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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Terminator: Dark Fate)
액션 / 2019

개요
액션, SF, 미국, 128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10.30 개봉
감독
팀 밀러
배우
맥켄지 데이비스
아놀드 슈왈제네거
린다 해밀턴
나탈리아 레이즈
가브리엘 루나
디에고 보네타
에드워드 펄롱
톰 호퍼
스티븐 크리
브렛 아자르
시놉시스
심판의 날 그 후, 뒤바뀐 미래

새로운 인류의 희망 ‘대니’(나탈리아 레이즈)를 지키기 위해 슈퍼 솔져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가 미래에서 찾아오고, ‘대니’를 제거하기 위한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의 추격이 시작된다.

최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최강의 적 터미네이터 ‘Rev-9’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쫓기기 시작하던 ‘그레이스’와 ‘대니’ 앞에 터미네이터 헌터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가 나타나 도움을 준다.

인류의 수호자이자 기계로 강화된 슈퍼 솔져 ‘그레이스’와 ‘사라 코너’는 ‘대니’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조력자를 찾아 나서고, 터미네이터 ‘Rev-9’은 그들의 뒤를 끈질기게 추격하는데...
77.22%
3.12점
키노라이트 분포
18개
61개
별점 분포
리뷰
54

조항빈 님의 리뷰
2019.10.23 11:35:45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6번째 작품으로 'T2' 이후를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이전 작은 4편을 제외하고는 다 봤는데, 1편이라는 남다른 탄생부터 2편이라는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만 걸은 시리즈이며, 특히 5편은 정말 끔찍했다. 하지만 그 모든 흑역사를 지우고 싶다는 듯, 6편은 2편 이후로 배경을 잡고, 무엇보다 황금기의 주역이었던 린다 해밀턴을 다시 데려오며 다시 한번 기대를 하게끔 했다.

이 영화는 기존 캐릭터들을 부활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타겟, 새로운 로봇과 세계관을 소개하며, 정말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것 같았다. 구와 신의 조합은 마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그것과 비슷했으며, 세대교체를 향한 시리즈의 계속된 노력의 일환으로 보였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기존 캐릭터들의 매력을 부활시키지도, 새 캐릭터들을 멋지게 정립시키지도 못한 것 같다.

우선 린다 해밀턴부터 보자. 사라 코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표적인 여전사이다. 자신의 운명과 의의를 깨닫고, 스스로를 인간 병기로 진화시킨 이 캐릭터가 개인적으로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온 린다 해밀턴은 더 멋있어지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라 코너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하지만 돌아온 이후에는? 사라 코너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에게 무언가를 더 주지 못하고, 영화는 그저 조연 캐릭터로만 소비해버린다. '스타워즈' 시퀄들에서 한 솔로나 루크 스카이워커도 물론 조연들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이들의 캐릭터 여정은 새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여정들이었기 때문에, 전작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의 사라 코너는 영화 시작과 영화 끝에 달라진 것이 딱히 없는, 그냥 일개 총잡이에 불과한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그 다음은 이 시리즈의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얼굴 마담인 아놀드 슈워제네거다. 터미네이터라는 역할에 딱히 굉장히 연기가 들어가진 않지만, 그럼에도 아놀드 특유의 억양에 로봇 같은 딱딱하고 무심한 태도의 조합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물론 보기만 해도 듬직한 그의 체격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전통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액션 스타였을 뿐이었다. T-800이 단순한 킬러 혹은 보디가드 이상이었던 영화가 2편과 3편이었으나, 그 중에서도 2편은 존 코너와의 유사 가족 관계를 형성하며, 인간과 기계의 비교와 대비를 통해 영화와 캐릭터들의 인간성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역할까지 해줬다. 3편 같은 경우는 오히려 너무 인간적인 설정을 많이 넣다보니 설정이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말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너무 T-800을 인간답게 만들려고 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이런 시도는 개인적으로 별로 마음에 안 든다. 기본적으로 기계와 인간의 대립에 대한 시리즈이고, 그 두 진영의 다리와도 같은 T-800이라는 기계를 거울삼아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지를 표현할 때 이 세계관이 가장 잘 작동했다.

새 캐릭터들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 우선 맥켄지 데이비스는 그동안 순둥하거나 좀 포근하고 편한 느낌이 있는 역할들로 많이 접했던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는 정말 카리스마 폭발하는 여전사였고,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였다. 나탈리아 레예스 또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며, 평범한 일상에서 인류를 이끌 리더로 변해가는 여정을 잘 보여줬다. 다만, 이 캐릭터에게 부족했던 것은 서로 간의 관계였다. 1편에서 사라 코너와 카일 리스의 사랑 관계가 있었고, 2편에서는 사라 코너-존 코너-터미네이터의 유사 가족 관계가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3편의 어설픈 러브 라인이나, 5편의 신성모독 수준의 러브 라인 정도 밖에 없었다.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사라 코너와 터미네이터의 관계, 다니엘라와 그레이스의 관계를 대략적으로 설정은 해놓지만, 거의 대사로 된 설명들로 돼있지, 캐릭터들 간 상호작용이나 행동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이 영화에는 어린 존 코너가 T-800에게 "아스타 라 비스타, 베이비"를 가르쳐주는 씬 같은 감정적 기폭제들이 부재하고 있다.

액션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옛날 터미네이터들을 보며, CG보단 프랙티컬을 선호했던 시퀀스들이라 조금 더 멋져보이긴 했으나, 이 영화에서는 CG와 프랙티컬을 적절히 배합하며 무시무시한 위협에 쫓기는 상황들을 박진감있게 잘 전개했다. 새로운 터미네이터인 가브리엘 루나는 2편 이후로 나오는 유체 터미네이터의 계보를 잘 계승하며, 날렵하고 차가운 빌런을 표현했다. 액션은 꾸준하게 좋았고 다채로웠지만, 그 액션을 지탱해줄 캐릭터들이 뒤로 갈수록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게 상당히 아쉽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T2' 이후 최고의 '터미네이터'인 것 같다. 그 기준이 상당히 낮다는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린다 해밀턴의 복귀 때문에 다시 한번 'T2'의 전성기를 기대해봤지만, 결국 나온 것은 그저 그런 SF 액션물이었다. 5편 같은 흑역사보다는 낫고, 3편보다는 조금 더 나은 이 영화는 여전히 2편이나 1편의 대열에는 못 든다. 어쩌면 이 영화를 통해 새 판을 깔고 다시 한번 재기에 나설 계획인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운명이 꽤나 어두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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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님의 리뷰
2019.10.21 23:44:52
돌아온 린다 해밀턴과 제임스 카메론을 앞세워 T2의 실패한 후속작들을 대체할 '구세주'로 스스로를 마케팅한 [다크 페이트]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기대에 미치긴 힘들어보인다.

스토리와 액션 모두 T2에서 강하게 영감을 받은, 나쁘게 말하면 반복적인 모습을 보인다. 미래전쟁, 트럭 추격씬, 그리고 최종결전에 이르기까지 2편에서 봤던 것 같은 수준급의 액션들이 이어지지만 이 영화 자체만의 특별한 점은 그닥 느껴지지 않는다. 미래에서 온 강력한 암살자와 쫓기는 주인공 일행이란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도식에도 불구하고 인간미를 가진 터미네이터라는 요소를 통해 드라마를 만들었던 2편에 비하면 맥켄지 데이비스가 맡은 강화 인간 그레이스의 드라마가 심도 있게 그려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2편의 명성에 걸맞는 속편을 갖길 바랐던 기대엔 못 미치지만 그래도 2시간 내내 몰아치는 액션은 눈을 즐겁게 하는 데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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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1 23:38:04
4DX로 물맞으면서 보세요
2편만큼 수작은 아니지만 시리즈 컨셉에 충실하고 안전하게 잘 만들었으며, 거기에 데드풀의 입털기도 조금 첨가된 2019년의 터미네이터. 사라코너 나올때마다 멋있고 즐거움
+) 사실 요즘 시대에 로봇이야 더 무섭고 뛰어나게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클래식한 느낌이 있어 더 좋았다. 2편의 오마주도 꽤 있었고 그 옛날의 디테일을 재현해낸것 또한 이번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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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님의 리뷰
2019.11.12 10:53:50
터미네이터2의 발자취를 계속 쫓아가는 속편들의 실패. 또 돌아왔다. 액션은 볼 만하다. 시작부터 밀고 나간다. 액션 보는 재미는 있다만 중반부터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굳이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사라 코너는 몰라도 터미네이터는 분량이 적어 특별출연 정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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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님의 리뷰
2019.11.12 08:25:39
시대가 변하니 터미네이터도 여러모로 진화한다.
기대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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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익 님의 리뷰
2019.11.11 17:23:39
오직 사라 코너와 그로 인한 장단점만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참 애물단지일 시리즈이다. 여러모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한 획을 그은 2편 이후로 시원찮은 흥행과 평가를 동반한 속편들이 줄줄이 나오는데도 어떻게든 이 시리즈를 살려보려고 온갖 시도를 다 해봤다. 일반적인 속편처럼 일정 시간이 지난 뒤를 다뤄보기도 하고 아예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래로도 가보고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에게 큰 변화를 줘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그 중 어느 하나도 제작진을 만족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 그렇게 어려운 시리즈임에도 <터미네이터>는 안고 가고 싶은, 매력적이면서 SF 장르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이었다. 이번에는 일종의 회심의 일격을 내놓으려는 듯 원작의 영웅들,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와 T-800[아놀드 슈워제네거 분]을 모두 복귀시키는, 과감한 수를 두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증명한 것은 이 시리즈에서 사라 코너가 얼마나 중요한지였으며 넥스트 사라 코너를 만드려는 이 영화의 시도에는 의문만이 남았다.


<터미네이터>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사이보그, 시간 여행, 인간과 기계의 전쟁 등 SF적인 키워드로 가득 찬 시리즈이지만 이야기적으로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캐릭터는 다름 아닌 사라 코너다.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 카일 리스[마이클 빈 분]를 파견한 1편에서 평범하고 약한 여성에서 터미네이터를 제거하는 여전사로 거듭나는가 하면 2편에서는 전작보다 훨씬 더 강인한 모습으로 등장해 새로이 등장한 터미네이터와 맞선다. 시리즈의 핵심인 1편과 2편 사이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는 인물이며 동시에 가장 깊은 드라마를 부여받는 인물이기도 하기에 이번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이하 <터미네이터 6>)에서 그가 재등장하는 것은 시리즈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요 2편 이후 속편들이 크게 비판받았던 이야기의 밀도를 크게 보강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동시에 <터미네이터 6>는 이 사라 코너, 그리고 1편의 카일 리스를 계승하기 위한 새로운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바로 대니[나탈리아 레이즈 분]와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분]이다. 그들의 관계가 사랑이 아니라 신뢰와 존경의 관계라는 점, 그리고 이전부터 강했던 여성 히로인의 활약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는 점에서 이런 구성이 아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 깊이감에 있다. 사라 코너의 이야기가 전형적인 영웅서사와 공포나 스릴러에 가까운, 장르 영화의 성격을 가진 1편에서 시작된 것은 맞지만 충분히 합당한 상황과 이야기를 제시하면서 캐릭터를 쌓아 나갔다. 그에 비하면 <터미네이터 6>의 넥스트 사라 코너, 대니는 초인들 사이의 일반인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으며 그 위치에 걸맞는 카리스마조차도 느껴지지 않는다.


2편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부정된다는 점에서 실망하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팬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거기까지도 괜찮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그 후계자 계승이 자연스러웠더라면. 영화 한 편에 사라 코너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이 되어가는 T-800의 이야기와 대니, 그레이스의 이야기가 혼재된 <터미네이터 6>는 이 한 편으로 다음 세대의 사라 코너를 이야기하기엔 굉장히 부실한 구조가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사라 코너의 캐릭터가 구축되는 1편의 경우 카일 리스가 오게 된 배경을 제외하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틀에 집중하면서 그 속에 놓인 인물들에 집중할 수 있었고 2편도 그러한 점에서 카일 리스 대신 기계가 왔다는 점을 제외하면 1편의 기본적인 틀과 비슷하다. 하지만 6편은 추격전의 틀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각기 인물들이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이 서사를 진행하는 데도 일정 부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물에 대한 깊이를 부여하기가 어려워진다.(특히 언어로 전달하는 측면에서는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반가운 새 바람이면서도 동시에 조금은 급한 발걸음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2편 이후 가장 괜찮은 속편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사라 코너와 T-800의 재등장처럼 존재만으로 좋은 느낌을 주는 요소들도 있었고 2편 이후 속편들 중 가장 메끄러운 서사 구조를 구축했으며 동시에 블록버스터로서의 소임, 액션과 볼거리의 측면에서도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든 생각은 오로지 사라 코너였다. 그의 카리스마를 다시 스크린에 재현해냈고 잘 활용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후계자를 배정한다 한들 그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 하기 나름이지만 어렵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결국 이 영화는 사라 코너라는 캐릭터가 가진 힘을 재확인한 영화가 되는 건 아닌가 싶다. 적어도 필자에게만큼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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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명 님의 리뷰
2019.11.10 23:03:08
For 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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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8 13:38:46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묵은 과거의 서사들을 간간히 비춰가며 기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뿐 아니라,‘새로운 볼거리’를 원하는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한다. 특히나 초반부에 휘몰아치는 액션 시퀀스만 놓고 보면, 전작을 능가하는 화려한 규모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그레이스의 첫 등장 씬부터 이어지는 맨몸 액션과 총격전, 훔친 트럭을 타고 펼치는 카체이싱 장면, 쇠파이프 격투 장면, 그리고 뒤이어 사라 코너와 바주카포의 등장까지. 각 인물들이 등장하기가 무섭게 화려한 cg와 배우들의 액션 스킬이 눈길을 사로잡고, 액션의 절정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1년 영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이하 T2) 이후 제임스 카메론은 28년만에 제작자로 시리즈에 복귀했다. 이미 두 편의 후속편과 한 차례의 리부트가 있었지만, 제임스 카메론은 이번 작품이 T2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진정한 후속편이라고 언급했다. 그래서인지 팀 밀러 감독은 영리하게도 T2 이후의 다른 서사의 존재를 완벽히 지워낸다. 영화는 심판의 날 사라 코너가 존 코너와 함께 인류의 종말을 막아낸 후, 딱 그 때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다만 막아낸 미래가 되풀이될 것까지는 예견하지 못했던 걸까. 뒤바뀐 과거에서 어린 존 코너는 T-800에게 살해당하며, 미래에는 새로운 디스토피아와 적군이 다시 등장하게 된다. 기존 미래의 주요 악당이었던 스카이넷의 존재를 이제는 ‘리전’이 대신하고, 존 코너가 아닌 새로운 사령관이 저항군을 지휘한다는 변화가 있을 뿐이다.

이 영화는 ‘기계인간과의 전쟁’이라는 가까운 미래의 묵시록 이외에도 인류가 이미 마주하고 있는 현재의 과제에 대해서 상당 부분 다루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미국 내 라틴계 난민과 임시수용소를 둘러싼 인권적인 문제이다. 이야기의 주역인 대니와 그에 맞서는 빌런 Rev-9이 라틴계 인물로 묘사된다거나, 국경을 넘던 세 주인공이 난민 수용소에 갇히게 되는 서사를 통해 미국 사회의 면면과 감독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다. 그레이스가 대니를 구하기 위해 수용시설의 문을 열어 수감자들이 모두 풀려나는 장면 또한, 대니가 미래의 메시아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현재 트럼프 정권과 난민 문제에 대한 헐리우드의 외침과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가 담아낸 또 다른 과제이자 가장 큰 묘미는 강인한 여성상이 주역으로 셋이나 존재한다는 점이다. 액션 장르 시리즈물에서 성적 대상화되지 않은 여성들이 주연을 맡고, 입체감 있는 캐릭터와 화려한 액션을 뽐내기를 그동안 얼마나 기다려 왔던 가. 그들은 영화의 주요 역할들을 하나씩 꿰찬 뒤, 드물도록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첫 번째로,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존 코너’와 유사한 포지션인 ‘대니’는 막 시작된 이 대서사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될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극 초반 터미네이터가 대니를 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라 코너는 그가 ‘미래의 지도자’를 잉태하게 될 여성임을 짐작하지만 사실은 ‘대니’야말로 그레이스의 상관이자 저항군의 사령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시리즈 전반의 서사를 뒤엎으면서도 앞으로의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놀란 기색의 사라 코너가 ‘너는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미래’ 자체였구나’ 라는 대사를 전달하면서, 두 조력자가 대니를 지켜야할 명분과 그 자신도 스스로 살아남아야만 하는 이유가 더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다음으로, 맥켄지 데이비스가 연기한 ‘그레이스’는 대니의 여정의 가장 적극적인 조력자이다.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카일 리스’이자 기계 인간(?) 중간 정도의 포지션을 맡고 있다. 군인으로서 상관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질 뿐 아니라, 알 수 없는 지병에도 불구하고 대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충성도 높은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몇 십년간 영화사의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사랑받아온 인물이자, 새로운 리부트 영화의 늠름한 일원으로 재등장한 사라 코너가 있다. 그는 시리즈 전반에 걸쳐 운명을 개척하고 스스로 각성하고 훈련하며 거듭 성장해온 인물이다. 사실 오늘날 이룩한 여성 서사는 지금까지 사라 코너가 쌓아온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본 시리즈의 주역이었던 배우 ‘린다 해밀턴’을 그대로 투입한 점도 매우 인상 깊은데, 세월이 흘러 노년 여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터미네이터를 사냥하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현실의 전쟁터에 서있는 인물로 등장해 더 큰 울림을 준다. 그레이스나 T-800과 말다툼하며 보여지는 심드렁하고 과격한 성격 또한 이 캐릭터의 재미 중 하나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원작만한 후속작이 어디있겠나 싶다. 하지만 모든 부분이 완벽하진 않더라도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꽤 괜찮은 리부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의 계획대로 이 영화가 트릴로지로 이어진다면 전작을 확장한 새로운 방향으로 매력적인 서사를 구축하여 독보적인 시리즈물로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사과 님의 리뷰
2019.11.07 20:02:26
- 존의 환영속에 갇혀버린 세계


01.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는 2편 이후의 이야기를 이어서 진행한다. 불과 몇년 전까지 이야기가 진행됐던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이야기 흐름과 다르다. 이번 영화에서는 존코너의 죽음으로 부터 영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존 코너의 영향력아래 있던 인물들이 자유롭게 살아 움직인다. 이런 설정은 기존과 다른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효율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존코너가 갑작스레 죽어버린 후의 세계에 대한 설명부족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관람을 하면서 내용을 인지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영화 초반 짧게 등장한 ‘존 코너’라는 존재는 이후 계속 인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02.

이번 영화는 2편 이후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하지만, 일종의 등식으로 극의 뼈대(플롯)가 만들어진다. 하나의 예로, 미래의 일을 알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라코너는 아들 존 코너를 살리고자 한다. 또하나 (인간의 입장에서 혹은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선과 악으로 나눠진 터미네이터들이 존재한다. 이것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라면 가질수 밖에 없는 불문율과 같다. 이것을 어기면 시리즈의 핵심점은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영화의 초반 존 코너의 죽음이 설정됐기에, 대체재를 등장시킨다. 이 지점은 늙은 사라코너를 대체시키는 목적에도 부합한다. 그 인물들이 ‘그레이스와 대니’다. 심지어 사라는 대니가 “존이었어”라는 대사를 직접 내뱉기도 한다. 그녀는 유일하게 관객과 동일한 정보력을 가진 인물이기에 이런 대사는 가능하다 할수있다. 하지만 그 대사를 듣는 순간 맥이 빠졌다. ‘존 코너’라는 인물의 육체는 죽어버렸지만, ‘존코너’라는 인물의 환영이 대사를 기점으로 하여 대니를 따라다닐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레이스가 대니를 살리고자 하는 이유는 극의 후반에 들어 설명이 된다. 하지만, 이 둘의 삶은 사라와 존의 모자관계와는 다르다. 이 둘은 서로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굴레 갇혀 버린 인물들이며, 서로가 자신들의 삶에 목적이 되는 인물들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해서 타인을 살리는 비극성을 가졌음에도 그 대사로 인해 그레이스의 희생이 마치 사라코너의 모성과 동일화됐다.

우스개 소리로 “홍철 없는 홍철팀”같은 느낌이 들었다.



03.

대니를 죽이러 온 터미네이터는 군인, 경찰 등으로만 변신을 하며 대니, 사라, 그레이스를 추격한다.

미국최고의 범죄자라 불리는 사라, 멕시코인 대니, 실존하지 않는 (미래의)인물인 그레이스와 그들을 쫓는 군인, 경찰로 변하는 터미네이터의 대립 속에서 가장 눈에 띤 것은 터미네이터가 정보력을 이용하여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인물들을 추격하며 물량과 공격력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한다는 지점이 특히 더 현시대를 반영하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을 가진 인간들의 승리로 끝난 것이 그나마 덜 우울한 지점이라 할수있다.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는 계속해서 쫓기면 도망가고 쫓기면 도망가는 방식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일종의 게임과 같은 스테이지들의 향연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순수한 여성의 신체를 가진 인간이라는 지점은 기존 시리즈와 차이점을 둔 것이라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터미네이터2>는 임무를 마친 기계의 발화로 종료가 됐고 그로 인해 우정에 대한 애뜻함이 생성이 됐다. 이번 편에서 여성신체를 가진 인간들만 살아남는 것으로 묘사되는 것은 시대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 외엔 답이 없다. 하지만 그런여성을 활용하는 방식이 아쉬웠다. 영화는 사라 코너에게서 모성을 단절시킨 후 시작됐고, 다시금 늙어버린 그녀에게 ‘훈육자’라는 위치를 부여하는 것밖에 없었다.

사라코너라는 인물은 독립적이고 강한 여성으로 그려지지만, 존코너 혹은 대니 없이는 그 위치를 스스로 세울수 없다. 대니는 어떠한가, 그레이스와 사라코너의 보호 아래에서 성장해야하는 주체적인 캐릭터이지만, 아직은 성숙되지 못한 존재다. 신체의 일부를 개조한 그레이스만이 주체적인 인물로 등장하나 그녀는 순수한 인간 육체를 갖고 있지 않다.



04.

영화의 초반 오프닝은 터미네이터2의 액션 시퀀스를 오마주한다. 터미네이터가 등장하는 장면부터 차량을 격추시키고, 사라를 운전시키며 자신의 임무와 반대되는 미션을 가진 터미네이터를 없애기 위해 달리는 트럭 위를 종횡무진하는 터미네이터와 사라코너의 모습을 그레이스와 대니에게 빗대 놓은 25분의 오프닝 시퀀스와 액션 씬이었다. 이 시퀀스를 보면서 단순하지만 강렬하게 느껴졌던 ‘터미네이터 시리즈’들의 장점들을 다시금 상기 할 수 있어서 좋았다.



05.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사라코너가 자신의 아들 존을 죽인 터미네이터를 다시 만난 직후였다. 그녀는 숲속에 가 몸에 기운을 뺀채 쓰러진 나무기둥에 안자있었다. ‘승모근의 연기’랄까 늙어버린 사라코너를 보며 젊은 시절 그녀가 보여준 강렬함을 놓아줘야함을 깨달았을 때 뭉클했다. 그리고 그녀를 위로하러 간 것이 존코너의 대체재인 대니라는 지점이 무섭기도 했다. 이렇게 누군가가 사라지고 채워지는 것을 보며 액션이라는 영화 장르는 상실과 결핍을 어떻게서든지 보상하고 메우려고하는 것에 대한 부분이 무섭고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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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님의 리뷰
2019.11.06 16:45:11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2019)를 보고 감상이 개운하게 정리되지 않은 면이 있어 영화를 한 번 더 봤다. 2003년~2015년의 세 편의 '터미네이터' 영화보다는 그럭저럭 괜찮은 만듦새라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전작이 시리즈의 걸작 <터미네이터 2>(1991)라는 점이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어디까지나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연출자가 아니므로 결국 이전 시리즈와 비교되는 건 이 영화의 운명과도 같겠다. 앞서 이메일 연재 글을 쓰면서 괜찮은 액션 영화지만 괜찮은 '터미네이터 영화'인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라고 적었다. 다시 봐도 영화에 대한 만족도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정리하자면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3, 4, 5편보다 전반적인 구색은 발전했지만 동시에 3, 4, 5편이 걸었던 길을 거의 그대로 걷는다. 전작의 캐릭터들은 거의 상징적 들러리에 그치고 새로 등장한 배역은 그나마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를 제외하면 캐릭터의 개성 면에서도 활용 면에서도 큰 감흥은 주지 못한다. 결정적으로 2편을 계승한다기보다 거의 없던 이야기처럼 만들어버리는 전개는 타임 패러독스 자체를 분석하지 않더라도 1, 2편의 향수를 지닌 팬이라면 아쉽게 느낄 여지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전작을 모두 인지한 상태로 보는 린다 해밀턴과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얼굴은 매 장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데, 그래서 소기의 흥행은 기록해주길 바라는 기분으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상영관을 나섰다.

어떤 이야기는 80년이 넘게 이어져도 매번 만들어질 때마다 성공하고, 또 어떤 이야기는 전작이 굴레가 되어 새 영화 제작 소식에 '또...?'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같은 반복의 행위에도 어떤 이야기는 자신만의 방식과 가치관이 담기고, 또 어떤 이야기는 그저 얼굴만 바뀐 채 속은 기계적 반복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제작자이자 각본 원안에 참여한 제임스 카메론과, 연출자 팀 밀러는 각본의 여러 면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 차이가, 앞의 차이를 만드는 걸까. 북미에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2편보다도 저조한 2,900만 달러의 오프닝을 기록했다. 전보다 더 많은 제작사가 참여한 이번 작품의 운명이야말로 현재로서는 '다크 페이트'겠다. 현지에서 4편과 5편보다는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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