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쥬짱 님의 영화 <툴리> 리뷰 - 키노라이츠
드라마 / 2018

2019.05.22 19:39:52
엄마는 우리를 어떻게 키우셨지?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덤덤하게 그리고 있는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의 작품인 툴리. 
주로 여성의 문제, 관계의 단절과 회복을 다뤄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이 출산과 함께 처해지는 문제와 육아맘의 일상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세 번째 아기의 출산일을 앞두고 있는 마를로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아이들의 등교 준비를 시키면서, 아침도 먹여야 하고, 출근하는 남편의 뒷바라지까지.
몸은 무겁기만 하고 도움 주는 사람은 없고, 둘째는 조금 남다른 아이라서 돌봄의 손길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니던 직장에서는 아마도 육아휴직에 들어간 상태이고, 조금이라도 쉴 틈이 없는 나날에 지치고 우울해진다. 
여동생이 생기를 잃어가자, 형편이 좀 나은 오빠는 제안을 한다.
셋째가 태어나면 야간 보모를 고용하라고, 밤에 대신 아기를 봐주고 잠을 제대로 자고 쉴 시간이 생기면 나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타인에게 아이를 맡긴다는 것이 영 못 미더운 마를로는 보모의 연락처만 받아두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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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대표적 스릴러 영화였던 요람을 흔드는 손에서처럼 천사 같던 보모가 가정을 풍비박산 내면 어쩌냐며 걱정하는 마를로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육아가 힘들지만, 가족 아닌 남을 신뢰하고 맡기기가 얼마나 힘든지.
더군다나 형편이 좀 나은 오빠를 싫어하는 남편은 도움받는 걸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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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한 뒤 보여주는 반복적인 상황은 정말 처참하면서도 힘겨워 보인다.
아이가 울면 잠 못 자고,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고, 유축기로 모유를 짜내고.
아기를 낳으면 배도 들어갈 것 같았는데, 아이 3명을 낳으면서 붙은 군살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집안은 점점 엉망이 되어가고, 낮에는 모자란 잠을 자느라 기절.
저녁은 냉동피자로 때우는 데다가, 자기 자신을 그냥 놓게 된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둘째 아이는 다니던 학교에서 감당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세상에 내 맘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때맞춰서 아기는 또 빽빽 울어댄다.
한계상황이 온 마를로는 야간 보모에게 연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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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마를로 앞에 나타난 젊고 상큼한 아가씨 툴리.
아기뿐만이 아니라, 엄마인 마를로도 돌봐주러 왔다는 툴리의 말에 못 미더워하던 마를로는 아기를 맡기고 난생처음 깊은 잠을 자게 된다.
수수께끼 같은 이 아가씨는 마치 마를로의 마음을 꿰뚫기라도 하듯, 밤 시간에 아이를 봐주면서 집안을 깨끗하게 정돈하고, 그녀의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등 안팎으로 그녀를 케어해준다.
새벽시간에 아기를 다른 누군가가 봐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마음적 여유가 생기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돌봐주자 놓았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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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 육아로 인해 산후 우울증과 육아 우울증에 시달리던 마를로는 점차 여유를 찾으면서, 자신을 돌보고 가족에게도 부드럽게 대하게 된다. 
하지만, 이 행복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지금껏 몰랐던 진실의 순간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되묻게 된다.
엄마는 우리를 어떻게 키우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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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알 수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산후 우울증과 육아 우울증은 그냥 오지 않고, 엄마에게 무관심한 가족 구성원들로 인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특히, 산후 예전 같지 않은 몸매와 외모로 자존감은 바닥이 되고, 그런 자신에게 점차 무관심해지는 남편과 아기가 새벽에 울어대면 몸이 천근만근이라도 일어나서 가야 하는 상황 등.
육아를 실제로 경험한 작가와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가 겹쳐져서 매우 현실감 있는 장면들이 많다.
아마도 영화를 보는 순간, 엄마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영화.
그리고 날 키운 엄마가 갑자기 생각나면서, 감동받게 될 작품이다.


필히 엄마와 함께 보거나, 주변에 힘든 육아를 겪고 있고 겪게 될 주변인들과 함께 보면 좋은 멋진 영화다. 
바그다드 카페 이후에 가장 마음이 따뜻해졌던 치킨 수프 같은 영화 툴리.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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