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1
배심원들
드라마 / 2018

개요
드라마, 한국, 114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9.05.15 개봉
감독
홍승완
배우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
권해효
태인호
이해운
서현우
서진원
이영진
최영우
이용이
심달기
염동헌
시놉시스
국민이 참여하는 역사상 최초의 재판이 열리는 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8명의 보통 사람들이 배심원단으로 선정된다.

대한민국 첫 배심원이 된 그들 앞에 놓인 사건은 증거, 증언, 자백도 확실한 살해 사건.
양형 결정만 남아있던 재판이었지만 피고인이 갑자기 혐의를 부인하며 배심원들은 예정에 없던 유무죄를 다투게 된다.

생애 처음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과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께해야 하는 재판부. 모두가 난감한 상황 속 원칙주의자인 재판장 ‘준겸’(문소리)은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판을 끌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끈질기게 질문과 문제 제기를 일삼는 8번 배심원 ‘남우’(박형식)를 비롯한 배심원들의 돌발 행동에 재판은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데...
85.71%
3.21점
키노라이트 분포
5개
30개
별점 분포
리뷰
34

타잔 님의 리뷰
2019.05.19 02:22:17
상업성과 시기성을 두루 갖춘 인상적인 데뷰작.
괜한 심각한 얼굴을 할 필요는 없다. 상황에 맞게 처신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늘 심각하고 겸손할 필요는 없다. 가끔 과도한 겸손은 자만으로 보이기도 하고, 상황에 맞게 심각하게 무거운 분위기는 괜한 감정들을 낭비하기도 한다.


<배심원들>은 이러한 과도한 것들을 적절히 자제한다. 덕분에 영화는 심각한 법정 드라마로 갈 수도 있는 각본을 즐겁고 유쾌하기 까지하면서도 지금의 시기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자르지도, 넘치지도 않으면서 가장 적절한 비율과 수준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그 적정한 선을 유지한다.


별다른 인트로와 캐릭터 소개도 없이 바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너무 빠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하나의 캐릭터들을 보여 지는데 괜한 시간을 소비하면서 보여지는 소개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좋다.


문소리라는 걸출한 배우가 그 존재감을 뽐내면서 영화의 전반적인 중심을 잡아주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이 수 밖에 없는 여덟명의 배심원 캐릭터들은 이 영화의 성패를 좌우 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 하고, 그것들에 대한 애정을 한껏 어필 한다.


어느 한 캐릭터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주위의 캐릭터들을 소비하고 지나가는 경우들이 많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소비되는 캐릭터들은 없다. 여덟명의 배심원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자신들의 존재감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 영화로써의 매력도 충분히 증명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초반의 에피소드들은 코미디 영화에서 쉽게 소비되는 상황극의 전형을 따라간다. 하나의 작은 사건이 또 다른 사건으로 발전되고, 그 발전된 사건들이 결국 이야기의 중심에서 같이 모이면서 신인감독 같지 않은 깔끔한 연출을 보여준다. 상황극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서 즉흥적으로 소비되는 순발력을 뽐내면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상황극 영화인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가 떠오른다.


영화는 후반으로 가면 그러한 상황극에서 벗어나 제법 진지한 법정 추리극으로 진행되는데, 그것에 대한 연출은 괜한 심각한 분위기로 긴장을 고조 시키는 전형에서 벗어나, 가볍고 심플한 음악들을 캐릭터들과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지칫 지루할 수 있는 법정 장면들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대신 여러가지의 이야기들에 벌어지는 상황들에 운과 우연들이 너무 친절하고 쉽게 맞춰지기도 해서 치밀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있는 전형적인 미스테리 법정극을 상상하는 관객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 도 있다.


그렇지만 <배심원들>을 보고 있으면 그러한 법정극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감독은 의도적으로 그러한 치밀한 법정극 대신에, 조금의 우연과 영화적인 장치들을 이용해서 가볍고 쉽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분위기로 계속 이어지면서 기존에 보여줬던 법정극의 긴장감과는 다른 분위기로 어필한다.


일단 자칫 무겁고 심각할 수 있는 소재들을 이렇게 편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돋보인다. 특히 영화속에 기댄 이미지는 누가봐도 착하고 바른, 그래서 기본과 상식에 중점을 둔 이야기로 어필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아직도 법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겁고 어렵고 힘든 장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풀어서 안내해주는 모습은 설민석의 멋진 역사 강의처럼 쉽고 재미있게 풀이된다.


그래서 <배심원들>은 법을 전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대한민국의 법조인들이 모두 봤으면 좋겠다. 작금의 현실속에서 느껴지는 영화속의 시기성들이 겹쳐지면서 영화는 훨씬 더 흥미로운 설정이 되기도 한다. 이 영화가 어떤 이들에게는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 같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법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겁고 힘든, 그래서 범접하기 힘든 존재라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교과서도 충분히 인상적일 수 있을 것 같다.


<배심원들>이 영화적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부르기에는 충분치 않을 지 모르겠지만,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보여지는 기본과 상식의 메세지와 그 장치들을 상업영화라는 공간안에서 조화롭게 조합하는 모습만으로 영화의 단점들을 어느정도 커버 된다.


박형식이라는 배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좋은 감독과 배우를 만나 좋은 출발을 보인 것 같다. 배우는 혼자서 키워지는 것도 혼자서 연기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박형식 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감독이다. 괜히 힘을 주거나 심각하지도 않고 자신의 할말을 간결하고 깔끔하게 해내는 발군의 각본과 그 각본을 무리없이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입봉 감독 홍승완의 모습은 <배심원들>속 그 어떤 것들보다 훨씬 더 인상적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이규원 님의 리뷰
2019.05.10 15:35:35
철학적 이야기 대신 한국적 감수성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5.02 22:24:03
이 정도로 홍보하는 영화중에 이만큼 괜찮은 영화가 생각보다 별로 없다. 입봉작이라는데 깔끔하고 짜임새있게 잘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 캐릭터를 꿰뚫어보는 문소리라는 배우의 활약, 꾸준히 노력하는 서현우라는 배우의 재발견.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이규민 님의 리뷰
2019.05.23 09:16:02
처음 시작이 꽤나 순조로웠기에 이정도면 괜찮은 법정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꽤나 분위기타는 프랑스영화스럽기도 했고 법정내 과열현상 속 위기상황의 요란법석함을 표현하는 연출이 조금 봉준호 감독을 순간 떠오르긴 했지만 그것은 정말 찰나였다. 그냥 단순한 부분에서만 느낀 희열 그정도였고 그 후로 지나치게 무난함을 넘어서 결말은 임팩트 없는 팩트로 종결짓는 애매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영화 속 박형식의 대사 만큼이나 "잘 모르겠어요", <배심원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5.20 17:04:51
이성적인 주제의 발목을 잡는 감성적인 태도
영화 <배심원들> 2008년 최초로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을 바탕으로 구성된 영화다. 배심원 제도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심심찮게 등장하지만, 한국에서는 다소 낯선 소재다. 그래서인지 영화도 가이드 수준으로 친절하게 관객들을 안내한다. 하지만 법과 원칙이라는 이성적인 주제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배심원들의 감성적인 태도다. 배심원들의 직관과 감정적인 부분에 휘둘리는 영화의 전개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3배 이상 높다는 엔딩의 문장은 오히려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만 돋보이게 만든다.


영화가 영화다보니 당연히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생각날 수 밖에 없고, [배심원들]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나 이 영화를 꽤 많이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균형있게 선정한 8인의 배심원들도 좋았고, 낯선 배심원제에 대해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재판부도 괜찮았다. 하지만 전개가 문제다. 법정 영화라기에는 너무 허술한 지점이 많고, 다채로운 배심원 캐릭터들의 활용도도 떨어진다. 이성과 이성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피고인에 대한 연민과 몇몇 배심원의 직관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또한 다양한 성별과 연령, 직업군의 배심원들을 뽑아놓고 굳이 열린 시각의 젊은이들 VS 꼰대들, 가난하지만 선량한 시민 VS 권위적이고 이기적인 상류층으로 대립시켰어야했나라는 아쉬움도 든다. 법은 약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마치 <국가 부도의 날>처럼 가치에 대한 문제를 자꾸 선 VS 악의 문제로 끌고 가다보니, 신선한 소재의 법정 영화임에도 뻔한 전개로 흘러가고 만다. 또한 문소리 배우의 연기는 좋았지만 워커홀릭이라는 설정과 달리 허술하고, 마지막 판사의 선택도 과연 이게 법과 원칙에 의해서 내려진 결론인지 감성적인 태도에 의해 흔들린 결과인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차라리 온전히 배심원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했으면 더 좋았을 거 같긴 한데, 재판부의 이야기는 약간 겉도는 것처럼 느껴졌다. 박형식이 연기한 캐릭터도 일반인이라기보다 좀 맹한 인물이라 답답하기도 했고, 이런 캐릭터성 때문에 배심원들에 대한 설득력도 상당히 떨어졌다. 서로의 입장이 바뀌는 과정에 좀 더 설득력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한 두번도 아니고 시도 때도 없이 무조건 윽박지르기만 하는 반대 입장도 아쉬웠다. <배심원들>이 상업 영화로서 아주 나쁜 만듦새를 갖춘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영화가 갖고 있는 안일한 태도나 시선에는 지지를 보내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배심원들>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너무 쉽게 풀어나가려고 해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그런 영화였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doona09 님의 리뷰
2019.05.20 10:54:03
이 재판 오늘 안에 끝날 수 있을까요?
영화 <배심원들>은 흔히 생각하는 재판 영화도 범죄 영화도 아닙니다.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을 재구성한 영화인데요. 여덟 배심원이 펼치는 밀고 당기는, 단짠단짠 연기에 울다 웃다 가슴 따듯하게 극장문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사법부의 상징인 재판의 권한을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함께해야 했던 재판부, 처음으로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 모두가 처음이라 우왕좌왕, 잘해보고 싶었던 그날을 담은 영화입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지만 돈 있는 사람, 법을 아는 사람에게 기울어진 사법 시스템을 비틀며 법 기본 정신을 떠오르게 합니다. 절대 넘볼 수 없던 이미지가 강했던 사법부가 낮은 자를 섬기는 정의의 기본을 생각하는 기회가 됩니다.

대한민국 첫 배심원이 된 소시민 여덟은 떨리는 가슴으로 법원에 왔습니다. 증거, 증언, 자백도 확실한 존속살해 사건. 양형 결정(법원이 형사재판 결과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에 대해 그 형벌의 정도 또는 형별의 양을 결정하는 일)만 남은 사건이지만, 피고인이 갑자기 혐의를 부인하면서 배심원들은 예정에도 없던 유무죄를 다퉈야 합니다.

"재판은 말이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거든"


서로의 목적이 난무한 재판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었습니다. 여성이며, 비법대 출신 판사 김준겸의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판결은 물론 법원장을 만족시켜 승진도 해야 하며 모두가 원하는 좋은 그림도 만들어야 합니다. 모두가 지친 상황에서 '유무죄' 판단만 남았습니다. 원리원칙주의자인 김준겸은 신속하게 재판을 이끌어 가려 합니다. 하지만 8번 배심원은 뭔가 석연치 않아 보입니다. 8번 배심원, 왜 그러세요?

​"싫어요!"

세상은 이것 아니면 저것, 맞다 아니면 틀리다, 좋다와 싫다. 이분법 답안을 강요합니다. 그 중간은, 싫다는 대답은 안되는 걸까요? '잘 모르겠다'라는 대답은 각광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람이 왜 이러냐' 핀잔만 들을 뿐입니다. 영화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부조리에 반기를 들며 선택하지 않을 권리를 존중합니다. 민주주의 다수결 원칙에서 묻힐 뻔한 소수의견을 건드립니다.

8번 배심원 '남우(박형식)'는 유죄냐 무죄냐를 써내는 종이에 답을 적지 못합니다. 내가 내린 판단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무거운 책임이 커져 쉽게 끝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판 내내 걸리는 게 많았습니다. 이런 합리적 의심은 마음을 움직이는 의심이 되어 소용돌이칩니다.

법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누구든 억울하지 않아야 합니다. 법은 사람을 함부로 처벌하지 않기 위해 세워진 약속입니다. 하지만 때론 돈, 권력에 의해 움직이기도 하는 게 법입니다. 영화는 사회에서 점점 잊히고 있는 기본을 환기해 줍니다.

재판장 '김준겸(문소리)'은 우여곡절 끝에 최종 형을 집행하며 이런 말을 합니다. "의심이 들 때면 피고 입장에서 무죄 가능성을 추정하라". 처음 마음가짐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살면서 항상 초심을 잃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당신을 붙들어 주는 단어 '처음처럼'을 상기해 봅시다. 미로도 길입니다. 어지럽고 보이지 않던 길이 다수의 힘으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영화 <배심원들>은 2008년 가장 의미 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했습니다. 박형식 배우가 입대 전 스크린에 도전한 작품입니다. 문소리, 권해효,백수장, 윤경호, 서현우, 김홍파, 서정연, 김미경, 이영진, 조한철, 조수향 등 베태랑 배우들과의 맛깔스런 연기로 풍부한 살을 더했습니다. 그 와중에 가장 빛나는 (제가 좋아하는) 김선영 배우의 '청소 요정' 때문에 행복했던 러닝타임이었습니다.

나이도 직업도 성별도 다른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법을 잘 몰라도 상관없고, 실화의 진심과 배우들의 연기궁합이 좋습니다. 올해 본 한국 영화 중에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의미와 재미, 감동을 모두 담아 가시길요.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노군 님의 리뷰
2019.05.19 23:34:45
실화라서 더 설득력이 있는
2008년 국민이 참여하는 최초의 재판이 열리던 날, 여덟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존속살해사건의 피의자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영화 배심원들은 우리가 '재판' 을 떠올렸을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모든 것을 영화 초반부터 보여준다. 시종 딱딱하고 차가워보이는 재판장 '김준겸(문소리)', 역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우배석판사(태인호)' 와 '좌배석판사(이해운)'. 그리고 첫 국민참여재판을 이용해 이슈몰이 좀 해보려는 '법원장(권해효)' 까지. 그들이 밥벌어먹고 사는 재판장에 8명의 인간적인 배심원들이 끼어든다.


언제나 빚에 시달리는 청년 창업가 '권남우(박형식 / 8번 배심원)'를 시작으로 배심원들에게 법을 설명해주는 늦깎이 법대생 '윤그림(백수장 / 1번 배심원)',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양춘옥(김미경 / 2번 배심원)', 무명배우라서 배심 보다는 일당에 관심이 많은 '조진식(윤경호 / 3번 배심원)', 자녀 때문에 빨리 재판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주부 '변상미(서정연 / 4번 배심원)', 항상 팩트와 논리를 들이대는 대기업 비서실장인 '최영재(조한철 / 5번 배심원)', 30년 동안 시체 닦는 일을 했던 '장기백(김홍파 / 6번 배심원)', 배심원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취업준비생 '오수정(조수향 / 7번 배심원)'. 나이도 성별도 살아온 인생도 모두 다른 여덟명의 배심원들이 그들의 눈으로 사건 자체를 다시 해석한다.


존속살해사건으로 피의자 위치에 놓인 '피고인(서현우)'은 어릴 때, '어머니(이용이)'가 일을 나가다 실수로 집 문을 잠궈버리는 바람에 불이 났던 집 안에 갇힌채 얼굴 한 쪽과 양 손에 화상을 입어, 평생 이렇다 할 직업없이 '딸(심달기 / 소라 역)'과 어머니, 이렇게 셋이 한 집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어머니를 기초생활 수급자로 만들기 위해 동사무소에 여러번 방문해 보지만 늘 허사다. 결국 어머니와의 다툼 끝에 망치로 어머니의 머리를 때린 후, 아파트 베란다에서 친모를 밀어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 사건 직후 피고인은 스스로 119에 신고전화를 했지만 계단을 급하게 내려오다 넘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뇌출혈로 인한 기억상실을 겪고있다. 사건 당일 아파트 건너편에서 피고인을 직접 목격한 아파트 경비원의 진술과 살해도구로 쓰인 망치가 증거물로 채택되는 등, 굉장히 빠른 사건 수습 뒤, 재판으로 인한 양형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배심원들은 증인, 증거, 피고인의 자백 모두 확보가 되어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을 '무죄'로 이끄는 사람들이 바로 배심원들이었다는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18년 동안 형사부를 전담했던 김준겸 재판장의 강단있는 모습과 평소 법과 원칙에 충실한 면모들이 배심원들의 이의제기 때문에 한 꺼풀씩 벗겨진다. '결국 악한 인간은 없다. 환경이 그들을 괴물로 내 몰 뿐' 이라는 성선설을 기반으로 사건은 재판이 아니라 유죄냐 무죄냐를 따지는 지난한 심리게임으로 번져가는데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 재판이라는 메리트가 많이 적용되어 배심원들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는 선에서 그야말로 여덟명의 탐정들이(중간부터는 일곱명) 추리를 하듯 사건의 시간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결국 엔딩에 가서야 피고인의 진실이 밝혀지는데 말 없이 아빠에게 달려가는 딸의 모습이 어찌그리 눈물겹던지. 영화 배심원들은 보통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건을 새로운 각도로 보게되고 여러명의 시각에 따라, 결론 역시 다르게 도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2008년 최초로 도입됐던 배심원제도가 판사판결-배심원 평결 일치율이 90%에 달하자, 2012년에는 강력 형사사건에 국한됐던 배심원제도를 전 형사재판으로 확대시켰다. 영화 배심원들은 실화이긴 하지만 최초로 배심원제도가 도입됐던 재판은 아니라고 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강도사건이었는데 빚으로 생활고를 겪던 강도가 월세방을 구하는 것 처럼 가장한 채 주인 할머니의 집에 들어가 돈을 훔치다 발각되자 할머니를 폭행한 사건이다. 강도가 직접 할머니를 병원에 옮긴 뒤 제 3자(마을 사람)를 통해 자수를 했고 피해자인 할머니 또한 선처를 호소하여 집행유예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이 사건도 국민참여재판의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지만 홍승완 감독은 조금 더 보편적인 소재를 위해 지난 10년간 국민참여재판이 이루어진 판결들 500여건을 직접 찾아보며 소재를 찾았다고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존속살해사건은 2008년 말, 서울중앙지법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사건이다.



인간의 삶을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무 자르듯이 재단하는 선례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런 영화를 기획했다고 한다. 홍승완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굉장히 흡입력이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들 때문에 재판을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이 봐도 엄청 재미있고 푹 빠져들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기본적으로 '법' 하면 떠오르는 모든 선입견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기분으로 플롯이 진행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도 많고 유치하다거나 손 발이 오그라드는 억지 신파씬들도 없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 되시겠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김병언 님의 리뷰
2019.05.19 18:56:16
배심원들
CGV 용산에서 영화 '배심원들'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2008년에 시행됐던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한 작품으로 홍승완 감독님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영주의 차성덕 감독님이 각색을 맡은 법정영화였는데 꽤나 재미나게 잘봤습니다.

사실 법정영화라는게 큰틀은 거의 비슷비슷한 편이고 그 안에 캐릭터와 디테일을 얼마만큼 잘 뽑아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좋더군요. 각각의 배심원들 캐릭터도 전부 살아있는데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내용도 적절하게 잘 녹여냈고 여기에 웃음 포인트도 확실히 갖추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후반부 결론으로 치닿는 부분에서 살짝 신파(?!)적인 느낌이 좀 있긴하지만 이 정도면 온가족이 무난하면서도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추천합니다! ^^;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김경원 님의 리뷰
2019.05.19 08:40:07
8인의 성난 사람들
검사, 변호사, 판사 모두가 유죄를 의심치 않고, 피의자 본인도 살인을 진술한 상황. 하지만 피의자가 법정에서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면서 최초의 국민 배심원 재판이라는 사법 역사상 최고의 이벤트가 위기를 맞이한다.


법이 왜 필요한가, 법의 존재 이유에 대하여 상식적인(?) 시선에서 접근하는 영화.
무죄추정. 99명의 범죄자를 풀어줘도 1명의 억울한 이를 구제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긍극의 원칙이다.

<배심원들>은 설득보다는 공감의 방식으로 이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낸다.


시드니 루멧의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번안한 것으로 들었는데, 홍승완 감독은 오히려 프랑크 카프라의 인민 민주주의적 세계관에 기대고 있다.(청소요정!!)

그 덕분에 따듯한 드라마의 감동은 챙겼으나, 법정 영화 특유의 냉철함, 현실감이 (특히 후반부) 휘발되어 버렸다.



'완벽한 타인' 이후 또 하나의 흥미로운 앙상블 무비.
모든 배우에게 고르게 기회를 주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듯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그리고 문소리는 '역시', 박형식은 '오홋'의 느낌이다.





덧 1> 물론 <배심원들> 속 재판 진행 과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재판이 이렇게 진행되길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꿈같은 일이다.

덧 2> 적지 않은 경우, 실체적 진실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현재의 사법체계는 그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사회적 계약일 뿐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05.16 08:01:05
'모르겠다'라고 말할 용기가 있습니까?
'모르겠다'라고 말할 용기가 있습니까?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그려낸 '용감한 녀석들'

한핏줄 영화 - 완벽한 타인, 증인, 소수의견

보이는 것만 믿는 기성세대와 사법부에 던진 사회적 편견에 대한 일침. 법정드라마 공방전 속에 스릴, 위트, 감동 삼박자의 조화. 스크린 데뷔한 박형식의 재발견. 윤경호 때문일까, '완벽한 타인'의 정서가 느껴지는 까닭. 그런데, 그 녀석은 회생 했을까란 의문.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비밀번호 재설정
새로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재설정
개인정보 취급방침 에 동의합니다.

문의 및 제안
소중한 의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뷰 신고
편파적인 언행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정치, 종교 등
욕설 및 음란성
타인에게 모욕감이나 수치심을 주는 언행
개인 안전 보호
개인의 사적인 정보, 특정 개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방, 혐오 발언
도배 및 광고
영화를 보지 않고 남긴 것이 분명한 리뷰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