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 2018

2019.08.12 01:16:03
<엑시트>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깨끗하고 착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분명 ‘재난 영화’인데, 관객들이 이렇게나 열광하는 이유는 캐릭터 설정에 있다고 본다. 용남은 보는 사람마다 ‘다 잘될 거’라고(도대체 뭐가?) 한마디씩 듣느라 이미 자신의 앞에 놓인 삶에 질릴 대로 질려있었고, 의주는 백수인 용남이 그토록 바라던 취업은 했지만, 그녀 나름대로 고충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둘이 힘을 합쳐서, 게다가 대부분 맨몸으로 헤쳐나가는 역경은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용남과 의주처럼 삶에 고난을 겪고 있는 청춘들, 이미 겪어 본 청춘들 모두에게 ‘까짓거 별거 아니야’라고 있는 힘껏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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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현대 사회의 치명적인 약점 그와 동시에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기기와 기술의 발전 역시 영화에 등장하는 포인트로 빼놓을 수 없다. 영화의 초반, 유독가스가 도심에 퍼져 나갈 때쯤 인증샷을 찍느라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스마트폰에 빠진 현대인들의 문제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으나 구조요청에 쓰이는 SNS의 순기능이나 드론을 통해 용남과 의주의 생존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모습은 무조건적인 비판보다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점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점들이 모여 과하지 않은 영화, 불편하지 않고 순수하게 웃음을 내는 영화라는 평을 더 드높여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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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장 구름정원이 정말 구름처럼 보이는 유독가스로 인해 그야말로 ‘구름정원’ 그 자체로 변해버렸을 때, 그 위에서 억지 눈물을 쥐어 짜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서로를 위하는 가족들이 모여서 서로의 생사를 걱정할 때, 하필 그런 일이 벌어진 날이 어머니의 고희연이라는 사실은 관객에게 자연스러운 먹먹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영화에서 용남과 의주가 배운 클라이밍은 무작정 돌을 밟고 올라가면 끝나는 운동이 아니라, 어떤 경로로, 어떻게 올라가야 목적지까지 무사히 안전하게 갈 수 있는지 배우는 운동이다. 이것은 두 청춘의 앞날과도 닮아있으며, 이들 앞에 놓인 재난 상황을 헤쳐나가던 모습과도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과하지 않은 적당한 감정선, 귀엽고 적당한 웃음, 시기적절하며 적당한 액션까지, 모든 것이 아주 적정선을 잘 지켜 목적지에 안착하여 있는 <엑시트>는 한국 상업 영화가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이는 이 상황에서 꽤 의미 있는 기록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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