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6
롱 샷 (Long Shot)
코미디 / 2019

개요
코미디, 미국, 12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07.24 개봉
감독
조나단 레빈
배우
샤를리즈 테론
세스 로건
준 다이앤 라파엘
오셔 잭슨 주니어
앤디 서키스
트리스탄 D. 랠라
레비 파텔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밥 오덴커크
시놉시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첫사랑 베이비시터 누나 ♥

전직 기자 지금은 백수인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는 20년 만에 첫사랑 베이비시터 ‘샬롯 필드’(샤를리즈 테론)와 재회한다.

그런데 그녀가!?

미 최연소 국무 장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인 ‘샬롯’이 바로 베이비시터 그녀라는 것은 믿기지 않지만 실화이다.

인생에 공통점이라고는 1도 없는 두 사람.

대선 후보로 출마를 준비 중인 ‘샬롯’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자신의 선거 캠페인 연설문 작가로 ‘프레드’를 고용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프레드’ 때문에 선거 캠페인은 연일 비상인 가운데, 뜻밖에 그의 스파크는 ‘샬롯’과의 로맨스로 튀어 버리는데...

사고 치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남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여자

이 조합 실화?
85.37%
3.25점
키노라이트 분포
6개
35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47

은채 님의 리뷰
2019.06.21 18:27:21
  영화 홍보 캐치프레이즈가 '이세상 로코가 아니다'인데, 이 점에 어느정도 공감한다. 세스 로건이 연기한 폴란스키는 전직 황색지 기자고, 샤를레즈 테론이 연기한 샬롯은 국방부 장관이다. 이 두사람이 사랑에 빠지다니. 뿐만 아니라, 별로 멀쩡해 보이지 않는 이 폴란스키라는 연하 키링남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니.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완전한 long shot이다. 영화의 전개가 예측하기 어려운 아주 독특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내 뇌가 그런 전개나 그런 이미지를 상상하는걸 거부해서 그렇게 예상 안하고 본 것 같다.

 어쨌든, 정말 많이 웃고 나왔다. 대사 한 줄 한 줄 유머가 빠지는 곳이 없는데, 미국식 유머로 가득하다. 대신에 성적인 농담, 외모에 관련한 농담, 더러운 농담, 정치 농담, 미국 문화와 관련 된 이야기 등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관객을 웃기려고 하는데, 이 쪽에 유머 코드가 맞지 않으면 불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 블랙 코미디로서의 역할도 왕왕 하고는 한다. 대신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위력이 그닥 크지는 않다는 점 인듯 하다. 유머의 대상으로 끌고 오는 대상은 큰데 풍자의 수준은 미비한 듯 하다. 어떤 느낌이냐면, 내가 응원하는 팀에 외국인 용병이 왔는데 풍채도 엄청 좋고 누가 봐도 위압감있게 생겼다. 근데 정작 타석에 올라와서는 안타나 겨우 간간히 치는, 똑딱이 타자라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느낌이다.

 더 거창하게 할 말도 없고, 어쨌든 내가 아는 사람이 이 영화 <롱 샷>을 보고 싶다고, 재밌어 보인다고 말한다면 나는 꼭 보라고 할 것 같다. 쉬운 영화 보고 크게 웃고 싶을 때 보기에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동구리 님의 리뷰
2019.07.22 14:26:48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는 건 역시 어렵지
독립 언론에서 근무하던 저널리스트인 프레드(세스 로건)는 회사가 언론 재벌의 손에 넘어가자 사표를 던지고 나온다. 프레드의 친구인 랜스(오셔 잭슨 주니어)는 그를 달래주기 위해 한 자선파티에 데려간다. 프레드는 그곳에서 우연히 어린 시절 자신의 베이비시터였던 샬롯(샤를리즈 테론)을 만난다. 그때와는 3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시점, 샬롯은 미국의 최연소 국무장관이 되어 있었다.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을 하던 샬롯은 자신의 연설문을 써준 비서관을 찾던 중, 우연히 만난 프레드를 기용하게 된다. 샬롯과 함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의 연설문을 써주는 프레드는 점차 어린 시절의 첫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웜 바디스>라는 독특한 (하지만 만족스럽진 못한) 좀비 로맨스 코미디를 연출했던 조나단 레빈이 또 하나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연출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인 세스 로건과 끊임없이 연기의 스펙트럼을 확장해가는 샤를리즈 테론이 주연을 맡았다. <롱샷>은 네오나치 소굴에 잠입한 프레드를 보여주는 오프닝 시퀀스에서부터 ‘가짜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만 같다. 독립 언론을 합병하는 언론 재벌, (폭스뉴스를 연상시키는) 보수적인 TV 뉴스, 정치인이 주인공인만큼 다양한 TV인터뷰와 온라인 반응, 국민 대상 설문조사 등이 등장한다. 정책이나 정치적 진실 보다 외적으로 보이는 이미지(특히 여성인 샬롯의 외모에 집중하는 타블로이드지들의 성차별적 행태)에 집중하는 이 요소들은 정말로 쟁점이 되어야 할 부분들을 테이블 뒤편으로 보내 버린다. <롱샷>은 미국 언론을 필두로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가짜 뉴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때문에 이 영화는 로맨틱코미디의 외피를 쓴 블랙코미디이기도 하다.


문제는 영화의 두 큰 줄기가 계속 충돌한다는 점이다. 로맨틱코미디는 두 주인공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다는 플롯을 전제한다. 반면 영화가 소재로 삼은 ‘가짜 뉴스’에 대한 블랙코미디는 ‘진심’이라는 요소로만 설명하기엔 조금 더 세밀한 분석을 요구한다. 사실 가짜 뉴스에 진실/진심으로 대항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진실은 그 자체가 은폐될 뿐만 아니라, 변형되고 재가공되기까지 한다. <롱샷>은 이 지점을 지적하지 못한다. 대신 로맨틱코미디의 공식을 따라가며 진실과 진심을 무식할 정도로 믿고 따른다. 사실 <롱샷>의 플롯은 세스 로건이 출연 및 제작해온 수많은 코미디 영화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재회-섹스와 마약-사건의 발생-해결로 향하는 것이 그가 출연한 여러 영화들의 구조이다. <롱샷>은 착실하게 이 구조를 따라가며, 여기에 시류를 반영한 요소(가짜 뉴스 등)를 넣고 적절한 팝컬처 레퍼런스를 가미한 익숙한 코미디에 가깝다. 때문에 이 영화가 시도한 로맨틱코미디와 ‘가짜 뉴스’를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의 결합은 애초에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TV 드라마 배우 출신의 대통령(밥 오덴커크)나 공화당원임이 밝혀지는 아프리칸-아메리칸 캐릭터인 랜스 정도가 영화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영알못 님의 리뷰
2019.07.21 00:00:22
조금 더 현실적이지만, 매끄럽지 못하고 종종 갑분싸 만드는 21세기형 ‘노팅힐’
영화를 보는 내내 ‘노팅힐’이 떠오를 정도로 두 주인공의 관계와 전개, 그리고 이들을 향해 다가오는 위기와 극복과정이 닮았다. 다만, 휴 그랜트 대신 세스 로건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만큼 ‘롱 샷’은 패러디를 상징하고 있었다.

보다 더 현실적이라 한 것은 막연한 여배우로서 삶보다는 좀 더 공감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대권주자의 삶이다. 그래서 몰입도는 줄리아 로버츠의 애너 스콧보다 샤를리즈 테론의 샬롯 필드가 더 높다. 추가로 여성이 국무장관을 거쳐 대권주자로 나선다는 설정은 사회적으로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를 섞었다는 점인데, 문제는 샬롯과 프레드의 관계를 이어주는 장치로 사용된 유머다. 시종일관 코미디요소를 가득 채우는데, 마치 웃겨야한다는 강박증에 걸린 것처럼 프레드의 유머는 흐름을 방해할 만큼 남발한다. 랜스처럼 적절하게 맺고 끊을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이 상당 부분 마이너스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moviemon 님의 리뷰
2019.07.15 15:19:44
영화가 되고 싶었던 SNL
영화 <50/50> (2011)과 <웜 바디스> (2013)를 연출했던 조나단 레빈 감독은 '백마 탄 왕자'가 등장하는 기존의 여러 작품을 뒤집는 이야기인 영화 <롱 샷> (2019)으로 돌아왔다. 영화 <롱 샷>의 장점은 모든 게 완벽한 왕자와 저주에 걸렸거나 약간의 결함이 있는 공주가 등장하는 대부분 동화를 단순히 역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역전을 기반한 웃음을 가공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독일 나치즘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Hakenkreuz)'를 자랑스럽게 문신으로 새기는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게 내뱉는 방송국 사람, 가짜 뉴스를 아무렇지 않게 발행하는 사람과 이런 기사를 쉽게 믿는 대중, 정치계와 언론계의 검은 유착 관계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섬세하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건드린다.

다만, 영화 <롱 샷>의 장르 특성상 웃음 유발 쪽으로 무게가 쏠리다 보니 사회문제를 하나 꼬집고 나서 급하게 마무리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만약 '롱 샷'이 'SNL(Saturday Night Live)'과 같은 코미디쇼 프로그램 내 코너 중 하나였다면, 이 패턴을 일주일에 한 번씩 보면 되기 때문에 매주 일정 수준의 재미에 만족할 수 있었을 테다. 하지만, 125분 동안 변화 없는 패턴에 노출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심적으로 지치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또한, <롱 샷>의 흥미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은 로맨스 코드다. 되풀이되는 웃음 패턴이 식상해지는 상황을 피하고자 로맨스 코드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코미디 영화도 영화이기에 개연성이 어느 정도 필요한 상황에서 로맨스 코드는 시퀀스와 시퀀스를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이음새 기능과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오히려, 이음새 부분인 로맨스 코드가 너무 튄 나머지 시퀀스와 시퀀스가 단절되고 만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의견 님의 리뷰
2019.07.12 09:44:59
[ 롱 샷 ] 후기 - 수위는 있지만 유쾌한 정치코미디
개봉이 한달이나 남은 상태에서 3주간에 걸쳐서 대규모로 시사회 하는 영화는 처음봤다. 시사회를 한번 한다고 치면 웬만한 영화 쇼케이스 규모로 진행을 해서 이토록 입소문에 자신 있어하는 영화는 요 근래 처음이라 상당히 기대가 컸다. 시사회 후기들도 엠바고 없이 리뷰이벤트 까지 진행하면서 영화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는 듯 하여 지인과 함께
의도치 않게 기대를 품고 시사회를 관람하게 되었다.

- 가벼우면서도 거침없는 코믹 정치스토리
보통은 정치를 포함한 스토리는 스릴러나 고발형태의 진득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설정되어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 롱 샷 > 만큼은 정치코미디로 확실하게 설정을 잡고 가볍게 엔딩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나갔다. 솔직히 정치코미디 보다는 로맨스코미디가 더 장르에 맞지 않나 싶을 정도로 정치에 관한 부분은 분량도 적고 중요성도 적어서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로맨스라는 주연을 세워두고 조연으로 미국의 정당, 종교, 인종차별 등의 문제들을 풍자하면서 적절히 완급조절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식 유머이다 보니 조금은 선을 넘는 수위가 존재했다.

- 캐릭터들의 개성이 사이다 같이 톡 쏜다!
여러 히트 친 코미디 영화들을 보면 어느 누구 한명이 이끌어 나간다기 보다는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주인공이 된 느낌을 관객들이 받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영화의 <완벽한 타인> 과 <극한직업>을 떠올려보면 된다. 타 영화들보다 주·조연의 역할이 나뉘긴
하였지만 나름대로 서로 동화되고 어울려져 웃음을 줘야할때는 확실하게 빵 터뜨려줬다. 캐릭터들의 느낌이 비슷하면 그냥 수다로 보일 수 있지만, 캐릭터마다 각각의 개성을 확실하게 불어넣음으로써 이들 간의 충돌과 조화에서 유머를 자연스럽게 자아냈다.미국식 유머가 간혹 이해가 안 가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재미있게 받아들였다.

- 친구들이나 연인끼리 보러 가세요~!
15세 관람가이기는 하지만 대사나 장면연출에 있어서 일정 부분 수위가 어느 정도 있다 보니 어린아이들이나 가족끼리 관람하기에는 조금 어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어린 자녀들과 보기에는 부적절하며, 가족끼리 보면 영화 끝나고 어색한 분위기로
잘 판단해보시고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7.11 16:35:21
'롱샷' 초간단 리뷰
1. '롱샷'을 보기 전까지 내가 아는 세스 로건은 '똥개그 잘 치는 배우'와 '필모그라피가 이상한 배우'였다. 내가 아는 그의 영화는 '디 인터뷰'와 '그린 호넷', '나쁜 이웃들', '디스이즈디엔드' 이 전부였다. '롱샷'을 보기에 앞서 그의 필모를 뒤져보니 '라이온킹', '디재스터 아티스트', '쿵푸팬더', '스티브 잡스' 등 그럭저럭 쓸만한 영화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스티브 워즈니악 정말 잘 어울렸다). 정확히는 '롱샷'을 보기에 앞서 세스 로건을 검색하다가 그의 필모를 되짚어 보게 된 것이다. 세스 로건은 의외로 '써먹을 곳이 많은 쓰레기'가 아닌가 싶었다(몇 개의 영화가 정말 쓰레기같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롱샷'에 대해 할 수 있는 생각은 딱 두 가지다. 이 영화는 재생 불가능한 쓰레기이거나 재기발랄한 영화거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지면 후자 쪽으로 75% 정도 기울어져있다.

2. 시놉은 아주 심플하다. 백수 프리랜서 기자가 우연히 첫사랑 베이비시터 누나를 만나게 된다. 이 미모의 누나는 현직 국방장관이며 유력한 대선주자다. 미모의 대선주자 누나 샬롯(샤를리즈 테론)은 캠프를 꾸리면서 공보담당(연설문 작성)에 전직 기자였던 프리랜서 동생 프레드(세스 로건)을 영입한다. 정치판이 낯선 쌈마이 기자지만 일하면서 점점 이 사람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이 선거판인 만큼 이 영화는 정치적인 요소가 많다. 그렇다고 심각한 정치적인 고찰을 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정치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풍자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영화 속 정치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 이것은 단순히 챔버스 대통령(밥 오덴커크)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를 조롱한 것 이상의 의미다.

3. 챔버스 대통령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면, 그는 TV 스타로 대통령이 됐으나 정치보다 영화판에 욕심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잘 나가는 TV 스타였다(배우 출신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이 있다). '롱샷'이 챔버스 대통령을 통해 하려는 말은 "TV 스타는 TV로 돌아가라"는 의미 정도 될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WWE에서 빈스 맥마혼과 갈등하던 시절은 꽤 재미있었다(머리카락 걸고 한 판). 챔버스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정치 이야기는 '유리천장'이라는 다소 둥글둥글한 소재로 넘어간다. 국방장관 샬롯 필드는 TV 매체로부터 '얼굴로 정치하는 사람'이라는 조롱을 받는다. 심지어 그녀의 캠프에서조차 정치적 비전보다 이미지 마케팅을 강요한다. 극단적으로 묘사되긴 했지만 아주 불가능한 그림은 아니다. 샬롯의 캠프와 언론, 대중들이 바라보는 그녀의 이미지는 미모에 가려진 편견들 뿐이었다.

4. 여기에 편견으로 가득찬 프레드가 합류한다. 프레드는 급진주의적 신문에서 글빨 좋은 기자로 일하다가 퇴사한 백수다. 확실히 그는 진보성향보다 몇 발짝 더 나가있다. 그런데 그 급진적 성향은 사람들에게 편견을 씌우게 된다(심지어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물론 그 역시 샬롯의 보좌진들로부터 심한 편견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롱샷'은 온통 편견 뿐이며 이토록 난무하는 편견 사이에서 진심을 보는 코미디다. 이는 정치적 고찰이라기 보다는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그조차 화장실 유머에 가려져 깊이 있게 와닿진 않지만 그 모든 개그들을 걷어내고 '편견'에 대한 이 영화의 메시지를 볼 필요는 있다(그것은 마치 치킨 뼈에 붙은 살점까지 야무지게 발라먹는 것과 같다).

5. 화장실 유머는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쯤 될테니 넘어가도록 하자. 다만 납득하기 힘든 지점은 샬롯과 프레드가 대체 어느 지점에서 스파크가 튀었냐는 것이다. 두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영화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그런데 거기에 이르기까지 등장한 것은 샬롯을 인터뷰하는 프레드가 전부다. 인터뷰 중간에 자잘한 사건이라도 두어개 넣었다면 몰라도 정말 인터뷰만 하다가 스파크가 튀어버리니 다소 뜬금없다. 여기에 대해 납득을 하려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어릴 적 두근거리고 딱딱한 마음이 이제와서 발현됐거나 죽을 고비를 넘기니 성욕이 끌어올랐다고 봐도 된다(실제로 죽을 고비를 넘기면 성욕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지점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서는 꽤 먼 길을 가야 한다. 화장실 유머가 난무하는 코미디 영화라면 좀 더 직관적으로 두 사람의 스파크를 보여줬어야 했다.

6. 위에 언급한 거대한 단점을 빼면 영화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정치인의 자세에 대해 생각할 계기도 됐고 일상 속 많은 편견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가수 장기하가 오랫동안 자취생이었을거라는 것이 편견이라는 것과 같은 식이다). 무엇보다 벌쳐의 마인대박처럼 빵빵 터지는 화장실 유머는 참 '더럽게 웃기다'. 내가 이 영화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웠던 이유는 '의외로' 화려한 스탭들 때문이다. 처음에는 음악가 마르코 벨트라미 때문에 검색했다가 여러 놀라운 스탭들을 발견하게 됐다. 촬영감독 이브 벨랑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라스트 미션'과 장 마크 발레의 '데몰리션',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 매튜 매커너히의 '달러스 바이어스 클럽', 자비에 돌란의 '로렌스 애니웨이' 등을 촬영했다. 마르코 벨트라미는 '로건'과 '설국열차', '월드워Z', '허트로커', '스크림', '헬보이' 등의 음악을 담당했다. '허트로커'로 오스카상 음악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으며 '설국열차'로 부일영화상과 대종상 후보에도 오른 적이 있다(!). 감독 조나단 레빈은 모두가 아는대로 '웜바디스'를 연출했다.

7. 제작자로 참여한 샤를리즈 테론과 세스 로건은 이 영화에 대해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가볍게 볼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곱씹어보고 싶지만 세스 로건의 화장실 개그는 다시 보고 싶지 않아서(다시 보면 안 웃겨서) 일단 접어두기로 한다. 그래서 '롱샷'은 참 이상한 영화다. 엄청나게 큰 단점이 있는데 나머지 장점들 때문에 그럭저럭 희석이 된다. 코미디 영화로 웃어 넘기자니 뭔가 턱 걸리는 지점이 있다. 그런데 그걸 파고 들자니 나 자신이 좀 이상해진다(이런 영화에서 뭘 파내려고). 한 번 보고 넘기기도 아깝고 안 넘기자니 없어보이는, 그런 이상한 영화다.


추신1) 의상을 담당한 메리 E. 보트도 커리어가 굉장하다. 팀 버튼의 '배트맨2'와 '맨인블랙' 전 시리즈, '총알탄 사나이' 등을 했고 무려 인도영화 '로봇'에도 의상 스탭으로 참여했다. 최근에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의상을 맡았으며 1993년에는 '호커스 포커스'로 그 해 새턴어워즈 의상상을 수상했다. ....아니, 이 영화에 의상이 뭐 한 게 있었나;;

추신2) 샤를리즈 테론같은 누나와의 연애라니...일단 그것부터 너무 판타지잖아.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7.08 11:09:12
우리 제법 잘 어울릴걸요?
정반대의 사람을 만난다는 설정은 영화 초중반에 코믹한 여러 에피소드로 등장해 즐거움을 줬다. 어떨 땐 프레드가 샬롯을 타락의 길로 인도하는 바람에 국무장관으로서 위기를 맞이할 뻔하기도 했지만, 샬롯의 투철한 직업 정신 덕분에 다소 심각했던 일도 잘 해결되었으니 다행이었다.

샬롯의 일정 때문에 많은 나라를 함께 돌아다니며 매번 바뀌는 배경과 때로는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서로를 향한 묘한 감정에 부채질을 한 것처럼 보였다. 낯설고 위험한 상황에서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샬롯을 보필하는 매기는 프레드가 샬롯의 앞길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매 순간 긴장을 하며 살아야 했던 샬롯에게는 숨통을 틔워주는 그가 정말 필요한 존재였다. 다른 경험을 하며 다른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서로에게 길을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었다.

후반에는 서로를 향한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진지한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마지막엔 조금 감동해서 눈물이 날 뻔하기도 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doona09 님의 리뷰
2019.07.05 06:09:03
내겐 너무 멋진 그녀, 누난 너무 예뻐!
같은 여성이 봐도 너무 멋진 여성, 남성이 본다면 더 눈 돌아갈 매력적인 여성으로 변신한 '샤를리즈 테론'과 언제나 실망시키는 법이 없는 '세스 로건'이 만나 미친 케미를 보여주는 영화 <롱 샷>. '롱 샷'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그림의 떡', '오르지 못할 나무' 정도로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넘사벽'을 말합니다.

영화에서는 꼬꼬마 '플라스키(세스 로건)'과 그의 베이비시터였던 옆집 누나 '샬롯(샤를리즈 테론)'의 만남. 누가 봐도 이루어질 수 없고, 말도 안 되는 조합을 영화적 허용으로 그려내고 있는데요. 영화 <프리티 우먼>, <노팅 힐>이 생각나지만 요즘 시대 요구에 맞에 재해석한 약빤영화입니다.

그렇다고 가볍게만 보면 큰일 납니다. 웃음과 케미는 덤! 요새 대세인 우먼 파워와 풍자까지 더해 판타지를 선사하는 영화입니다. 둘이 한 영화에 그것도 핑크빛 기류가 도는 상황을 보고 있는 자체가 판타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얻는 신선함이 크지만 자칫 예상되는 전개와 결말에 맥이 빠질 수도 있겠습니다.

내 흑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과의 20년 만의 재회, 그것도 첫사랑이라면? 지금 나는 백수고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찌질이라면? 더더욱 쥐구멍에 숨고 싶을 테죠. 영화는 가벼운 이야기 속에 다양한 담론을 유쾌하게 집어넣었습니다. 영화 내내 한껏 웃고 즐기다 나와 자기 전에 많은 생각이 드는 형광등 영화. 영화 속에 인종, 여성, 환경, 정치, 사랑 등 다양한 이슈를 녹여내고 있으니까요.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단단한지 실감하게 하는 영화기도 합니다.

잘 나가는 남성과 소시민 혹은 더 낮은 위치의 여성이 만나 드라마틱 한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 성별을 바꾸었을 뿐인데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끼는 이유는 그렇지 못했던 상황의 반전일 수 있으니까요. 남자는 이래야 해 여자는 이래야 해, 저건 안될 거라는 자연스럽게 학습된 편견을 깨는 영화적 경험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참고로 만나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파커 웹블리'역에 변신의 귀재 '앤디 서키스'가 또 한 번 놀라게 합니다. SNL식의 유머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드려요!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김경원 님의 리뷰
2019.07.03 18:21:52
노팅힐 SNL버전 혹은 프리티우먼 뒤집기
'메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 '노팅힐' + '귀여운여인' .

개그와 슬립스틱의 밸런스가 좋고, 세스 로건의 코미디 치곤 수위도 상당히 얌전하니 꽤나 절제했다.
미국 내수용 풍자가 상당하지만, 보편적으로 먹히는 개그와 코미디가 그보다 많고 웃음의 효율도 좋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샤를리즈 테론과 세스 로건의 로맨틱 연기가 그럴싸하다.
제작에도 참여한 샤를리즈 테론의 존재가 빛난다.
이성적 매력, 인간적 매력에 더하며 정치적 올바름까지 갖춘 당당한 여성 정치인 샤롯 필드역을 맡아서 80년대의 여걸 제인 폰다에 비견할 만한 연기를 보여 준다. 세스 로건을 끌어 들였으니 망가지는 걸 피할 수 없는데, 아무리 망가지고 또 망가져도 샤를리즈 테론의 여신 아우라는 요지부동!


록시트의 It Must Have Been Love(프리티우먼 삽입곡)과 '베버리힐스 아이들' 같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90년대 초 미국 대중문화의 언급도 반갑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마시우 님의 리뷰
2019.06.26 19:37:47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성 + 오늘날의 트렌드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비밀번호 재설정
새로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재설정
개인정보 취급방침 에 동의합니다.

문의 및 제안
소중한 의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뷰 신고
편파적인 언행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정치, 종교 등
욕설 및 음란성
타인에게 모욕감이나 수치심을 주는 언행
개인 안전 보호
개인의 사적인 정보, 특정 개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방, 혐오 발언
도배 및 광고
영화를 보지 않고 남긴 것이 분명한 리뷰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