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라이프 다운로드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곳 - 키노라이츠

하이 라이프 (High Life)

SF / 2018

개요
SF, 스릴러, 독일, 영국, 프랑스, 112분, 청소년 관람불가, 2019.10.30 개봉
감독
클레어 드니
배우
로버트 패틴슨
미아 고스
줄리엣 비노쉬
앤드레 벤자민
라르스 아이딩어
아가타 부젝
클레어 트란
제시 로스
이완 미첼
시놉시스
태양계 너머 우주 공간에서 실험 대상이 되기로 받아들인 한 범죄자 무리는 우주선 내에서 모종의 실험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이들은 믿을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하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하이 라이프 다시보기: 스트리밍, 다운로드(구매, 대여)

현재 왓챠플레이, 웨이브에서 하이 라이프을(를) 볼 수 있으며 Google Play 무비에서 대여가 가능하며 씨네폭스, Google Play 무비, 네이버 시리즈on, YES24에서 유료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54.84%
3.06점
키노라이트 분포
14개
17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21

moviemon 님의 리뷰
2019.10.28 11:28:26
우주에서 여는 인류의 새로운 신화
창세기에 따르면 하느님이 인류의 시조 아담과 이브를 창조해 에덴동산에 살게 했지만, 뱀의 간교에 넘어간 이브가 터부를 어겨 두 사람은 그곳에서 쫓겨났다. 그 후 모든 인간은 원죄 의식을 안고 태어나게 되었다. 근데, 클레어 드니 감독은 문명을 발전시킨다는 명목 하에 묵인했던 비윤리성과 비합리성이 누적되면서 사회 시스템이 무너지고, 인류가 결국 지구 전체가 멸망하는 미래사회를 맞이한다면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존속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갖는다. 그래서 클레어 드니 감독은 이와 같은 염세적인 가정 하에 지구 멸망 전 인류를 살리기 위한 우주 실험에 죄수들이 보내졌고, 수백 년이 흐른 후 생존한 두 사람이 우주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 가는 과정을 에덴동산의 이야기 구조를 완전히 뒤집은 영화 <하이 라이프> (2018)로 그려냈다.

영화는 우주선의 고장 난 부품을 자기가 만든 부품으로 교체하다가 장비를 어두운 우주 속으로 떨어뜨리는 ‘몬티(로버트 패틴슨)’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초반부에 나오는 플래시백 장면 중에 어디론가 향하는 기차 이미지가 제공된다. 두 장면은 조형적 유사성과 맥락적인 의미로 중첩되면서 문명과 사회 시스템의 붕괴를 넌지시 알린다. 과거 장면에서 기차는 화면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며 하강 이미지를 만든다. 만약, 기차가 문명의 산물을 가리키고, 하강 이미지는 붕괴나 추락을 의미한다면 이는 무너져 가는 문명을 은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장면에서 부품을 고치는 연장은 이상이 생긴 문명의 이기를 고칠 수 있는 도구를 나타낸다면, 하강 이미지와 결속되어 결함이 있는 문명이 고쳐지지 못한 채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근데, 지구 문명이 쇠망했음을 '몬티'가 '아기 윌로(스칼렛 린지)'에게 개밥을 주고 오겠다며 방을 나서는 장면으로 보다 더 자세하게 보여준다. 개밥을 주기 위해 방을 나선 '몬티'가 도착한 방은 다름이 아니라 개가 한 마리도 없는 사무실이었으며, 그곳에서 하루 일과를 보고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하자면, 사실 개밥을 준다는 것은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에 하루 일과를 보고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몬티'가 보고하는 업무를 비유적으로 언급한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아마도 비유적 표현에서 '개'는 우주선 안에 있는 죄수들을 가리키는 거로 보인다. 왜냐하면 자신을 포함한 죄수들은 표면적으로 인류에 활용할 블랙홀의 회전에너지를 측정해야 한다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게 되었지만, 실은 가망이 없는 실험에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죽지 않는 한 감옥 같은 우주선에서 탈출할 수 없는 상황은 플래시백 장면 중 소녀에 의해 죽은 채 강에 버려진 개의 상황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구를 떠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므로 지구와의 교신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지구에서 보낸 영상이 우주선에 주기적으로 흘러나온다. 이는 실험을 주도하는 고위 간부들이 팬옵티콘처럼 죄수들이 자기 검열을 하게 만들기 위해 우주선에 미리 영상들을 저장해놓고 일정 시간에 배포되도록 설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몬티'는 이 보고 시스템의 허위성을 눈치챘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지구 문명이 이미 종말을 맞이했음을 자각하고 있다. 고로 '몬티'가 일과 보고를 마무리할 때 내뱉은 욕설은 착잡한 심정을 대변하는 동시에 더는 쓸모없는 문명의 규범을 향한 조소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하이 라이프>는 성교(性交)를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 통제함으로써 미래사회에서 지구문명의 몰락은 필연적인 결과임을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성교는 상대방과의 격정적인 육체적 접촉을 통한 욕구 해소와 출산이라는 재생산의 기능이 공존하는 행위다. 그렇지만, 우주선 안에서는 실험이라는 구실 아래 성교 행위는 욕구 해소는 가능하지만 재생산 기능이 소거된 수음(手淫) 행위와 재생산 기능은 있지만 욕구 해소의 기능이 제거된 성행위로 구분해 통제를 받는다. 실험의 적합성을 따지지 않은 설정은 인간의 본능에 위배되었을뿐더러 인위적으로 억압했다는 측면에서 비윤리적이다. 그러므로 <하이 라이프>는 위와 같은 실험을 바탕으로 문명을 발전시킨다는 명목 아래 묵과한 인류의 비합리성을 보여줬고, 이런 비윤리성이 수십 세기 쌓이다 보면 문명이 진보하기는커녕 몰락하는 게 당연한 결과이지 않겠냐고 이야기한다.

본능이 통제받는 상황에서 죄수들은 '딥스(줄리엣 비노쉬)'처럼 자위행위를 할 수 있는 방에 들어가 고통스러운 상황을 잊으려고 하거나, '찬드라(라르스 아이딩어)'처럼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반면, '몬티'는 수도승이라고 부를 정도로 유일하게 금욕을 지키는 순결의 아이콘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사실 '몬티'는 자기 딸인 '윌로'를 근친상간하고 싶은 욕구와 터부를 어기면 안 된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 중인 인물이다. 영화 초반부에서 '몬티'는 '윌로'에게 소변과 대변의 형태가 달라져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으므로 절대로 먹지 말라고 금기를 이야기한다. 이 금기를 분석하자면, 배설물을 섭취하지 말라는 말은 자기 몸에서 배출된 무언가를 먹지 말라는 뜻이며, 아기 또한 인간의 신체에서 나온 무언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근친 간 금기로 확장할 수 있다. 따라서, '몬티'가 '윌로'에게 배설물을 먹지 말라고 반복해서 말한다는 것은 딸을 범하고 싶은 욕구가 끊임없이 발동하고 있지만, 우주로 떠나기 전 지구에서 형성된 원죄 의식 때문에 이를 애써 부정하는 심리를 대변한다. 게다가, 본인의 수염을 깎은 다음 버리지 않고 작은 통에 보관하는 행위 역시 금기를 깨고 싶지만 갈등 중인 내면적 상황을 상징한다.

그런데, 성장한 '윌로(제시 로스)’는 근친상간을 저지르려고 하는 ‘몬티’와 거리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윌로'는 '몬티'를 성적인 욕구를 같이 풀어낼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한다. 왜냐하면 ‘윌로’는 우주선에서 수없이 진행된 ‘딥스’의 인공수정 실험 끝에 태어난 유일한 아이였기에 또래 남자아이가 없었을뿐더러, 시간이 흐르면서 ‘윌로’에게 ‘몬티’는 아버지이자 우주선 안에 있는 유일한 남자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몬티’ 옆에서 자다가 초경을 한 ‘윌로’가 당황하기는커녕 자기 침대로 이동해 그의 시선을 유도하는 장면과 어느 순간부터 금기를 언급하지 않는 ‘몬티’의 태도를 종합적으로 숙고한다면, 결국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Monte(몬티)’라는 이름은 ‘산’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monte’ 혹은 이탈리아어 ‘mònte’에서, ‘Willow(윌로)’라는 이름은 ‘버드나무’를 뜻하는 영어 ‘willow’에서 유래되었는데, 산과 버드나무는 자연의 영역에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게 불가하므로 미래에 벌어질 사건이 애초에 예견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몬티'는 우주선 밖에서 작업하다 장비를 영원히 분실해서 지금까지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부품을 떼어내 우주선의 생명을 연장했지만, 우주선이 더는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자 ‘몬티’와 ‘윌로’는 함께 블랙홀에 빠지기로 결정한다. 근데, 그전에 ‘몬티’는 ‘윌로’에게 “Shall we?”라고 물어봤고, ‘윌로’는 이에 대해 단언적인 목소리로 “Yes.”라고 대답한다. 비록 두 사람의 대답만 놓고 보면 애매하지만, <하이 라이프>가 다루는 핵심 금기가 근친상간이라는 점과 '윌로'가 자신이 엄마와 닮았냐는 질문에 특별한 존재라고 대답한 '몬티'의 근친상간을 암시하는 대답을 참고한다면, 두 사람의 대화 장면 이후에 나올 장면이 혼인식일 거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에덴동산에 추방된 후 돌아가지 못한 아담과 이브와 달리, '몬티'와 '윌로'는 손을 잡고 블랙홀로 들어가 폐쇄된 어두운 공간을 연다. 그리고, 열린 공간 사이로 빛이 통과하는데, 이는 두 사람에 의해 우주에서 인류의 새로운 신화가 시작되었음을 선언하는 거나 다름없다.

'몬티'와 '윌로'가 창조해낸 새로운 인류 신화는 지구 문명과 다른 규율과 규범으로 채워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 신화는 문명사회에서 설정한 금기를 깨는 것으로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분명 에덴동산의 이야기를 뒤집었고, 문명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근친상간을 새로운 사회를 여는 매개체로 삼았기 때문에 <하이 라이프>는 특정 집단뿐만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집단의 분노를 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를 철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전후 맥락을 따지면서 이 영화를 읽는다면, 금기를 부수고 영화를 매개로 삼아 신화를 써내려 가는 영화감독 클레어 드니의 담대함과 작가주의적인 면모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타바타 님의 리뷰
2020.04.05 17:04:17
괴작의 탈을 쓴 망작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무겐 님의 리뷰
2020.03.06 15:50:20
일부러 재미없고 어렵게 만들기위해 노력한 영화같다.
파격적인 상황속에서도 따분함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최재혁 님의 리뷰
2020.02.24 00:29:10
어차피 SF로 만들 수 있는 이야기라면 SF적 개소리를 과장해 'SF로 SF를 상쇄'한 후 다시 지상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 않겠나? 그렇다면 우리가 으레 기대하는 우주공간은 미지의 속성이 아니라 배제 혹은 소거의 공간으로 기능할 뿐이다. 이 영화에서 7번 우주선 바깥으로 나가는 인물은 전부(?) 죽는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좁은 공간과 더 좁은 마음, 그리고 그보다 더 좁은 희망 뿐이다. 굉장히 참신한 방식으로 좁혀진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이라는 유기체의 민낯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Pauline 님의 리뷰
2020.01.30 19:14:28
<하이라이프>가 우주적인 영화인 까닭이 있다면 이 영화는 우주라는 바깥을 보여주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끝없이 우주를 표류하는 우주선 내부에 벌어지는 염세적인 사건들. 그리고 이를 차갑게 바라보는 연출의 건조함이 사뭇 우주적인 게 아닐까. 내면의 파토스를 가진 자가 블랙홀로 뛰어드는 마지막 엔딩 신은 비관 빠진 자가 택하는 자살행위로 받아들여지기 보단 오히려 희망을 가득 품은 것처럼 느껴진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박군 님의 리뷰
2019.11.27 16:06:05
[아흔아홉번째리뷰] 하이 라이프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영화를 리뷰를 할 것이라면 바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을 했었던 작품, <렛 더 선샤인 인>을 연출했던 '클레어 드니'의 문제작 <하이 라이프>입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리뷰를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기록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 상영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작품 <클라이맥스> 하고 같은 회사의 영화입니다. 그런데 <클라이맥스>는... 아직도 상영을 안해주고 있네요. 안해줄듯 하지만 섭섭합니다. <하이 라이프>는 '아기'라는 존재보단 우주에 버려진 그들의 인생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레어 드니'는 여러가지의 영화를 만든 사람입니다. 아까 언급했던 <렛 더 선샤인 인>과 <돌이킬 수 없는>, <네네뜨와 보니>...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녀는 정말 많은 영화를 만들었고, 수상도 많이 있는 명감독입니다. 그런데 저는 '클레어 드니'작품을 안봤지만 이전 작품들을 다른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문제가 많은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내용이 많이 복잡해서 상당히 재미가 없는 영화들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수 많은 작품을 그녀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만들었다고 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로버트 패틴슨', '줄리엣 비노쉬', '미아 고스'...등 여러 유명한 배우도 나옵니다.

- 비주얼

​우주라는 공간과 우주에 걸맞게 상당히 조용한 영화입니다. 상당히 야하면서, 상당히 잔인한 영화죠. 우주에 있는 사형수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줬고, 우주라는 공간감을 잘 보여줬습니다. 비현실적인 세상속에 현실적인 요소를 담아낸 영화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별로 디테일 하지 않았던 장면이나, 불편함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 연기

​로버트 패틴슨 배우는 여러 영화에 많이 나왔습니다. 그의 연기는 정말 믿고 볼 수 있었던 작품이죠. 그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다른 배우의 연기도 좋았고, '미아 고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따로 그렇겍 캐릭터를 잘 못살린 부분은 없었고, 이 영화의 흐름을 막는 캐릭터는 없었습니다.

- 스토리

​문제는 이 스토리. 각각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도, 이 영화의 후반부는 전체가, 상당히 고요하고 조용한 느낌을 살리는것과 동시에 난해하고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이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왜 이런 영화가 탄생을 하게된건지 모르겠지만 진짜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 내용은 그저 우주에서 살아남는 이야기 인거같은데, 두번 세번 봐야 알겠지만 진짜 복기싫어지게 만드는 영화였다. 그리고 세상에 이런 점프컷도 없었다. 관객에게 불친절한 점프컷이다. 마지막까지 나는 아무것도 이해를 못했다.

- 결론

​이 영화는 굳이 볼 필요가 없는 영화이다. 진짜 난해하고 우주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보면 안될영화다. 고요하고, 조용하고, 잔인하면서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아기'라는 생명이 보이지만 '아이'의 생명보단 그들의 생존이 더 극대화하게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굳이 뭔 메시지가 있는지 파악하지 않아도 될 영화라고 생각한다.

괜찮았던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단 한가지도 흥미를 가지지 못했고, 너무 갑작스러운 스토리의 전개를 보았을때, 별점 3점에 빨간 신호등을 주었습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김경수 님의 리뷰
2019.11.10 22:26:37
불결하고 과잉된 이미지를 넘어
클레어 드니의 <하이라이프>는 불결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과잉-이미지들을 연달아 나열하고 잦은 클로즈업으로 관객을 피로하게끔 만든다. 불결한 이미지들을 쉴 틈 없이 제시하는 클레어 드니의 시도는 "클레어 드니는 이번에도 그 자신의 시네마의 극한까지 밀어붙였(까이에 뒤 시네마)"다는 평과 "혼란스러운 이미지들의 연속(포지티프)"이라는 양극단의 평을 만들어내며 <하이라이프>를 문제작으로 부상시켰다. 엔딩씬에 다다르기까지 나는 <하이라이프> 에서 어떤 가치도 찾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소재와 연출 세팅은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저마다의 트라우마를 보상하려는 결핍된 자들의 난장판은 김기덕의 영화에서 볼 법한 순간들을 연상케했다. 폐쇄된 공간에서 인물들이 한 행위에 집착하고, 모두가 선과 악, 윤리마저 붕괴된 혼돈에 그 기준을 잃어가는 전개를 일컫는 것이다. 그 전개는 오로지 한 가지 상징을 구현하려 우악스러운 논리의 비약을 거친다. <하이라이프>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노골적인 상징을 연출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비약은 어떠한 힘도 지니지 못하고 인물들은 예측이 가능했다. 이 영화에서 어떤 미적인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던 참이었다. 서사 전개와 맞물려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욕망을 잔뜩 내보이는 촬영마저도 엉망진창인 수준이었다.

오프닝부터 엔딩씬 직전까지 그녀가 찍은 이미지들은 의미 단위가 거대하고 예측가능한 범위의 원형 이미지들이었다. 오프닝 씬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자연을 상징하는 이끼, 테크놀로지를 상징하는 우주선의 대립쌍, 윌리우가 보고 있는 두 이미지인 영화적 이미지와 현실 이미지의 대립쌍이 그것이다. 그 뒤로도 육체와 정신, 탐욕과 금욕 등의 큰 주제를 계속 부딪히게끔 만든다. 끝없이 두 이미지를 부딪히게끔 만들지만 감독은 어떠한 예리한 지점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무엇보다 보이스의 성기에 강제로 몬티의 정자를 넣은 다음에 정자가 퍼지는 자궁을 우주로 비유하는 씬, 딥스(줄리엣 비노쉬)가 가짜 성기로 자위하는 순간 그녀의 나체를 스포트라이트처럼 비추고 전시하는 씬은 그 이미지의 전체적인 느낌에 기대어 전시하는 듯한 과잉-이미지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정액을 클로즈업한든가, 섹슈얼한 이미지를 곳곳에서 연출하려는 시도들은 이것이 윤리적인가 아닌가를 논의하기 전에 인위적이고 불결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러나 엔딩씬에 다다라 <하이 라이프>는 우리를 설득시킨다. 그것을 딛는 법을 알려주며.

<하이라이프>는 윌로를 키우는 몬티의 육아일기로도, 창세기로도 읽히기에 부족한 영화다. 스페이스 오페라를 표방하는 SF영화로도 어딘가 부족하다.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솔라리스>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처럼 우주를 관념적인 배경으로 치환하려는 영화다. 이는 이전 세대와 단절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인류의 미래를 상징하는 듯 보인다. 내게 <하이라이프>는 첫 장면부터 시네마를 둘러싼 은유로 가득 차있는 메타-영화였다. 이끼가 무성한 인공숲을 보여준 뒤, 신발이 파묻힌 땅을 보여준다. 그 뒤 그것의 배경인 우주선 곳곳을 훑은 뒤 우주선 밖으로 나가 몬티를 비춘다. 그는 홀로 우주선에 남겨진 채, 밖에 나와 우주선을 고친다. 그때 윌로의 울음소리가 끼어들어와 그것을 방해한다. 그때 윌로는 두 개의 모니터(혹은 스크린)으로 세계를 배워나가는 중이다. 하나는 문자, 하나는 이미지의 세계다. (카우보이가 인디언을 쫓는) 어떤 영상 비추는 스크린은 지구에서 계속 쏘아보내는 과거의 이미지들이고, 다른 영상은 윌로가 몬티의 지금을 보는 씬이다. 아이는 과거의 영상들로부터 종교와 세계의 논리를 배운다. 몬티는 스크린으로 한 차례 들어왔다가 화면 안인 우주선으로 들어와 윌로를 본다. 윌로를 둘러싼 세계는 처음부터 영상으로 둘러싸인 세계인 것이다. 타인과의 접촉이 불가능한 채 그의 아버지와만 우주선에서 산다는 설정은 이에 합리성을 제공한다. 몬티는 홀로 남은 우주선에서 냉동실에 갇힌 동료의 시체들을 우주선 밖으로 떠나보내고, "개에게 밥을 주러 간다"면서 매일 무슨 일이 있는지 문자를 보고를 올려 우주선의 생명연장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둘은 애초부터 동떨어진 세대로 자라온 것이다. 그 뒤 몬티의 기억을 알려주는 플래시백이 계속 화면으로 들어온와 그와 그의 동료들이 죄수였고 우주로 징발되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실험에 끌려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우주에 동떨어진 채, 태양계 밖으로 나와 인류가 존속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이런 설정들은 그들이 과거로부터 떠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만 해주지, 그것의 핵심 소재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왜 인류가

우리는 상류사회High Life라는 제목을 이해할 수 없다.

딥스(줄리엣 비노쉬)는 자신의 아이와 남편을 살해한 의사로, 그 프로젝트에서 우주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직책을 맡았다. 죄의식에서 비롯된 새 생명의 탄생을 성취하려는 욕망은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으려는 데에서 온다. 그녀는 각 인물들의 정자를 뽑아내 좋은 아기를 만들려 여자들을 가둬둔 뒤 임신시킨다. 이 우생학적인 사고는 그 배의 선장마저 무기력하게끔 만든다. 그녀는 마녀의 이미지를 지닌 인물로 그 우주선의 모든 남자들을 홀리는 팜므파탈의 이미지로 등장한다. 남자들은 그녀 주변을 겉돌며 그녀와 섹스하기를 욕망한다. 욕망의 대상이지만 그 욕망에 가닿지 못하는 그녀




<하이라이프>에서의 성을 둘러싼 은유들은 단절된 장면들로만 드러나고, 성관계의 이미지로 다다르지 못한 채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만다. 그것이 클레르 드니가 바라보는 High life일 지도 모른다.


그 이미지들은 제각기 큰 단위의 상징으로 쓰이며, 그것의
"표면으로만 머무는 형이상학적 질문들(포지티프)".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9.11.06 12:49:30
죄 지은 우리 모두,
생존 본능과 번식이란 욕망까지도 생명이란 희망 속에 버리지 못하지만
신이라는 창조주의 존재가 퇴색되고 점점 절망으로 바뀌어가는 그 현실.
.
우주란 무한한 공간 안에 유영하는 폐쇄된 우주선 속 캐릭터들.
심오한 종교 철학적 주제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고차원적 연출에도
인물들의 공감이 결여되어 이야기는 암흑 같은 우주 속을 허망하게 떠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제트별 님의 리뷰
2019.11.05 22:28:28
우주라는 껍데기를 뒤집어쓴 창세기 혹은 진화기
개봉 전 상영관에서 틀어주는 예고편을 한 눈 한 귀로 흘리며 로버트 패틴슨의 우당탕탕 심오한 우주 육아일기 정도로 뭉뚱그렸던 이 영화는 관람하는 내내 저릿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확실한 예상이나 기대를 하진 않았으니 뒤통수랄 건 없었지만, 클레르 드니 감독이 그려낸 이미지들은 악의 없이 조금 과하게 말하면 정말 말 그대로 끔찍했다. 통제된 시스템 속, 시간을 ‘버티어 가는’ 자들의 행보는 단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을 턱턱 막히게 만들었고, 인간을 둘러싼 상황·환경과 인간 그 자체에 대하여 이입하고 고찰하는 숙제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끔찍한 건 상황일까 인간일까. 광활한 우주에 떠있는 우주선, 그 안의 죄수들은 어떤 임무를 부여받고 끝을 알 수 없는 목표를 향하여 나아간다. 사실 우주라는 배경과 죄수라는 명찰은 껍데기일 뿐, 인간 존재의 민낯을 노골적으로 조명하는 데 영화는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 민낯의 선두에 서있는 것은 ‘욕구’이자 ‘욕망’이고, 제일 날을 세우는 건 단연 ‘성욕’이다.

우주라는 공간에 떠있는 이상 ‘갇혔다’고 보는 것이 마땅할 죄수들에게 욕구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발현된다. 풀거나, 범하거나, 참거나. 특히 ‘그 방’에서의 푸는 방식은 이 작품이 선사하는 충격 지분율이 가장 높을 만큼 얼이 다 빠질 정도였는데, 생각해보면 인간으로서 푸는 행위 자체가 원초적이고 숨겨 마땅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처럼, 괜히 주목하기 싫기 때문에 더욱 불편하고 불쾌하며 무섭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범하는 방식은 한정된 공간인 우주선에서, 푸는 방식이 한계치에 도달했을 때 누군가는 결국 행하지 않을까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 시간대의 상황과 결부되어 더 참혹하게 와닿았다. 아이러니한 건 한계가 있거나 파괴를 불러오는 이 욕구의 발현이 진보 혹은 진화를 이루어낸다는 점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건, 욕구를 참았던, ‘금욕’의 ‘몬티’만이 우주선에 함께 탑승했던 이들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그런 몬티의 생존과는 별개로, 금욕의 몬티에게서 ‘윌로’의 탄생은 ‘딥스’가 지닌 아이에 대한 비뚤어진 욕망 때문이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할 수 없고, 이는 금욕을 욕망이 집어삼키는 매우 상징적인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윌로가 자라면서, 어느 정도 자란 후에도 몬티는 ‘금기’가 부과된 욕망을 참으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주고받는 그들의 대화에서 우리는 다음을 짐작할 수 있다. 크게 세 개의 시간대가 배치된 이 작품은 각각 다른 색채의 감정이 스며들어 더 지독하게 인상 깊었다. 첫번째 시간대에선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생각거리들 덕에 몽롱했고, 두번째 시간대에선 노골적인 민낯 묘사에 끔찍했으며, 세번째 시간대에선 기지와 미지가 혼합되는 두근거림 때문에 묘하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단순히 인물들의 다음 행위가 아닌, 인간 존재의 발자국으로서의 행위가 그 두근거림을 불러왔다. 더불어 마치 우주복의 헬멧을 벗고 앞을 마주하는 듯한, 빛이 뻗어나가 시선을 가득 채우는 듯한, 인류의 기원 혹은 진화를 그려내는 듯한 마지막 장면과 함께 흘러나온 엔딩곡은, 굉장히 영화적으로 ‘아름다운’ 보상이었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조항빈 님의 리뷰
2019.11.04 00:37:36
'하이 라이프'는 우주에서 영원한 표류를 하고 있는 죄수들과 이들에 행해지는 인공 수정 실험들에 대한 이야기다. '솔라리스'와 '인터스텔라'의 묘한 조합처럼 느껴진 이 영화는 고립된 우주 공간에서 인류의 본질과 존재론에 대한 다소 비관적인 시선을 담는다.

일단 이 영화를 보며 내가 많이 노력해야 했던 부분은 과학적 고증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었다. '스타워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 판타지가 아닌 우주 영화에서 이토록 과학적인 개연성을 배제한 영화는 처음 본 것 같다. 이 영화는 물리학과 천문학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조각들만 쏙쏙 빼며 스토리의 배경을 구축한다. 하지만 고증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각본에서 이 영화가 진정으로 보고 싶어한 것은 이 캐릭터들의 우주 여행이라기 보다는, 그 여행의 과정 속에서 이 캐릭터들의 내적 여정이라는 것을 오히려 표현한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단점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계속 신경 쓰였다.

이런 것을 다 제쳐두고 이야기를 보면, 외적으로는 '인터스텔라'가 떠올랐고, 주제나 연출에 있어서는 '솔라리스'가 떠올랐다. 덧붙여, 죄수들을 실험으로 우주에 쏘아보내는 설정은 '스타크래프트'의 테란 기원 이야기와 겹치기도 했다. 너무 오랜 기간동안 폐쇄된 공간에 고립된 채로 죽음을 향해 영원히 달려가는 이 죄인들의 집단은 어찌보면 이 영화가 보는 인류의 다양한 면모들인 것 같다. 생물학적 재생산과 날이 갈수록 강해지는 성욕의 위태위태한 공존에서 갈등이 벌어지기도 하고, 원죄를 가지고 우주선에 탑승했지만 에덴 동산을 창조하는 자들이 있는 반면, 타인과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자들이 있고, 자연의 무시무시한 힘을 도구화하려는 오만한 인간의 모습이 보이는 반면, 자연으로 돌아가며 그 일부가 되려고 하는 인간들도 있다. 이 영화의 우주선은 어찌보면 지구라는 폐쇄되고 아슬아슬한 요람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주선이라는 공간적 배경도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우주선의 디자인과 연출하는 방법에도 꽤나 많은 공을 들였다는게 보였다. 클레어 드니는 우주선이라는 작은 세상을 설정하며, 그 안에서 인류의 가장 추악한 면모들, 결국 짐승으로 시작하여 짐승으로 돌아가고, 그 와중에 본인들의 오만함으로 파멸의 길로 접어드는 한심한 꼴을 탐구하는 듯하다. 이 영화는 희망이 아닌 절망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로버트 패틴슨은 역시나 이번에도 아주 흥미로운 배역을 고르며, 점점 더 미쳐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금욕과 절제의 삶을 유지하며 이들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그의 눈을 통해 관객은 미아 고스, 줄리엣 비노쉬, 안드레 3000 등이 맡은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타락하고 충돌하는지를 보게 되는 셈이다. 이들의 광기가 너무 일찍부터 시작되는 감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산만하게 보인 것 같기도 하지만, 얼핏 보기엔 정말 말도 안되는 막장성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잘 소화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비밀번호 재설정
새로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재설정
개인정보 취급방침 에 동의합니다.

문의 및 제안
소중한 의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뷰 신고
편파적인 언행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정치, 종교 등
욕설 및 음란성
타인에게 모욕감이나 수치심을 주는 언행
개인 안전 보호
개인의 사적인 정보, 특정 개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방, 혐오 발언
도배 및 광고
영화를 보지 않고 남긴 것이 분명한 리뷰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