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알못 님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리뷰 - 키노라이츠
판타지 / 2017

2018.01.11 00:17:40
국내 영화산업에서 판타지 장르는 불모지이자, 가장 잘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다. 2009년 '전우치' 이후로 대형 판타지 영화가 등장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만큼 세계관을 구축할만한 기술력과 각본이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국내 팬들에게 명작으로 꼽히면서 10여 년 전에 제작되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해리 포터' 시리즈, 지난해 개봉했던 '신비한 동물 사전'만 보더라도 판타지 세계를 구현할만한 탁월한 시각효과가 각본이 뒷받침되었기에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판타지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이가 있었으니 '신과함께' 시리즈였다. 국내 최고 웹툰으로 꼽히는 작품답게 이야기의 흡입력이나 각 등장인물의 매력은 말할 필요도 없이 훌륭했고, 덱스터 필름을 만들어 '미스터 고' 연출 때부터 VFX에 꾸준히 투자해왔던 김용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방대한 '신과함께' 세계관을 구축하고자 무려 350억 원을 투자했고, '사상 최초 사전 시리즈 제작'이라는 역사도 만들었다. 하지만 '신과함께-죄와 벌'을 향한 시선은 마냥 곱지만 않다.

먼저, 영화적인 측면으로 '신과함께-죄와 벌'을 들여다보았다. 그동안 봐왔던 해외 판타지 영화들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지만, 원작에 등장했던 일곱 지옥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김용화 감독이 미술과 시각효과에 상당히 신경 썼다는 흔적들이 엿보였다. '신과함께-죄와 벌'을 기점으로 앞으로 국내에서도 판타지 영화를 직접 제작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부분에 대해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한국적이기보다는 '중국무협영화 같다'는 비판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공들인 영상미에 비해 '신과함께-죄와 벌'의 이야기 구조가 지나치게 단순했다는 점이고, 이 부분에서 영화를 관람한 이들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특히, 이 방대한 세계관을 김자홍·수홍 형제가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하려고 작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 이른바 '신파' 논란이 불고 있는 것. 게다가 관객의 눈물샘을 쥐어짜고자, 김자홍을 이 세상의 흙수저 젊은이처럼 대변하여 구구절절한 사연을 보여준 것이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반감을 샀다. 꼭 이래야만 했을까?

'신과함께-죄와 벌'이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못지않게 관객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된 건 영화를 향한 원작 팬들의 분노 때문이었다. 원작 팬들이 가장 크게 비난했던 부분은 '저승편'의 진주인공인 '진기한'이 영화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강림과 덕춘이 그의 역할을 나눠가졌고, 보는 데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원작웹툰을 정독한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진기한의 부재보다 더 큰 문제점은 원작이 품었던 메시지인 '용서'와 '업보'가 '효도'로 국한시켰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던 김자홍이 평범한 회사원에서 소방수로 바뀌었던 이유도, 충분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원작 웹툰을 효에 집착하면서 벌어진 사태였다. 이미 '유성연' 병장을 그대로 가져온 김수홍이 존재하는 데 김자홍까지 형제로 엮으면서까지 효를 강조해야했는지는 의문점이었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바뀐 김자홍을 연기한 차태현은 크게 와닿지 않았고, 원작에서 그대로 가져온 김수홍을 연기한 김동욱이 돋보였다. 영화로 각색하면서 원작을 모두 가져올 필요는 없다고 하나, 감정호소에만 치중했다는 게 원작 팬 입장에선 아쉬울 따름이다.

-2017년 12월 12일 '신과함께-죄와 벌' 언론/배급 시사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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