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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스릴러 / 2019

개요
스릴러, 미스터리, 범죄, 미국,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9.12.04 개봉
감독
라이언 존슨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디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토니 콜렛
마이클 섀넌
돈 존슨
키스 스탠필드
캐서린 랭포드
제이든 마텔
크리스토퍼 플러머
K 칼런
노아 시건
샤이리 로드리게스
프랭크 오즈
리키 린드홈
시놉시스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가 85세 생일에 숨진 채 발견된다.

그의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과 함께 탐정 베노잇 블랑이 파견 되는데…
98.94%
3.95점
키노라이트 분포
1개
93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64

김거니 님의 리뷰
2019.11.21 15:56:05
리뷰라기보다는 가이드에 가까운.
후더닛에 국한되지 않은 글이지만, 관객은 대부분 추리극에서 결과를 예측하면서 감독과 승부를 하려 든다. 나이브스 아웃은 그런 승부를 걸고 싸워도 재미있는 영화이지만, 그것보다는 추리의 과정, 그리고 전환점을 어떻게 기막히게 드리프트하는지를 관찰해야 하는 영화다.

라이언 존슨의 현란한 극작술에 취해도 좋고, 그걸 성실히 집행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집중해도 좋다. 어서 빨리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이 작품을 만나러 영화관으로 달려가시라.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사과 님의 리뷰
2019.12.10 18:45:29



#나이브스아웃



01. 영화<나이브스 아웃> 봤다.

영화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이 있는 작품은 아니였다. 극에서 가장 어수룩한 사람은 형사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다. 치밀하고 꼼꼼하고 영리하다고 생각되지만 그가 믿는 사람안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는 의도치 않게 비밀을 갖고있는 인물이다. 물론 실제 그녀가 작가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를 죽인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가 마르타를 믿게된 이유는 그녀가 얻을 이득이 없다는 것과 거짓말을 하면 구토를 하게 된다는 것 때문이라고 ‘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갖는 신뢰성, 정보량에 대해서 관객과 형사가 궁금해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영화 속에는 무엇인가 들어갈 것이 없다. 그 공간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치밀한 설계가 있다는 것인데, 그로인해 몰입도는 최상으로 올라가지만, 관람후에 남는 것은 없다. 영화를 가득 채운것은 치밀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스토리를 다 보고 난 후에 여백이 생기지 않아 그 깔끔함으로 끝나게 된다.



영화가 갖는 제작 목적과 관객이 소비하고자했던 목적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춘 영화다.



02. 오프닝이 인상적이다. 개가 할란의 집을 후경에 두고 달려오지만 직선으로 달려오지 않고, 개의 앞에 심어진 나무를 중심으로 두고 돌아서 달린다. 고속촬영이 됐기에 화면은 느리게 재생된다. 이때 다시보면 개는 한마리가 아니라 두마리가 된다. 느리게 재생되는 화면과 같은 종의 개가 멀리서 달려오고 후경과 전경에 각기 무엇이 놓여있기에 관객은 그저 개 한마리가 달려오는 것으로 인지한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는 오프닝에서 범인과 사건에 대한 힌트를 여기에서 유추하게 한다. 마치 모든 가족들이 할란의 생일을 맞아 노래를 부를때 자신이 있던 것 처럼 착각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착각을 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을 한다. 영화는 이 지점을 이용해서 사건을 만들고, 사건을 풀이해 간다. 결국 정답은 선한 마음이라는 식상한 감이 있긴하지만 말이다.



이 극속에서 생일을 맞이한 할란의 옆에 있었던 것은 누구일까.

마르타라고 쉽게 단정지을수 없다. 화면 프레임 안에서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마리의 개가 한 마리같은 착각을 봤던 것 처럼 관객은 보지 않아도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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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님의 리뷰
2019.12.09 15:13:26
아가사크리스티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실수.
코난도일, 모리스르블랑, 앨러리퀸도 있지만, 추리소설을 논할때 '아가사크리스티' 의 이름을 가장 만저 떠올리는 것은 그녀의 작품이 추리라는 장르의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두드러진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는 별칭으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리고 이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그러한 그녀의 추리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겨보자 하는 야심찬 기획이 느껴진다.


우선 <나이브스 아웃>이 원작이 없는 오리지날 시나리오라는 것에서 이 영화의 야심이 느껴졌고, 그 야심찬 기획에 걸맞는 화려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조합 또한 야심만만하다. 제이미리커티스를 필두로, 돈존슨, 크리스토퍼플러머 같은 왕년의 스타들은 물론, 다니엘크레이그, 크리스에반스, 마이클섀넌 같은 스타들까지 함께 소환하면서 그러한 배우들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대저택의 주인인 노년의 미스테리 작가가 어느날 숨진채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전형적인 밀실 추리극의 플롯으로, 그것도 우리가 아가사크리스티의 소설속에서 보아왔던 그 당시의 그 풍미와 시대적, 공간적 배경까지 그대로 차용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대저택 안에서의 추리.


초반 인트로에서 느껴지는 살인사건에 대한 전통 추리극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추리극에 대한 충분한 기대를 쌓을 수 있고, 화려한 배우들의 면면이 하나둘 확인되면서 <나이브스 아웃>에 대한 기대는 점점 높아진다.


특히, 대저택이라는 공간과 한정된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대 가족들의 미스테리한 사연의 추리는 아가사크리스티의 소설에서는 수없이 봐왔던 플롯이지만, 이것이 활자가 아닌 스크린으로 보는 맛은 분명히 다르다. 배우들의 연기에서 느껴지는 의미와 추리들은 관객들도 같이 범인을 쫓고 그 범인의 사연들을 둘춰보게 된다.


그러나 <나이브스아웃>은 충분히 화려한 캐스팅과 멋진 플롯으로 시작되지만, 그러한 야심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꾸준하게 이어지지는 못한다. 우선 이 영화속에서 가장 중요한 추리적인 트릭 자체가 너무단순하고 이야기의 동선이 획일화되서 다른 것들에 대한 시선들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추리극에서 느껴질 수 있는 미스테리한 맛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인트로에 소개되는 가족들의 캐릭터를 보면, 한명 한명이 모두 사연이 있을 것 같고, 그 사연들속에서 서로 충돌되는 추리적인 상상들을 기대하지만, 이 캐릭터들의 대부분은 그저 소개 하는 정도로 소비될 뿐이다.


머리가 좋거나 기발한 트릭들을 이용하는 범인이나 탐정, 혹은 등장인물들은 추리극에서는 빠지지 않는 캐릭터들인데 이 영화속의 대부분은 단순하고 획일화된 캐릭터들이라서 이러한 추리를 하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탐정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도 추리하는 모습은 거의 생략됐다. 결과만 말하는 추리는 의미가 없다. '어떻게' 에 대한 추리가 생략됐다.


아울러 여러 캐릭터들의 사연은 보여지지도 않고, 몇명의 인물들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범인과 반전에 대한 역할 범위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그러니 당연히 상상의 범위는 좁아지고, 그 좁아진 추리의 세계관은 아가사크리스트의 촘촘하고 치밀하게 직조되는 이야기의 조합과는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결국 유산이라는 단순한 명제로 귀결되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은 그동안 수 없이 보아왔던 클리셰이기도 하고, 최소한 이 영화가 원작이 있는 것이 아닌 오리지날 시나리오 였기에 이렇게 흔하고 정형화된 클리셰 대신에 추리극에 어울릴만한 트릭을 기대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에서는 추리소설의 전형 보다는 극영화 속의 전형을 따라가고, 그 결과 이 영화는 단순하게 소비되는 전형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채, 초반에 강조되어 왔던 야심차고 치밀한 추리극의 전형에 부합하지 못한 채 영화와 소설의 어느 지점에서 외롭게 표류하는 모습이다.


소설과 영화는 분명히 다르다. 느껴지는 것도 보여지는 것도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뛰어난 소설 속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스크린으로 여과 시킨다. <나이브스아웃>은 노골적으로 추리소설과 같은 이야기를 영화에 옮기고 싶어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가사크리스티의 멋진 추리소설같이 영화로 옮기고 싶어 했다.


그러나 역시 추리소설의 여왕에 비견할만한 영화는 되지 못했다.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것은 '감히' 아가사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대놓고 따라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추리소설의 여왕을 떠올리고, 그녀의 소설과 오버랩 시키게 되면서 영화에 대한 아쉬움은 훨씬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레트로 감성 물씬한 추리영화 <나이브스 아웃>의 의미는 남다르다. 온갖 CG로 범벅을 해서 이것이 정말 영화라고 볼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드는 시대에도 여전히 좋은 시나리오와 멋진 배우들의 조합이 있다면 영화라는 이미지는 충분하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식 시켜준다.


이 영화가 조금 더 촘촘해서, 아가사크리스티의 추리극과 같은 느낌으로 이어졌다면 훨씬 더 좋았겠지만, 여전히 코난도일, 모리스르블랑, 앨러리퀸 같은 레트로 감성에 그리운 이들이라면 나름의 좋은 추억들을 되새길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조항빈 님의 리뷰
2019.11.21 00:23:03
'나이브스 아웃'은 베스트셀러 갑부 작가의 죽음과 그의 유산을 둘러싼 가족들에 대한 라이언 존슨 감독의 후더닛 미스터리 작품이다. '라스트 제다이' 이후 그의 첫 영화인 이 작품의 예고편이 떴을 때는 엄청나게 호화로운 캐스팅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라이언 존슨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컸는데, 후더닛이 꽤나 시들어버린 영화판에서 그는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처럼 이런 후더닛 미스터리들은 올스타 캐스팅이 일종의 마케팅 기믹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이 서브장르의 특성이 된 감이 있다. 라이언 존슨은 바로 그 올드한 후더닛의 감성을 이 영화에서 잔뜩 반영하고 있다. 캐스팅 뿐만 아니라 필름 촬영부터 해서 고풍스럽고 미로 같은 저택, 각양각색의 드레스와 정장을 입는 사람들과 스코어까지 모두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 영화화한듯한 미스터리물의 느낌을 풍기고 있다. 거기에 탐정 캐릭터도 프랑스계 이름을 가지면서도 굉장히 과장된 발음을 가진 점도 그렇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고전적인 팔레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배경은 현대다. 스마트폰, SNS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권의 이민자 갈등도 나오고 있는 이 영화의 무대는 구와 신의 정말 묘한 조합으로 느껴진다.

구와 신의 조화는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가 아니다. 이 영화는 후더닛이라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아주 잘 정립된 서브장르의 전개와 틀들을 조금씩 비틀고 변주하면서도 그 정신과 매력에는 매우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면에서는 라이언 존슨이 '라스트 제다이'에서 스타워즈를 가지고 한 것을 이 영화에서는 후더닛 장르로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라이언 존슨은 '브릭' 같은 영화들에서 이미 보여준 미스터리 연출가로서의 탄탄한 기본기와 변주 능력을 더 화려하고 능숙하게 선보이며 알듯 말듯하면서도 계속 추리하다가 클라이막스에서 통쾌한 전말 공개까지 스릴을 쌓는다. 후더닛의 매력은 미스터리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이들 간의 복잡한 관계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용의자들이 서로 달라 보이지만 피해자를 통해 연결점이 생기며, 보이지 않던 연결점들이 수사 중에 계속 드러나며, 그 안에서 각자의 욕망들과 동기들이 드러나며, 과연 누가 어떻게 왜 범행을 저질렀을지 흥미진진하게 탐정과 함께 추리해가는 그 재미 말이다. 라이언 존슨은 정보 공개의 완급조절을 정말 완벽하게 하는 엄청난 스토리텔링 능력을 보여주며 그 재미를 극대화하며, 정말 간만에 제대로 된 후더닛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거기에 유머와 재치로 가득찬 대사들에도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선 전말 부분에서 좀 개연성이 부족했던 파트가 딱 하나가 있다고 생각하고, 초호화 출연진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좀 낭비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절대 짧은 건 아니지만, 이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를 좀 더 깊이 알 수만 있다면 더 길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니엘 크레이그, 토니 콜레트, 아나 데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마이클 섀넌, 크리스 에반스, 라키스 스탠필드, 캐서린 랭포드, 제이든 마텔, 크리스토퍼 플러머, 프랭크 오즈... 나열하면서도 이게 말이 되는 출연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이든 마텔의 분량이 너무 아쉽긴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아나 데 아르마스와 다니엘 크레이그와 크리스토퍼 플러머였던 것 같다. 우선 아나 데 아르마스는 그동안 꽤나 주목은 받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영화의 중심을 잡을 능력까지 되는 훌륭한 주연급 배우임을 본인이 증명한 것 같다.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캐릭터가 죽었음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등장하는 씬마다 그냥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씬을 지배한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정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과장된 남부 억양으로 연기를 하지만, 덕분에 이 영화의 다소 코믹하고 소설과도 같은 톤에 중요하게 일조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조신익 님의 리뷰
2019.12.10 19:41:12
영리한 질문으로 이끌어가는 탁월한 추리극
아가사 크리스티, 아서 코난 도일과 같이 추리극으로 저명한 작가들은 많지만 현대 영화에서 추리극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셜록 홈즈>를 비롯해 추리의 형식을 빌려 다른 장르와 결합하는 등의 모습은 종종 보였지만 정통 추리극은 그리 많지 않다. 당장 메이저 규모에서 제작된 추리극을 생각해보면 2년 전 개봉한 <오리엔트 특급 살인> 외에는 크게 떠오르는 작품이 없다. <나이브스 아웃>은 그런 환경에서 등장한 오랜만의 정통 추리극이다. 단순히 추리극이기 때문에 눈길이 가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튼튼한 구성을 생각하면 눈길이 가는 것을 넘어 특별한 영화라고까지 느껴지는, 아주 좋은 추리극이다.



※본 리뷰는 <나이브스 아웃>의 스포일러를 아주 조금 포함하고 있습니다.


추리극은 보통 범행이 벌어지고 '누가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를 밝혀내는 것에 집중하고 그 과정에서 각 인물들의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역추적한다. <나이브스 아웃> 역시 이 구조를 아주 잘 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간결하고도 압축적으로 공간을 소개하고 죽은 할런[크리스토퍼 플러머 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건을 제시한다. 이후 대가족 일원들의 각 진술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해나간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적인 추리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나가며 관객들에게도 추리를 유도해내기 좋은 구조를 보이며 추리극의 재미를 선사하긴 하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추리극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영화 중반부, 영화는 사건의 경과를 공개해버린다. 누군가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를 당사자 인물의 시점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일반적이라면 추리극으로서의 원동력은 사라지고 이 부분부터 스릴러가 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만 영화는 영리하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영화 초반, 블랑[다니엘 크레이그 분]의 대사대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회피한" 사람이 있고 그 질문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프레임으로 추리극의 기본적인 질문을 이어나간다. 덕분에 권선징악적인, 어찌 보면 평범한 내용으로 회귀하지만 이 영화가 중간중간 던지는 똑똑한 질문들로 추리극으로서의 재미는 충분히 선사한다.


연출, 촬영 측면에서도 아주 인상적인 영화다. 기본적으로 밝은 톤을 잃지 않고 코미디적인 요소까지도 다수 넣어가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특히 패닝의 사용 등 카메라의 움직임을 보면 웨스 앤더슨의 영화들이 생각나기도 하며 대저택이란 특별한 공간을 통해 화려한 미장센을 채워넣기도 한다. 보기 좋은 화면을 만들 뿐 아니라 이러한 연출로 대사 위주로 흘러가기 십상인 이야기에 시각적인 역동성을 불어넣기도 하며 블랑을 화면의 포커스 뒤에 배치하되 눈에 띄도록 배치하여 보는 시선을 다각화하기도 한다.



화려한 출연진의 연기를 보는 것도 일품이다. 다니엘 크레이그부터 크리스 에반스, 제이미 리 커티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마이클 섀넌 등등. 뛰어난 연기를 보는 배우들의 모습 자체도 아주 재미있지만 여러 인물 간의 상호작용이 많고 대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추리극의 특성상 그 대사의 맛이 아주 잘 살아있다. 특히 밝은 톤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로 코미디적인 분위기가 더 드러나는 느낌도 있다. 기본적인 이야기 자체부터 연출, 촬영, 연기까지, 여러모로 인상적인 부분이 많은 영화다.


지금으로서는 흔치 않은 추리극의 등장이기도 하거니와 그 완성도 역시 뛰어나 아주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 다른 부분 역시 칭찬할 부분이 굉장히 많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좋은 영화였다. 사건의 경과를 중반부에 공개하면서도 영리한 질문들로 이야기의 힘을 잃지 않으며 이끌어가는 솜씨 자체도 좋았으며 이러한 구성 자체가 신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추리극의 기본인, 추리 과정을 보는 입장에서도 함께 생각하도록 잘 유도해냈다는 점에서 신선하면서도 추리극 다운 추리극이었고, 그것이 영화적으로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에 아주 잘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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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7 16:15:23
랜섬에 캡틴 '아메리카'를 캐스팅한게 신의 한 수👍
노골적이고 신랄하지만 재치있게 미국의 현시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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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mon 님의 리뷰
2019.12.07 02:59:26
현대 미국 사회의 초상 <나이브스 아웃>
라이언 존슨 감독의 영화 <나이브스 아웃> (2019)은 'knives out'의 대상, 즉 이 영화가 설정한 공격의 목표 대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뼈대가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이 85세 생일에 숨진 원인을 파헤치는 추리물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러나 물증은 한 입으로 두 가지를 말한다는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의 대사는 <나이브스 아웃>이 겨냥하는 대상이 두 개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쉽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표층적인 내용과 심층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관람할 때 시선이 표층에 머무른다면 이 영화는 적당히 흥미로울 테지만, 시선이 표층에서 벗어나 심층에 도달한다면 이 영화의 심오함에 감명받을 테다.

우선, 표층적인 내용을 살펴보자면, <나이브스 아웃>은 전형적인 추리물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경찰과 탐정의 질문에 트롬비 가(家)의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하며 다른 가족 구성원을 경계한다. 그리고 이들의 눈은 사건의 진상을 선명히 밝히는 게 아니라 누가 더 많은 재산을 상속받게 되는가에 향해 있다. 또한, 같은 상황에 관한 상이한 플래시백을 마주 놓음으로써 이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브누아 블랑의 추궁 이후 이들의 거짓된 가정법적 시제의 장면을 배치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계속 인물들을 의심하게 만든다. 아울러 영화의 핵심 인물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의 포지셔닝도 추리물의 관습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의 표층적인 내용이자 질문인 '과연 누가 범인인가?'에 대한 대답을 쉽게 내놓을 수 있다.

표층적인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라이언 존슨 감독은 <나이브스 아웃>이 현재 미국과 미국인의 의식을 비판하는 영화임을 계속해서 언질을 주기 때문에 심층적인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 극 중 마르타의 국적은 절대로 밝혀지지 않는다. 트롬비 가(家) 가족 구성원들도 그녀를 가족처럼 여기면서도 그녀가 에콰도르에서 왔는지, 브라질에서 왔는지, 아니면 파라과이에서 왔는지 모른다. 이는 현대 미국 사회가 이민자와 난민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비약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재산 상속이 자신의 생각처럼 되지 않자 "우리는 트롬비 가족이야"라고 린다(제이미 리 커티스)가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떠올려본다면 비약이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린다가 이 말을 하자 나머지 트롬비 가(家) 가족 구성원들이 뭉치는데, 이는 미국의 폐쇄성 및 폐쇄적인 공동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이민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조니(토니 콜렛)와 지금까지 할란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준 마르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주겠다는 월트(마이클 섀넌)가 나중에 마르타의 약점을 갖고 협박하는 모습은 말로만 정치적인 공정함을 주장하는 미국인의 위선을 나타낸다.

끝으로 이 영화를 계속 표층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화면 왼쪽 하단에는 트롬비 가(家) 가족 구성원들이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마르타가 서 있는 엔딩 장면은 그저 평범하게 다가오겠지만, 심층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현대 미국 사회와 국민의 민낯을 'knives out'한 게 상징적인 이미지로 구현되었다는 점을 곧바로 눈치챌 수 있을 테다. 따라서, <나이브스 아웃>은 "정치적인 영화를 만들지 말고 영화를 정치적으로 만들어라"라는 장 뤽 고다르의 말을 따르는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doona09 님의 리뷰
2019.11.28 06:38:13
추리물의 완벽한 재해석이 돋보인다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이다.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제이미 리 커티스, 마이클 섀넌, 아나 디 아르미스, 토니 콜레트, 돈 존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주연급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베테랑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연기 앙상블이 13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뉴트로 콘셉트의 추리영화

아가사 크리스티와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 스타일을 따르면서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옛날 요즘이란 뉴트로 콘셉트의 추리영화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탐정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을 전면에 내세워 인류 보편의 가치를 되짚어준다. 촘촘한 서사와 인물 관계, 미장센과 사회적 함의까지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감독 라이언 존슨의 날선 풍자는 트롬비 가(家)를 작은 미국이라 할만한 이유가 된다.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생각나는 건 괜한 기우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중성이 있다.

어느 날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작가 '할란(크리스토퍼 플러머)'이 85세 생일날 숨진 채 발견된다. 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온 집안 식구들이 소환된다. 할란의 말동무이자 간병인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도 불려왔다. 플러머 가족은 마르타를 가족의 일원으로 때에 따라 설정한다. 자기들이 유리할 때는 가족으로 불리할 때는 남으로 말이다. 때문에 경찰의 부름에 당연히 마르타도 와야 한다. 할란의 죽음으로 얻을 것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날 생일파티에 있던 사람은 모두가 용의자다.

말이 칼이 될 때, 인간의 이중성

제목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은 이중적인 의미다. 직역하면 불쑥 칼을 내밀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말이 칼이 될 때 말로써 타인을 죽일 수도 있음 의역해 볼 수 있다. 칼끝은 누구에게 겨눌 수 있다. 트롬비 가(家)는 가족끼리 날선 칼날을 겨누며 점점 분열된다. 바로 거대한 유산 때문이다.

이 가족 구성원은 대부분 타고난 권리와 집을 대대손손 누릴 궁리만 하지 스스로 자립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성공한 작가 '할란'의 목에 빨대를 꽂고 너도나도 무전취식 중이다. 이 집안사람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도덕적, 경제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이다. 이에 할란은 네 사람에게 경고를 하기 이른다. 첫째 바람난 사위 리처드(돈 존슨) 둘째, 파산한 며느리 조니(토니 콜레트), 막내 무능력한 윌트(마이클 섀넌) 그리고 자신과 가장 닮은 손자 랜섬(크리스 에반스)까지. 범인은 네 사람으로 좁혀진다.

드디어 우스꽝스러운 억양과 행동, 이름을 가진 탐정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 자신이 셜록이라면 응당 왓슨도 있어야 할 터. 집안에서 의심받기 가장 어려운 마르타를 대동하고 퍼즐을 맞추기 시작한다. 하필 마르타인 이유는 이 가족이 아니지만 대부호와 가장 친하며,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어 믿을 수 있으니까.

이때부터 마르타와 블랑의 탐정 놀이를 관객은 따라가게 된다. 희한하게도 <나이브스 아웃>은 범인을 찾는 '후더닛(Who has done it)' 장르를 따르면서도 초반부 범인을 쉬게 알려주며 시작한다. 따라서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가 기대되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감독의 역량이 빛나는 시점이다. <블룸 형제 사기단>, <루퍼>,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통해 진가를 발휘한 바 있다. 때문에 현대적인 감각을 넣어 어떻게 짜 맞추는지가 관건이다. 원작 소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촘촘한 서사가 <오리엔트 특급 살인>, <비뚤어진 집>의 아가사 크리스티의 재해석, 오마주라고 해도 좋다. 선한 의지는 언제나 옳다. 존중받아야 마땅한 가치라는 관점은 영화의 핵심 주제다.


즉 추리물의 틀을 깨고 속을 들여다보면 감독이 의도한 메시지에 접근하는 은밀한 영화다. 고딕 양식의 대저택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각기 다른 성격의 가족들, 가족 같던 사람들이 한순간 돌변할 때 벌어지는 촌극, 트럼프 시대를 살아가는 미국 이민자의 비애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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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님의 리뷰
2019.11.20 23:56:21
추리 장르라는 대저택을 해체하고 다시 쌓아올리며 라이언 존슨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능력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기대를 유쾌하게 배신하고 추리 소설의 클리셰란 클리셰는 모두 아슬아슬하게 반 발씩 걸쳐가며 전통적인 형식에 새로운 내용을 담은 결말부를 향해 치닫는 각본은 올해 최고의 각본으로 꼽기에 무리가 없다. 크리스토퍼 플러머와 아나 데 아르마스를 필두로 한 별들의 앙상블은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클루게임 보드 위에서 웃고 울고 화내고 싸우는 콩가루 가족과 그 주변인들을 완벽히 연기한다. 그 모든 와중에서도 사회적 코멘터리를 위한 공간은 빼놓지 않고 남겨놓는다, 아니 영화 전체가 사회적 코멘터리를 위한 한바탕 놀이판이라고 봐도 된다.
라이언 존슨이 나이브스 아웃에서 추리 장르를 다루는 모습은 히치콕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서 첩보 장르를 연상케 한다. 시종일관 재치있는 각본에 배꼽 잡고 웃게 만들면서도 탄탄한 추리 장르의 공식을 잊지 않고 때론 그 공식을 따라가기도 때론 반전시키기도 하면서 관객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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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푸 님의 리뷰
2019.12.12 23:25:24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거기에 코믹함까지 갖춘 추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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