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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Okja)

어드벤처(모험) / 2017

개요
어드벤처(모험), 액션, 드라마, 미국, 120분, 12세 이상 관람가, 2017.06.29 개봉
감독
봉준호
배우
폴 다노
틸다 스윈튼
안서현
변희봉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윤제문
셜리 헨더슨
다니엘 헨셜
데본 보스틱
최우식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제이크 질렌할
최희서
장지웅
박기선
윤경호
조완기
한이진
곽진석
이정은
시놉시스
우린 집으로 갈거야, 반드시 함께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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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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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225개
별점 분포
예고편
리뷰
50

손정빈 님의 리뷰
2018.04.06 15:03:18
봉준호만 할 수 있는 것

간결하고 명쾌하다고 해서 깊이가 없는 건 아니다. 은밀하게 드러내는 게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것보다 우위에 있는 방식도 아니다. 중요한 건 합당한 방식으로 정확하게 짚어내는 일이다. '옥자'(감독 봉준호)는 속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던 '마더'(2009), 넓이를 짐작키 어려웠던 '설국열차'(2013)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목표에 도달한다. 현 세계를 추동하는 시스템을 시종일관 활기차고 유머러스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그 지적에 설득력까지 갖추는 건 아무 영화에서나 찾아볼 수 없는 미덕이다.

'옥자'는 또 다른 거대 동물 영화 '괴물'(2006)처럼 그 자체로 만듦새가 좋은 오락영화이기도 하다(봉 감독의 전작 중 '옥자'와 가장 유사한 맥락의 작품은 역시 '괴물'일 것이다). 새삼스러운 언급이지만, '봉준호 영화'는 달려야 할 때와 걸어야 할 때를 안다. 당겨야 할 때와 밀어야 할 때를 알고, 뜨거워야 할 때와 차가워야 할 때를 안다. '미자가 납치당한 친구 옥자를 구하러 떠난다'라는 평면적 서사는 봉 감독 특유의 세밀한 설정과 촘촘한 구성을 만나 직관적으로 재밌는 작품으로 부활한다.

초국적 기업 미란도 코퍼레이션은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시킨 슈퍼돼지를 세계 26개국 축산업자에게 맡겨 키우게 한다. 미자(안서현)·희봉(변희봉)과 함께 한국의 산 속에서 살고 있는 옥자도 미란도의 작품 중 하나다. 미란도의 CEO 루시(틸다 스윈턴)는 슈퍼돼지를 가공해 식품으로 팔기 직전, 홍보의 일환으로 가장 아름답게 자란 슈퍼돼지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하기로 한다. 옥자가 미란도 직원들에 의해 납치당하자 미자는 옥자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직접 뉴욕으로 향한다.

뛰어난 기술은 때로 감정도 만들어낸다. '옥자'의 중추는 역시 옥자다. 상상으로 만들어낸 슈퍼돼지 옥자가 스크린 넘어 관객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을 필요로 하는데, '옥자'의 옥자는 러닝 타임 내내 외관상 어떤 허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다. 미자와 옥자의 사랑과 우정이 관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관객 또한 옥자에게 마음을 쏟을 수 있을 만큼 이 거대 동물이 실제로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게 하는 기술 덕분이다.

영화는 소녀와 친구의 모험담이자 멜로드라마다. 권력과 싸우고 돈에 맞서고 일그러진 인간 행태를 일갈하는 등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방위적으로 세계 중심 체제를 비판하는 풍자극이다. 여기에 비거니즘과 에코페미니즘까지 녹여냈다('옥자'는 아시아인을 바라보는 할리우드의 정형화한 시선도 비꼰다). '옥자'의 정교한 각본은 봉 감독이 영화 연출가이기 전에 얼마나 뛰어난 작가인지를 알게 한다. 다양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이질적일 수 있는 요소들이 어느 것 하나 돌출되지 않게 자연스럽게 오락영화 틀 안에 들어오는 경험을 주는 작품은 자주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제작비 5000만 달러 때문이 아니라 봉 감독의 또 한 번 확장된 세계관이 담겼다는 점에서 '옥자'는 대작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그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 이후 '설국열차'(2013)까지, 때로는 깊게 때로는 넓게 파들어가며 자기 영역을 구축했다. 인류의 미래를 고민한 '설국열차'가 시야를 가장 넓게 확장한 사례였다면, '옥자'는 전작에서 한발 더 나아간 작품이다. 그는 이제 종(種)의 문제를 넘어 세계 전체를 본다. 이를 테면 그는 옥자라는 동물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옥자라는 생명에 관해 말한다.

'옥자'의 유머는 필연적이다. 상영 시간 내내 흐르는 유머는 '옥자'가 메시지에 함몰되는 걸 막는 것과 동시에 이 메시지를 더 명징하게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번 작품이 전작들과 비교해 더 직접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영화인만큼 이 무게감을 상쇄해줄 요소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웃음이다. 이 웃음들은 극 종반부 미자와 옥자 앞에 닥치는 비극의 크기를 극대화한다. 이 극명한 대비가 주는 효과는 관객의 눈물을 짜내기 위한 게 아니다. 봉 감독이 이 작품을 만들면서 했던 고민들을 관객 또한 비슷하게 경험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독보적인 캐릭터는 없다. 미자·루시·죠니 등 '옥자'의 인간들은 봉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유독 정형화돼 있다. 배우들은 튀지 않지만, 정확한 연기로 관습적 캐릭터마저 살려낸다. 굳은 의지를 담은 눈빛이 인상적인 안서현은 '괴물'의 고아성을 떠올리게 하는 총명한 연기를 선보인다. 틸다 스윈턴은 단 몇 장면만으로도 히스테릭한 사이코패스를 표현하는 내공을 발휘한다. 변희봉·제이크 질렌할·폴 다노·스티븐 연 등도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무리 없이 이끈다.

'옥자'가 봉 감독의 최고작은 아니다(여전히 그의 최고작은 '살인의 추억'이거나 '괴물' 혹은 '마더'를 꼽기도 할 것이다). 봉준호이기때문에 그 기준이 치솟을 뿐 '옥자'는 감정적이거나 혹은 기술적인 부분 모두에서 높은 만족도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그저 그런 스릴러 영화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최근 한국영화계에 '옥자'의 존재는 유독 소중하다.

(글) 손정빈 기자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2018.02.17 03:51:15
새로운 종(種)의 탄생을 가장 아름답게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이자, 현세계의 자본이 아닌 하나의 친구로써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옥자'와 '미자'라는 자매같은 이름을 통해 이들은 이미 교류를 하고 공감을 한 상태였고 미자는 이런 자신의 가족을 위해 어떠한 곳이든 갈 수 있는 것이다. 옥자와 미자에게 지옥같은 그 공장에서 옥자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것은 가족을 위해 뛰어든 과거 <괴물>(2006)의 강두와 같다. 자신의 소중한 존재를 위해 한국(산)을 넘어 미국(해외, 새로운 세계)를 넘어 공장(지옥)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그곳에서도 단 하나 옥자를 구하기 위한 사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옥자는 가족 영화이자,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다. 어떠한 모습의 존재가 되었든, 그 존재가 위험에 처하면 달려갈 수 있는 자신의 소중한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와 자본주의의 이야기 또한 어렵지 않게 쉽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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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알못 님의 리뷰
2018.01.24 21:11:23
영화계 최초로 극장과 글로벌 스트리밍으로 동시 개봉함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옥자'. 게다가 작품마다 모든 이의 찬사를 받는 봉준호 감독이 이번 '옥자'의 메가폰을 잡았기에, '옥자'를 향한 관객들의 기대는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는 상영관 문제는 잠깐 접어두고 영화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옥자'를 보러온 관객들이 아는 만큼, 영화를 통해 보이는 것이 많아진다고 할 수 있다. 예고편에서 드러났듯이, '옥자'는 인간인 '미자'와 동물 '옥자'의 교감과 관계를 주된 이야기로 그려내면서 식량 위기를 맞이하는 인류의 미래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다가 논란이 되는 GMO 식품의 문제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동물의 생명권이 주요 메시지다.

이 주요 메시지를 이해했다면, '옥자'의 모습이 왜 그렇게 나오게 되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며, 동물애호가로 알려진 틸다 스윈튼이 정반대 성향의 인물로 등장하는 게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등장인물이 먹는 음식이 무엇이었는지도 괜히 신경 쓰게 되었다. 정직한 내용과 메시지 사이에 알게 모르게 설치해 둔 봉준호의 패러디를 찾아보는 것도 '옥자'를 보는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다.

-2017년 6월 12일 '옥자' 언론/배급 시사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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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d. 님의 리뷰
2018.01.12 16:01:17
일관된 작가의식, 무너진 연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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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는 괴물의 거울상인 영화로 보여지고 그러한 지점들이 흥미롭게 다가오긴 하지만, 마더 이전의 봉준호가 보여줬던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그 힘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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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량한 님의 리뷰
2018.01.11 22:12:48
메시지와 풍자에 이야기가 짓눌려 버렸다. 봉준호의 작품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다운그레이드 자기복제. 봉준호와 미야자키 하야오에 영향을 받은 어떤 신인감독이 만든 영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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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2 15:13:06
옥자 : 돼지고기 보단 닭고기를 좋아하는 미자
옥자는 많은 것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옥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필버그식, 혹은 픽사 애니메이션식 어드벤쳐 영화이고, 가족영화이자 잔혹동화이며, 육식에 대한 사회비판적, 기업고발적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봉준호의 영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너무나도 할 말이 많아지는 작품이다. 어찌보면 봉준호 영화의 총집편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해외의 엄청난 자본이 투입됬음에도 불구하고 봉준호로써의 개성이 살아있다.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연상되는 작품은 '괴물'일 것이다. 전체적인 이야기구조가 닮았을 뿐더러, 구체적 장면묘사 역시, 그대로 가져다가 사용한 것 마냥 비슷하다. 괴물의 이야기를 돌이켜보자. 바이러스를 가졌다는 이유로 사회로 부터 쫓김을 당하는 어느 가족이, 괴물에게 잡혀간 딸 현서를 쫓는 내용이다. 쫓기는 주체가, 다시 쫓는 이야기인 것이다. 옥자를 살펴보자. 미자는 미란도 기업에게 잡혀간 옥자를 쫓는다. 그러면서 미란도 기업에게 쫓김을 당하고 있다. 쫓고 쫓김의 형태가 괴물과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다만 괴물이, 러닝타임 내내 이러한 구조를 유지 했더라면, 옥자는 중간정도 까지만 이어나갈 뿐이다. 상기해야 할건, 옥자는 괴물과 달리 매우 많은 것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괴물처럼 쫓고 쫓김의 스릴러적 구조를 영화 전체에서 사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괴물이 한 호흡으로 영화의 시작에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시켰던 영화였다면, 옥자는 그 긴장감을 중간쯤에 놓아버리는 영화인 것이다. 당연하게도 옥자는 중반부가 되어서야 다소 힘이 빠져버리는 영화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이 영화가 가진 한계가 아니다. 앞써 말했던 것 처럼 이 영화는 많은 것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고, 단순히 스릴러가 될 수 는 없기 때문이다. 동물을 소재로써, 다른 봉준호 영화들에 비해 상대적인 가벼움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는 '플란다스의 개'가 연상된다. 두 작품 모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자 주인공이 동물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이 동물구하기는 사회적인 비도덕성과 연관이 된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봉준호의 작품들은 어딘가 뉴스, 신문의 사회면에 등장하는 사건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고있는 느낌이 드는데, (살인의 추억, 괴물이 특히 그렇다.) 이는 다시보면 봉준호가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와 연관될 수 있을 것이다. 살인의 추억에서 등장인물들이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것은 낙후된 사회적 시스템의 탓이 크다. 마더 역시 사회적으로 낮은 계급을 가진 그들이기에 온갖 갈등에 말려들게 된다. 어떠한 사회적 시스템에서 제대로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어찌되었든 그들끼리(혹은 혼자서) 모진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이 봉준호의 사회적 태도와 연관되는 것이다. 옥자 역시 미자 홀로 기업의 비도덕성에 맞서 싸운다는 점에서 봉준호의 사회관을 그대로 가져온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옥자가 동화 스럽고(스필버그 스럽고), 만화 스러운(픽사 스러운) 인상을 주는 것은 비단 옥자의 귀여움과 미자의 순수함 때문만은 아니다. 액션스타일과 캐릭터의 성격의 탓이 더 크다. 이 영화의 액션스타일은 만화스럽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만화스럽다는 말은 다시말해 이 영화의 액션이 만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적인 아이디어가 이용되었다는 이야기다. (트럭에 매달려 벌여지는 액션의 우스꽝스러움을, 우리는 이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에서도 조차 본 기억이 있다.) 신선하다는 것은 그러한 액션들이 너무나도 한국적인 배경에서 일어난다는 이유에서 이다. (다이소의 상표를 부각시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등장인물들 역시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동떨어진 낙천성을 가지고 있는데, 마치 픽사영화들의 낙천성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옥자의 인물들이 어딘가 모르게 정신이 나가있는 사람들 처럼 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점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다. 옥자를 본 후, 육식을 줄이거나, 비인간적인 도축시스템을 비판하게 될 수 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영화에서 미란도 기업은 슈퍼돼지들을 철창에 가두어 두고, (홀로코스트를 연상케 한다.)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써 도축한다. 지금의 비인간적인 축산업을 비판하고, 환경을 위한 메세지를 던지는 설정들이다. 하지만 이것이 옥자의 핵심은 아니다. 옥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 지고 있는 점은 가족영화로서의 면모이다. 미자를 살펴보자. 산속에서 자라 옥자와 몇년간을 함께 지내왔다. 마치 자매를 연상시키는 미자와 옥자의 관계에서 (루시와 낸시가 자매라는 것과 대조된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가족애이다. 결국 미자가 이 험난한 길에 오르게 된 것은 탄압받는 가축으로써의 옥자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으로써의 옥자를 구하기 위해서다. 미자는 육식을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미자의 할아버지가 미자를 달래기 위해 닭백숙을 끓인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옥자를 구하고 난 후, 그 후일담을 다루는 장면들에서 미자의 집 마당에 필요이상의 닭이 돌아다는 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맥락을 살펴볼 수 있다. (초반부와 비교해 정말 많이 놓여있다.) 다시 괴물에 비교해 보자면 미자는 송강호와 그의 가족들이다. 그리고 옥자는 그들의 딸 현서이다. 송강호가 가족인 현서를 구하려 한 것 처럼, 미자역시 가족인 옥자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AFL의 계획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을 때, 미자는 이를 단번에 거부한다.) 옥자의 핵심은 축산업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닭고기를 좋아하는 미자가, 돼지고기 옥자를 구하러 가는 가족영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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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님의 리뷰
2019.12.07 23:34:23
영화<옥자>를 통해 들여다 본 현대성

"다양한 연구진들의 정성과 사랑 속에, 다양한 관찰과 연구를 통해, 그리고 강압적이지 않은 자연교미 방식으로..."

작중 미란도 그룹의 3대 회장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의 대사다. 세계 빈곤과 관련한 식량 부족 문제를 환경, 생명 친화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갈 히든 카드를 발견했다! 영화 <옥자>의 내용이다. 현대는 가치 선호 사회로서 바람직한 가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문화를 선도한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그런 가치는 '시끄러운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 미란도 기업이 발표한 환경/생명 친화, 고유의 전통과 결합, 콘테스트의 방식 등은 요란한 겉치레에 불과하다. 미란도 그룹은 옥자와 미자 간의 우정과 사랑도 마케팅 도구로 삼는다. 미란도 그룹의 실체는 곧 밝혀진다. 가치의 권태는 이렇듯 손쉽게 '전도 현상'과 마주한다. 미란도 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한 슈퍼 돼지 콘테스트는 현대 대중 미디어의 본질을 드러낸다. 자극적인 언사, 예능성, 경쟁 구도, 편집, 어용 전문가...

사람들이 친윤리, 친환경적인 기업들을 바라고 기업들은 그들의 니즈(요구)를 충족하면서 선순환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여겼던 기대는 기업들의 요란하고 거짓, 과장된 마케팅을 촉발했다. 그 마케팅으로 인해 세계 각지의 축산 농가에서 길러진 슈퍼 돼지 중에 한 '마리'인 옥자는 곧 챔피언으로 뽑히게 된다. 옥자는 미자(안서현)와 희봉과 함께 강원도 산 속에서 지냈다는 점이 눈에 띠는 데 산속은 그야말로 속세와 단절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자연 방목된 채로 미자(인간)과 친밀하게 생활했다는 점이 옥자를 가장 건강한 상태로 배출하게된 요인이라는 점이다. 사실 이게 영화의 결론이라봐도 무방하다.

잠깐. 영화에 반영된 현대성을 다루는 첫 부분이다. 처음엔 기업의 마케팅에서 읽은 '가치 전도 현상'에 대해 다루다가 <옥자>의 결론을 대뜸 점찍기는 논리의 비약이 있다. <옥자>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현대성이 반영되어 있는 지 짚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현대성을 해석하는 데 옥자는 어떤 기능으로 작용하는지 적어야겠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를 구성할 때 현대 자본주의, 생산절차의 혁명, 분업화, 그리고 다국적 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표류하는 한국 상황(4대 보험을 들지 않은 한국 지사 트럭 운전사 김 군"좆된 건 회사지, 내가 아니다")까지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면 영화 전반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영화의 시대 배경이 내 바로 옆 실재와 다름 없었기 때문에 옥자는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카메라와 미디어(유튜브, SNS 등) 속에 담기는 편집된 가상 현실, 혹은 만들어진 현실을 그대로 '진실'이라 믿는 대중들에게 '슈퍼돼지 콘테스트'와 '옥자'는 그야말로 돌풍이었다. 간혹 무리의 경향이 포털에 올라오는 기사거리를 가볍게 접하고 믿어버리는 마당에 정보 전달자인 기자들은 점차 필터링과 장벽이 낮아지는 대중을 상대로 더 쉽사리 속이게 된다. 미디어가 기업과 어떻게 이윤을 추구하게 되었는 지 그 바탕을 대중이 제공한 셈이다.

감독의 위트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가미된다. 옥자는 암컷이다. 익살스러운 쇼 진행자이며, 전문가이고 기업친화적이며 동시에 영합적 기회주의자인 조니 박사(제이크 질렌할)가 농가에 찾아와 옥자를 데려가는 중에 할아버지 희봉이 미자를 산 속으로 데려가 '금돼지'를 준다. 이 금돼지는 한국에서 전통으로 어머니가 딸이 시집가거나 독립할 때 살림 마련에 보태라는 의미에서 물려주던 재화다. 옥자를 떠나보내며 받은 금돼지를, 나중엔 옥자를 사는 데 쓰므로 금(금돼지)와 옥(옥자)는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관계다. 다시 말해 금이냐 옥이냐. 여기서 금은 물질과 배부름이고 옥이 가족과 연정, 사랑을 뜻할 때 우리는 항상 '금이냐 옥이냐'를 두고 고뇌해왔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미자가 금을 주고 옥을 구출하는 결론이기 때문에 현재적 결론은 틀 안에서 사랑을 택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영화적으로는 우리는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미자는 진실한 가치와 사랑을 선택한다. 현대에서 우선시 되는 돈의 가치를 저항하며 역류하는 영화적 메세지는 미자의 캐릭터만큼이나 강렬하다.

옥자의 줄거리와 캐릭터

옥자는 미란도 서울 지사로 끌려간다. 그 뒤로 동물해방전선(ALF)이 등장한다. 한편 옥자와 미자 동행은 자동차를 부수고, 교통신호를 무시하며 지하 상가로 난입 해 온갖 자본주의 상품들을 들쑤시고 다닌다. 특히 '다이소'를 초토화시키는 장면은 우리에게 상징적인 메세지를 준다. 소비 만능주의와 브랜드 마케팅 세계에서, 해외에서 밀려드는 온갖 잡화로 둘러싸인 채로 옥자를 구하는 동물 해방 전선에 미자는 마음을 여는 듯 보인다. 동물 해방전선이 주적으로 삼는 것은 동물 학대를 비롯해 동물/식물 식량 유통과정을 포함한다. 실버라는 멤버의 대사를 들어보자. "시량 생산 자체가 착취야. 에틸렌 가스로 재배하고 경유차로 운송했지." 자칫 보면 코미디로 읽힐 수 있는 장면이지만 한편으로 소름이 돋기도 하다. 녹색의 설익은 토마토를 따서 에틸렌 가스를 주입한 빨간 토마토를 평소에 먹었다는 걸 생각하면 말이다. 바나나, 채소를 포함해 유통기한이 있는 식품이라면 자연 재료에 인공합성물은 기본으로 첨가된다. 식품 기업의 이러한 관행이 자연에 반하는 행위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인간의 소비 행위나 감성이 생산과정에 일련의 책임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들은 옥자를 그들의 정치, 사회적인 운동의 희생양으로 쓸 생각을 한다. 미란도 그룹이 어떻게 유전자 조작 실험을 하고 슈퍼돼지를 상대로 잔인한 실험을 벌이며 학살하는 지 밝혀내고 실험실로 들어가 증거 영상을 마련하는 데 옥자를 이용한다. 케이의 거짓 통역으로 미자의 허락을 얻고 블랙박스를 옥자의 귀에 설치하고 옥자를 실험실로 들여보내게 된다.

조니 박사, 조니 박사 캐릭터는 앞에서 밝혔듯이 어용 전문가이다. 그는 동물을 시식하고 판매하는 이들을 증오하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별 수 없이 그들을 학대하고 실험하는 일을 한다. 조니 박사가 느끼는 감정은 인간 군상 만큼이나 다채롭고 동시에 인간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분열하는 인간의 욕망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내면의 갈등은 화면 구성과 엮이면서 균열을 일으킨다. 딱딱하고 우울한 실험실에 화려한 반바지, 선글라스, 그리고 초록병의 소주... 이런 구성은 봉준호 감독이 이끌어낸 이질과 균열의 미학이다. 무튼 조니 박사의 실험실에서 강제 교미와 샘플 채취를 '당한' 옥자는 다음날 퍼레이드에 미자와 함께 공개된다. 동물해방전선은 옥자를 희생시켜 얻은 영상을 폭로하고 옥자를 탈출시키려는 데 루시 미란도의 언니이자 2대 회장이던 낸시 미란도가 다시 경영권을 쥐고 사건을 수습하기위해 사설 보안 단체인 블랙 초크를 부른다. 그들은 비폭력 평화 단체인 동물해방 전선을 무자비하게 제압하고 옥자를 다시 탈취한다. 가까스로 탈출한 미자와 ALF 일행은 도축 공장(beef plant)에 이르게 되고, 그곳에서 수만 마리의 도축 전 슈퍼돼지를 목격하게 된다. 숨통을 끊는 도정에 다다른 옥자. 최초의 숨통을 끊는 곳은 생물을 한 순간에 사물, 무생물로 전락시키는 결정적인 장소다. 기업이 관리하는 재산이며 인간들이 즐기는 부위별로 나뉘고 음식의 재료들로 변모하는 곳. 미자는 금돼지로 옥자를 산 채로 구입하고 동류를 등지고 탈출한다. 아기 수퍼 돼지를 입 속에 감춘 채로. 나는 후속작을 기대해본다. 옥자의 지능과 감성이면 자연 속에서 동류를 번식시키고 언제나 도축 공장을 탈취할 계획을 세울 지도 모른다.

우리가 참혹한 도축장에서 죄의식을 느끼는 이유

줄거리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영화 줄거리에 대한 분석을 이어간다. 무지막지한 살상을 자행하는 도축업자들은 미란도 그룹에 고용된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노동을 하고 정당한 댓가를 지불받는 계급이다. 혹여 참담한 실상에 대해 이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거라면 그들의 직업 윤리를 내세워 반론을 펼 것이다. 그들은 도축장을 스스로는 'beef(pork) plant'라 부른다. 그들은 돈을 버는 데 합당한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근대 자본주의에 이르러 '소명' 의식이라고도 불리는 자본주의 정신이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에 영합해가다보니 개인성을 상실하고 오직 계급성에만 파묻힌다. 그들은 가장 위험한 '생각 없음'의 상태에 빠진다.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이 있다. 독일 정치학자인 한나 아렌트가 아돌프 아이히만을 재판하는 과정에서 부른 개념이다. 악의 평범성이란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평범하게 행하는 일이 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며 '생각 없음'이야말로 악을 낳는다고 본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 혹은 조직 사회에서 철저히 파편화되고 소외된 개인, 혹은 수동적이고 거의 죽어있을 정도로 기계적인 상태에 익숙해져 비판적 사고능력을 잃을 때 가장 빈번히 발생한다고 보았다. 자본주의를 신격화한 '소명'은 분명 과장된 이론이며 지금은 자본주의 정신을 넘어 다른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조직과 규율보다는 양심을, 비효율에 대한 염려보다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아름답고 추한 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무지막지한 살상 영상을 보고, <옥자>를 보고 대다수는 채식을 선언한다든가, 최소한 무분별한 육식에 대한 성찰을 갖는다. 왜 우리는 잔혹한 도축장을 보고 죄의식을 느낄까? 왜 미자가 옥자를 데리고 나오는 장면을 마치 홀로코스트 보듯 할까 이 영화 역시 미란도 기업처럼 바람직한 가치를 내세우지만 정작 이 영화는 불편한 판타지를 갖는다. 결론부터 말해서 <옥자>는 자학 동화다. 상상할 수 없는 생명체와 다채롭고 자극히 인간적인 인간상을 창조해 내는 게 감독의 특기라 할 지라도, 이 활극은 그리 완전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첫째 옥자는 인간의 동물에 대한 사랑과 가축을 살육해 먹으려는 욕구를 충돌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미자라는 명랑하고 당당한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점은 그가 꼭 필요했던 조건이었을 것이다. '어렸을 적' 아끼던 개가 보신탕이 되어 나온 경험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개'를 모르고서라도 이미 먹었다면 자기 속에서 느끼는 윤리적 괴리감이 '기억'으로서 남아있을 것이고 이것은 보편적 정서이다. '수퍼'라는 단어가 어두에 붙지 않았을 뿐이지, 개와 닭, 생선 역시 무분별한 학살을 당하는 동물 개체이다. 그들의 학살은 방관하고 매운탕과 삼계탕은 좋아하면서 미자는 옥자와 서로에 대한 집착증을 보인다. 이런 특수한 양상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잔혹 동화, 옥자

둘째, 옥자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감정 이입이다. 섬세함을 넘어선 눈빛,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시선과 능력은 인간 만큼의, 가끔은 인간을 뛰어넘는다. 인간성을 얻은 옥자는 미자와의 동성 유대관계를 키우는 데 이 관계를 이용하여 관중들로 하여금 육식을 자학으로 착각하도록 만든다. 또 자본의 이윤 구조로 질식해가는 인간의 윤리, 가치 전도 현상을 엮어 옥자를 죽이려는 일종의 모략을 막고 그를 구출해 내는 모험을 휴먼 드라마로 느끼게 한다. 이 영화가 휴먼 드라마일까? 스티븐 스필버그의 <A.I.>와 앤드루 스탠턴의 <월E>에 나오는 로봇들도 놀라울 정도로 인간의 섬세한 감성을 지녔다. 동화감성, 환경/생명 친화적 가치를 띠고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발휘한다. 월E의 감성은 아름다웠지만 옥자의 감정은 해괴망측하다. 동물의 탈을 쓰고 인간의 에피소드를 구현해내는 영화 <씽>과는 또 다르다. 우리가 먹고 있는 돼지이기 때문이다. 옥자를 다른 개체들과는 다른 특별한 개체로 여기고 있었다면 이 영화의 설득이 잠시나마 통했던 것이고 그 힘은 일시적이므로, 곧 우리로부터 아우라가 걷히게 될 것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휴머니티를 되찾을 것이다. 휴머니티는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옥자에게 감정이입이 된 독자는 옥자에게서 생명을 넘어선 인간성을 느끼고 잔인한 자학성을 혐오하게 된다. 자학성이 싫어 채식주의자의 길을 선택한 거라면 육식을 혐오해서 그렇다기 보단 인간을 혐오해서 그렇게 되었을 확률이 높다.

셋째, 유전자 조작 실험을 통해 얻어낸 수퍼 돼지를 '자연 교미 방식'으로 세상 내어놓았다는 발상이 허술하다. 유전자 조작이 아니면 환경 오염의 부작용일 수 있지만 자연 교미의 결과로 한강 괴물과 같은 슈퍼 돼지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믿기 조차 힘들다. 슈퍼 돼지의 존재조차 돼지와 하마를 합성시켜놓은 괴생물체다. 그 자체가 인간의 이기성을 부각하는 데 소녀와의 순진한 우정이 이 모든 잔혹한 테마를 아름답게 관철하고 있다는 판타지가 다소 불편하다.


옥자에 담긴 감독의 반동성

미자가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한 군집의 사람들이 자하철 계단을 오를 때 홀로 돌아 내려가는 숏은 이동진 평론가의 말로는 '하강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한 숏이라고 했지만 난 다르게 본다. 물론 오르페우스-에우르페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점과 지하에까지 내려가 속세와 자본의 탐욕적인 원리를 겪는다는 데 동감한다. 하지만 덧붙여 미자의 반사회성을 나타내고도 있는 것이다. 군집이 한 방향으로 일제히 도망갈 때 걸음을 멈추고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인물은 그의 반동적이고 주체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미자의 포켓 벨트는 서울과 뉴욕의 정장 차림에서 촌스러움으로 저항하고 그녀가 결국 루시 미란도가 디자인한 옷으로 갈아입게 되었을 때도 포켓 벨트는 벗지 않는다는 사실로 미뤄 보면 미자는 사회와 섞이지 않는 반동적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다. 미자의 어린 나이는 단지 순수성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한 듯이 보인다. 그녀의 빨간 외투는 반사회성을 나타낸다. (그녀에겐 심지어 폭력성까지 보인다.) 그녀가 사회 속으로 침투하는 것은 오로지 옥자를 데려오기 위한 사투로 읽혀지고 그런 의미에서 이 스토리는 <테이큰>이나 <가문의 영광>과 같은 느와르로 읽혀진다.

봉준호 영화 <설국열차>와 <옥자>의 공통점은 끝과 끝이 인력의 작용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의도든 의도치 않든 조력자가 있다. 먼저 <설국 열차>의 경우 커티스와 윌포드 사이에 길에임이 있고 <옥자>의 경우 미자와 낸시 사이에 루시가 있었다. (물론 이 프레임은 달라질 수 있다.) 길레임은 혁명을 조력하고 루시는 미자에게 항공권을 제공한다. 하지만 길레임과 윌포드는 친구였고 루시와 낸시는 자매다. 가까운 듯 멀고 먼 듯 가까워지는 세계관에서 전복할 듯 대립하면서 동시에 거시적으로 공모하는 두 '끝'들은 봉준호 영화의 클리셰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클리셰로 피도 눈물도 없는 자와, 피도 눈물도 과도한 자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소통하는 모습이다. 이는 이율배반적이로 느껴진다. 다만 <설국열차>가 아이를 구하며 자기를 파괴하는 반면 미자는 아이를 구하고 파괴가 아닌 안정을 되찾는 것은 이 또한 커티스와는 다르게 자폐적이고 반사회적인 미자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무론 파괴할 수 있는 힘이나 권력, 지위에 커티스는 있었으나 미자는 가진 게 금덩이 밖에 없었다는 것이 행위를 유발한 요인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은 미자가 단지 소시민 이었다는 의미라기보단 미자의 자폐와 반동의 결실이 자기 삶의 확보와 자기 소유물의 확보라는 것을 역설한다.

결국 감독의 반동성은 인간의 육식성 혹은 질서-자기통제적 사회라는 주류 패러다임을 넘어서려는 의도와 함께 캐릭터의 반동성으로 드러난다. 속세로부터 단절된 외진 산골 소녀라는 캐릭터는 캐릭터가 가진 반동성의 필연적인 결과였을 것이다. 반동은 흔히 소외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자기의 세계에 갇혀 그 속에서 살기에 만족하는 자폐성 역시 반동성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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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님의 리뷰
2019.05.26 21:42:04
결국 사랑하려면 돈을 써야한다는 씁쓸함. 이솝 우화의 형식으로 바뀐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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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언 님의 리뷰
2019.05.17 23:58:33
옥자 - 돌비 ATMOS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옥자' 돌비 ATMOS 특별 상영회에 다녀왔습니다.
봉준호 감독님의 신작 '기생충'의 개봉을 기념하여 진행된 특별 상영회였는데, 작은 모니터로 밖에 볼 수 없었던 옥자를 큼지막한 스크린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네요.

소재자체는 크게 신선하지 않았지만 감독님 특유의 사회비판적인 메세지와 진영(?!)과 상관없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자신의 신념과는 상반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꽤나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상영회가 진행되는 MX관의 장점인 돌비 ATMOS 시스템이 정말 어마어마했는데 특히 후반부 씬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리 뒤에서 들려오는 대사 소리에 순간 관크가 아닌가 의심했네요.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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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네 님의 리뷰
2019.05.17 22:50:37
꿈을 꾸었어요, 사랑하던 친구가 저 먼 곳으로 팔려나가게 되었고 친구를 구하러 달렸어요. 봉준호 감독과 넷플렉스의 어색하지만 유쾌한 교배! 유전자 변형에 대한 문제는 동식물을 막론하고 여전히 이야기되고 있는데요. ‘유전자 변형은 나빠’ 혹은 ‘고기를 먹지 말자’는게 아닌 행복한 환경에서 가축이 길러져야함을 얘기합니다. 모든 영화가 그렇지는 않지만 거대한 존재는 괴물로 그려지며 사람을 해치는 악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슈퍼돼지인 옥자는 못생김과 귀여움, 선량함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비폭력을 추구하던 ALF를 비롯한 인간들이 폭력을 조장하죠. 원치 않는 교배나 도살장으로 끌려가 맛있는(?) 슈퍼돼지 소시지로 변하는 것이 슬픈 운명이었죠. 모험을 통해 미자는 소중한 것을 얻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어른이 되는 씁쓸한 현장에서 이 영화를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어린 나이에 고난위도의 연기를 보여준 안서현 양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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