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2018) - 키노라이츠
엑시트 (EXIT)
액션 / 2018

개요
액션, 한국, 103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9.07.31 개봉
감독
이상근
배우
조정석
윤아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강기영
김종구
배유람
오희준
정민성
시놉시스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은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를 만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 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서울 도심은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88.89%
3.27점
키노라이트 분포
16개
128개
별점 분포
리뷰
101

사과 님의 리뷰
2019.08.05 00:07:47
01.

영화 <엑시트>를 봤다. 19년 여름 극장가의 텐트폴영화들을 이로써 다본 셈이다. 올 여름의 승자는 <엑시트>가 될것이라 생각한다.

02.
이 영화의 큰 장점은 깔끔하다는 것이다. 깔끔하다는 것은 치고 빠지는 지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으로 인해 관객에게 이 영화는 상쾌한 영화로 기억된다. 그 깔끔함에는 스토리의 간결함이 크다.
사건이 발생 한 후에, 주인공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화학 가스의 정체와 그 전,후의 일들, 주인공이 대신 살려준 학생들의 일화 등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은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착한 선행을 잊지 않는다.

03.
아마도 여름의 관객에게는 무더위를 피하며, 잠시 쉴 공간과 웃으며 즐길 것이 필요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 쉬는 기회를 <엑시트>가 마련해준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마치 일반 대중들이 자신도 마찬가지라 여길 것이다. 되지 않는 일 투성이고 그런 삶이 많다는 걸 아는 대중들도 그럴 것이다. 그런 주인공에게 영화가 준 것은 ‘클라이밍’을 했다는 경험 뿐이다. 그들이 그것으로 무엇을 한게 아니다. 그저 젊은 날 취미일뿐이다.

그들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남고, 그저 달린다. 영화 <엑시트>의 촬영감독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영리하다고 생각된 지점은 클라이밍을 할때는 (물론 고층으로 보여야하는 특수효과가 있어야했기에) 인물을 클로즈업하면서 천천히 그 행동을 보여주며, 용남(조정석)과 의주(윤아)가 극 후반에 이르러 옥상을 질주하는 장면은 와일드하게 고속활영으로 진행된다.

이런 촬영의 방식은 인물들이 처한 위기에 대한 관객이 갖는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고 자칫 지루할수 있는 장면을 치고 나가는 역할을 한다. 심지어 초반 용남(조정석)의 옥상으로 클라이밍 등반을 클로즈업과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중요했다. 실제 영화에서는 이 장면 이외에는 클라이밍이 중요하게 사용되지 않는다. 물론 살아남는 기술력이라는 의미를 지속적으로 공급하지만, 클라이밍을 아무 장비 없이, 용남혼자 모든 것을 짊어진 상태로 하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04.
<엑시트>의 또다른 매력은 가족과 돈의 고리를 깨는, 사람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아버지 장수(박인환)은 아들이 사고 현장에 남아있기에 어찌됐든 무슨 방법이든 쓰려고 한다. 그것이 부인의 칠순 잔치에서 거둬들인 축의금이다. 그것을 택시기사와 드론을 조종하는 이들에게 내민다. 그리고드론을 가진 이들은 장수의 돈을 받고, 그것을 방송사에 돈을 받고 팔아넘긴다. 이 돈이 등장한 후에야 수 많은 드론이 등장하고, 유투버들이 그것을 보며 그들을 세상에 알린다. 가족이 쓰던 구조신호의 핸드폰 불빛과 유사한 것이 어머니 칠순 잔치의 축의금인 셈이다. 또한 살아남은 용남은 어머니 현옥(고두심)을 업는다. 취직못하고 장가 못간 막내 아들은 용돈을 주고, 잔치를 열어준 사위들에게 치여 엄마를 한번도 업지 못한다. 그런 아들이 살아남은 후에야 엄마를 업을 수 있다. 그들에게 먼저 살기회를 주고 나서야말이다.

물론 이 돈이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하고자하는 것은, 시작은 돈이었지만 그 끝에는 가족을 사랑하고 위기에 처한 타인을 도와야한다는 사람들로 인해 용남과 의주. 그리고 건물에 갇힌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차원적인 스토리라고만 치부될 것에 결을 더하고 더해진다. 그것이 돈과 인정이라는 테마이며, 인물들의 액션과 생존이 <엑시트>를 구성한다.

05.
깔끔함이 <엑시트>의 장르라고 할수 있겠다. 그러나 물론 이것은 단점이 된다. 앞서 말했듯 인물들은 살아남는 것에 치중해 그외의 스토리가 단절되기 때문이다.

06. 사족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들을 제지하는 경찰중에이동휘 배우가 나온다. 클로즈업을 하지 않지만 말이다.그리고 <엑시트> 메인테마인 ‘슈퍼히어로’에는 위기 상황에 쓰이는 구조 신호가 삽입됐다. 암길역을 지속적으로 비추는 이유가 구조물품이 들어있는 곳을 울린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그리고 시각 장애가 있는 분들을 위한 보도블럭이 그렇게 사용할수 있다는 것, 물의 소중함 등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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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Vet 님의 리뷰
2019.07.29 23:34:25
농밀한 오락성으로 무장한 올해 여름의 강자
<엑시트> 노스포 간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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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정말 재밌다. 솔직히 <극한직업>보다 훨씬 재밌게 봤다(그래서 <극한직업> 별점 깎을 예정이다). 영화에 별 관심없고 친구들하고 영화보러갈 때 이거 고르면 95%의 확률로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라 예상한다(5%는 취향의 영역에 맡긴다). 그리고 이 영화, 생각보다 유익하다. 부모들이 역사물 보여주겠다고 <나랏말싸미> 고르는 것 보다, <엑시트> 보여주면서 안전교육하는게 몇 배는 도움될 듯? 그리고 스토리의 스케일은 크지 않지만, 꽤나 스케일 있는 장면들 덕에 IMAX 포맷으로 보더라도 상당히 만족스러울 것 같다(한국 영화 IMAX 좀 늘어서 쿼터 좀 논아맥으로 안채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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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지향점이 명확하다. "재밌는 영화를 만들자". 여기서 포인트는 '재밌는'이다. '웃긴'이 아니라 '재밌는'. 웃기려는 시도보다는 재밌는 시도가 성공할 확률이 높고, 이 영화는 그 사실을 아주 영리하게 이용한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103분이다. 2시간이 넘어가는 영화들이 범람하는 요즘 과감하게 알짜배기만 모아 밀도높은 오락을 선사한다. 사연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간추려 인트로를 구성하고, 영화 시작 후 20분만에 본격적으로 재난이 시작된다(시계로 시간을 봤는데 칼같이 20분 정도라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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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서사는 정말 간단하게 '살아남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라는 문장 하나만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단순한 서사 속에서도 영화는 신파나 과한 설명처럼 구질구질한 것을 떼어내고 오로지 두 가지, 코미디와 재난 액션에만 몰두한다(물론 신파가 항상 나쁜 건 아니지만, 여기까지). 클라이밍과 활강 위주로 구성된 액션은 맛깔난 연출로 쫀쫀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중간중간의 연결고리는 코미디로 단단하게 묶는다. RPG 퀘스트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듯 적절하게 배치된 위기들은 과하지 않으면서, 그 가운데서 적정량의 웃음을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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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본업에 충실하다보니, 재미의 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다. 동시에 '재난'의 상황에 한국적 요소들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동시에 효율적으로 녹여낸다. 마천루가 많은 한국 도시의 익숙한 지형지물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며, 여러 간판을 타고 클라이밍하는 등 '한국이기에 가능한' 장면을 잘 뽑아낸다. 거기에다가 BJ 문화, 해병대 꼰대 할배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클레멘타인>의 패러디 장면 등 다양한 요소를 코미디로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고깃집 환풍구가 위기의 상황을 만들어내는걸 보면서 생각한 것은 제작진, 참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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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앞서 말하고 넘어간 것 처럼, 안전교육용 영화로도 상당히 유용하다(30%의 유머와 70%의 진담이다). 우리가 평상시에 간과하고 지나갔던 방독면의 위치, 길이 보이지 않을 때의 노란 보도블럭 활용, 구조 신호 요청 방법, 대피 순서 및 간이 응급처치법, 줄을 타는 올바른 자세, 한국 안전실태의 문제점 등등 다양한 지점을 자연스럽게 짚고 넘어간다. 이 지점은 영화를 유익하게 만들 뿐 아니라, 익숙함을 끌어내어 관객이 영화에 쉽게 친숙해지도록 한다. 영화 속의 재난은 비일상적인 상황이더라도, 영화가 친숙하게 다가오는 데에는 이런 디테일이 제 몫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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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흥행 참패가 거의 확정된 이 시점에 <엑시트>와 <사자>, 그리고 <봉오동 전투>가 남았다. 아직 <사자>와 <봉오동 전투>를 관람하기 전이지만 장르의 특성을 생각해본다면 최종 승자는 <엑시트>가 아닐까 자신있게 추측해본다. 이만한 킬링타임 영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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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님의 리뷰
2019.08.18 23:49:55
영리한 오락 영화
시종일관 몸에 힘 들어가게 만드는, 영리한 오락 영화. 어쩐지 액션 연출에서 쪼는 맛이 남다르다 했는데 외유내강 제작이더라.

보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점에서 딱 6년 전 이맘 때 보았던 <더 테러 라이브>가 떠올랐다. 하지만 전개나 설득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경쓴 흔적들은 이 쪽이 한 수 위.

<건축학개론>의 납득이와 <공조>의 처제가 평행우주 속에서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듯 보이는 조정석과 윤아의 두 캐릭터 구축은 유효했고, 극 전체를 둘이 짊어지고 가기 충분한 활력을 제공해줬다.

이따금씩 살짝쿵 촌스러워지는 쇼트들이 장면 사이사이 끼어 등장하긴 했으나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며, 피서용 여름 텐트폴 영화로 이만하면 준수함을 넘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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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 님의 리뷰
2019.08.18 19:19:55
IC, 왜 공감되고 XX이야, 엑시트
보는 영화의 수가 현격히 줄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보고싶은 영화의 편수가 줄었다. 오래전 학교에 다닐 땐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보겠다는 이상한 목표가 있었는데, 이미 20년도 더 전의 이야기이니 아무런 관계는 없고, 아무튼 줄었다. 믿고 보는 감독의 타율(어디까지나 내 기준 상에서의 타율)도 어긋나는 일이 잦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와는 꽤나 먼 곳의 영화라는 느낌의 작품이 늘어가기만 한다. 게중에 그래도 보게되는 영화들은 누군가와 함께 보는 영화, 추석이나 설, 긴 연휴에 어쩌다 이야기가 맞아 찾는 CGV이거나 롯데 시네마. 오랜만에 만난 오랜 친구와 보게되는 블록버스터다. 이럴 때면 영화는 이후의 저녁이나 엄마가 오래 앉아 계셔도 불편하지 않을 자리, 영화관까지의 동선이나 끝나고 따로 빠져나올 수 있는지 가늠하기 위한 주변의 이모저모가 되기도 하고, 나는 고작 몇 시간 전의 나를 어딘가에 대충 접어 숨겨버린다. 그렇게 지난 설 '그들만의 세상'을 봤고, 거실에 모여 '허스토리'를 봤고, 며칠 전 뒤늦게 '엑시트'를 봤다. 조정석과 윤아. 영어 EXIT를 한국어로 써버려 왜인지 못생겨진 타이틀. 중소도시의 생활감 뭉개놓은 듯한 색감의 포스터와 예고편. 그렇게 끌리지 않는 영화를 보았다. 둘째 누나와 막내 누나, 그리고 엄마와 나. 이렇게 옹기종기, 나란히. 나는 5분도 되지 않아 울컥였고, 유치하게도 세상엔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촌스러운 액션물이란 것 외엔 조금의 정보도, 아니 선입견 말고는 아무것도 없이 본 영화 '엑시트'는, 설마 내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였다. 알고보니 감독의 실제 생활에서 많은 걸 가져왔다는 이 영화는 백수가 되어버린 남자의 보이지 않는 감정 사이사이, 굴곡굴곡의 우여곡절을 섬세하게 잘도 파고든다. 한량처럼, 실제 한량이기도 하지만, 동네 놀이터에서 고작 철봉으로 온갖 무예를 선보이는 첫 장면은 기술의 난이도는 어디가고 실소만 터져나오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마다 마주치는 옆 동의 할머니가, 나는 그렇게나 싫었다. 경비원 아저씨거나 어제 그 할머니거나. 백수의 라이프 패턴은 돌연 보조기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의 느린 걸음과 포개지고, 행동 반경은 수시로 단지 곳곳을 살피는 경비원 어르신들과 교차한다. 그 거북한 우연의 애달픔이 영화 '엑스트'에 있다. 영화에선 삼촌을 삼촌이라 부르지 못하는 조카의 해맑은 비수가 장난처럼 등장하지만, 백수가 되는 순간 자신을 소개하는 일은 천근만근 억겁의 무게가 된다. 엄마가 이제 제사 때 큰댁에 가지 않겠다고 얘기하셨던 날, 나는 그 이야기가 애통하게 기뻤다. 하필이면 가족 구성도 비슷해, 형제가 있다는 건 백수에게 도움이 되는만큼 아픔도 된다. 누나들이 대신 해준다는 건 살아서 다행이지만, 그 와중에 나는? 인간은 하필이면 비교하고 마는 동물이다.

영화는 누군가의 화약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백수 용남(조정석)과 허울만 좋은 부점장 의주(윤아)의 분투기를 그린다. 엄마 칠순 잔치에 모인 사람들과 돌연 빌딩에 갇혀, 스멀스멀 올라오는 독가스를 피해 탈출하는 험난한, 전형적인 재난극이다. 하지만 영화의 초심은 애초 거기에 없어 영화는 수 년째 동네 놀이터와 방구석을 루프하는 용남의 EXIT를 향해 질주한다. 하필이면 등산 동호회가 적재적소 기술과 체력으로 활약하고, 씨알도 먹히지 않았던 용남의 말같지도 않았던 말은 탈출을 성공시킨 영웅의 지친 한 마디가 된다. 아마도 근래 대중 영화 중 가장 많은 무리수를 두고있는 '엑시트'는 그만큼 현실을 초월한 오락 액션이지만, 그 기둥을 쌓고있는 건 어김없이 지금 이 시대 여기저기의 질펀한 풍경이다. 비상구 관리 문제, 미세먼지, 직장 내 성추행, 갑질 등 마치 9시 뉴스를 갈무리하듯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그걸 일으켜 세우는 건 몇 백 kg의 차를 들어올려 소녀를 구해낸 시민들, 중년 여성을 살려낸 동네 사람들, 온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구사하는 건 아닐까 싶게 자주 들려오는 선의가 이뤄낸 기적 속 이곳저곳의 사람들이다. 그만큼 울퉁불퉁 덜컹대는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이곳을 놓지 않으려는 애씀이 촌스럽게 뭉클했다. 소외된 이가 바라본 세상의 결실이여서였을까. '제발 내 말 좀 들어줘'란, 용남의 외침이 아직도 마음에 일렁인다. 이렇게 생활감 넘치는 시대극을 뿜어내는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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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님의 리뷰
2019.08.11 09:50:33
할리우드 뼈대에 한국형 데코를 칠한 재난 액션 코미디. 서브플롯이 통째로 마지막 장면 하나를 위해 사용되는건 아쉽지만 메인플롯을 탄탄한 연출과 짜임새로 만들었기에 부족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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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님의 리뷰
2019.08.01 07:24:46
작정하고, 욕심 부리지 않고!
영화라는 장르는, 아니 예술이라는 장르는 다른 장르와는 다르게 정해 놓은 룰 같은 것은 없다. 무형의 공간에서 유형의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다. 그래서 창작, 상상, 호기심, 같은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의 기술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라이언킹>같은 말도 안되는 영화들도 만들어 지고 있는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영화라는 장르는 그야말로 더 많은 창작과 새로운 기술력으로 더 깊고 충만한 무한의 공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화들은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싶어 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성과 예술이라는 멀티장르인 영화라는 작품성까지 두루 갖추고 싶은 욕망은 영화속에서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고민해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여러가지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영화들은 끊임없이 실패를 반복하고 있고 어느순간 그 영화라는 공간에서 관객들의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그래서 '왠만해서'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엑시트>는 그러한 멀티적인 예술공간인 영화에서 대부분의 영화들이 반복하듯이 이어졌던 욕심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작정하고 욕심부리지 않고 '오락' 이라는 한가지만으로 밀어붙인다. 두시간 가까운 시간에 편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 흔하게 '킬링타임'이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는 텐트폴 영화의 전형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오랜만에 만나보는 오락영화의 만족감으로 이어지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한국영화에서 재난영화라는 장르는 쉬운 작업은 아니다. 많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나온 재난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포멧과 이야기다. 갑자기 불어닥친 재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결국에는 그것에 반응하며 대응해서 사람들을 구한다는 내용이였고, 그 안에는 어쩔 수 없는 상업영화의 한계 인양 억지 감동 코드로 대부분의 영화들을 망쳐 놓았다.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감동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재난 영화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엑시트>는 더 반갑다. 그 어떤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을 대놓고 노골적으로 피력해서 구하지도 않는다. 물론 학원의 학생들이 잠깐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지금까지 나왔던 재난 영화속 감동코드와는 사뭇 다르다. 그냥 에피소드로 꾸며졌고, 그 아이들을 직접 주인공이 영웅적으로 구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엑시트>는 즐겁자고, 행복하자고, 그래서 웃어야 한다는 흥행 영화 공식을 하나의 변주도 없이 영화속 용남(조정석)과 의주(임윤아)의 뜀박질 처럼 오직 앞만 보고 질주 한다.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어느순간 이 영화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영화속에 특별하고 '싶은' 많은 장면들을 '어쩔 수 없이'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빠지지 않는 반전에, 선 웃음 후 감동의 억지, 말도 안되는 설정을 어깃장 부리듯이 우기는 모습들은 <엑시트>에는 없다. 가스테러가 일어났지만, 영화는 그 가스테러의 원인이나 분석, 범인의 인물, 사건의 동기등, 수시로 반전을 꾀하고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수있는 가지들을 모두 무시한 채, 오직 한가지, 두 남녀의 어드벤처에만 집중 한다.


산악부라는 그럴싸한 장치를 등에 없고 두 남녀는 도심의 이곳 저곳을 잘도 달린다. 에피소드는 특별하지 않지만, 상업영화의 틀에서 좋은 것만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 영화는 전혀 복잡할 것 없는 시놉으로 시작해서 간단하고 명료한 서사,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배우의 개인기에서 오는 자연스러움과 코믹함까지 그대로 보여주는데, 이것이 이렇게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물론 군데 군데 억지스러운 설정들과 무리한 이야기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이 즐겁고 기분좋은 기운들에 어렵지 않게 상쇄된다.


그동안 우리는 이 전형적인 것들을 얼마나 꼬고 꼬고 꼬와서 새롭고 '싶은' 욕망만 봐왔던 것은 아니였을까. 그래서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관객들의 눈높이에 이러한 <엑시트>속의 '오리지날' 같은 전형성이 이렇게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영화 시작 20분만에 바로 재난상황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한번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용남과 의주는 재난에 갖혀 있는 많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신이 살기 위해 뛰고 뛰고 또 뛴다. 당연히 그래서 살아남을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아슬아슬한 뜀박질은 충분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 긴장감은 '팽팽하다' 라고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긴장감과는 다른, 그냥 결론은 충분히 알고 있고, 즐겁게 가볍게 오는 기분좋은 긴장감이다.


103분이라는 런닝타임도 아주 탁월한 선택이였지만, <엑시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의주가 부모를 기다리고 그 부모가 오기 전에 이승환의 노래가 나오면서 타이틀이 올라가는 엔딩이다. 다른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부모가 찾아와서 꾸역꾸역 울면서 다독이고, 경찰 싸이렌속에서 두 사람은 은근한 눈빛을 교환하거나 키스 정도로 마무리 하는 억지스러움을 벗어 던진 것만 해도 오랜만에 보는 깔끔한 엔딩이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조정석 이야기를 해야겠다. 영화속에서 주연배우의 힘은 특별하다. 어느때는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고, 그 배우들에 따라서 영화의 전체적인 평가도 움직일 수 있다. <엑시트>속에서 조정석은 탁월하다. 텐트폴 영화다운 컨셉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영화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파워풀한 캐릭터도 거의 완벽한 조화로 이끌어 나간다. 덕분에 처음 주연을 맡은 상대역 임윤아의 역할 까지도 시너지를 창출 한다. 그래서 임윤아는 아주 운이 좋은 배우가 됐다. <완득이>속의 김윤석을 만나 더욱 빛났던 유아인 처럼 말이다.


이미 완전한 배우의 모습인 조정석 이지만, 그가 보여줄 것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은 것은 늘 그의 영화를 보고 느껴지는 것이다. <엑시트>속의 용남을 보고 있어도 그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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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빈 님의 리뷰
2019.07.31 19:33:48
'엑시트'는 가스테러로 인해 초토화된 도시에서 유독가스를 피하고 구조를 받기 위해 산악부 출신으로서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하는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다. 코미디와 재난 영화의 조합으로 홍보된 이 영화에서 주 장르는 재난 쪽이고, 재난 영화의 파괴감과 진지함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가벼운 오락성을 추구하는 영화다. 하지만 분위기가 가벼울 뿐, 영화에 들어간 다양한 아이디어들에서는 제작진의 깊은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주연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조정석은 그야말로 완벽한 캐스팅이었다. 집에서 무시당하는 백수 캐릭터에 딱 맞는 특유의 불쌍한 연기는 물론이고, 웃겨야할 때는 제대로 웃기고, 또 진정성 있는 카리스마가 필요할 때에는 무비 스타의 면모도 보여주는 정말 보석같은 배우였다. 임윤아는 사실 개인적으로 언제나 물음표가 따라 붙은 배우였다. 딱히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지만, 또 잘한다는 생각 또한 안 들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는 조정석의 존재감에 좀 밀리는 듯한 느낌이 있지만, 임윤아 또한 코믹하게 처절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조정석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소녀시대 출신 배우들이 코믹 연기에 상당히 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두심, 박인환 등의 조연들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약간 한국 영화의 스테레오타입 같은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듯하지만, 그 초반 연기로 조정석의 캐릭터를 상당히 잘 정립해주고,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는 감동 포인트도 거부감 없이 전달하며 관객 매개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고 확실한 목표가 있다. 바로 살아남기다. 많은 재난 영화들은 재난의 파괴적 스펙터클을 내세우지만, 이 영화의 재난은 예고편에서 보이듯이 그냥 흰색 구름이다. 하지만 영화는 아주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 구름의 위험성을 관객에게 전달하며, 위기감을 아주 빨리 고조시킨다. 즉, 관객이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상황을 신속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치 게임처럼, 점점 목표의 난이도가 높아지며, 점점 고조되는 위기감에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는 재난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재난 영화로서 너무 진지하게 흘러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영화는 주인공들의 비극을 희극으로 승화시키며, 분위기를 가볍게 유지시킨다. 다시 말해, 인물들의 행동은 비극적이지만, 그에 대한 감성과 리액션을 웃기게 표현함으로써 몰입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영화가 너무 진지하고 루즈하게 빠지지 않도록 조절을 하는 것이다.

이 영화가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조정석과 임윤아의 캐릭터는 모두 사회에서 을에 해당된다. 한 명은 백수고, 다른 한 명은 타이틀만 있지만 힘 없이 상사의 괴롭힘을 당해야하는 직장인이다. 그리고 이들은 영화의 재난을 통해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지만, 한편으로는 "백수"나 "월급쟁이" 같은 사회의 타이틀 뒤에 있는 이들의 영웅적이고 고귀한 본성을 끌어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영웅이 된 일반인들이 호들갑만 떠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리액션 뒤에 바로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남는 모습은 쾌감도 있고 살이 떨리기도 한다. 이들의 행동을 보며 관객으로서 쉽게 납득할 수도 있는 한편에, 과연 저것으로 될까하는 조바심도 있기 때문에 집중을 하고 손에 땀을 쥐며 영화를 즐기게 된다. 몰입감이 있으면 "에이 이 타이밍에 주인공이 죽겠어?" 같은 생각이 안 떠오른다. 머리는 "다 괜찮아"라고 하지만 심장 박동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정석의 캐릭터와 임윤아의 캐릭터의 묘사 차이가 좀 아쉽다. 투톱 주연인 듯하면서도, 사실은 조정석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 집중하는 듯하기 때문에 뭔가 밸런스가 안 맞아보였다. 그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임윤아가 조정석의 존재감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의 액션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스카이스크래퍼'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총격전이나 격투나 폭발처럼 크게 키우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물량이 없는 충무로의 영화로서, 이 영화는 파쿠르에 신경을 쏟는다. 도심 건물들을 최소한의 장비로 올라타야하는 상황은 도저히 상상을 할 수 없지만, 세심하면서도 다채로운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이 영화는 일상적인 장소들을 플랫폼 게임 레벨로 재구성한다. 일상적인 공간 배경 때문에 관객으로서는 더욱 몰입감 있게 즐기게 되며, 한편으로는 이 설정을 정말 기발하게 사용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영화의 가벼운 분위기에 속아선 안된다. 이런 웃음과 스릴 뒤에는 상당한 고심과 창의성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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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W 님의 리뷰
2019.07.31 09:27:25
Fresh - (초중반부) 신선, 유쾌
Rotten - (중후반부) 반복, 웃음 제로, 불 필요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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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크 님의 리뷰
2019.10.09 16:24:22
밑은 쳐다보지 말고, 뒤는 돌아보지 말고, 달려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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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대로 훌륭한 영화. 빅배급사가 매년 여름마다 내놓는 흥행밀어주기 영화들은 대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른 영화는 볼 생각도 안 했지만 엑시트는 –늦은 감은 있지만- 시간 내서 봤다. 그렇게 본 만큼이나 좋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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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난영화를 싫어한다. 한국영화만 그런 건 아니고 재난 장르가 싫다. 물론 한국재난영화가 제일 싫음. 배후의 정치권력이 불러 일으킨 재해, 속수무책으로 이용당하는 소시민, 그 속에서 홀로 하드캐리하는 영웅(보통 남성 가장의 얼굴로). 놀라울 정도로 고정된 캐릭터와 서사와 함께 ‘재난’에 대한 고찰과 문제의식보다는 스펙터클 구성에 집중하는 영화들이 2000년대 이후 우후죽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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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에 느끼는 불편함은 여럿 있는데. 매번 말하는 수동적 캐릭터들이 하나이고 ‘재난’을 영화로 재현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고민이 마땅히 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하는데에서 비롯한 아쉬움이 하나이다. 엑시트는 우선 재난현장을 하나의 무대로, 화려한 스펙터클로 구성하지 않는다. 감독의 인터뷰를 먼저 확인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카메라 프레임 밖의 피해자들을 구태여 끌어들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엑시트는 "탈출하기"에 집중한다. 그래서 더부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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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을 가운데에 두고 선과 악을 대비시키는 건 흔한 구조이다. 이럴 때 선은 영웅 한 사람의 얼굴이 된다. 엑시트는 절대선의 권력이 아닌 자잘한 구성원들의 연대를 이야기한다. 가만히 보면 기존의 재난영화였다면 주인공 용남이 할법한 일을 엑시트는 다른 인물들에게 배정한다. 그로 인해 주인공은 권력을 갖지도, 그와 같은 의미로 고립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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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탈출 상황에서만 봤을 때, 로맨스가 없는 혼성 듀오 자체가 신선하다. 누가 누구를 지키거나/ 위험한 상황에 한 명을 빠뜨려놓고 다른 한 명이 어떤 걸 포기해서 그 사람을 구하는 상황이 없어서 좋았다. 소위 '민폐'라고 하는. 각자의 능력이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놓여진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티키타카가 지루하지 않다. 콧물 흘리며 찔찔하다가도 일단 달리고 보는 두 사람. 내가 생각하는 일상연기 갑 조정석이 또 해냈고 그 에너지를 소화하는 윤아에게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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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게임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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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구조 헬기 장면에서 윤아의 의주를 보고 엔드게임의 나타샤가 떠올랐다. 나타샤가 호크아이를 대신해 희생할때 말한 건 그에게는 지킬 가족이 있다는 것이었다. 가족의 정상성을 지키기 위해 대신 희생되는 개인(가정을 구성하지 않은, 그래서 책임을 덜 져도 된다고 판단되어진)으로 다가왔고. 가련하고 로맨틱한 희생이 잔인하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의주의 선택은 비슷한 상황이면서도 다르다. 의주는 부점장이라는 자신의 직업적 소명,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선택한다. 의주가 구출한 사람들은 가족이 아닌 손님이다. 영화는 의주의 선택을 선한 희생으로 얼버무리지 않는다. 그러는 동시에 의주에게 말할 시간을 준다. 찔끔 울며 나도 먼저 타고 싶었다고 말할 때, 의주는 자신의 선택을 마주한다. 영화는 희생을 감내하게 하지 않으며 무책임하게 신화화하지 않는다. 나타샤의 말을 듣지 못했던 아쉬움과 슬픔을 뜻밖이지만 의주에게서 위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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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남 캐릭터 역시 - 가족~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으니 탈출해야해!~라는 플래시백 차라라한 신파장면이 나올법한데도 이렇게 진행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에게 중요한건 의무감, 부채감보다는 자신의 탈출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맘놓고 오로지 두 사람의 탈출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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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에 관해 들었던 재밌는 이야기는 영화가 교육적이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유행하는 "따따따"부터 응급 침상, 지하철 장면까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재난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재난영화에게 교육적이라는 말은 엄청난 칭찬이 아닌가. 가족영화로 불려도 충분히 적절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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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CJ ENM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7,18년 ‘씨제이 감성’의 참패를 맛보고 난 뒤 19년부터 움찔거릴 정도로 잘 뽑아내고 있다. 각성(?)이후의 영화들을 다 챙겨본 결과,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게 확실하다. ‘씨제이 감성’이라는 판(덫이었던 것인가..)을 만들어놓고 다른 영화들이 다 따라하게 만든 후 유유히 그 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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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scott 님의 리뷰
2019.10.09 01:51:16
당의정 같네요.
엑시트 재밌는 영화입니다.

달디단 부분때문에 재밌게 보고 긴장감있는 스릴도 좋은데.

....

연기는 좀 몰입감을 깨네요.

가족들 시퀀스들이 대부분 왁자지껄한 톤이고, 속도감있다가 뜬금없이 완급이 길게 조정되는 부분은 조금 아쉽네요.



당의정처럼 단맛이 녹으면 좀 쓴맛처럼 약간 불만도 생기지만

여름용 영화의 대명제는 확실히 만족시키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CJ의 질주가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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