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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할리우드 (This Changes Everything)
다큐멘터리 / 2018

개요
다큐멘터리, 미국, 97분, 전체 관람가, 2019.10.31 개봉
감독
톰 도나휴
배우
지나 데이비스
메릴 스트립
나탈리 포트만
케이트 블란쳇
클로이 모레츠
리즈 위더스푼
산드라 오
제시카 차스테인
조 샐다나
마리사 토메이
시놉시스
알면서도 몰랐던, 그들의 블록버스터 리포트

188편의 작품, 96명의 목소리가 한 마음으로 들려주는 할리우드 이야기!

다음 세대를 위한 기록!
93.75%
3.62점
키노라이트 분포
1개
15개
별점 분포
리뷰
12

2019.11.12 01:43:34
넌 페미니스트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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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11:09:19
헐리우드 뿐 아니라, 여성 뿐 아니라
세상 모든 편견과 불합리와 차별과 싸우는 이들을 위하여.
피부를 드러낸 그녀의 모습을 엔딩 이미지로 선택한 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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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님의 리뷰
2019.11.10 04:06:22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고 좋아하는 배우가 너무 많지만 내가 본 큰 이유는 내 최애이자 애증의 미드인 그레이 아나토미 주역인 엘렌폼페오와 지금은 떠나간 여전히 그리운 산드라오가 나와서 보았는데 분량이 너무 적다는 건 안습이지만 이 두배우 말고도 지나 데이비스라는 배우를 내가 해당 미드를 보면서 사실 처음 알게 되었다. 보통 그레이 아나토미 한 시즌자채의 절반도 안나오는 짧은 호스트로 나오고 하차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그 이후에 이 배우의 몇몇 영화들을 보게 되면서 유명한 배우였음을 알았지만 <우먼 인 할리우드>를 보면서 이 배우가 얼마나 멋진 배우인지를 알게되었다는 게 참 좋았다. 그 외에도 너무 멋진 발언과 이야기들, 행동들로 꾸려진 이 영화를 좋은 의미로도 보길 원하지만 영화자체도 짧고 굵게 핵심을 잘 이야기했어서 재미적인 면으로도 상당히 가치가 있다. 다만 결말을 이끄는 부분에서 이 제목으로 도출해나가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긴했지만 그러한 행동들 모두가 의미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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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ue 님의 리뷰
2019.11.07 00:34:47
'그들의 블록버스터 리포트'라는 문구로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우먼 인 할리우드>는 이름만 들어도, 얼굴을 잠깐만 보아도 너무나 익숙한 배우들과 감독들이 나온다. 그리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그곳에 관해 이야기한다. '폭로'라는 생각을 했다가 이내 그 생각을 거뒀다. 그저 그들이 겪어온 일상들을 말로 내뱉은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들은 최근 관람한 <82년생 김지영>과 <경계선>을 떠올리며 '어떤 존재에 대한 잣대는 누가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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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결코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페미니스트가 되세요', '남성과 여성은 동등해야 합니다'라고 무조건, 무작정 주장하지 않는다.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환경(할리우드)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준다. 그와 동시에 다각도에서, 있는 사실을 그대로 옮긴 자료와 통계들을 다양하게 제시하며 차근차근 나아간다. 그렇게 함으로써 적나라하게 펼쳐진 그 사실들에 누구도 반박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화려하게 치장된 할리우드 안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온 수많은 인물은 자신이 겪어온 것을 이야기하고 변화를 촉구한다. 그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 변화를 직접 보여준 대형 방송사 FX의 사례를 들면서 이 영화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더욱 확고해진다. 단순한 주장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으로 인해 벌어진 일들, 그 일들이 가져온 변화 등을 차례로 낱낱이 보여줌으로써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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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든,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졌든 그 어떤 것도 이제는 우리랑 상관없는 이야기여야 한다. 어떤 이유로도 존재에 대한 부정은 있을 수 없기에.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우리는 어떠한 편견도 없이 연대해야 하는 것이다. <우먼 인 할리우드>는 그렇게 연대하고 더 나아가기 위해선 '행동'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다고, 변화하지 않으면 세상은 그저 퇴보하게 될 뿐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넘겼던 일들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수많은 차별 중 하나였음을 이 영화를 통해 더욱 확실히 배웠다.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 이건 세상 곳곳에 던지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우리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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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님의 리뷰
2019.11.05 19:52:17
"If she can see it, she can b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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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인 다짐이 아니라 실천을 촉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말하는, (나를 포함한) 누군가를 반성하거나 성찰하게 만들고, 그 누구에게도 용기와 영감을 주는,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우먼 인 할리우드>(2018)라는 국내 개봉 제목은 소재 면에서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를 밝히고, 원제인 <This Changes Everything>은 주제 면에서 이 이야기의 의미와 가치를 더 명확하게 드러낸다. 지나 데이비스와 리즈 위더스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고 해내고 있는지를 각인시키는 이 생생한 다큐멘터리는 단지 여성의 목소리가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이 될 때 어떤 힘이 생기는지에 관한 증언에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사 FX의 사례 - 한 비평가로부터 "연간 만들어진 작품 중 남성 감독의 작품이 89%에 달한다"라는 지적을 받은 뒤 이듬해 그것을 '49%'로 줄였다. FX의 최고경영자는 남성이다 - 를 비롯해 수퍼히어로 영화 최초로 여성 감독을 기용한 워너브러더스(<원더우먼>(2017) 등, 어떤 조치가 어떤 행동을 낳고 그것이 어떤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방대한 자료와 통계로 제시한다. <우먼 인 할리우드>의 감독 역시 남성이며, 영화 말미에는 "이 영화의 제작진 75% 이상은 여성이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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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빈 님의 리뷰
2019.11.03 22:46:15
'우먼 인 할리우드'는 영화의 수도라고 볼 수 있는 할리우드 업계에 퍼져있는 성 불평등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쌓은 여러 여성 배우들, 제작자들, 감독들 등 굉장히 많은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구성한 이 영화는 꾸준히 문제 제기되고 있고, 최근에 들어서 더욱 강렬해진 할리우드의 불평등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담들을 제시한다.

이 영화의 아마 가장 큰 강점은 인터뷰 대상들과 인터뷰 퀄리티일 것이다. TV와 영화에서 대활약 중인 배우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 오랜 기간동안 일한 감독들과 스태프들의 인터뷰라는 점에서 이들의 모든 주장과 이야기에 상당한 신뢰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화는 다양한 자료화면들과 통계 인포그래픽을 가미하며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경험담과 데이터라는 두 강력한 무기를 들고 온다는 점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탄탄한 논리와 정당성을 쌓으려고 하는 점이 명백하고, 그 점에 있어서는 상당히 성공적이라고는 생각한다.

다만 어쩌면 이 영화는 너무 많은 인터뷰를 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는 모두 공통된 목적이나 주제 의식이 있을 수는 있어도, 이들을 모두 담아내며 감독이 말하고 싶은 하나의 줄기로 합치는 것은 별개의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씬들은 너무 반복된 말만 하는 것 같았고, 어떤 씬들은 이미 전에 했던 말을 이제와서 왜 이 맥락에서 반복하는지도 다소 의아했고, 중반부 정도까지는 뭔가 명확한 흐름이나 기승전결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요컨대 뭔가 정돈이 안 된 느낌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며 현재 시점에서 많은 업계인들이 시도하고 있는 노력들과 성과들을 보여주며 이 영화가 성평등을 이루는 길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점들이 좀 더 명확해진 부분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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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네 님의 리뷰
2019.11.03 05:04:59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이자 원더우먼이다.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미국영화와 드라마, 방송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미국 문화에서 얼마나 여성들이 저평가 되었는가 보여줍니다. 못믿으시겠다고요? 남자인 저도 놀랐습니다. 미국 민권법 제7장이 수십년동안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행동대장 지나 데이비스를 비롯해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영화인이 총출동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히려 무성영화시절에 여성들의 활약이 늘었고 유성영화로 바뀌며 대부분의 투자자가 남성중심으로 변했다는 점은 충격적입니다. 영화계 문제만이 아닌 TV 산업에도 이런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는 미투 문제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불편하지만 진실을 다루는 작품이라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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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훈 님의 리뷰
2019.11.02 15:48:25
보는 것에도, 현장에도 반반씩 있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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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리 님의 리뷰
2019.10.31 00:32:36
모든 게 바뀐 사람들과 바뀌지 않는 사람들
국내에는 살짝 늦게 도착한 <우먼 인 할리우드>는 할리우드 내 성차별의 역사와 그에 맞선 여성 영화인들의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정리해준 할리우드 내 성차별의 역사를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초기 영화사에서는 알리스 기 블라쉐, 로이스 웨버 등 여성 연출자들이 대거 활약했으나, 3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자리 잡자 30년대에는 도로시 아즈너, 40년대에는 아이다 루피노 정도만이 할리우드의 이름 있는 여성 연출자로 남게 된다. 이는 흑인 민권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인권운동이 전개된 60년대 후반, 민권법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EEOC(미국 평등고용추진위원회)가 설립되어 할리우드 내 성차별이 사라지는듯하였다. 그러나 남성 중심으로 조직된 감독조합을 비롯한 각종 조합, 제작자, 제작사, 방송국, 남성 창작자 등은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했고, 법적 효력이 없는 EEOC의 권고사항은 무시된다. 이후 80년대가 되어 6명의 여성 감독이 4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는 할리우드 내 성차별에 대한 자료를 모아 감독조합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는 평등 고용법을 준수하라는 소송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판사에 의해 기각되고 만다. 그리고 2000년대, <델마와 루이스> 등을 통해 자신이 지닌 영향력과 미디어의 영향력을 함께 깨달은 지나 데이비스는 ‘지나 데이비스 젠더 미디어 연구소’를 차린 뒤, 어린이 대상 영화와 TV 콘텐츠 속 여성과 남성의 출연 및 대사 비중 등을 데이터화 한다. 또한 한 여성 평론가에 의해 할리우드 내 여성 연출자, 여성 스태프의 비중에 대한 문제제기가 정리된 데이터를 통해 제시되며, 이에 영향을 받은 스웨덴의 어느 아트하우스 극장은 벡델 테스트를 통과하는 작품들을 홍보하기 시작하며 어떤 흐름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2018년 시작된 미투 운동을 통해 할리우드 내 성차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거대한 흐름을 만들기 시작한다.


할리우드 여성 영화인의 역사는 이렇게 차별과 투쟁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다. <우먼 인 할리우드>의 전반부는 ‘지나 데이비스 젠더 미디어 연구소’의 연구를 비롯해,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클로이 모레츠, 샤론 스톤, 타라지 P. 핸슨, 로자리오 도슨, 마리사 토메이, 나탈리 포트먼 등의 여성 배우들은 물론, 페티 젠킨스, 킴벌리 피어스, 캐서린 하드윅 등의 여성 연출자들, 제작자 등이 등장해 그들이 직접 경험한 할리우드 내 성차별을 직접 증언한다. 이들의 증언은 배우, 감독, 제작자, 촬영감독, 조감독 등 영화 내 수많은 분야에 걸쳐있는 것은 물론, 비백인 여성들의 이중, 삼중의 차별까지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의 역사를 추적하며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를 이어 나간다.


할리우드라는 거대한 장벽에 맞서는 투쟁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지닐 수 있는지, 그리고 지녀야 하는지를 알고 있고, 자신이 출연한 ‘남성의 시선으로 촬영된’ 작품들이 어떻게 성차별을 재생산하는지를 알고 있으며, 자신의 주변에 여성 동료들이 배제되고 있는 것을 알아냈고, 자신들의 ‘능력 있음’에도 그것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때문에 <우먼 인 할리우드>는 행동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80년대의 감독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지나 데이비스는 데이터 확보를 위한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2000년대에 다시금 소송을 제시한 이들 또한 존재하고, 리즈 위더스푼은 자신의 제작사를 차려 여러 작품들을 성공시킨다. 이러한 여성 영화인들의 일련의 행보는 할리우드 내에서 “여성 중심의 영화, 여성 감독의 영화가 성공한다”는 말이 수차례 나왔음에도 근본적인 변화 없이 제자리로 돌아갔던 수많은 역사 앞에서 포기하는 대신, 그들 스스로가 이미 그 존재함으로써 역사임을 선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할리우드의 여성들은 이미 변화했음을 증명한다. 이들은 변화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할리우드 내 성차별의 해체를 향해 있다. 하지만 왜 남성들은 변화하지 않는가? 메릴 스트립은 인터뷰 중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할 때, 변화는 시작될 겁니다. 21세기의 기사도 정신이란 바로 그런 것이죠."라고 이야기한다. 메릴의 말이 맞다. 할리우드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그것도 할리우드 권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들이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굉장히 긍정적일 수 있다. 단순히 여성과 비백인, 성소수자 영화인들이 더 많이 활동하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질과도 연관된 것이다. 가령 ABC는 여성이 CEO가 되자 <그레이 아나토미>를 시작으로 여성과 흑인이 주인공인 여러 시리즈를 성공시켰으며,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 등을 통해 비평적 성과까지 얻게 된다. 백인 이성애자 남성 연출자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지적당한 FX 채널의 CEO는 이 비판을 받아들이고 89%에 달하던 백인 이성애자 남성 연출자의 비중을 49%까지 낮추게 된다. 그 결과 <퓨드>, <아틀란타>, <포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등의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 탄생하였고, FX의 작품은 에미상의 50여 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영화는 이 두 사례를 연이어 보여주며, 여성들이 선도하고 있는 변화를 남성들까지 수용한다면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등의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됨은 물론이거니와, 새롭고 신선한 작품들을 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우먼 인 할리우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대상은 분명하다. 영화의 원제인 “This Changes Everything”은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선언이자, 바뀌지 않은/않을 남성들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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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na09 님의 리뷰
2019.10.30 17:25:06
할리우드 카메라 뒤 존재하던 차별을 폭로하다
<우먼 인 할리우드>는 권력을 가진 존재가 할리우드에서 여성을 어떻게 배척했나를 보여준다. 188편의 작품, 96명의 목소리가 담긴 할리우드 고용실태 및 기회 불균형 고발 리포트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권력 앞에 맞설 방법은 수치로 환산된 데이터였다. 여성 배우, 감독, 작가, 제작자의 인터뷰와 반박할 수 없는 수치를 제시하자 일단 말을 붙일 수 있었다. 지금 세대가 태어나기 수년 전부터 생긴 구조가 영원불멸하게 둘 수 없다고 생각한 할리우드 대표 인사들이 뭉쳤다.

지배층은 거대하고, 강력하며, 조용하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집단이다. 몇몇 산업분야는 여성의 자리가 생겨났지만 유독 할리우드는 제자리걸음이다. 그들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남성은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이유로 산업 전반에 고용된다. 영화계 유리천장이라는 셀룰로이드 천장인 남성 제작 구조가 여성 영화인을 가로막고 있었다. 나 여기 있다고, 여성도 충분히 경쟁력과 창의력 있는 인재라 해도 말이다. 기회조차 없는데 어떻게 재능을 펼칠까. 영화는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분석한다.

공공연하게 일어났지만 그간 아무도 문제 제기하지 않았다. 아니, 해봤자 일을 못하거나 들어주지 않았다. 70년대 후반 영화계 여성 6인이 모여 문제점을 파고들었지만 기각되었다. 여성의 목소리는 점점 사라져갔다. 여성 감독이 상을 받아도 다음 영화 투자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거나 일 없이 기다리기 일쑤였다.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시작되는 가치관 형성의 걸림돌

미디어는 힘이 세다. 여성은 오랫동안 주인공의 주변인, 성(性) 적 대상화, 자신만의 관점으로 볼 권리 또한 박탈당한다.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여성 이미지에 자기 몸을 혐오하거나 수치심을 느낀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화와 TV을 보며 가치관을 형성한다. 불평등한 성비와 놀림감의 대상, 노출을 자주 하는 여성 캐릭터를 보아온 아이들 미디어가 여성을 표현하는 법을 대부분 흡수한다.

여성은 비상식적이고 저열하며, 가치 없어 배제되어야 하는 열등한 사람으로 그려질 때가 많다.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아 아예 존재 자체가 없기도 하다. 아이들은 혼란을 느끼게 된다. 나는 분명히 여기 있는데 없는 사람 취급받는다고 생각해 봐라. 아이들은 모방할 대상을 찾고 싶지만 닮고 싶은 객체가 없어 스스로 여성을 타자화하게 된다. 자기의 성(性)을 등한시거나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즉, 자신만의 관점으로 볼 권리까지 파괴된다. 이는 잘못된 가치관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현실의 성비는 50 대 50인데 미디어 왕국에서는 한쪽으로 쏠려있는 불균형이다.

수십 년에 걸쳐 여성 파워는 무시되고 사라졌다. 이에 지나 데이비스는 연구기관을 세워 분석하기에 이른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할리우드 미디어 산업에서 제작자, 감독, 작가, 배우 등 남성 직업군의 비율을 80% 이상이다. 하지만 여성의 비율을 0.5% 정도다. 아이들이 보는 영화에서도 여성 캐릭터보다 2배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남주인공이 여주인공보다 화면에 2배 이상 노출된다는 결과를 내놓는다.



할리우드의 공공연한 비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나탈리 포트만과 클로이 모레츠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둘은 촬영장에서 어린 시절부터 받아온 불합리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속옷 안에 무엇을 넣으라는 둥, 남성의 불편한 시선에 둘러싸여 일했던 경험을 토로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성의 자유를 이야기한 <델마와 루이스>의 주역 지나 데이비스, 전설적인 배우 메릴 스트립, 샤론 스톤 등도 예외가 아니다. 굵직한 캐릭터를 연기한 스타 케이트 블란쳇, 산드라 오, 제시카 차스테인도 받았던 불평등을 이야기한다. 배우에서 이제는 제작자로 더 잘 알려진 리즈 위더스푼도 숟가락을 얻는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무성영화 시절에는 여성의 영향력이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음향 기술이 도입되고, 실내 촬영으로 영화산업의 변화를 겪는다. 부유한 남성들이 제작사를 독차지하며 본격적인 할리우드 시스템이 갖춰진다.

<우먼 인 할리우드>는 전반부는 할리우드의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후반부는 이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에 대해 다룬다. 지나 데이비스는 연구소를 설립해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젠더 문제를 분석했다. 스웨덴의 한 영화관에서는 '벡델,윌리스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에 A 마크를 달아 등급을 매긴다. 영화 성평등 지수를 보여주는 벡델 테스트(Bechdel Test)는 1985년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만든 영화 성평등 테스트다. 이름을 가진 여성이 두 명 이상 등장하는지, 이 여성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지, 여성들 대화 주제가 남성과 관련 없는 것인지가 테스트의 주요 조건이다. 엘렌 윌리스 테스트(Ellen Willis Test)는 캐릭터의 성별을 바꿔도 서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를 따지는 테스트다.

지나 데이비스 연구소의 데이터에 충격받아 실천에 옮긴 이가 소개되기도 한다. 바로 FX의 CEO다. 그는 FX 제작 전반에 불균형이 있음을 직시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다양한 창작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면 다양한 문화를 전달할 수 있다는 고용 다양성을 실천했다. FX는 인종과 젠더를 구별 않고 콘텐츠를 만든 끝에 더 많은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다.

어느 한 쪽의 노력보다 모두의 노력이 필요

끝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영화가 많아져야 한다 말한다. 스토리텔링의 평등, 남성의 시각을 답습하는 대신 다른 시선과 다른 카메라가 필요하다. 늘 싸움 끝에 성공을 보여줘야 하는 일에 익숙한 생활에 메릴 스트립은 21세기 기사도 정신을 가진 남성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다. 바뀌기 힘든 구조에는 윗선인 남성의 발자국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미디어 또한 산업 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넓게 보면 비단 할리우드뿐만이 아니다. 업계 모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왔던 이야기에 반기를 든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반쪽짜리 상아탑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다음 세대에 그대로 장애물을 물려줄 것인지 영화는 묻고 있다. 모두가 함께 움직일 때 세상은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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