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님의 영화 <조커> 리뷰 - 키노라이츠
범죄 / 2019

2019.10.02 22:09:53
"일단 총을 쏴라, 그러면 유명해진다"
[조커]는 광대 부업을 뛰는 코미디언 지망생 아서 플렉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우리에게 친숙한 - 혹은 그 이름만 빌린 - 악당 조커로 추락하는 과정을 다루는 영화다. 침체되어 서민의 분노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고담시를 비추는 영상미와 그 가운데서 서서히 조커로 변모해가는 정신이상자 아서 플렉을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DC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축에 속한다. 토드 필립스는 [코미디의 왕], [네트워크], [택시 드라이버], [모던 타임즈], [위대한 독재자]를 생각나게 하는 연출을 오가며 불타는 도시와 영혼을 표현해낸다.

그러나 아서가 폭력과 살인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선악의 경계를 넘어 완전한 범죄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토마스 웨인으로 대표되는 고담시의 부유층을 상대로 분노를 터뜨리는 서민들의 상징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한 사람의 변화를 보여주는 범죄 드라마인지 정치적 함의를 담은 사회 영화인지 그 구분을 무너뜨리고 전체적 메세지가 모호해지는 위기에 처한다. [브레이킹 배드]와 [하우스 오브 카드]가 하나의 드라마로 엮였다면 그 완성도가 위대할지언정 그 드라마가 하는 얘기가 무엇인지 누가 말할 수 있었겠나? 더욱이 아서의 가족과 웨인 패밀리의 관계에 관한 플롯이 섞여들어가면서 영화는 더욱 혼돈에 빠진다.

아서가 조커라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동안 영화는 오히려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폭력을 다루는 영화가 도덕적으로 그래야 하는것처럼 악한 주인공을 관객들로부터 유리시키는데 실패한다. 조커가 시위대에게 구세주, 혹은 상징처럼 떠받들어지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자신이 세상에 의해 괴롭힘당한다고 느낄 사람들, 아서처럼 폭력으로 복수하고 힘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이 방향은 맞지 않다고 말할 책임에서 손을 떼버린다. 아서가 그저 복수하기 위해, 관심받기 위해 벌인 짓과 우연하게 혁명을 선동한 것을 섞어버리는 순간 영화는 사회적으로 유리되어 폭력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파간다 영화가 되어버린다.

트럼프의 선거 보좌관 로저 스톤은 "아예 유명하지 않은 것보다 악명높은 것이 낫다"라는 말을 했다. 조커 역시 마케팅 단계에서부터 위험한 영화라는 초기 평가를 자랑스럽게 내걸며 이 말을 실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속의 조커 역시 그 말에 공감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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