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두 번째 이야기 (2018) - 키노라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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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공포(호러) / 2018

개요
공포(호러), 미국, 169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9.04 개봉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배우
빌 스카스가드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빌 헤이더
이사야 무스타파
앤디 빈
제이 라이언
제임스 랜슨
자비에 돌란
시놉시스
27년마다 아이들이 사라지는 마을 데리, 또 다시 ‘그것’이 나타났다.

27년 전, 가장 무서워하는 것의 모습으로 나타나 아이들을 잡아먹는 그것 페니와이즈에 맞섰던 ‘루저 클럽’ 친구들은 어른이 되어도 더 커져만 가는 그것의 공포를 끝내기 위해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대결에 나선다.
85.71%
3.3점
키노라이트 분포
8개
48개
별점 분포
리뷰
33

2019.09.16 23:20:02
공포영화의 틀에 담은 성장영화
어린 시절 누구나 잊고 싶은 트라우마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그 트라우마는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잊혀지는 기억이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떨쳐낼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의 선택을 할 것이다. 자신이 자라던 동네와 학교에서 경험했던 안 좋은 일들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동네 밖으로 나가 생활하면서 많은 부분 잊고 지나가게 된다. 같이 충격적인 경험을 했던 또래들과 다시 비슷한 문제가 생기면 서로를 지켜주자고 다짐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바쁘다. 결국 과거의 기억들은 각자의 내면 깊숙이 묻히게 된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 상사를 무서워하거나, 직장에서 해야 할 프레젠테이션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결혼 생활을 하며 아내나 남편의 어떤 행동들을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 두려움은 성인이 된 이후에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고, 어린 시절 깊숙이 묻혀있던 과거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성인이 된 현재의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결국에 그 두려움들은 각자의 힘으로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 두려움에 대면하고 이겨내는 방법 중 하나는 어린 시절 직면했던 강력한 그 공포와 다시 맞서는 것이다. 그 트라우마를 올곧이 직면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 공포심은 결국 사그라들 것이다.






영화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전편 <그것 >(2017)은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다루면서, 그 어린 소년소녀들의 시점으로 공포스러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을 보여줬다. 자신들에게 직면한 공포에게서 도망치고 멀어지려 애쓰던 주인공들은 서로 다시 손을 잡고 그 공포를 향해 나아가 극복해 내고야 마는 이야기였다. 그 공포는 피에로 형상을 한 페니와이즈(빌 스카스가드)의 이미지로 구현되며, 그가 부리는 공포스러운 마법은 어린 주인공 소년소녀들이 가지고 있던 공포심을 이용하여 그들을 겁박했다. 이번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페니와이즈의 위력이 영화 전반에 깔린다.



27년 이후 다시 등장한 괴물 페니와이즈의 등장


27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과거 페니와이즈와 대면했던 그 상황을 잊고 지내고 있는 주인공들의 현재 모습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빌(제임스 맥어보이), 베벌리(제시카 차스테인), 리치(빌 헤이더), 벤(제이 라이언), 에디(제임스 랜슨), 마이크(이사야 무스타파) 등의 친구들은 현재에 어느 정도 사회적 위치에서 적당히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어떤 면에서는 모자라 보인다. 가정폭력에 시달린다거나, 아내에게 강압적인 삶을 강요당하고,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서 비웃음을 받기도 한다. 그들의 삶은 어딘가 모르게 무엇인가 빠져있는 것 같다. 영화 초반 화면이 비추는 그들의 모습은 나사가 빠진 듯 멍하게 보인다. 특히 과거 그들이 살던 마을 데리에 여전히 머무르고 있는 마이크의 전화를 받은 그들은 더더욱 과거의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보인다.






완전히 잊고 있었던 과거의 흐릿한 트라우마는 전화 속 마이크의 목소리를 타고 들려오는 페니와이즈라는 이름을 통해 그들을 다시 유년시절의 마을로 이끈다. 그들은 모두 과거의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 못하지만, 뭔가 꺼림칙한 느낌에 다시 하나둘 마을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모여 과거의 기억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순간, 공포의 이미지를 가득 가지고 페니와이즈가 그들을 향해 말한다. 이때만을 기다렸다고.



어쩌면 그들 모두는 그저 과거의 트라우마를 자신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잘 숨겨놓았던 것일지 모른다. 그들은 과거에 겪었던 그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 같이 이겨냈고, 페니와이즈가 사라진 이후에도 다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서로 뭉치기로 다짐하지만 그 시절 이후 모두는 그 트라우마를 그저 마음속에 묻어버린다. 그건 우리 모두가 성장하면서 비슷하게 겪는 성장과정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우리들이 겪었던 공포스러운 상황, 부끄러운 상황 등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상황은 대부분 극복되기보다는 그저 마음 한 켠에 묻어두고 꺼내어 대면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성인이 된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그 트라우마는 자신을 괴롭히고 성인이 된 나의 일부분을 바꾸게 만든다.



각 등장인물이 다시 대면하게 되는 과거의 트라우마


영화는 아주 천천히 그들이 과거에 대면했던 트라우마들을 직접 떠올려 대면하게 만든다. 학창 시절 겪었던 외모에 대한 조롱,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슬픔, 가정폭력 아버지로부터의 상처, 엄마로 부터의 집착 등 어린 시절 그들 각자가 겪었던 그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주인공들이 대면할 때마다 아주 괴상하고 공포스러운 이미지 들고 관객들도 비슷한 공포심을 느끼게 만든다. 그렇게 주인공들과 과거를 대면하다 보면, 과거의 그 문제들이 현재 성인이 된 그들이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것 또한 보게 만든다,



즉, 주인공들은 과거의 고통을 끊고 벗어나려 애썼지만, 페니와이즈가 27년 만에 다시 돌아왔듯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공포심과 트라우마는 여전히 그들의 삶을 속박하고 영향을 주고 있었다. 영화가 훌륭한 것은 특정 인물의 트라우마만을 집중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물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공포를 차근차근 따라간다는데 있다.






어떤 면에서 공포영화로서는 다소 긴 16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다. 또한 공포영화라고 하기엔 후반부를 제외하면 크게 무서운 장면이 없기도 하다. 다르게 말하면 이 영화가 그만큼 공을 들이는 부분은 인물 각각이 가지고 있는 개별 서사이며 그것을 빠뜨리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 후반부 클라이맥스에서 폭발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편을 보고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때 느꼈던 공포심을 그대로 되살릴 수 있을 것이고, 이번에 나온 2편을 처음 본 관객이라고 할지라도 각 인물들이 느끼는 공포심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포영화의 틀을 빌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해내는 성장영화


<그것: 두 번째 이야기>가 훌륭한 점은 1편의 아역들의 외모와 흡사한 성인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데 있다. 특히나 베벌리를 연기하는 제시카 차스테인은 1편의 아역이 그대로 성장한 모습이라고 보일만큼 닮아있다. 빌을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의 외모는 아주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아역이 했던 연기 톤과 행동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나 영화는 과거 아역배우들이 등장했던 장면들을 교차 편집을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배치시켜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대비시키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 성을 완벽히 설명한다. 5-6명의 캐릭터의 모습을 배우를 통해 온전히 설명하면서 영화는 말이 안되는 페니와이즈 라는 존재를 완벽히 현실로 끌어당긴다. 이번 영화에서도 페니와이즈를 연기한 빌 스카스가드는 공포스런 존재의 근원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영화 말미 주인공들은 어릴 적 '루저'라고 불렸던 또래 친구들과 다시 손을 잡고 자신이 두려워했던 그 트라우마에 맞선다. 그들 개개인이 한 발 더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그 마지막 대면은 그 시절 손을 맞잡고 대항했던 친구들과 함께라면 다시금 대면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비록 그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공포심의 종류와 절망감은 다를지라도 그들이 마음먹고 대면할 때 솟아나는 자신감과 용기는 유년시절이든, 성인시절이든, 본인이든, 친구이든 같다는 걸 영화는 이야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공포영화의 틀을 빌려 유년 친구들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훌륭한 성장영화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CineVet 님의 리뷰
2019.09.06 10:30:24
트라우마를 딛고 나서는 지점이 어른의 출발선이기에
<그것: 두 번째 이야기> 노스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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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노인을 괴롭히던 아이들이 27년을 더 먹고 또 괴롭히러 왔습니다.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더한 언어 폭력으로 정신을 못차리게 만드는데, 아아 광대가 지고 나서야 봄인줄 알았습니다... 결론은 언어폭력이 제일 상처다, 이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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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공포, 그리고 성장을 논했던 작품에서 그 주체가 성인이 됐을 때 과연 어떤 이야기를 제시할 것인가"란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꽤나 우려가 컸다. 하지만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이하 그것2)는 동일한 담론을 통해 그 세계를 확장시키고, 장르적인 재미도 발전시키며 전편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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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2>는 다양한 장점들이 버무려져 있다. 15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공포를 자아내며 영화에 필요한 얘기들로 서사를 밀도있게 풀어내는 감독의 역량과 야심은 대담하다. 클로즈업에서 광각을 사용하며 인물에게 다가가는 카메라는 섬세하고, 워너 사의 장기인 사운드 디자인은 극장 관람을 풍성하게 한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지점은 전편보다 강화된 기괴함이다. 고어물은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잘 못 보는데, 크리쳐물은 은근 매력적인 지점이 있다. 기괴한 이미지에 훌륭한 공포 연출은 성장물의 아름다운 서사에 쫄깃한 맛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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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다. 필요했지만,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전편을 의식한 구조와 독이 될만한 과잉 인서트 장면 등 거슬리는 부분이 존재했다. 또 과한 판타지적 순간들과, '그것'의 기원을 설명하는 부분 등은 자칫하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훌륭한 점은 전편과 아름답게 조응하며 다시 한 번 연대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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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클럽 아이들 각자가 갖고 있던 트라우마를 이용하는 페니와이즈, 그리고 연대를 통해 그 페니와이즈를 물리친 것이 전편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편은 27년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신분석에 따르면, 어떤 외상으로 정신에 쇼크가 남았을 때 우리 머리 속의 기억들은 그 사건이 남긴 표상을 억압하며 무의식 속에 덮어둔다. 결국 루저 클럽 아이들은 27년의 시간 사이에 데리 시를 떠나고, 페니와이즈가 선사한 외상을 잊어가며 살아간다. 그리고 27년이 지나자 다시 돌아온 페니와이즈를 죽이기 위해,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억압해왔던 트라우마를 다시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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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당장의 큰 공포보다 더 두려운 것은, 이미 느꼈던 공포를 다시 마주하는 것이다. 처음 느끼는 공포는 본능의 영역이지만 반복될수록 그 공포는 학습되고, 나아가 전염성을 가진다. 이런 측면에서 페니와이즈는 (다소 도식적이고 간편한 해석이지만) 단순 괴생명체이기 이전에 '트라우마'라는 관념의 실체화된 집합체에 가깝다. 결국 루저 클럽 아이들이 이 공포를 마주하고, 이 굴레를 끊어낼 때 이야기가 끝난다. 그 지점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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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2>는 이런 지점에서 억압해왔던 표상에 맞서고, 그것을 없애는 과정이다. 공포를, 그 트라우마를 온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낼 수는 있다. <그것>에서 사라졌다 생각했던 공포를, <그것2>는 그 공포가 무의식 속에 잔류함을 보여주며 온전히 이겨내는 과정을 그려낸다. 이번 편을 두고 전작의 동어반복이라는 비판들이 있던데,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번에 이겨내지 못한 공포를 다시 마주하고 성장해야 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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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우리 나름의 공포를 가지고 살아간다. 이 이야기가 한 사람보다 여러 사람을 비추는 까닭은, 다양한 모습의 공포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그리고 영화는 그 공포를,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연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기주의가 점점 팽배하는 현 세태에서, 연대를 부르짖는 영화들을 마주할 때마다 반갑고, 또 고맙다. <그것>과 <그것2>의 마지막에서 모두가 서로를 안아주는 장면은 흡사 <로마>의 그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두 쇼트의 구성도 비슷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부르짖는 가치는 동일하기에, 두 영화 모두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그것2>는 주인공들과 함께, 성숙해진 성장기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9.16 02:21:02
잘 마무리된 성장 공포영화
그것이 나타나면서 한층 더 성장한 루저클럽
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게 연출된점이 인상깊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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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5 00:36:04
두려움을 넘어 성장을 외치다
스티븐 킹의 소설 [그것]을 원작으로 하는 <그것> 시리즈의 2편이자 마지막은 루저 클럽의 성장 이야기다. 1편과 달리 페니 와이즈의 공포는 덜해지고 이들이 27년이 지난 현재도 두려움은 존재하고 '기억'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공포라는 느낌이 훨씬 덜어진 성장 드라마다.

1편에서 페니 와이즈를 토대로 루저 클럽의 어릴 적 두려움 극복을 이야기했다면 2편에서는 이들이 진정한 성인이 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나이만 성인인 이들이 존재한다고 느낄 수 있는 현재, 이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한 것을 보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더 이상 페니 와이즈가 보여주는 두려움에 놀라지 않고 그 두려움을 넘어서 기억까지 극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기억이라면 그 기억을 잊고자 하는 것은 물론, 현재의 두려움이라면 피하고자 한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이러한 모든 두려움을 계속해서 상기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페니 와이즈를 통해 극복시키고자 하는 것 또한 볼 수 있다. 이러한 두려움을 이들은 직접 마주하며 극복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루저 클럽이라는 일종의 비주류 아이들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성장은 두려움을 필요로 하는 페니 와이즈에게는 큰 약점일 것이고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것 역시 페니 와이즈에게는 두려움이다.

즉, 누구나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직접 마주할 용기와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개개인의 두려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긴 이야기는 다소 피곤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확실히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긴 이야기다. 아이들의 성장에 비하면 짧지만 이들의 성장을 계속해서 트라우마와 두려움과 함께 지켜봐야 하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기나긴 성장 드라마다.

-2019.09.14 CGV 평촌 스크린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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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별 님의 리뷰
2019.09.12 22:36:32
공포영화의 탈을 쓴 성장영화를 우정으로 매듭짓기
누구나 무서운 게 한두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물론 둘째 가라면 서러운 쫄보인 나는 한두 가지만으로는 열거할 수 없이 많지만, 할리우드 호러 장르를 앞에 두고 벌컥벌컥 겁도 없이 문을 열 수 있는 건 단순히 내성이 생겨서라기보다 좀 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스>에서도 느꼈듯 그들의 호러엔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미스터리, 종교, 오컬트 요소 등이 첨가되어 있어 공포감이 점차 희석되고, 문화·정서상으로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는 데서 어긋나는 공감대가 무서움을 벗어나게 하는 비상구를 슬그머니 열어놓는다. <그것> 시리즈도 이전에는 없던 광대 공포증을 생기게 할 공포적 힘이 충분하나, 영화의 전체적인 뼈대는 다른 장르에 집중하고 있다.

허나 할 이야기도 많고 맛도 있는 건 역시 뼈보다는 공포라는 살덩어리들이다. 이 공포라는 것을 대하는 방식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보가트 처리가 모범적인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주문부터 ‘리디큘러스’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각자가 제일 무서워하는 대상을 우스꽝스럽게 바꿈으로써 공포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벗어버린다. 이 방식과 약간은 다르지만 <그것>에서도 비스하게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보는데, ‘무서운 걸 무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히 가장 어렵겠으나 어쩌면 확실하게 공포의 틀을 깨뜨려버릴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이지 않을까.

<그것> 시리즈는 사람마다 느끼는 공포의 대상이 다르다는 사실을 영리하게 이용하여 그 포인트를 굉장히 잘 살려냈다. 1편인 <그것>이 각 등장인물들을 맨투맨으로 잡아 공포 요소들을 배치했다면,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이에 더해 보다 기괴하고 풍성하게 질과 양을 신경 써서 담아냈다. 단순히 와랄랄라하고 싸잡아 터뜨리는 게 아니라, 영화 안의 인물들을 넘어 관객에게까지 손을 뻗음으로써 공포 요소들 중 하나 정도는 반드시 효과를 보게 만들겠다는 어떤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점프 스퀘어 + 그로테스크 + 극혐의 삼합은 영화적 공포 수위로선 좀 낮을진 몰라도 꼭 피하고 싶은 기분은 꽉꽉 채우게끔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공포 종합선물세트를 가득 들고 짜자잔 돌아온 페니와이즈는 아이러니하게도 전보다 확실히 정감있게(?) 느껴졌다. 1편에서는 아무 정보도 없는 두려움 + 광대라는 존재가 자아내는 공포적 이질감 + 서늘하고 원초적인 분위기가 결합되어 신선한 무서움을 갖게 만들었는데, 이번 2편에서는 페니와이즈의 약점을 이제는 알고 있거니와 그 페니와이즈를 연기한 빌 스카스가드가 존잘러라는 걸 깨달은 점, 그에 맞서는 아이들이 어른으로 자랐다는 점, 이 영화에서 궁극적으로 공포는 부가적인 부분이라는 점 등 조금은 당당하게 어깨를 필 수 있는 요소들이 굳게 자리를 잡았기에 무섭다는 감정보다는 영화 자체를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봉긋하게 부풀어 올랐다.

1편이 페니와이즈 자체에 집중했다면 2편은 페니와이즈의 근원에 다가간다. 그 근원을 파헤치는 데 ‘27년 만에 재회한 친구들’이라는 요소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폭발시키며, 1편부터 깊숙하게 박혀있던 ‘우정’의 뼈대를 더욱 굳건하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꽤나 단순하고 모범적인 스토리의 흐름으로 흘러가지만, 속편의 이점이라 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은 세월의 무게를 보다 와닿게 느낄 수 있는 동시에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좀 더 쉽게 이입할 수 있는 여지를 안겨주었다. 극 중 언급되는 ‘빛을 어둠으로 덮는다’는 말은 ‘공포를 우정으로 덮는다’로 느껴질 만큼 노골적인 우정 코드가 돋보였다. 친구들의 손을 맞잡은 것만으로도, 두려움 없이 공포에 맞설 수 있는 힘은 충분하고도 넘칠 테니까. <그것> 시리즈가 공포 장르 기준으론 아쉬울지 모르나, 성장·우정영화로는 준바이블급은 될 아주 충실한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9.11 22:29:52
하나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기획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SF나 판타지처럼 방대한 세계관을 지닌 작품이 아니라면, 캐릭터와 소재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 기획이 기존 영화계가 보여준 방향성이었다. 여기에 공포 장르는 관객들이 긴장감을 유지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길고 부차적인 이야기는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들 여겼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것>은 1편과 2편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험을 시도했다.

영화에서 각자가 지닌 결점 때문에 학교와 사회에서 왕따 같은 존재인 아이들은 '루저 군단'을 이룬다. 그들이 사는 마을 '데리'에 27년 마다 나타나는 광대 괴물 '페니와이즈'를 무찌르기 위해서다. 이러한 내용의 1편은 공포와 어드벤처가 조화를 이뤄, 오컬트와 좀비물만 유행하던 공포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1편의 흥행은 2편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고 캐스팅 단계부터 높은 싱크로율로 흥미를 더했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페니와이즈와 루저 군단의 대결 후 27년이 지난 시점에서부터 시작된다. '데리'에는 다시 페니와이즈가 나타나고 마을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마이크는 과거 맹세했던 것처럼 친구들에게 연락을 한다. 다시 데리로 돌아온 루저 군단. 그들에게는 이 마을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게 남아있다.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던 친구들은 갑작스러운 페니와이즈의 공격에 혼비백산이 된다.

루저 군단이었던 이들은 그동안 쌓아온 삶을 버리고 위험에 뛰어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하지만 마을에 돌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들은 점점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옛 우정과 맹세를 떠올린 친구들은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그것'을 물리치고자 한다.



이번 작품은 전작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세 가지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첫 번째는 드라마다. 다시 뭉친 루저 군단이 각자의 과거를 회상하며 그들 내면에 숨겨진 공포를 찾아내고 또 서로의 오해를 풀고 우정을 다지는 장면들은 응집성 있게 전개되면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주목할 점은 7명의 루저 군단 캐릭터 모두의 매력을 살려내며 어느 캐릭터 하나 허투루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이 지닌 캐릭터성을 잘 엮어내며 정교한 관계를 연출해내는 건 물론 지난 27년간 그들이 내면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 두려움과 맞서 싸워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빌이 동생에 대한 죄책감에서, 베벌리가 아버지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은 이들이 왜 데리로 돌아와야 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동시에 트라우마를 통한 감정적인 격화를 이야기한다.

여기에 베벌리를 향한 벤의 짝사랑과 에디와 벤의 묘한 우정, 누구보다 나약하지만 성숙한 스탠리의 진심, '그것'에 대한 공포와 마음의 짐을 덜어내지 못해 계속 데리에 남아있던 마이크의 모습은 드라마의 감도를 짙게 만들면서 1편과는 다른 맛을 선사한다.

두 번째는 공포이다. 앤디 무시에티는 독특하면서도 디테일한 공포를 통해 관객들의 심장을 조이는 기술이 상당한 감독이다. 광대 페니와이즈를 비롯해 다양한 유령과 독특한 환상을 연출해내며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장면으로 빌이 삐에로 컨셉의 유령의 집에 들어간 장면을 뽑을 수 있는데 기존에는 액션영화에서 활용되었던 거울이 가득한 공간에서 주인공이 적과 대결을 펼치는 장면을 공포로 풀어내며 신선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베벌리가 데리에서 살던 집을 찾아가는 장면은 음향효과나 갑작스러운 등장 대신 화면 중심부에서 벗어난 지점에서 화면 밖 관객들에게만 인식되는 섬세하고도 디테잃나 공포를 선사한다. 색채를 통한 공포 역시 포인트라 할 수 있는데 페니와이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붉은 풍선이 대량으로 등장하는 장면이나 페니와이즈와 결전을 펼치는 지하 공간의 짙은 어둠은 강렬한 색채 표현을 통해 긴장감을 강화시킨다.



세 번째는 연결성이다. <그것>은 1, 2부가 하나의 이야기인 만큼 감정표현부터 주제의식까지 하나로 자연스러운 연결을 이루어야 했다. 성인이 된 루저 클럽 멤버들이 어색하고 매력이 떨어져 보이지 않도록, 1탄에서 사랑을 받았던 이들의 모습이 2탄에서도 이어져야만 했다. 여기에 1탄에서 공을 들였던 인물 사이의 관계를 어색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했다.

이를 위해 작품은 아역들을 활용해 이번 작품 내에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킨다. 페니와이즈와의 대결 이후 루저 클럽의 모습을 담아내며 성인이 된 이들과의 묘한 싱크로율을 선보인다. 여기에 벤과 베일리, 벤의 삼각관계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또한 서로가 있기에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얻었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루저 클럽의 모습은 감정적으로 깊은 인상을 선사한다.



여기에 도입부를 통해 담아낸 주제의식은 인상적이다. 작품 속 '그것'의 정체는 내면의 두려움이다. 그것은 두려움을 유발하는 대상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빌에게는 조지가, 베일리에게는 아버지가, 에디에게는 문둥이가, 마이크에게는 부모님이 화재사고를 당한 순간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두려움은 내면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과 고통이 있기에 내면에는 공포가 싹을 튼다.

작품 속 '그것'은 어둠이 아닌 '빛'으로 묘사된다. 깊은 심연과도 같은 어둠이 아니라 밝고 찬란한 빛이 그 존재이다. 이는 감추고 싶은 내면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이에 폭력과 고통을 더하는 빛이야 말로 진정한 공포임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도입부는 한 동성연애 커플이 데리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했다 마을 불량배들에게 잔인하게 폭행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이 장면을 통해 공포와 두려움은 '안'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 '밖'에서 시작되며 어둠이 아닌 빛이야 말로 진정한 공포임을 말한다. 이번 2탄은 이 점을 명확하게 명시하며 인물 내면의 트라우마와 열등감이 그들이 '루저'라서가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환경' 때문이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빛으로 어둠을 감추는 게 아닌 어둠을 끌어안아 빛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임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역사에 길이 남을 공포영화가 지닌 미덕을 모두 갖춘 작품이다. 소재와 장면의 신선함, 탄탄하고 응집성 있는 드라마와 흥미로운 캐릭터들의 긴장감 넘치는 모험, 1부와 2부가 서로 다른 매력으로 각자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공포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그것> 2부작은 공포와 스릴러, 어드벤처와 드라마가 완벽한 배합을 이루는, 공포영화계에 길이 남을 작품이 탄생했다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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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익 님의 리뷰
2019.09.11 14:22:04
구조적인 한계에도 하고자 하는 말을 끝마친
2년 전 개봉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의 <그것>은 여러모로 큰 성과를 남겼다. R 등급(한국의 청소년 관람불가와 유사) 호러 영화 역대 흥행 1위, 스티븐 킹 원작 소설 영화들 중 흥행 1위를 기록하는 등 공포 영화에 있어서 의미 있는 성적을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호려 영화와 성장 영화, 양쪽의 장르 사이의 적당한 균형을 잡은 것은 물론 인상적인 연출과 촬영으로 평단의 지지도 함께 받았다. 어린 인물들의 호러 어드벤처로서 나름대로의 한 막을 잘 닫은 1편은 영화 막바지에 속편을 예고했고 그 예고대로 2년 후, 속편이 나왔다. 그렇게 등장한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이하 <그것 2>)는 흥미로운 지점은 많지만 태생적으로 큰 한계를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속편이자 여러 인물들을 다루는 영화에 영화 속 시간 차이까지 생각하면 구조적으로 풀어내기가 힘든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 2>는 할 얘기는 끝마치며 속편으로서 해야 할 도리는 다 해냈다.


영화의 한계점부터 세세하게 살펴보자. 영화는 전작 이후 2년이라는, 적당한 텀을 두고 개봉했지만 영화 속에서는 27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를 다룬다. 더군다나 이 영화의 주인공들인 루저 클럽의 멤버들은 총 7명이다. 이 7명에 대한 캐릭터라이징이 꾸준히 들어가면서 영화의 악역 페니와이즈[빌 스카스가드 분]를 통해 공포 영화로서의 본분도 다해야 하니 참 바쁜 영화다. 심지어 영화의 이야기적인 해법마저 과거에서 찾는다. 여러 인물들이 찢어져 벌어지는 사건을 다룰 땐 <반지의 제왕>이나 <어벤져스 3, 4>처럼 각 그룹을 교차편집하면서 진행된다. 세 그룹의 인물들이 있다면 '그룹 1 - 그룹 2 - 그룹 3 - 그룹 1 - 그룹 2 - 그룹 3' 이런 식으로.



하지만 <그것 2>는 각 인물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각자의 기억을 더듬어가기에 이런 식의 교차 편집을 자제하고 가능한 병렬적으로 인물들의 이야기를 쭉 나열해 복잡한 이야기를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가고 교차 편집 위주의 구성보다는 분명 나은 해법이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비슷한 구성의 반복과 2시간 50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이 합쳐져 영화가 주는 피로감은 강한 편이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 인상적인 장면들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영화는 전작에서부터 이어져 온 메시지, 트라우마에 대해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루는 데 있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 해낸다. 전작이 어린 인물들이 이러한 공포를 겪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성장이었다면 이번에는 어른이 되어 잊고만 있던 트라우마를 다시 건드리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극복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각자의 위치에서 잘나가는 루저 클럽의 멤버들에게 다시 공포감을 심으며 이를 피하지 않고 직면하도록 유도해내며 영화의 중심적인 내용을 착실하게 구현해낸다.



그 과정에서 연출적으로 돋보이는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도 눈에 띈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구현해낸 영화 후반부, 페니와이즈와의 결투에서 보인 환영들이라든지, 과거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베벌리[제시카 차스테인 분]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이라든지, 페니와이즈의 거처에서 등장하는 그로테스크한 괴물들이라든지. 개인적으론 어떤 세련된 맛까지 있던 전작에 비하면 덜 하긴 하지만 여전히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시각적으로 타 공포영화에서는 쉽사리 제시하기 어려운 이미지들을 잘 제시해내고 있다.


단적으로 놓고 말해 전작보다 아쉽다. 그것도 많이. 전작 역시 2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공포 영화로서는 꽤나 긴 러닝 타임을 갖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방대한 이야기를 간결하게 쳐냈다면 <그것 2>는 쳐내지도 않고 재구성도 최소화하며 이를 보여줬다. 물론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의 특성상 그러한 선택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무조건적으로 변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장르는 다르지만 더 방대한 세계관을 다루면서 비슷한 러닝타임을 소화함에도 명작으로 거듭난 <반지의 제왕>같은 케이스가 있음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럼에도 자신의 주제를 끝까지 이어가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마쳤다는 점에서는 인정해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은 있어도 이런 마무리라면 꽤나 괜찮은 마무리라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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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15:24:18
덮어둔 기억을 집요하게 헤집어 기어이 자라난 마음 한 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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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님의 리뷰
2019.09.10 03:55:10
사이즈만 커진 과유불급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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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님의 리뷰
2019.09.09 23:50:08
공포 영화의 탈을 쓴 영웅 서사
1. 여태껏 공포 영화 속 공포의 대상에는 여러 종류가 있었다. 전설 속 괴물, 귀신, 유령, 살인마, 사이코패스를 거쳐 알고 지내던 지인까지. 영화 속 공포의 대상은 시대가 지나면서 조금씩 관객인 나와 친밀한 대상으로 변해왔다. 더욱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히 알 수 없는 대상보다도 이미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이 더 충격적이고 두렵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2년 만에 돌아온 <그것>의 속편,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이하 <그것 2>)는 공포를 불어 일으키는 대상과의 싸움을 자기 자신과 내면의 공간으로까지 축소시킨다.

2. <그것 2>는 전편의 시점에서 27년 후의 일을 다룬다. 영화 초반부만 해도 '루저 클럽'에 속한 주인공들은 제각기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이사야 무스타파)'의 '그것'이 돌아왔다는 전화 한 통에 그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포기한 채 데리로 다시 모인다.

영화는 주인공들을 과거로 데려간다. 그들은 각자의 과거를, 특히 그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일들을 다시 대면한다. 거부당한 사랑, 동생의 사망, 정체성, 부모와의 관계와 재난에서의 생존. 물론 전편에서 루저 클럽은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두려움을 인식하고 부정하는 데 성공했을 뿐, 딛고 나아가지는 못했다. 몸은 성장하고, 사회적으로는 어른이 되었지만 그들의 내면은 여전히 1편의 아이들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의 이름을 듣자마자 외면해 오던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고, 엄청난 공포에 휩싸인다.

다시 만난 페니와이즈는 루저 클럽에게 그들의 과거를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주인공들에게 그들의 과거는 한때 그들이 지녔던 공포심보다 더 무서운 대상이다. 청산하지 못한 과거의 두려움, 죄책감, 실망감이 현재 그들의 삶을 좀먹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현재의 삶에 만족할 수 없었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루저 클럽에게 페니와이즈는 더 이상 과거의 악몽이 아니라 현재를 살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그것'이 살아있는 한 그들은 자신의 현재를 감당할 힘도 없고 계속해서 과거에 발목 잡힌 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현재로 돌아온 루저 클럽은 그것을 죽이기 위해 지하 깊은 곳으로, 그들의 내면 깊은 곳으로, 심연으로 내려간다.

3.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 우리가 아는 수많은 영웅들은 언제나 어둠과 지하로 내려가곤 했다. 헤라클레스는 하데스가 지배하는 지하세계로 내려갔고,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가 사는 미궁으로 들어갔다.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에서 브루스 웨인은 우물 깊은 곳으로 떨어진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영웅들은 어둠을 대면한다. 하지만 그들이 대면하는 것이 그저 바깥 세계의 어두움과 두려움 만은 아니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미궁으로 내려간 테세우스에게 단지 '실'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테세우스를 미궁에서 살려낸 것은 뭔가 거창한, 신비하고 위대한 힘을 지닌 사물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실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세우스는 미궁이라는 어둠 안에서 본인 스스로 가리고 있던, 영웅으로서의 새로운 자아를 찾았기에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귀환할 수 있었다. 그에게 실은 부차적이었을 뿐이다. 이처럼 영웅은 어둠, 지하 그리고 심연에서 기존의 모습에 가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해서 돌아온다. 헤라클레스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테세우스가 아테네의 영웅이 되고,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 재탄생한 것처럼.

<그것 2>의 루저 클럽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갇혀 있다. 그래서 페니와이즈는 그들을 손쉽게 농락한다. 그들은 다시 한번 지하로 내려가지만, 페니와이즈를 죽일 수단을 잃고 패닉에 빠진다. 바로 그 순간에 그들은 마침내 오래 기간 자신들을 억누르던 과거의 자아를 극복하기로 마음먹는다. 어린 시절 두려움과 그로부터 비롯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진짜 자아를 마주하고 지상으로 귀환하는데 성공한다. 그 어떤 도움의 손길 없이 온전히 자신들의 힘만으로. 마치 테세우스에게 실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지상으로 귀환한 루저 클럽은 그들의 삶을 온전히 영위한다. 과거의 두려움을 딛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지닌 채. 그들은 마침내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영웅으로, 온전한 하나의 성인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따라서 <그것 2>는 공포 영화이면서 동시에 성장 영화다. 특히 세상과 내면의 지하로 내려가 새롭게 태어난다는, 원형적인 영웅 신화의 모티브를 그대로 차용한 성장담이다.

4. 사실 이러한 원형적인 영웅 신화와 성장담의 메시지는 많이 접할 수 있는 만큼 진부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그것 2>는 공포 영화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유지하는데도 성공한다. 물론 전반적으로 잔인한 장면이나 유혈이 낭자한 부분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페니와이즈의 여러 모습들은 그 자체로 기괴할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등장하면서 공포 영화의 핵심인 서프라이즈를 효과적으로 선사한다. 그러나 <그것 2>에서 서프라이즈보다 인상적인 것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서스펜스의 향연이었다.

극 중 인물은 알고 관객은 모르는 정보가 있는 상황이거나, 혹은 그 반대일 때 발생하는 긴장감을 서스펜스라고 부른다. 따라서 영화 전반에 서스펜스가 많거나 뛰어나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가 스토리가 쫄깃하고 집중하기 쉽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 2>는 두 가지 다른 상황을 적절히 활용해 손에 땀이 찰 정도의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우선 단편적인 씬이나 시퀀스에서는 관객들은 알지만 주인공들은 모르는 상황을 설정해 짧고 굵은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반대로 영화 전체의 흐름을 놓고 봤을 때는 주인공은 알지만 관객들은 모르는 특정한 설정을 제시해 영화 후반부의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특히 영화 후반부의 서스펜스는 공포영화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할 뿐만 아니라, 루저 클럽의 내적 성장과 이어지면서 영웅 신화 서사를 완성하기도 한다.

5. 하지만 공포 영화로서의 장르적 특성을 제대로 챙긴 것과는 별개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긴 러닝타임은 감상에 있어서 부담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간혹 가다 등장하는 다소 유치한 연출도 옥에 티이고 또한 중반부까지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던 페니와이즈는 후반부 들어서 평범한 판타지 영화의 전형적인 빌런 같은 존재감을 보여주다 퇴장해 버린다.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의 분량을 배분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끝내 빌(제임스 맥어보이)과 베벌리(제시카 차스테인)에게 분량이 쏠리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그것 2>는 볼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 현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또 과거의 자신을 회피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서 나를 옥죄는 '그것', 그것을 찾아내 해치우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과거의 나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테니까. 누구든 스스로를 옥죄는 '그것'이 하나 정도는 있을 테니까. 이는 <그것> 시리즈가 세계적으로 다른 공포 영화들을 압도하는 흥행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것: 두 번째 이야기>는 과거로의 여정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내는 성장담이다. 동시에 내면이라는 심연으로의 탐험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획득하는 영웅 신화이고, 장르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공포 영화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나를 옥죄는 강렬한 두려움과 그것의 발원지를 찾아내 무찌를 때의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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