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tea 님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리뷰 - 키노라이츠
드라마 / 2019

2020.04.03 00:02:40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봄'
영화를 미리 본 관객분들의 평들에 힘입어,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작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필수로 봐야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다. 뜨거운 화제작인만큼 역시나 사이트 에러가 빈번했었고, 치열한 티켓팅 속에서 표 1장을 겨우 건진 기억이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개인적인 일정으로 눈물을 머금고 예매를 취소했었다. 영화의 이름처럼 나도 복이 많은 건지 코로나로 인한 극장가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그저께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집 앞 동네 아트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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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PD인 '찬실'은 예상치 못한 위기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녀가 해오던 일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열정과 원동력조차 희미해진다. 당장 밥벌이의 위기대처는 가능했지만, 그녀는 이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잊을 지경에 달했다. 찬실은 과연 어떻게 자기 자신을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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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사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기둥이 흔들리면 잡으면 되는 것이고 불이 켜지면 주위를 둘러보고 길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열정적으로 인생의 절반을 '영화'와 함께 살아온 찬실은 '영화'를 잃게 되자 그 충격에 '영화'가 아닌 다른 곳에 눈을 돌려 자신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영화'는 찬실을 세상 속에서 지탱하게 해주는 중력과도 같은 존재였고 결국 그녀는 돌고 돌아 '영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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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때는 마치 극장 안에 있는 것과 같다. 상영관 불이 꺼지면 우리는 눈 앞에 놓인 스크린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잊는다. 그리고 극장 불이 다시 켜지는 순간, 우리는 생각한다. "뭘 해야 하지?" 정답은 사실 누구나 알고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극장 밖으로 나가는 것. 그리고, 그 스크린에 비친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숙제이다. 찬실이도 몰랐을 것이다. 정작 그녀에게 있어 '영화'의 진짜 의미를. 스크린이 꺼지고 극장 문이 열리는 순간, 그녀는 진짜 자신에게 있어서의 '영화'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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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잠시 힘들거나 슬플 때 자연스럽게 먼저 떠올리는 것은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사운드트랙이다. 이 작품은 영화 속 찬실이처럼 힘든 상황에서 '영화'를 먼저 떠올리는 이 세상 모든 영화바보들에게 바치는 헌정시와 같은 작품이다. 결국 '영화'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겨울을 이겨내게 해주고 봄을 불러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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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공적인 웃음이 아닌 자연스러운, 담백한 웃음이 필요했다. 벼르고 벼르던 입대가 몇 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고 머릿 속이 복잡할 시기에 이 영화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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