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2018) - 키노라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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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The Man Standing Next)
드라마 / 2018

개요
드라마, 한국,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2020.01.22 개봉
감독
우민호
배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김소진
시놉시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

이 사건의 40일전, 미국에서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이기 시작하는데…
84.62%
3.48점
키노라이트 분포
4개
22개
별점 분포
리뷰
16

조항빈 님의 리뷰
2020.01.15 23:55:53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10.26 사건과 그에 이르기까지의 40일 간의 기록을 중앙정보부장의 시선에서 다룬 영화다. 한국 현대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며, 밈화되기도 하며 한 시대의 극적인 종말을 선고한 이 사건을 우민호 감독이 어떻게 다룰지는 매우 궁금했다.

우선 이 영화는 그 전의 40일 동안 김재규/김규평이 겪은 일들을 보여주며, 그와 박정희와 차지철/곽상천과 김형욱/박용각과의 관계와 권력의 역학을 중심적으로 본다. 그 중에서도 중심적인 관계는 박정희와의 관계다. 목숨을 건 쿠데타를 함께 하며 평생을 상관으로 모신 군인으로서, 그리고 한 남자로서의 지극한 충성심이 어떻게 총구를 겨누는 지경까지 갔냐의 여정에 대한 과정이 이 영화의 이야기다. 실제 사건의 동기 자체가 상당히 복합적이라는 점을 반영하듯, 이 영화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답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이 정권이 가는 방향에 대한 회의감, 대통령에 대한 사사로운 배신감과 서운함, 아니면 자신의 안위에 대한 두려움. 영화는 40일 동안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의 연속과 그 사건들마다 김재규가 마주했을 법한 고민들과 딜레마와 결과들을 다양한 인물들과의 심리 게임을 통해 긴장감있게 보여준다. 요컨대 이 영화는 사건의 재구성이면서도, 더 나아가 심리의 재구성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이 영화의 모든 출연진은 정말 일품이었다. '내부자들' 이후로 다시 우민호와 함께한 이병헌은 김재규의 심리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 안 해주는 이 영화의 의도에 맞게 상당히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확답을 주진 않아도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감정선을 표현하며, 특히나 언제 감정적 방점을 찍을지를 굉장히 영리하게 잘 잡는다. 이병헌의 주요 상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성민도 이병헌에 못지 않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던 연기를 펼친다. 박정희를 김재규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영화인만큼, 이성민은 박정희의 차갑고 무자비한 카리스마, 그리고 어쩔 때는 광기를 묘사하면서도, 김재규와 정말 긴 기간동안 여러 폭풍을 함께 견뎌낸 듯한 전우애, 충실한 부하에 대한 든든한 격려, 그리고 피바다 한가운데의 외딴 섬처럼 홀로 서있는 남자의 허무한 뒷모습까지 그려내며, 김재규의 총구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완벽히 보여준 듯 했다. 곽도원, 이희준과 김소진도 이 거대한 도미노에서 각자의 역할과 의의를 잘 표현했으며, 무겁고 절제된 이병헌과 달리 좀 더 감정적이고 표현 많은 연기를 하며 확실한 대비를 보인다. 이를 통해 영화는 다사다난한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깊고 근원적인 고민에 빠진 한 남자의 세상을 완성시킨다.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은 이 영화의 인상적인 구도들과 느와르를 연상케하는 고대비 조명들에서 빛을 발한다. 인물들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화에 걸맞게 클로즈업을 적재적소에 잘 쓰면서, 구도를 통한 시각적 스토리텔링도 많이 시도하는 점이 굉장히 좋았으며, 클라이막스에서는 필살기를 꺼내듯이 화려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치는 씬도 보여준다. 다소 안타깝게도, 해외 로케이션에서 찍은 듯한 씬들에서는 이런 장점들이 별로 안 보인다. 본인이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는 세트와 현장이 아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하는 씬들은 유난히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이 여백은 청와대 집무실 안에서 느껴지는 의도적이고 꽉 찬 여백이 아니라, 미처 색칠을 다하지 못한 어설프고 공허한 여백으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그때 그 사람들'과의 비교는 피치 못할 것 같다. 이 영화는 좀 더 광범위한 시간대를 다루며 좀 더 복합적으로 보긴 하지만, 어찌됐든 두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결국 10.26이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람들'을 먼저 본 사람으로서는 꽤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같은 사건과 인물들을 나름 비슷하게 그리면서도 이를 통해 하는 말과 보여주는 태도는 아주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두 영화 모두 극적으로 각색된 부분이 많겠지만, 겹치는 부분들도 꽤나 많아서 10.26 사건의 전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기도 했다. 우민호와 임상수의 차이점은 명확하다. 우민호는 이 사건의 역사적 의의와 평가에 대해서 좀 더 조심스럽고 소극적이며, 예술가로서 집중하고 싶은 부분, 다시 말해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선에 좀 더 집중을 하며, 이 사건에 대해 "왜?"라는 질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임상수는 정말 단도직입적이고 강한 주장과 평가를 내리며, 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과연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예술적으로 풀어냈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한 동경심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우민호의 인물 중심적인 심리극에 더 이끌릴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법적 분쟁을 각오하고 실명을 까면서까지 예술가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가감없이 직설적이고 신랄하게 던지며, 완성도와 용기 두 면에서 모두 한국에선 보기 드문 수준으로 보여준 임상수의 '그때 그 사람들'에 더 애착이 간다. 참으로 시대를 앞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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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님의 리뷰
2020.01.15 19:49:40
<내부자들>과 <마약왕> 사이 어느 언저리
우민호 감독의 필모에선 <내부자들>과 <마약왕> 사이 어느 언저리쯤 놓일 영화.

예쁜 구도로 잘 찍은 장면들이 꽤 나오고 이병헌, 이성민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소위 '보는 맛'이 있을 정도로 좋았지만 영화 자체는 무색무취였다.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텅 빈 느낌. 헐리웃으로 치면 감독의 이름이 지워진 스튜디오 기획형 영화 같달까.

특히 이미 임상수 감독이 세상에 내놓았던 훌륭한 블랙 코미디 <그때 그사람들>의 잔상 내지는 그림자가 너무 커서 더더욱 그렇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한데, 같은 이야기를 굳이 다시 찍은 이유를 모르겠을만큼 심심했다. 사건이 발생하는 결말부의 클라이막스는 확실히 강렬하지만 그것 역시 연출이나 차곡차곡 구축한 네러티브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 배우들의 개인 역량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 딱 하나 <그때 그사람들>보다 나았던 게 있었다. 바로 이성민 배우의 분장. 처음에 이발실에서 면도하고 거울 보는 장면이 딱 나오는데 너무 똑같아서 우와 하고 놀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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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6 16:59:08
'남산의 부장들' 간단 리뷰
1. 내가 어릴적에는 트렌디 드라마가 유행했었다. 장동건이나 김희선 같은 배우들이 나와서 연애를 하거나 대충 여자주인공이 신데렐라처럼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그런 드라마들 와중에 나는 유독 역사드라마를 좋아했다. '용의 눈물'이나 '태조 왕건'같은 대하사극은 부담스럽더라도 '제5공화국'이나 '코리아 게이트' 같은 드라마는 정말 재밌게 봤다. 당연히 '모래시계'같은 드라마도 좋아했고 '아스팔트 사나이', '올인' 같은 드라마도 좋아했다. 말랑말랑한 로코 드라마가 유행하던 시절에도 그런 건 유독 보지 않았다.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역사드라마의 매력은 감정을 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사적 사건을 서술하기 바쁘고 그것만으로도 이야기가 풍성하게 꾸려질 정도로 긴장감이 넘쳤기 때문이다. 인물에 대해 어떠한 감정의 시선도 보내지 않기 때문에 실존인물이기도 했던 드라마 속 등장인물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2. '남산의 부장들'은 잊고 지냈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소재의 이야기다. 2004년 만들어진 영화 '그 때 그사람들'도 좋아하는 영화인데 당연히 '남산의 부장들'도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좋은 배우들이 수두룩하게 나오고 과감한 해외로케로 이야기의 디테일과 몰입감을 더했다. 첩보장르영화로써 이 영화의 완성도는 굉장했다. 다만 그 와중에는 나는 이 이야기에서 위험한 뭔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소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벌써 40년전 얘기이며 사실상 '끈 떨어진 구시대의 독재자' 이야기가 더 이상 위험한 소재일리는 없다. 나는 이 이야기가 가진 정치적 태도와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비록 이야기가 오래된 소재이긴 하지만 이와 같은 시선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3. 이 영화에는 이병헌과 곽도원, 이희준, 이성민 등 엄청난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맡은 역할 역시 역사 속에서 굉장한 무게감을 자랑했던 실존인물들이다. 영화는 이 인물들 가운데 김규평(이병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는 현직 중앙정보부장으로 사건을 주도한 인물이다. 전직 중정부장 박용각(곽도원)은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인물이며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은 사건에 불을 지피는 인물이다. 그리고 박통(이성민)은 사건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만약 이 이야기에 정치적 태도가 들어가야 한다면 그것에 박통에 대한 태도와 같다. 그 시대는 엄연히 '박통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든 우민호 감독은 이야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시대상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인물들에게 집중해 갱스터영화나 첩보스릴러 영화의 구조를 만들어버린다. 나는 이 태도가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4. 이야기는 박통에 대한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그를 '독재자'가 아닌 '장기집권을 한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 5.16에 대해서도 감독의 의견을 배제하고 인물들의 말을 빌어 '혁명'이었다고 표현한다(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것은 감독의 의견이 아니다). '독재자'는 '절대악'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장기집권을 한 사람'이라면 그 고충에 접근하기 쉽다. '남산의 부장들'에 등장한 박통은 18년간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 지치고 히스테릭한 상태다. 미국은 끊임없이 자신을 주시하고 한때 데리고 있었던 박부장은 자신을 잡기 위해 해외에서 수를 쓰고 있다. 박통은 외롭고 지쳐있으며 자리를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과 그래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혼재한다.

5. 박통의 이같은 심리가 보여지면서 나는 아주 잠깐이나마 영화 속 박통을 동정했다. 그러다 단 몇 초만에 정신을 차리고 "아니지, 내가 왜 박통을 동정해?"라며 냉정을 유지했다(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자). 이것은 재벌 걱정하는 방구석 오타쿠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그는 20년 가까이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었던 인물이다. 나는 그 권력의 근처에도 못 가본 사람이다. 냉정을 찾고 난 뒤 나는 근원적인 물음을 갖게 됐다. "박통에 대한 '정치적 중립'이 가능할까?". 박통이 집권하던 시대에서 벌써 40년이 흘렀다. 그의 행적과 시대에 대해 쉬쉬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역사적 평가를 할 수 있는 시대다. 그 평가는 정치적 이념을 바탕으로 두 진영으로 갈라져 이뤄진다. 그렇게 지낸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즉 한쪽 진영의 평가와 반대편 진영의 평가가 누적되면서 박통은 마치 동전처럼 양면만 존재하는 인물이 됐다. 그러고 나서 '남산의 부장들'이 하려는 시도는 동전을 세로로 세우는 일과 같다는 걸 알게 됐다.

6.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전을 세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령 동전을 세우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쓰러지게 된다. 그때 어느쪽 면이 위로 올라올 지는 알 수 없다. 박통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굉장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문득 광화문에서 태극기 흔들던 어르신들이 이 영화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해봤다. 아마도 "각하께서 저렇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셨다니"라며 펑펑 울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만약 그런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면 정치적 반대편의 반응도 예상이 가능하다. "이 영화는 박통을 미화하는 영화다"라며 분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로 인해 뜨거운 불판위의 오징어처럼 한바탕 논쟁의 장이 펼쳐질 수 있다(영화를 흥행시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7. 나는 '남산의 부장들'이 박통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상업영화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다만 지금의 결과물처럼 내놓을 것이라면 아예 박통이라는 인물 자체를 배제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현재의 결과물에서는 박통이 엄연한 '등장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가 등장인물이 아닌 부장들 사이의 대상이나 도구가 됐다면 영화는 더 안전한 길을 갈 수 있다. 임상수 감독의 '그 때 그 사람들'과 비교해보자. 이 영화는 박통뿐 아니라 사건 전체에 대해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허허실실대며 비아냥대듯 사건을 바라보는 이 태도는 실제 사건과 관객 사이에 거리감을 준다. 이 거리감으로 인해 관객은 오히려 사건과 인물, 정치적 상황에 대해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그 때 그 사람들'에서는 모두가 우습고 유치했다.

8. '남산의 부장들'은 브로맨스 영화같은 구석이 있다. '천문'과 같은 훈훈한 브로맨스였다면 좋겠지만 이것은 박통과 김부장, 곽실장으로 이어지는 삼각 로맨스다. 김부장이 비오는 날 궁정동 안가에서 박통의 전화를 엿듣는 장면, 여기서 김부장의 표정은 참 멜랑꼴리하다. 마치 "그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아. 그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고 나를 버리려 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배신감을 눈으로 표현하며 애절한 장면을 연출한다. 박통 역시 "나는 외롭고 지쳤어.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해. 나는 김부장이 좋은데, 김부장은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거야. 곽실장은 좀 멍청하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잘 헤아려줘"라는 분위기다. '남산의 부장들'과 '천문'을 같은 야오이 장르로 본다면 '남산의 부장들'은 좀 더 어른스럽다.

9. 나는 지금의 20대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 지 정말 궁금하다. 10.26과 5.16, 12.12 등 역사적 사건에 대해 기성세대들보다 더 거리감이 있을 세대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박통과 그 때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꼰대' 마인드인지 모르겠다. 그저 바램이라면 '천문'에서 그랬던 것처럼 브로맨스가 가미된 첩보스릴러 영화로 보고 휘발시키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영화가 묘사한 박통에 대한 감정적 접근은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위험해 보인다. 그에게 공감하는 대신 그가 한 일들을 찾아보는 정도로 역사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당연한 얘기지만 영화나 드라마로 역사공부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픽션은 그저 매개체일 뿐이다.

10. 결론: "'남산의 부장들'이 흥행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해 썩 긍정적이진 않다. 긴장감 넘치는 첩보스릴러긴 하지만 무겁고 진지하다. 게다가 약간 난해하기도 하다. 가상의 사건을 다룬 첩보스릴러와 실제 사건을 다룬 동 장르영화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실제 사건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이야기라면 관객들도 당연히 무게감을 가지고 극장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마케팅팀도 난감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SNS 마케팅처럼 유머러스한 마케팅을 펼치기에도 부담스럽다. 결국 이 영화가 잘되는 방법은 '입소문' 밖에 없다. ...그래서 말하자면, 영화는 재미있다. 촘촘하고 긴장감 넘친다. 김부장을 쫓아서 이야기만 즐긴다면 이 영화를 안전하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추신) 이성민 배우와 서현우 배우의 고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캐릭터의 무게감도 당연하지만 이성민은 다이어트에 귀 분장도 붙인 듯 하다. 게다가 서현우는 M자 탈모분장까지 했다....분장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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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g 님의 리뷰
2020.01.16 00:50:53
권력 암투 속 선악의 구분은 의미없다
자칫 정치적인 색깔이 보여질지도 모르는 영화지만 감독의 절제된 연출이 중립적인 시선을 균일하게 유지시킨다. 덕분에 인물들이 표현하는 생각과 행동에 쉽게 몰입할 수 있으면서도,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옹호할 여지가 없다.
특히 영상미는 근래 한국 영화에서 손에 꼽을 정도 아닐까 싶은데. 70년대 한국의 거리와 의복, 소품과 건축 양식들을 그대로 영화에 옮겨놓은듯한 영상미와 미쟝센은 몰입감을 더욱 증폭시켜준다.
이에 더해 명배우들의 섬세하고도 미세함까지 표현해내는 연기력은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어느 하나 부족함이 안 느껴진다. 들끓어오르는 각자의 욕심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 암투는 차갑게 보여지는 느와르풍의 영화 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야말로 매력 넘치는 최고의 한국식 느와르 역사물이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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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님의 리뷰
2020.01.15 23:25:41
클라이맥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집중력과 긴장감은 좋았으나
영화적 상상력의 부재가 아쉽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 역사적 사실이 쨍한 화면으로 재연될 뿐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배우들의 멋진 열연에도 불구하고 다 보고 나면 어딘가 공허한 심정입니다

아쉬웠던 배역: 이성민
박정희 대통령을 닮은 누군가가 이성민 배우를 연기하는 듯한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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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정 님의 리뷰
2020.01.15 22:58:06
이미 블라인드 시사로 봤을때부터 이 영화...일 내겠다 싶었던 영화였다.
우민호 감독의 작품 중 유일하게 본 게 마약왕이었는데 그 영화를 나는 그리 나쁘지 않게 봤거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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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있다는건 오늘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10.26에서 12.12로 이어지는 실제 사건에 대해선 알고 있던 터라 영화를 보는 내내 더 긴장되고 쫄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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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에서 조금은 아쉬웠던 부분이 음악이나 서사였는데 앞 뒤로 실제상황을 설명해주거나 그 당시 인물들이 말하는 육성을 들려주는 등의 장치는 정말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고 음악 역시 긴장감을 증폭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것 같아서 전체적으로 영화의 밸런스가 잘 맞아 떨어지는 그런 영화가 탄생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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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당시에 난 초등학교를 이제 막 들어갔을 무렵이라 기억나는거라곤 대통령이 서거했고 김재규가 범인이었다는것..그리고 티비에선 끊임없이 모짜르트의 레퀴엠 중 라크리모사 부분이 흘러나왔던 기억밖에 없었는데....그래서 어린 마음에 김재규는 되게 나쁜 사람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김재규 부장이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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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영화는 굉장히 묵직하다.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고 사건이 사건인만큼 이러한 묵직함이 이 영화를 더 빛나게 하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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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갑스럽지 않고, 인물들의 심리를 잘 따라가면서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는 흔적이 영화의 곳곳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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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배우들이 워낙 명품이다보니 배우들의 연기대결을 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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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김규평이 대통령을 암살하고 허둥대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는데, 생각을 해보면 주군을 잃은 신하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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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담배와 지포라이터가 꽤 반가웠고,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하고 싶은대로 해."라고 말하는 박대통령의 그 말은 들을 때마다 머리가 설 정도로 소름이 돋더라. 또 누굴 팽하려고...하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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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볼 예정이지만 또 봐도 다시 보고 싶어질 멋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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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 님의 리뷰
2020.01.15 16:23:47
중심 소재의 이야기를 전달할 캐릭터만 놓으면서, 덩달아 20분 정도는 줄어든 러닝타임. 우민호 감독이 영화를 좀 더 대국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주는 9-10월 가을의 싸늘함이 지속해서 느껴진다.

이분법적인 당시 이데올로기를 은연중 반영하기 위해서인지 비스타 비율로 제작된 이 영화는 좌우 대칭을 이루거나, 상하 대칭적인 화면이 많다. 하이에서 로우로 내려다보는 시선도(아무래도 헬기 안과 밖의 모습이 대표적 시선일 터) 인상적이다. 서늘함을 강조하는 조영욱 음악감독의 스코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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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지 님의 리뷰
2020.01.17 21:06:45
이전에 <그때그사람들>때처럼 까딱잘못하면 바로 논란이 되기 십상인 소재를 영화화하였기에 참 기대만큼 걱정도 많이 되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광해>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느정도 사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지만 그걸로 영화적 상상력을 덧붙여 대체역사물을 만들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게 위에 적은 것은 혹평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실과 픽션 사이에서도 역사적 평가보다는 인물들 간의 관계 등에 더 초점을 맞춰서 몰입도 있게 영화를 이끌어간 것을 상당히 좋게 보고 있습니다.
1인자 박통을 사이에 두고 2인자 김규평과 곽상천의 혈투가 상당히 긴장감 넘칩니다.
한국판 갱스터 무비 한 편 제대로 본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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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원 님의 리뷰
2020.01.17 09:55:04
하드보일드 권력 느와르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종말에 대한 서늘한 하드보일드 느와르.

전작 '마약왕'이 박정희 시대에 대한 우회적 접근이었던 반면 '남산의부장들'은 내부로 그냥 직진합니다.

우민호의 가장 균질적인 영화.
하지만 여전히 배우들의 연기에 완성도의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습니다.

이성민의 박통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합니다. 역대급!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조옹 님의 리뷰
2020.01.16 15:44:51
[남산의 부장들 : 시사회 후기] 어떻게 빗나간 충성은 총알이 되어 주군에게 날아갔는가 (약스포)
'남산의 부장들' 을 시사회를 통해 영화도 미리보고 또 우원식 감독님과 원작자인 김충식 작가님의 GV도 듣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남산의 부장'은 김충식 작가님이 동아일보에 연재한 논픽션 르포를 책으로 묶은 것으로 박정희 정권 18년동안에 체제 유지의 중심에 있던 중앙정보부를 거쳐간 10명의 중앙정보부장들과 그들의 공작정치를 다루고 있습니다.

김충식 작가님의 말씀에 따르면 우원식 감독님이 영화 판권 구매를 위해 작가님을 만났을 때 작가님이 이 방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화 하겠냐고 감독님께 물었는데 감독님이 계획이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 계획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중심으로 10.26 사태와 그 이전 40일을 통해 거악으로 변해버린 절대 권력의 균열과 그로인한 그들간의 불신과 다툼을 다루는 거였습니다.



영화는 크게 두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이 되는데 하나는 김형욱 전중앙정보부장의 실종 사건과 10.26 사건입니다.

참고로 영화속에서 김재규는 김규평 중앙정보부장으로 김형욱은 박용각 전중앙정보부장으로 불립니다.

어찌보면 별개의 사건인듯한 두 이야기가 영화속에서는 매우 긴밀이 엮여져서 김재규(역화속명 김규평)의 캐릭터를 잘 살리는 한편 그가 왜 박통을 저격했는지에대한 개연성을 높이고 또 드라마를 더욱 극적으로 만듭니다.



영화를 보며 무척 인상적이었고 감독의 실패한 전작이었던 '마약왕'과 대비되는 점은 우선 매우 절제가 되었다는 것 입니다.

원작이 팩트를 다루는 논픽션 르포여서 사건을 매우 객과적이고 중립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영화 역시 같은 방식으로 어찌보면 불같이 뜨거운 사건을 거리를 두고 냉정히 또 차갑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절제된 감정과 이야기들이 영화를 더욱 긴장감을 높이고 또 몰입도도 높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음향과 음악으로 지난 몇년간 본 한국 영화중 가장 뛰어났습니다.

소리도 풍부하고 영상에 걸맞는 음악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술도 빼놓을 수 없는데 70년대 분위기와 의상등을 잘 재현해서 마치 그 시대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더불어 효과적인 워싱턴과 파리의 효과적인 현지 로케 장면들은 영화의 볼 거리리를 더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 영화가 기술적으로는 더 이상 헐리웃 영화에 밀리진 않는 것을 이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배우들의 열연입니다.

이병헌 배우는 영화속에서 끊임없이 추궁당하고 위협당하는 2인자의 불안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매우 섬세히 연기했는데 그가 왜 최고의 배우인지 다시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배우는 영화속에서 차지철역 (영화속 곽상천 경호부장)을 연기한 이희준 배우입니다.

배역을 위해 체중도 늘리고 독특한 걸음걸이로 캐릭터의 과장된 모습을 잘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곽도원 배우와 김소진 배우는 역시나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박통을 연기한 이성민 배우는 박통과 싱크로율이 어마어마 하네요.



저는 이 영화가 맘에 들었던 점은 김재규가 왜 박통을 저격하게 되었는지에대한 여러 상황을 골고루 그리면서 한편으로는 또 우발적으로도 보이게끔 묘사한 부분입니다.

영화속에서 김재규는 독재에 맞선 영웅도 그렇다고 또 단순히 권력 싸움에서 밀린 패자의 일탈로도 묘사되지 않습니다.

대신 여러 복잡한 정치상황과 권력다툼에 지치고 신경이 쇠약해져 자신의 방향을 잃고 혼란에 빠진 듯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거대한 자본을 들여 만드는 상업 영화에서 매우 복잡한 인물과 사건을 건조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영화는 10.26 사건을 아시는 분들은 사건의 또 다른 이면을 보는 재미가 있고 또 모르시는 분들은 한편의 잘 만들어진 정치 드라마와 스릴러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웰메이드 한국 정치 드라마의 표본과도 같은 작품인 '남산의 부장들'을 모든 분에게 권합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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