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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총 1개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
드라마 / 2019

개요
드라마, 코미디, 미국, 135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9.11.27 개봉
감독
노아 바움백
배우
스칼렛 요한슨
아담 드라이버
로라 던
알란 알다
레이 리오타
아지 로버트슨
줄리 하거티
월리스 쇼운
마크 오브라이언
카일 본하이머
믹키 섬너
로슬린 러프
매튜 쉐어
메릿 웨버
시놉시스
결혼의 끝에서 비로소 다시 시작되는 두 부부, 그리고 한 가족의 이야기.
100%
4.27점
키노라이트 분포
0개
63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35

조항빈 님의 리뷰
2019.11.28 02:46:10
'결혼 이야기'는 결혼 생활을 정리하기로 한 두 부부의 이별 과정을 다룬 노아 바움백의 영화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뭔가 특이한 대사들과 절제된 연출을 통해 배우들과 각본의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하려는 그의 스타일은 확실히 진화하고 있으며, 이제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유망주에서 아예 차세대 스타 감독으로 거듭난 노아 바움백은 이번에도 부부와 사랑에 대한 굉장히 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가져왔다.

이 영화는 주인공 부부의 이혼 과정을 그리는 영화다. 여기에는 이혼을 둘러싼 법적 공방, 자식과의 관계, 경제적 문제 같은 상당히 현실적인 내용들이 들어있으며, 이런 내용들이 이야기의 신뢰성과 몰입감에 상당히 기여를 한다. 하지만 결국 이런 내용들은 두 주인공이 이 과정을 통해 거칠 개인과 관계의 성장을 위한 촉매제다. 영화는 한때 서로 깊게 사랑에 빠졌지만, 결국 헤어지기로 결심한 부부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바라본다. 한편으로는 오랜 기간의 생활을 통해 쌓인 정과 습관들에서 아직 서로에 대한 감정이 있음을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이 왜 서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지를 두 주인공들의 입장차와 갈등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과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고, 그리고 그 다름에서 나오는 서로에 대한 생각의 차이, 그리고 그 차이가 쌓이고 쌓이기만 하면 결국 둘을 갈라놓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어느 관계에나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둘은 부부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만큼 공유하고 있는 것이 많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의 드라마가 나온다. 특히 양육권과 관련돼서 말이다.

이혼이라는 감정과 물량의 소모가 큰 싸움을 통해 영화는 두 주인공의 피치 못할 대립으로 이야기를 쌓아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자극적이고 요란한 방향이 아닌, 애와 증이 정말 매순간 공존하고 있고, 진심 어린 절제와 참을 수 없는 폭발이 섞여있고, 부부처럼 대하지만 더 이상 부부일 수 없는 사람들의 솔직한 대사들에서 노아 바움백의 천재성이 다시 한번 돋보인다. 그의 각본은 더 이상 인생을 함께 할 수 없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과연 정말 함께할 수 없을까와 왜 함께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며, 결국 자기 자신들에 대해 더 알게되고, 자신들이 원하는 행복과 삶에도 더 가까워지는 성장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담아낸다. 영화는 누군가의 편을 들고 있지 않다. 나는 영화를 보며 한 쪽을 응원하다가, 또 다른 쪽을 응원하다가 갈팡질팡했다. 하지만, 핵심은 결국,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었다. 핵심은 이 두 캐릭터가 각자에 대해 깨닫고, 동시에 서로의 차이를 알게 되며, 각자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아가야할지에 대한 현명하고 성숙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

35 mm의 질감은 아련하고 연민 어린 느낌을 주며, 마치 묘한 가족 사진을 찍는 듯했다. 광각으로 구도를 넉넉히 잡으며 솔직하고 꾸밈없는 분위기를 베이스로 삼지만, 중요한 순간들에는 망원 클로즈업으로 당기고 편집도 날카롭게 하는 바움백의 스타일은 날이 갈수록 세련돼가고 있는 것 같다. 랜디 뉴먼의 스코어는 영화와 어울리게 미니멀한 느낌이 있으며, 아주 튀지는 않았지만, 적재적소에 일종의 막내림이 돼줬다. 마크 브리지스의 의상 또한 캐릭터들의 상황과 욕망을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잘 담았다. 점점 배우이자 커리어 우먼으로서 단정해지는 스칼렛 요한슨의 옷들은 마치 화려한 LA를 대표하는 로라 던의 드레스의 영향을 받아가는 듯 했으며, 언제나 셔츠로 사무적인 분위기를 내는 아담 드라이버는 뉴욕에 남아있는 그의 미련과 그로 인한 LA에서의 소외감, 그리고 가족으로부터의 소외감을 잘 보여줬다.

많은 사람들이 호아킨 피닉스를 2019년 최고의 남우주연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TIFF 이후 쯤부터 아담 드라이버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문대로,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는 그냥 최고였다. 매 영화마다 새로운 연기를 하는 듯한 그는 '패터슨' 쪽에 가까운 절제되고, 평범하고, 가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하지만, 이혼이 진행되며 조금씩 스며드는 두려움, 불안감과 불확실성부터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며 초조해지는 심리와 어쩌면 아담 드라이버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씬까지 이어지는 감정적 스트레스의 여정은 정말 경이로웠다. 스칼렛 요한슨도 마찬가지였다. 다소 소규모인 영화에서 주연 역할을 맡은 것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은데, 그동안 드라마 연기의 한이라도 쌓였는지, 정말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다. 아담 드라이버와 반대로 오히려 이혼을 결정하며 자신감이 더 생기고 더 안정적으로 변해가는 그녀의 여정은 초반부의 드라마를 담당했으며, 로라 던과의 씬에서 제일 빛을 발했다. 이 둘이 보여주는 호흡도 완벽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정말 이들이 오랜 기간 결혼했던 부부라고 믿겨지며 그냥 영화 내내 그렇게 보여질 정도로 자연스럽고 깊은 호흡을 보여준 두 배우는 각자의 연기에서도 훌륭했지만, 같이 있을 때도 감탄을 금치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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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QLSIXNA 님의 리뷰
2019.12.10 18:29:51
공교롭게도 올해 최고의 영화 두 편이 모두 넷플릭스 작품이 될 거 같다는 느낌이다.

<프란시스 하>와 <위아영>을 보고 노아 바움백이랑은 잘 안 맞나 싶었는데 극장에서 너무 울어버릴 정도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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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군 님의 리뷰
2019.12.13 01:46:02
알고보면 이혼 이야기.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버가 노아 바움백 감독의 손에서 파혼을 맞은 한 쌍의 남자와 여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역할을 맡은 영화다.



10년동안 공연해온 소규모 연극의 연출자 '찰리(아담 드라이버)'는 연극의 주인공이자 자신의 아내인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이혼절차에 들어간다. 덕망있는 리더십으로 연극 단원 전부를 이끌던 찰리는 자신의 연극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려던 찰나 니콜의 이혼 선언에 멘붕에 빠지지만 이내 '그녀가 원하면 내 재산 전부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어려운 시절에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묵묵히 지지해주던 니콜을 배려하는 찰리. 니콜은 처음 출연한 헐리우드 영화에서 가슴노출을 감행하며 업계 사람들에게 은근한 이미지를 남겼지만 찰리를 만나면서 10년동안이나 그의 연극에 동참하게 된다. 이제야 고향인 LA에서 제작되는 TV쇼에 주연자리를 꿰찬 니콜. 그리고 어느날 알게 된 극단 연출부 여직원과 찰리의 외도. 니콜은 그 길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10년 동안의 결혼생활 중 자신을 단 한 번도 인격적으로 대우해주지 않던 찰리의 행태들을 떠올린다. 체념 상태에서 시작하는 이혼절차가 니콜이 LA로 돌아가고 찰리가 홀로 뉴욕에 남게 되면서 두 사람 모두 변호사를 사며 아들 '헨리(아지 로버트슨)'를 사이에 두고 진흙탕 싸움이 되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다.


영화 초반엔 부부가 쌓아올린 10년이라는 시간에서 오는 정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 때문에 모든것을 체념한 듯 조용히 이혼절차를 밟는 두 남녀를 보여준다. 상대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어도 그냥 대충 넘어가게 되는게 바로 오래된 커플의 문제점이다. 니콜이 어머니가 있는 고향인 LA로 돌아가면서 갑자기 '이혼소송'으로 까지 번지게 되는데 니콜은 변호사인 '노라 팬쇼(로라 던)'를 만나기 전까지 아들과 남편의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다. 상대방의 약점을 잡고 숨을 거둘 때 까지 목을 놓지 않는 방식으로 싸우는 변호사 노라 팬쇼는 의뢰인을 아들 쯤으로 생각하는 찰리의 변호사, '버트(알란 알다)'와 대결하면서 니콜을 어느정도 우위에 앉혀주게 된다. '처음엔 이렇게 까지 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라고 생각하던 부부는 온데간데 없고, 찰리가 아들인 헨리의 특성을 잡고 늘어지는 니콜과 노라 팬쇼 덕분에 변호사 버트보다 훨씬 호전적인 '제이(레이 리오타)' 라는 변호사를 기용하면서 점입가경에 이르는 이혼소송의 클라이막스를 보여준다. 당사자도 잊고있던 사소한 행동이나 오랜기간동안 찰리와 잠자리를 갖지 않던 니콜, 어찌됐든 불륜을 저지른 찰리 등 바로 옆자리에서 의뢰인들의 약점으로 부부의 얼굴에 엿을 날리는 변호사들은 찰리와 니콜의 이혼소송을 순전히 '일거리' 쯤으로 치부하며 온갖 칼날들을 상대 의뢰인에게 던져댄다.


결국 현타가 온 두 남녀는 마지막으로 솔직한 심정을 서로 이야기하지만 10년동안 여자는 여자대로 곪아있었고 남자는 '왜 그때 이야기하지 않고 이제야 이야기하냐' 며 서로 으르렁댄다. 영화의 핵심은 파국까지 치달으며 진행되는 이혼소송중에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상호보완적인 관계의 사람들이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대목에 있다.


니콜이 찰리를 만나서 헐리우드 영화업계에서 한 발 물러나 10년동안 찰리가 연출한 이름도 없던 연극을 했던 건 찰리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찰리 역시 니콜을 연극의 소모품 정도로 생각했든 그렇지 않든간에 그녀 덕분에 결국 연극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할 수 있었고 상금도 받으며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TV도 보지 않는 꽉 막힌 외골수같은 연극 감독을 옆에서 끊임없이 지지하고 지탱해준 니콜이 대단하고 그녀를 발판삼아 브로드웨이에 진출할 수 있었던 찰리는 좀 비열하다. 잠자리를 갖지 않는다는 이유가 외도를 해야하는 사유는 되지 못하지(요새는 사유가 되려나?). 알고보니 자신이 구원받은게 아니라 찰리에게 생기를 부여하는 일종의 도구처럼 느껴진다는 니콜의 감정을 찰리가 조금이나마 이해하려 해줬으면 이혼까지 가는 사단은 안 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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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 님의 리뷰
2019.12.10 19:54:33
갓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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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0 13:33:26
결혼의 풍경 U.S Ver.
‘결혼은 고도의 사회학적 행위다.‘라고 막스 베버는 정의 내렸다. 결혼은 가족과 사회, 국가로부터 ’ 부부‘관계라는 공인받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가족과 사회, 국가로부터 출산과 육아를 차별받지 않고 행할 수 있는 것이다. 남편이 가족을 부양하고, 아내가 살림과 육아를 책임지는 성역할이 해체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대체할 새로운 모델은 아직까지 없다. 남성은 청년실업과 집값 부담에 노출되어있고, 여자들은 자신보다 우월한 남성의 능력을 바라고 있다. 이런 제도와 성역할의 불일치는 수많은 남녀 갈등과 이혼율 증가, 결혼율 감소라는 사회현상을 양산한다.

여기서 노아 바움백은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에 주목한다. 마치 잉마르 베리만의 <결혼의 풍경(Scenes From A Marriage,1973)>을 연상 게하는 결혼의 파멸을 그릴 연극무대를 세운다. 초반부에는 남녀가 카메라 숏에 함께 잡히지만, 점차 벽과 기둥을 분기점으로 남자 따로, 여자 따로 각각 잡힌다. 결혼이라는 법적 서약이 해체되는 과정을 그린다.



■관계지향적인 여성

영화는 우선 배우 니콜(스칼렛 요한슨)에게 집중한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그녀는 파일럿 촬영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면서 차차 정리해나간다. 그리고, 변호사(노라 던)와 상담 장면이 펼쳐진다. 캄캄한 무대 위에 홀로 선 배우의 독백처럼 두서없이 감정적인 자기 서사를 발설한다. 니콜은 자신이 이혼을 결심한 이유를 스스로 발견한다. 관계지향적인 성향이 강한 여성이 대화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가는 과정은 당연하게도 여성적이다.

임신에 대한 부담이 있는 여성 입장에서 남자보다 연애 상대를 심사숙고해서 고른다. 상대가 믿을만한 대상이라고 확신이 들 때까지 쉽게 결정을 못하지만, 상대방을 신뢰한 이후부터는 ‘남편’이라는 강력한 자기장에 휩싸여 모든 걸 상대방에게 맞춰준다. 희생이 사랑이라고 믿는 그녀는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했었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속박이 깨지자 여자답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게 된다. 니콜은 당연하게 ‘일’을 선택한다.

니콜이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와 손장난(?)을 펼치는 장면처럼 여성은 일단 어렵게 고민해 선택한 상대와 이별하고 나면 상대적 허탈감이 빨리 찾아온다. 그러나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를 갈망하는 여성적인 본능에 따라 점차 안정을 찾는다. (영화 후반부에) 새로운 남성과 사귀고 있다.




■혼자 끙끙 앓는 남자

연극 연출가 찰리(애덤 드라이버) 입장에서 결혼에 골인한 이후로 그는 가정에 충실한 남편과 아빠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아내가 갑작스럽게 LA에 정착하겠다는 선언에 당황한다. 남성은 여성보다 덜 관계지향적이라 초창기엔 별로 (감정적으로) 힘들지 않다고 느낀다. 니콜이 남편의 장점을 발표하기를 꺼린 데 반해 찰리는 거침없이 부부상담에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이유다. 니콜은 아직 마음이 채 정리되지 않았던 반면에 남성은 이혼하려는 이유나 문제점 등은 조용히 (심리적인)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거의 잊고 지내기 때문이다.

이것이 극단 직원들과 회식하는 자리에서 니콜과 찰리의 반응이 다른 이유다. 니콜이 친구나 친정 식구,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며 점차 이혼에 대한 입장이 구체화되는 반면에 찰리는 이혼 문제를 단순히 부인이 힘들어하기 위해 친정 LA에 가서 풀기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찰리는 법적 투쟁보다는 부부간 상담 등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기 원한다. 그러나 남성이 결혼이 주는 구속력이 약해질수록 외도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찰리도 예외가 아니다. 그 사실을 니콜은 남편의 이메일을 해킹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이혼소송이 시작된다.




■ 왠지 밉지 않은 니콜와 찰리!

노아 바움백은 주인공 부부를 연극계 인물로 설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을 풍자하겠다는 의도와 둘째는 이혼 법정 등 결혼 풍경 전반을 다루는 블랙 코미디를 펼칠 의도다. 예를 들면, 찰리가 니콜이 준비한 이혼 서류를 발견하는 장면은 마치 스크루볼 코미디 같다. 이렇게 웃고 떠드는 사이에 니콜과 찰리에게 연민과 동정을 보내게 된다.

감독이 주인공 부부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이유는 그는 ‘니콜’과 ‘찰리’라는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결혼, 이혼, 사랑’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 주제를 다루려는 의도다. 그래서 영화 형식에서 적극적으로 형이상학을 다뤘던 잉마르 베리만을 참고한 것이다.




■ 진정한 적은 ‘변호사’

이 영화의 악역은 이혼 전문 변호사역을 맡은 ‘로다 던’이다. 불신을 조장하는 그녀는 가족드라마를 단숨에 법정극으로 이끈다. LA법원의 미팅 룸에서 니콜과 찰리가 변호사를 대동하고 마주 앉아 대치한다. 베테랑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서로 팽팽한 협상을 펼치다 말고 갑자기 인간적으로 점심은 먹고 하자고 제안한다. 더 높은 수임료를 챙기기 위해 폭로전을 일삼던 변호사들에게는 비즈니스이지만, 당사자인 니콜과 찰리의 사정은 다르다.

아내 측과 남편 측으로 나뉘진 양 진영이 부부 대 변호사로 바뀌는 장면은 묘하다. 니콜이 상기된 표정과 얼빠진 찰리가 메뉴판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횡설수설하자 적이었던 니콜이 남편을 대신해 메뉴를 정해주는 아이러니가 그렇다.

후에 이혼소송에 본격적으로 들어갔을 때 서로에 대한 폭로전이 격화될 때 니콜이 먼저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찰리의 집에 방문한다. 이때 잉마르 베리만의 <페르소나(1966)>처럼 답답한 방 안에서 싸우는 두 배우의 얼굴을 1.66:1의 화면비로 클로즈업한다. 두 개의 인격을 대치하던 베리만의 아이디어를 참고한 대목이다. 입장 정리가 끝난 여자와 이제야 수면 밑에 숨겨뒀던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남자의 대립에 그대로 적용했다. 찰리가 무릎을 끊고 니콜이 토닥토닥 달래주는 장면으로 그 심리를 확실히 포착한다.


■ 결혼이 새롭게 지어주는 이름, 남편과 아내, 엄마와 아빠!

LA 출신 중산층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니콜과 오하이오에서 뉴욕으로 자수성가한 찰리는 출신성분부터가 다르다. 이를 철학자 바디우는 ‘타자와의 비대칭적 차이’이라고 명명한다. 그렇지만, 겉보기엔 대조적인 두 사람은 ‘예술가’라는 교집합을 갖고 있다. 니콜이 후에 ‘연출’을 겸임하는 대목에서 두 사람의 공통분모가 여전히 성립함을 증명한다. 두 사람의 미래가 생각보다 밝고 원만할 것을 예견한다. 자! 여기서 결혼의 본질을 알아보며 끝마치겠다.

앞서 설명했듯이 ’ 타자와의 비대칭적 차이‘가 불가피하다. 우리는 부모와도 다르고, 형제자매와도 다르고, 자식과는 더더욱 다르다. 핼러윈 장면처럼 찰리가 아들 헨리와 종종 불협화음을 이루는 대목에서 보듯이 말이다. 그런데 피 한 방울도 안 섞인 남을 사랑하는 것은 어렵다. 이처럼 사랑은 혈연, 지연, 학연, 심지어는 민족이라는 관계마저도 벗어나지 않는다면, 둘은 둘로서 마주 볼 수 없을 것이다.

바디우는 “사랑은, 둘이 있다는 후後사건적인 조건 아래 이루어지는, 세계의 경험 또는 상황의 경험”이라고 정의 내린다. 다시 말해 사랑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둘의 사건이라는 것이다. 둘만이 주인공으로 대두되는 경험이 바로 ‘둘이 있다는 후後사건적인 조건’이다. 이런 순간이 바로 사랑의 시작이다. 바디우는 우리에게 비대칭적 차이를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어도 ’ 끈덕지게 견뎌 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LA에 이사 오는 문제가 영화에서 어떻게 귀결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이해될 것이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은 역설적이게도 ’ 둘 ‘이 ’ 하나‘로 환원하려는 유혹을 견디어 낼 때에만 오히려 성립되는 게 아닐까? 결혼은 끊임없이 남편은 남편답게, 아내는 아내답게, 아빠는 아빠답게, 엄마는 엄마답게, 사위는 사위답게, 며느리는 며느리답게를 강요한다. 일체성 즉 하나를 강요하는 행위가 도리어 일심동체를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남녀 갈등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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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겐 님의 리뷰
2019.12.09 11:33:18
사랑과 삶이라는 미스터리 그 쓸쓸함에 대하여.
이 주인공들과 함께 감정의 파도를 타고나면 쓰디쓴 여운에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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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님의 리뷰
2019.12.09 09:52:00
결혼이란 어쩌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 아니라 두 개의 에고(ego)가 만나 대결하는 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분명 서로를 사랑했지만, 그리고 어쩌면 이혼을 말하는 지금도 사랑하고 있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랑해야 하는 존재는 "나"였다. 내가 있어야 비로소 "너" 또한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미세한 앙금들이 결국은 커다란 균열을 만들어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찰리(아담 드라이버) 두 사람의 거리를 LA와 뉴욕의 거리 만큼 멀어지게 했지만, 오히려 이혼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특별한 러브 스토리로 다가왔다. 그래서 두 개의 자아가 부딪치며 치열하게 싸운 후에, 찰리의 풀어진 신발끈을 묶어주려 그 앞에 기꺼이 몸을 숙이는 니콜의 모습으로 끝나는 엔딩이 주는 여운이 더욱 짙고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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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9 06:03:27
결혼은 안했지만 공감 할 수 있는
리뷰를 어떻게 써내려 가야 할지 모르겠다. 사소한것 하나하나가 큰 스포일러가 될것 같은 이 영화에 대해서 그냥 딱 이 말 하나 당당하게 할수 있다. 결혼은 안했지만 공감 할 수 있는. 내가 한 말이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이 말을 설명하자면 이 영화를 보면서 그냥 계속 고개를 끄덕이고 시간가는줄 몰랐고 감정이 이입 되었다는 말을 할 수 있을것 같다. 부모가 된다면, 가족이 된다면 서로를 위해 포기하고 서로를 위해 양보하는 것이 참 많을것이다. '사랑' 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으로도 넘어갈수 없는 일들이 있다. 누군가의 남편이기 전에, 누군가의 아내이기전에, 아빠, 엄마 이기전에 나는 "나" 자신 이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면서도 넘어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비록 내가 결혼을 안했지만, 영화에 너무 감정 이입을 한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우리 인생이 그렇다. 어쩌면 <결혼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 일지도 모르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였다.

두 배우의 미친 연기력과 언뜻 보면 그냥 뻔한 이야기를 엄청난 연출로 살려낸 감독. 각 인물의 가치관과 개성을 잘살려낸 것들을 보면서 이렇게나 사실적이게 느껴 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감정은 참으로 알수 없는 것이다. 솔직하고 싶다가도 상황에 따라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게 만들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좋은 기억이었지가 아닌, 원래 좋은 기억마저 평범하게, 나쁘게 보게 만드는것도 내 순간의 감정. 나의 가치관. 나의 삶의 방식이겠지. 사실 나는 이 이야기에서 남자의 의견에 공감을 전혀 할 수가 없었다. 근데 그것도 그냥 나의 가치관 차이겠지. 상대방의 진심을 내 스스로가 깨닳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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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ar 님의 리뷰
2019.12.09 00:09:50
여전히 사랑하지만 함께 할 수 없고
미워서 헤어졌음에도 신발끈은 묶어 줄 수 있는,
애증이란 한 단어론 설명 할 수 없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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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 님의 리뷰
2019.12.08 21:22:22
순간 <토이 스토리>가 떠올려졌다. 3편의 마지막을 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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