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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 앤 글로리 (Pain and Glory)

드라마 / 2019

개요
드라마, 스페인, 113분, 청소년 관람불가, 2020.02.05 개봉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 반데라스
에시어 엑센디아
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
노라 나바스
라울 아레발로
줄리에타 세라노
세실리아 로스
시놉시스
점차 육체적으로 나약해지는 ‘살바도르 말로’
과거 속 자신과 마주한다

강렬했던 첫 사랑과 찬란한 욕망
몸서리치게 괴로웠던 이별
그리고 아픔을 창작으로 승화시킨 작품들

그의 인생과 창작의 세계를 돌아본다

페인 앤 글로리 다시보기: 스트리밍, 다운로드(구매, 대여)

현재 스트리밍을 통해 페인 앤 글로리을(를) 다시 볼 수 있는 곳은 없으며, 현재 페인 앤 글로리을(를) 네이버 시리즈on, Google Play 무비, YES24에서 유료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91.78%
3.9점
키노라이트 분포
6개
67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65

CineVet 님의 리뷰
2020.01.23 00:09:33
노쇠한 육신이 빚어낸, 회상이라는 인생이자 영화
늙고, 아스러지고,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본다. 형형색색의 미술이 빚어내는 미묘함, 세밀한 촬영과 사운드로 빛어낸 물성, 반데라스의 노련한 연기가 끌어낸 잠잠함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 영화 속 물질들과 인물들의 시간을 고스란히 영화로 승화시키는 마법까지. 전혀 새로운 결의 체험이면서 알모도바르 본인의 시간을 응축한 고해같기도 하다. 그의 입문작이 이 작품이라니, 그의 필모를 훑은 후 다시 이 작품을 마주하고 싶다. 당장이라도 <페인 앤 글로리>를 다시 보고 싶다. 관객을 집어삼키는 괴력을 가진 엔딩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올해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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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ue 님의 리뷰
2020.02.06 01:01:49
상처와 고통을 넘어, 다시 영광의 순간 속으로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그녀에게>, <내가 사는 피부>, <줄리에타>. 내가 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작품은 고작 4편이긴 하지만 언제나 각기 다른 충격을 안겨준 기억이 선명하다. 강렬하고 무언가 다른 모양들이 충돌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달까. 그런데 그의 신작 <페인 앤 글로리>는 결이 조금 다른 듯하다. 마치 한창 질주하다가 갑자기 멈춰서, '내 이야기를 해볼게'라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천천히 조용하게 커지고 단단해지며 또 다른 결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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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페인 앤 글로리>는 삶의 모든 고통에 관해 이야기한다. 나아가 그 고통이 고스란히 영광으로 새겨지기까지의 여정을 눈앞에 생생히 펼쳐 보여준다. 이를 지켜보고 있자면 마치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지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살바도르가 상처와 고통을 넘어 다시 '영화'라는 영광의 순간으로 들어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알모도바르 감독이 만든 이 영화 자체가 그에겐 '다시 찾아낸 영광의 순간'임을 자연스레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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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는 자신의 영화 <맛>과는 달리,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에 빠져있다. 성한 곳 없는 몸과 놓쳐버린 과거의 사랑, 어머니의 죽음까지. 영화는 이 고통의 증상과 원인-결과를 빠짐없이 보여주며 그가 얼마나 '영화 같은 삶'을 살지 못했는지 말한다. 하지만 이따금 등장하는 과거의 기억 그리고 50여 년이 지나 마주한 그림으로부터, 영화는 다시 시작한다. 그의 삶 자체가 희로애락이 담긴 한 편의 영화였음을, 그 영화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주로 떠올리는 유년 시절 동굴 집의 특징과 색감을 다시 돌이켜 생각해볼 수 있다. 살바도르는 지하에 있는, 울퉁불퉁한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책을 읽고, 누군가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기도 하며, 때때론 앓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한 뼘씩 자랐다. 그때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자라난 그가 현재 딛고 있는 땅, 현재의 집은 하얀 벽에서 벗어나 톡톡 튀는 강렬한 색감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마치 하얀 도화지로 시작해 오색찬란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영화감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하얀 스크린인 채로 마주 앉아 영화가 시작하면 찬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을 지켜보게 되는 관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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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페인 앤 글로리>는 영광의 순간은 고통이 되기도 하고, 고통의 순간은 영광의 밑거름이 된다는 알모도바르 감독만의 자아 성찰처럼 보인다. 우리는 그가 만들어놓은 이 영화의 성찰을 통해 각자의 인생을 대입해볼 수 있다. 살바도르의 새로운 영광이 시작되는 걸 보면서 혹은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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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키 님의 리뷰
2020.02.06 00:01:36
아픔에 너무 좌절하지말자 그마저도 우리의 삶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왜 우리는 고통 받으면서도 살아가고 있는가? 그 해답을 조금이나마 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싶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연기한 살바도르 말로의 현재를 과거를 통해 역추적해나가는 재미도 있고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살바도르의 아픈 척추로 인해 조심스럽게 생활하는 연기는 디테일이 살아있다. 살바도르는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지만 페데리코와 재회하며 다시한번 삶과 영화에 열정을 불태운다. 과거에 그를 떠나간 사람들이 더이상 고통이 아닌 그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을때 초반과는 전혀 다른 스탠스를 보여준다.
살바도르는 아픔을 이겨냈기 때문에 위대한 거장이 된것이 아니라 그 아픔마저 그의 영광스러운 삶의 일부분이었기에 거장이 된 것이 아닐까?
아픔에 너무 좌절하지말자 그마저도 우리의 삶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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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옥 님의 리뷰
2020.02.05 16:34:35
시간이 지나면 보이는 것들,
지금의 영광은 과거의 고통에서 비롯되었다는
어쩌면 진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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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na09 님의 리뷰
2020.02.01 18:38:56
고통은 나를 영광이란 권좌 위에 앉혔다
영화 <페인 앤 글로리>는 페드로 알모도바르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관계의 회한, 물밀듯 밀려오는 후회를 쓴 유서 같다. 40여 년 동안의 작품 활동을 회고하는 여운도 상당하다. 다행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창작활동을 이어가겠다는 희망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유효한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작품답게 강렬한 색감과 미장센은 눈을 찌르듯이 매혹적이다. 감독의 페르소나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필두로 꾸준히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페넬로페 크루즈와도 재회했다. 주연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페인 앤 글로리>로 제72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감독 자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외모부터 섬세한 행동하나까지 후회에서 희망으로 점철되는 과정을 밀도 있게 완성했다.

영화는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첫사랑, 일생일대의 강렬한 사랑, 어머니를 향한 사랑, 영화에 대한 열정을 그렸다. 최근 어머니의 죽음과 통증 때문에 세상과 단절한 살바도르(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친구, 연인, 꿈과 조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창작의 위기 앞에 속수무책인 영화감독 살바도르는 최근 자신의 영화 <맛>을 다시 보게 된다. 32년 만에 본 영화 때문일까? 갑자기 의지가 타오르고 창작욕이 솟아난다. 무엇보다도 당시 연기가 맘에 들지 않아 시사회 직후 의절한 배우 알베르토(에시어 엑센디아)를 재평가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알베르토를 찾아가는데 성공한다. 영화 <맛>의 리마스터링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약물에 손을 댄다. 세월이 약인가 보다.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도 지금은 받아들일 수 있다. 혹시 끝 모를 고통을 덜어줄지도 모른다. 서서히 살바도르는 환각의 상태로 빠져든다.

한편, 오랫동안 영화와 담쌓고 지내던 살바도르는 우연히 집에 들른 알베르토에게 단편 <중독>을 들킨다. 단숨에 매료된 알베르토는 무대에 올리게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다시 살바도르를 통해 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렇게 1인극으로 연극 무대에 서고 뜻하지 않은 사람과 만나게 된다.

연극 <중독>은 중독될 수밖에 없던 솔직한 고해성사다. 자신의 과거와 만나며 죽어버린 현재에 생기를 넣는다. 어린 시절의 가난, 어머니, 성(性)정체성, 사랑, 꿈에 관한 이야기다. 그동안 고통을 숨기기 바빴지만 드러낼 때야 비로소 치유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살바도르는 어릴 적 남다른 재주를 지닌 낭중지추였다. 합창단 솔로이스트가 되기도 했고 영화감독이 되어 세계 여러 곳을 다니기도 했다. 그를 괴롭히는 이명, 두통, 요통 등 때문에 해부학도 공부했다.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사랑은 어려웠고,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기도 쉽지 않았다. 성공과 함께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 어머니와의 작별은 그를 더욱 고통 속으로 안내했다.

고통은 외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마음의 괴로움이 동반된 총체적인 아픔이며 창작의 근원이었다.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음습한 동굴 속에 자신을 밀어 넣었던 살바도르가 은둔생활을 깨고 밖으로 나올 수 있던 계기도 고통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누구나 후회를 하며 산다. 뒤 늦은 후회와 반성일지라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영화 <페인 앤 글로리>는70년 동안 인생을 정리한 결과물이자 감독의 전환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지금까지 쌓은 명성은 고통 속에서 피어난 영광이라 말한다. 전작들과 시그니처 스타일은 같지만 어딘지 따뜻한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각인된다.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이 어렴풋이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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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님의 리뷰
2020.01.24 11:06:17
조각들이 끼워 맞춰지면서 아련함이 찾아오는 영화, <페인 앤 글로리>를 보고
[1]

지리학과 해부학. ‘신이 내린 아이’라며 명석한 두뇌를 자랑했던 아이는 가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고 하고 싶었던 영화계에 들어선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감독이 되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몸소 지리학을 체득한다. 하지만 열일의 대가는 가혹했고, 신은 해부학을 공부하지 않은 죄라고 말하듯 그의 온몸에 ‘병’이라는 글자를 새긴다.


이 영화는 온몸의 병을 얻으면서 영화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살바도르 말로(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사연을 간략하게 언급한 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2]

영화는 초반만 해도 ‘무슨 생뚱맞은 영상이지’ 싶은 이미지들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끼워 맞춰지기 시작한 조각들은 모든 것은 계획되어 있다고 말하듯 살바도르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면서 아련함을 자아낸다. 그렇게 알베르토, 페데리코, 베나치오 그리고 엄마는 단순히 살바도르에게만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중요한 인물로 덧입혀진다. 물론 그 인물들이 고스란히 다가오는 게 아니라 나의 어릴 적 그 누군가의 이름으로 모습을 탈바꿈한 채 찾아온다.


[3]

뻔한 추억 이야기 같지만 그렇지 않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듯하다. 특별히 아름답지는 않지만 색감은 강조된 영상, 복잡한 듯하지만 지나고 보면 잘 정리된 각본 그리고 담백한 대사 여기에 좋은 배우들의 연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는지를 알 수 있었다. (여전히 멋있더라.)


[4]

그럼에도 지루할 타이밍은 있고 실제로 내 옆에 앉은 사람은 꿀잠 잤다.


[5]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라 여기까지. 시사회로 보여 준 키노라이츠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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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22:45:26
예술의 거름이 되는 삶, 나의 자취를 구성하는 예술.
서사를 창작하는 주인공을 내세우는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의 삶이 작품이 되는, 피사체와 창조자의 위치가 뒤바뀌는 과정이다. 영화가 삶이고 삶이 곧 영화라는 개념을 그야말로 가장 영화적이면서도 삶적으로 표현해내지 않았나.
영화라는 '간접경험'의 매체에서 경험주의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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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객 님의 리뷰
2020.01.22 23:18:11
자막 안 보이는 상영관에서 봤지만 괜찮았습니다
영화는 좋았어요. 다만 제 입장에서는 좋은 후기를 드리긴 어렵네요.

이봄씨어터, 예전에 한국영화 볼 때는 괜찮았어요. 솔직히 그땐 앞에 계신 관객분 머리 때문에 잘 안보였지만 괜찮았어요 자막이 없으니까. 근데 이 영화를 볼 때 앞 관객분 머리 때문에 자막 안보여서 꺾어본다고 목도 허리도 아픕니다. 영화가 화면비상 스크린 세로길이가 꽉차있잖아요, 그래서 자막도 엄청 밑에 있어서 더 그랬어요. (자막 위치가 거의 바닥이었어요. 입장할 때 걸어 들어가는 그 바닥) 좌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테스트를 하신걸까요? 사람 앉으니까 아예 안보이던데... 아마 이런 자리가 좌측 우측 전부다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ㅜㅜ

그나마 영어대사였으면 알아들었을텐데 스페인어는 제 능력 밖이었던 터라... 자막이 너무 보고 싶었어요. 영화 수입한 영화사가 가지고 있는 상영관으로 알고 있어서 이런 기본적인 부분이 충족 안되어있는게 더 의문... 앞으로 이봄씨어터에서 하는 해외영화는 안보려구요!

상영관은 의문으로 남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관 시사에 대해선 영화사에게도 키노라이츠에게도 모두 고맙습니다. (이봄씨어터가 아니라 다른 극장에서 보신다면) 영화제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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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22:48:57
확실히 뭔가 좀 다르다
때로는 조금 적나라하게
그리고 조금씩은 은연 중
친절하게 보여주듯 말한다

훔쳐 보는 재미는 확실했고
바라보는 동안에 흐뭇함이
얕은 미소와 함께 찾아 온

졸음은 조금 올 순 있어도
편안하게 바라 볼 수 있는
어려움이 없는 영화였다.

특별함이 없어 특별했고
영화속 역설적인 것들이
두드러지지 않았나 싶다

소재는 흔할 수 있었지만
영화속 공기와 장면들은
꽤나 감각적이라고 봤다

시계바늘이 정해진대로
한땀씩 흘러가는 것처럼
영화는 자연스레 흐른다

힘들여 노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영화는 어느새 끝난다

높은 점수는 주지 않았지만
충분히 매력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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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mon 님의 리뷰
2020.01.22 22:19:45
나의 시간과 나의 세계에게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에게 제72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겼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페인 앤 글로리> (2019)는 감독 본인의 메타 인지적 태도가 반영된 작품이다. 영화를 못 찍는다면 인생은 의미가 없을 만큼 극 중 '살바도르(안토니오 반데라스)'에계 삶은 예술이고, 예술이 삶이다. 그런데, 그는 꾸준히 각본 작업을 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영화를 찍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느 순간부터 그는 자기 자신을 어두운 동굴 속에 몰아넣은 채 생활하고 있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본인이 만들어낸 주인공 캐릭터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거장이 된 현재 시점에서 지금까지 지나쳐 온 시간과 본인이 만들어낸 세계를 되돌아본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를 구성하는 여러 쇼트 중에서 잠수 중인 살바도르의 등에 난 상처를 아래에서 위로 훑는 쇼트가 있는데, 몸에 새겨진 상처는 한 사람이 살아온 생애의 역사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쇼트는 그의 유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스스로 잠몰의 삶에 가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삶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살바도르가 감독으로서 성공했지만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된 계기는 어머니와의 시간과 전 애인 '페데리코(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와의 시간과 관련이 있다.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좋은 아들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과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 게 살바도르의 부채 의식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과거에 페데리코를 정말 사랑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랑만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이별을 택하며 최근까지 괴로워했다. 이와 같은 슬픔과 고통이 축적되면서 살바도르는 잠수를 오래 하듯이, 그림과 집에 갇혀 살듯이, 어둠 속에만 지내듯이,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마약에까지 손을 댈 정도로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아울러 수많은 질병을 앓으며 심신이 약해진 살바도르의 상태는 그의 삶을 쉽게 유추하게 만든다. 그러나 32년 전에 만든 본인 작품이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다시 공개되면서 그는 자기가 미워했던 배우 '알베르토(엑시어 엑센디아)'와 오랜만에 재회하게 되는데, 그날 이후 살바도르는 유년 시절을 포함한 자신의 과거와 천천히 조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더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애수를 감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로소 강렬했던 첫사랑의 순간에 도착하면서 살바도르는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되었고, 작품 활동을 재개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활기를 되찾은 살바도르의 시간과 세계의 생동감은 '첫 번째 소망'을 촬영하는 연출자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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