을 망치지 않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퀀스 하나가 시작할 때마다 날짜와 날씨를 업데이트하는 자막 화면을 굳이 삽입함으로써 ‘서영’이 어떤 에피소드를 겪을 것인지, 불안 심리가 극심해질 것인지 완화될 것인지 등을 예측하고자 하는 관객의 접근을 사전에 차단해 버린다. 다르게 말하자면, 지나치게 친절한 자막 화면은 영화관이라는 가정법적 시공간 속에서 관객이 사유할 권리를 박탈하는, 의도하지 않은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아무리 개별적인 요소가 매력적이어도 편집 기술이 단순하다면, 이 요소들이 빛을 낼 수 없는데 <버티고>가 이에 해당한다. 클로즈업 숏과 롱 숏이 오가지만, 접착제로 붙여놓듯이 이질적인 두 숏을 ‘배우 천우희의 연기력’이라는 접착제로 그냥 이어 붙이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이 영화가 내세운 ‘버티고’가 갖는 두 가지 의미가 입체적으로 다가오기는커녕 단순 나열식으로 느껴지는, 즉 평면적으로 제시된다.

그래도 <버티고>는 심한 혹평까지 받을 영화가 아니며, 오히려 전계수 감독의 다음 영화를 기다릴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왜냐하면 전계수 감독이 전작 영화 <러브픽션> (2011)에서 보여준 무색무취에 가까운 연출력에 벗어나 이번 <버티고>를 통해 굉장히 변화가 심한 연출을 쉬지 않고 보여줬기 때문이다. 만약 전계수 감독이 이와 같은 적극성을 유지하고, 감독이 의도한 바를 입체적으로 살려줄 편집이 뒤에서 받쳐 준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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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 님의 리뷰
2019.10.11 22:29:35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도 한 가닥 줄이 있었다는데...
<조커>와 <한공주>를 한 번에 본 느낌이다. 안 그래도 더럽게 버티고 갔었다면, 차라리 <조커>의 길로 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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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정 님의 리뷰
2019.11.03 22:36:43
서영이가 버텨내야 했던 많은 갈등들을 그려내는데 있어서 꽤 감정소모가 많이 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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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으로서 재계약을 해야하고,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삐거덕거리고, 엄마와의 관계에 있어서 소위 물주(?)임을 견뎌내야 하는 서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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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이런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영화의 내용에 공감하기란 참 쉽지 않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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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런 상황 자체가 그저 순간적인 치기로 몸을 던져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도 참 이해하기 쉽지 않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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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입장에서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다 그 뜻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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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30 02:28:12
악순환의 반복속에서 나오는 한줄기의 빛은 구원인가 아니면 희망인가. 그 빛이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답지만 그 사이 버티는 것은 너무나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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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9 11:48:35
극을 이끌어가는 천우희의 연기 외에는 돋보이는 것이 없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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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예찬 님의 리뷰
2019.10.26 12:39:08
최근 <멜로가 체질>을 보고 천배우님의 열렬한 팬이 되어버린 내게 <버티고>는 10월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었지만,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인지 너무나도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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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아무래도 이영화가 아쉬운 이유는 단연 빈약한 서사이다. 밑도 끝도 없는 진수의 동성애부터 시작해서 굳이 왜 들어갔는지 의문이 드는 관우 누나 직업의 설정까지.
결정적으로 아무리 봐도 관우는 스토커에 불과한데,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든 관우와 서영의 러브라인 까지.
두서없는 서사에 관객들은 지치는데 현기증 나는 카메라워킹과 느린 템포까지 겹쳤으니 관객들이 왜 <버티고>를 보면서 버티기 힘들다는 기분이 드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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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마지막 키스씬은 개인적으로 올해의 키스씬이라고 생각하는 <지구 최후의 밤> 에 맞먹는 정말 아름다운 미장센을 보여주지만, 영화 내내 우울한 분위기를 보여주다가 갑작스런 밝은 전개는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튄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실을 버티고 있는 서영에게 천사처럼 내려온 관우가 버팀목이 되어서, 인생의 새로운 파트를 맞이한다는 감독의 의도는 알겠는데, 아무리 봐도 키스씬은 영화 전체의 정서에 적합하지 않고 과하다.
(감독님은 마지막 부분은 판타지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언급을 하기는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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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까지 서사를 날려먹은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님은 GV에서 이 영화는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다른 하나의 새로운 포맷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언급하였다.
이에 더해 서사보다는 감정과 리듬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싶고, 미장센과 사운드를 효율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언급하였다.
실제로, 우희 배우가 바디캠을 착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서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퀀스는 카메라 활용뿐 아니라 포스터에도 활용될 만큼 아름다운 미장센까지 있는 훌륭한 연출이었다.
또한, 감독의 의도대로 대사의 비중보다는 이명 소리 같은 사운드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특이한 영화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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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사를 날려먹을 만큼 이러한 미장센과 사운드가 훌륭한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주인공이 극한의 상황에 몰리게 되는 영화로 <블랙 스완> 또는 <레퀴엠>같은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감독의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이 영화들의 서사는 물론 훌륭하지만 이는 차치하고, 감독은 극한에 몰리게 하는 사운드와 미장센을 통해서 긴장감, 그리고 극한에 몰린 인간의 감정에 이입하게 까지 만드는 연출을 보여준다. 그래도 이정도는 되어야 서사를 제외한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서사를 날려먹으면서 까지 미장센과 사운드에 집중했지만, 밑도 끝도 없이 지치고 우울하기만한 서영의 감정에 느린 호흡의 연출까지 더해지니 관객은 영화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서영의 감정을 객석에 앉아 겨우 버티고만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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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천우희라는 훌륭한 배우의 연기는 빛이나지만, 감독의 과한 욕심으로 서사는 날려버리고 천우희의 연기만 남게된 영화라고 생각된다. 여러모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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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별 님의 리뷰
2019.10.22 22:17:24
산다는것과 버틴다는 것은 어쩌면 한 끗 차이 아닐까
영화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이하며 시작한다. 비 오는 날. 흐린 하늘, 물에 젖은 땅 냄새, 찰박거리는 소리, 짐이 하나 더 늘어나는 손. 거기에 화창한 날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중충한 기분까지 얹어 그 하루의 기본적인 틀이 만들어진다. ‘버틴다’는 의미의 버티고와 ‘현기증’의 뜻을 가진 vertigo에서 알 수 있듯이 <버티고>는 빠르게는 제목을 접하는 순간부터, 혹은 비가 내리는 초반부부터 의도한 바를 지독하게 밀어붙인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항상 즐거움만이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생각해보면 즐거움으로 채워진 삶의 지속은 오히려 그 즐거움의 틈을 비집고 언제 나타날지 모를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올 것만 같은 불안감’이 마음 저어쪽 구석에 앉아 우리를 쳐다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희로애락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며 울고 웃는 삶이 가장 이상적이고 행복한 삶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나 우리 앞에 펼쳐지는 상황은 생각보다 드라마틱하고, 무엇보다도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쩔 땐 이유 없이 기쁨에 젖었다가, 갑자기 우울함이 모든 걸 집어삼키기도 하는 것처럼 ‘내 기분이 왜 이런지 모르겠어’와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어’는 변덕 심한 투정이 아니라 정말로 진심 어린 감정의 민낯이 아닐까.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감정은 달라지지만, 한편으로는 똑같은 상황과 환경을 맞더라도 각기 다른 감정들이 튀어나올 때가 있으니, 우리의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주범은 감정 그 자체로 여기는 것이 훨씬 타당해 보인다. 우리는 주로 상황과 환경에서 지금의 기분, 마음, 그리고 감정의 이유를 찾으려 하는데, 개성 강하고 언제나 제멋대로인 감정 앞에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의 희생양이 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애초에 그 이유와 해답을 찾는 게 그래서 어렵고도 어렵다. 우리가 삶을 살아간다는 건, 우리의 감정을 버티어 간다는 말과 한 끗 차이, 나아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극중 ‘서영’이, 내내 버티고 버티며 쌓아올린 지독한 감정의 탑을 ‘힘내요’라는 세 글자에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교과서적인 해답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겨우 저 한 마디’로 느끼는 것도, 다른 누군가에겐 ‘바랐던 위로’로 와닿게 되는 것일 수 있으니까. 감정의 먹잇감이라 봐도 무방할 우리의 삶이 가혹하다면 가혹하겠지만, 속 편히 단순하게 앞뒤 바꿔 생각해보면 감정을 버티어 간다는 건 삶을 살아간다는 말일 테니, 먹든 먹히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더불어 얄밉게 보이더라도 감정은 나를 나로 있게 하는 핵심이기도 하니까. 내일 날씨를 확인한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하루의 기본적인 틀 앞에서, 내 감정은 또 어떻게 활약할지 그 행보의 마중을 시작으로, ‘버틸’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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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fati 님의 리뷰
2019.10.21 13:26:33
빌딩숲 속 직장인이라면 한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었던 작품이라 상영관이 없음에도 챙겨봤는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밥, 혼술, 혼공족 등의 단어가 생기면서 인생의 무게를 '혼자' 버티는 사람들이 현대사회, 특히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많이 생겨나고 있다.
처음에는 간섭은 필요없다, 나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그것이 편하다는 의미로 많이 쓰였으나 그 반대작용도 하나둘씩 수면 위로 또렷이 나타나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그 처절한 삶의 무게를 오롯이 혼자 감당하는 현대사회의 직장인을 대표하는 듯 하다.
고용이 불안한 계약직이지만 출퇴근길에는 그저 남들과 똑같은 출근할 곳이 존재하는 회사원이다.
직장동료들과 적정선을 유지하며 큰 트러블 없이 잘 지내지만 정작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은 없다.
자신의 업무를 문제없이 소화해내며 잘 지내는 것 같지만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표현할 수 없고 정신적으로 불안한 감정 역시 숨기며 몰래 화장실에 가서 억지로 구토를 해야만 한다.
그나마 친밀함을 형성할 수 있는 관계인 연인조차 비밀이 되어 숨겨야 하고 가족은 벗어날 수 없는 마음의 짐에 불과하다.
이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야 했던 경험이 우리 모두에게 한번쯤은 있다. 이 영화가 와닿았던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크게 혹은 작게 공감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한없이 위태로워 보였지만 그래서 아름다웠던 마지막 장면이 더욱 크게 마음 속에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감정을 표현한 천우희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천우희 배우의 다음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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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곤 님의 리뷰
2019.10.21 02:58:41
관객의 공감은 사더라도, 집중력은 못산다.
본인의 적성에 맞아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 하루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는 직장인도 있을 것이다. <버티고>의 내용은 그렇게 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잘 표현을 했고,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였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 수록 지루하고, 늘어진다고 느껴졌다. 마지막 장면도 당황스러웠었고, 극장을 나오며 잘 버텼다는 생각을 했다.
천우희 배우가 보여준 직장인들의 고통과, 힘들게 살아가는 삶의 연기를 좋았지만, 내용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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