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mon 님의 영화 <툴리> 리뷰 - 키노라이츠
드라마 / 2018

2018.11.15 15:43:12
잊고 있던 ‘나’를 회복하기 위한 심리적 여정
<툴리> (2018_는 자신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의 범위를 넓혀가며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 중 한 명으로 인정받은 샤를리즈 테론이 육아 전쟁에 지쳐가는 ‘마를로’를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를 22kg이나 증량했다는 소식으로 알려진 영화다. <툴리>는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인 ‘모성애’를 다루는 영화로 보인다. 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과연 모성애가 대가 없는 사랑인지 아니면 사회규범에 따라 발명된 특성 중 하나인지에 관해 탐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툴리>는 이 질문에 초점을 두지 않는 대신, “당신을 돌보러 왔어요”라는 말처럼 사회적 역할 중 하나인 ‘엄마’에서 한 여성으로의 회복, 즉 잊고 있던 ‘나’를 되찾기 위한 심리적 여정을 그리는 영화다. 더 나아가, 이 영화는 ‘마를로’라는 캐릭터를 빌려 사회 모든 어머니에게 감사함을 전달한다.

<툴리>가 극영화이지만 다큐멘터리로 착각해도 무방한 이유는 ‘마를로(샤를리즈 테론)’가 처한 상황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선, 그녀의 남편인 전형적으로 육아에 무관심한 남성이다. 물론 자신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에 치이다 보니 심신으로 지칠 수 있지만, 집에 돌아오면 그냥 매일 밤 아이들이 아닌 게임에 빠져 산다. 학교는 가정과 더불어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지만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 학교는 자신들이 아들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관리를 할 수 없으므로 둘째 아들을 위해 보모를 알아봐 줄 수 있다고 하지만, 이후 과정은 마를로가 알아서 해야 하는, 즉 이중부담을 떠안는 셈이 되었다. 그녀의 오빠 역시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야간 보모 고용을 권유하지만, 이것도 또한 마를로의 가치관이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제안이다. 영화는 마를로의 상황에 극적인 요소를 집어넣기보다 철저히 인물에게만 집중한다. 그녀의 한숨과 늘어나는 주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연출방식은 <소성리> 같은 다큐멘터리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야간 보모 툴리(맥켄지 데이비스)의 존재는 단순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고된 마를로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여기서 변화는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마를로에게 필요했던 자아 회복을 위해 시작된 여정에 해당한다. 툴리는 마를로의 소통 창구가 되어 주면서 실없는 농담을 포함해 사소한 말까지 다 들어주며 외로움을 달래준다. 게다가, 잊고 있던 바람을 돌이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점점 자신을 생각하고 다시 화장하는 모습은 자아 회복을 위한 여정이 진행 중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만약 마를로가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심리적 여정을 떠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일찍 직면한 인생의 위험한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게 뻔했다.

더 나아가 영화가 ‘모성애에 관한 질문’보다 ‘여정’을 서사의 중심에 놓은 것은 엔딩이 진부하다는 생각을 지우게 만든다. 그런 생각을 할 자리에 마를로가 겪은 여정이 그녀의 내면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남편의 공간으로 이동해 평생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며 엔딩처럼 계속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선다. 그래서 <툴리>는 감동이 배가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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