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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사라졌다 (I Lost My Body)

애니메이션 / 2019

개요
애니메이션, 드라마, 프랑스, 81분, 미정, 2019.11.29 개봉
감독
제레미 클라핀
배우
시놉시스
잘려진 손 하나가 해부학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주인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 독창적이고 철학적인 프랑스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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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리뷰
17

2020.02.05 12:26:59
면 아래에서 끈적하게 달라붙는 물 ~ 잘린 손과 유년기
물속에서/눈을 감고/하늘을 향해/손을 뻗으면/어떤 기분을 우리가 느낄 수 있을까. 수면 아래에서 끈적하게 달라붙는 물의 감촉으로 인해 우리는 탄생 이전의 상태로 잠시나마 돌아갈 것이다. 청각과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 자신을 에워싸는 것들에 온전히 몸을 맡긴다는 것은 어머니 뱃속에 있던 태아 시절과 유사하니 말이다. 그러니까 감각만으로 보면 그렇다지만, 태아 시절은 우리가 아직 세상을 모르는 상태라는 점에서 어떠한 감각을 느낀다고는 명확히 말하기 힘든 상태이다. 따라서 감각을 느낀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감각을 하는 도중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은지도 모른다.






위의 첫 문장을 나누어 서술한 것은 그것들 각각이 영화 안에서 별개의 감각/쇼트로 구성되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나누어진 감각이 동시에 하나의 주체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전에 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말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잘린 손이다. 이와 동시에 영화는 어느 남성의 일상을 따라가는데, 영화가 진행되다 보면 우리는 그 손이 바로 남성의 잘려나간 손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잘린 손, 그러니까 시간순으로 보면 현재에 해당하는 시점이 있다면, 그런 손이 잘려나가기까지의 과정이 또 다른 현재로서 교차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우리가 그 둘이 서로 다른 시간대임을 알아차리지가 쉽지 않다. 손의 시점은 곧 남자 시점에서의 미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화는 마치 손이 남자를 찾아가는 것처럼 묘사해놨다. 실제로도 그게 맞긴 하지만, 여기서 지적하려는 건, 영화가 편집을 통해 손이 남자를 미래에서 현재로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이다. 사실 잘린 손이 주인을 찾아간다는 설정만으로도 독자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설정일 텐데, 여기에 시간의 배열조차 어렵게 되어있으니 이 영화는 어떻게 보든 간에 독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독특함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으로 중화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상상력을 동원한 매체라는 점에서 꿈의 물질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영화는 꿈이라는 형식으로 그런 독특함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꿈이라는 형식이 독특함을 중화한다고 말했으니 그런 독특함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볼 필요가 있다. 앞서 현재와 미래라는 두 개의 시제를 논했지만, 이 영화에는 그것과는 별개로 제시되는 과거 시점이 하나 더 존재한다. 남자의 어린 시절에 관한 모습인데, 앞서 논한 손과 남자의 시점이 칼라로 표현되어 동일 선상임을 알려주는 반면, 과거 시제는 흑백으로 표현됨으로써 영화는 그들의 시간이 분리되어있음을 명백히 한다. 예컨대 여기서 핵심은 시간이 분리되어있다는 사실 자체이다. 시간이 분리되어 있기에 그 둘 사이에 어떠한 위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묘사해놨고, 영화는 손이라는 신체의 말단을 이용해 손으로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듯한 이미지를 우리에게 각인시키려고 노력한다. 마치 거미처럼 다섯 개의 다리를 이용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이 손은, 건물의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모습에서, 등쪽의 웃옷을 잡아당겨 떨어지는 것으로부터 삶을 끌어올려 줄 무언가인 것이다.






미래가 과거를 구한다는 건, 어쩌면 흔한 설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미래와 현재가 나란히 있는 상태에서, 과거는 직접적으로 손이 닿는 곳이 아니라 물 밑의 무언가로 전제되어 있다. 가라앉아 있기에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삶이 고달파지거나 잠자리에 들 때 문득 떠오르는 꿈과도 같은 것들, 이는 작중에서 남자가 욕조에 물을 받아 그 안으로 잠수하는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남자가 욕조에 잠길 때, 눈을 감으면 화면이 어두워지면서 밤하늘의 별이 보이고, 밤하늘의 별 사이로 나아가는 어린 시절의 꿈인 우주왕복선이 나오는데, 이는 칼라에서 흑백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레 현재로부터 과거로 이행하는 전환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그만큼 잊고 싶었던 것이자, 잊고 지내던 꿈이기도 하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장면 하나가 영화 전체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는 없겠지만, 영화 전체를 견인하는 하나의 축으로 기능한다는 점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가 워낙 모호하기에 전반적으로 이해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건 어린 시절의 꿈에 관한 묘사이다. 영화는 도입부에 아이 시절의 남자가 “우주비행사인지 우주인인지”가 꿈이었다는 점을 말해주고, 그에 수반해 꿈을 찾아 헤매는 남자의 모습을 덧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게 작품의 주된 줄거리다. 그러니 표면적으로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게 ‘꿈’만 같은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테고, 실제로 그녀를 만나려고 본의지 않게 취직한 목공 일이 정말로 적성에 잘 맞는다는 점을 남자는 발견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과정의 중간마다 파묻어 놓은 과거의 기억이 문득 떠올라버린다는 점이다.






꿈을 위해 지난 꿈을 내버리는 것, 그것들을 교차하며 동시에 보여주는 건 인물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것에 효율적인 구성이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이 영화에는 특별한 시선 하나가 있다. 남자의 잘린 손이 바로 그것이다. 남자의 잘린 손이기에 남자의 시선일 것도 같지만, 영화는 잘린 손이 남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꽤 공들여서 연출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걸 보면서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 손의 여정이 남자의 삶에 대한 은유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남자와 남자의 손에 대한 관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에서 주체는 명확하게 남자이지만, 영화의 시작이 잘린 손의 냉장고 탈출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는 손이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당연한 말을 써놨나 싶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손이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영화가 잘린 손에 있는 점을 클로즈업하고 나서, 아직 손이 붙어있을 때의 남자 손을 클로즈업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그가 잘린 손의 주인임을 말해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언젠가 손이 잘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손이 아닌 남자의 미래를 기대하기 때문일 테다. 쉽게 말해 우리는 손이 아니라 남자에게 기대를 건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대를 건다는 건 그쪽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영화의 진행방향이 남자에게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이 영화에서 미래 시제에 해당하는 건 명백하게 손이다. 이러한 사실이 영화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알려진다는 점도 그렇게 오인했던 사실이 영화에 의해 의도되었다는 점을 말해준다.






이 대목에서 다시 돌아봐야 하는 건, 영화에서 카메라는 모든 시간대에서 손을 클로즈업한다는 것이다. 손이 주인공인 미래 시제에서부터 남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현재 시제, 갓난아기부터 유년기 시절이었던 흑백 과거에서도 손은 클로즈업된다. 그와 동시에 영화가 제시하는 의문은 잘린 손에게는 귀도 눈도 없는데 과연 그가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갈 것인지다. 분명 잘린 손에는 촉각 이외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을 텐데, 그럼에도 이 손은 마치 눈과 귀가 달린 것처럼 여러 장애물을 척척 피해 간다. 물론 이야기의 진행상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영화에서 손을 응시하는 게 카메라이고 그게 우리 몸에서의 눈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을 바라보는 카메라가 그 손의 시각을 대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은 영화의 가장 처음 부분에서 잘린 손이 냉장고에서 탈출할 때, 같이 굴러떨어진 눈알 하나가 마치 손처럼 자아를 가진 듯 묘사된다는 점으로 뒷받침된다. 카메라는 그 또한 자아가 있는 듯 묘사하지만, 곧 방 안에 들어온 이의 발에 밟혀버리면서 짧은 생을 마감한다. 무엇보다 냉장고 안에 그런 눈이 수두룩하게 있다는 점은 단 하나만 존재하는 잘린 손의 가치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다르게 보면 이는, 시각은 흔해도 촉각은 단 하나라고 말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이 영화에서는 시각보다 촉각이 더 중요하다. (애초에 주인공이 ‘잘린 손’이기도 하니) 즉 카메라라는 시각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고 대체될 수 있지만, 손이라는 감각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그런데 영화가 다소 재밌는 지점으로 진입하는 건 앞서 밟힌 눈알이 영화의 카메라 시점으로 변모할 때이다. 다소 미묘한 감각으로 묘사된 해당 장면에서 우리는 그렇게 밟힌 눈이 바로 손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문장으로 늘어놓으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을 이 맥락에 관해서는 이 영화가 본질적으로 애니메이션이라는 물질을 빌려 말을 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꼭 비물질적이고 공상적인 면모를 합리화하는 매체가 아니긴 해도, 굴러가는 눈알이 밟혀 잘린 손목의 눈으로 승화한다는 가정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설정일 테니 말이다.






이쯤에서 위의 논의를 수정하자면, 영화에서 잘린 손이 겪는 여정은 엄밀히 말해 청각적인 요인이 직접적으로 묘사되고 있지 않다. 다만 시각적인 요인, 가는 길 앞이 절벽이라던가 아니면 어떠한 위협이 있다던가 하는 식의 논의는 줄곧 이루어진다. 영화는 이 손에는 단지 촉각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듯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점인 이 카메라는 자체적으로 움직이면서 잘린 손목에 감각의 형태를 불어넣고 있다. 쉽게 말해, 이는 마치 연출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 보일 수 있는 영상 매체 전반에 대한 묘사처럼 보인다. 즉, 본다는 것은 무엇이며 꾼다는 것은 무엇인가. 디지털 작업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매체에 대한 통찰은 CG 작업을 통한 실사 영화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제시하는 눈의 감각은 디지털 영화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시야에 대한 관점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글의 처음으로부터 이야기가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는 그만큼 멀리 와도 된다고 말하면서 이 이야기를 긍정하고 싶다. 시간의 시점으로 보면 미래와 현재의 공존이 과거와 분리되는 이 영화에서, 디지털이라는 영상의 자유로움은 발달된 기술로 우리가 시간을 얼마든지 넘나들 수 있게 되었다는, 기술에 따른 연출능력의 발전을 시사하니 말이다. 예컨대 과거에 필름 형태로 존재하는 영화가 어디까지나 현실에 기반한 시간을 자르고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을 뿐이라면, 지금의 영화는 정말로 마법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미래의 가치는 현재와 만남으로써 결론을 맺는데, 여기서 미래란 영화가 시작할 때의 우리이고 현재란 영화가 끝나고 나서 현실로 돌아올 때의 우리이다.






영화라 함은 뒤에서 앞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기반으로 하기에, 영화를 본다는 건 미래로 간다고 할 수 있을 테다. 그러므로 바로 위의 문장이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제시하는 것은 남자와 남자의 손 관계를 애니메이션적인 시점으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다소 이분법적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이 조금은 더 꿈에 가깝고, 그렇게 어느 정도의 꿈의 몽상을 품에 안고 시작한 이 영화가 시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방식 속에서 우리는 둘 사이의 미묘한 접합지점을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잘린 손과 함께 영화를 시작했지만, 잘린 손이 도착한 영화의 막바지에서 남자는 이미 손이 잘린 채로 누워있다. 예컨대 이 영화의 시간이 선형적일 것으로 지레짐작하던 우리는 잘린 손과 남자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현실의 시간과는 다른 배수로 흘러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흑백으로 표현된 과거의 남자, 어린 시절에 꿈꾸던 것이 우주비행사인지 우주인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 이미지에 대한 가장 직관적인 묘사는 어둠 속에서 어둠으로 날아오르는 꿈일 테니 말이다. 이때 어린아이의 작은 손안으로 펼쳐지는 검은 은하수는, 시간이 흐르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꿈이 없는 삶에 대한 미래로의 궤적을 설정하고, 그에 부름을 받은 잘린 손이 남자 손의 잘린 부분으로 기어 들어가 자신을 대입하려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남자가 잠결에 등을 돌려서인지, 아니면 손이 그런 접합을 포기해서인지 그들은 이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가지 못한다. 결국에는 현재가 부른 미래로부터의 호명이 단절된 채로 영화는 끝나 버린다.






욕조 안에서 되살아난 어린 시절의 감각이 사랑하는 이를 구하게 했다면, 그것이 좌절되고 난 후에 손이 잘리는 것은 정말로 손이 잘리는 것이라기보다는, 마지막 남은 어린 시절과의 고리를 끊어 내었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남자는 여자와의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유년기를 떠올리지만, 그런 유년기의 끝은 절단이라는 형태로 영화 속에서 나타난다. 물론 이 대목에서 남자의 손이 잘렸다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이게 애니메이션이라는 비현실적, 초현실적인 묘사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손이 잘렸다는 사실은 변함없는 후유증으로 남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영화에서 잘린 손이 주인을 찾아 돌아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눈으로 보이지 않고 귀로 들을 수 없는 것을 현재에 되살려내는 건 촉감이고, 그런 촉감을 우리 앞으로 인도하는 건 영화에서의 카메라 덕분이라는 점을. 물론 영상 시대인 만큼 그걸 달리 말할 수도 있을 테다. 우리는 오늘을 살아감으로써 내일의 영화를 찍는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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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9 01:56:49
감각의 기억으로 따라가는 기억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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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님의 리뷰
2019.10.12 17:08:01
내 몸이 사라졌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기괴한 느낌을 풍긴다. 신체의 일부분이 내 몸을 찾아나서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몸의 모든 부분이 나눠진것이 아니라, 한쪽 손만이 몸과 분리됐고, 그 본체를 찾아나서는 여정 속에 관객은 이 손에 기억된 어린시절과 내 몸이 만난 후에 본체를 보게 된다. 앞서 기괴하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그 기괴함이 주는 느낌은 극이 종료된 이후에 아련함으로 기억된다.



손이라는 존재는 신체의 일부분이면서도, 정신적으로 아프게했던 기억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잘려진 손과 몸이 만나고 다시 결합이 되려던 순간이 있다. 주인공이 말하는 뜬금없고 기발한 상상력이 (관객이 보는 만화이기에) 실현되는 순간이라 여기지던 그때, 그 둘은 결합하지 못한다. 그후 잘린 손은 자신의 또다른 몸을 바라본다. 그리고 기억을 쌓는다.



특이하게도 슬픈 삶을 살던 주인공의 꿈은 절단된 손이 (나름) 이룬다. 우주비행사 처럼 우산을 타고 공허한 밤하늘을 위험천만 하게 날고, 가족의 따뜻함을 아기의 손을 통해 느끼며 찬 빗물을 맞으며 배달을 하는 본체와는 다르게 따뜻한 욕조에 손을 담그기도 한다.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뤘다는 사실을 인지 하지 못한채 본 신체는 또 다른 삶을 위해 나아가기 위해 웃는다.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해맑게 웃는 장면은 이 부분 뿐이다. 어찌보면 씁쓸한 상황이지만, 절단된 손은 그럭저럭 괜찮을 것같다.어린시절, 해변에서 달려나가던 소년이 남겨둔 손바닥자국 처럼, 아련하고 쓸쓸하지만 차고 나아갈 미래가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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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님의 리뷰
2020.03.02 23:14:45
전형적인 프랑스 예술 영화 스타일
지나친 극찬을 미리 접하고 보면 여러모로 부작용이 많다. 전형적인 프랑스 예술 영화 스타일인데, 음악과 밤 하늘을 연출한 우산 장면 빼고는 나랑 궁합이 썩 맞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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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님의 리뷰
2020.02.07 14:54:39
고개를 끄덕일 수 없는 인물에게 끝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독특한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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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빈 님의 리뷰
2020.01.29 02:02:21
'내 몸이 사라졌다'는 주인공의 잘린 손이 해부실을 탈출해 다시 주인을 찾아 파리를 누비는 애니메이션이다.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어둡고 잔혹할 수도 있는 설정을 가진 이 영화는 손의 모험과 주인 나우펠의 이야기에 대한 플래시백을 통해 모든 것이 사라져가는 듯한 한 사람의 절규와 도약을 보여준다.

'토이 스토리'가 "만약에 장난감이 사실 살아움직일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 하나로 인간들의 눈을 피해 익숙하지만 새로운 세상에서의 모험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듯이 이 영화 또한 사람들 몰래 움직이는 손이 파리의 거리부터 지하철에서 공원까지 온갖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주인을 찾아가는 여행을 재미있게 전개한다. 물론 '토이 스토리'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동심을 유발하기는 커녕 도시의 가장 더럽고 밑바닥인 곳들을 헤쳐가야한다는 것에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손의 여정이 곧 주인인 나우펠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극과 불행의 연속과도 같았던 나우펠이 겪은 세상과 그의 손이 겪은 파리가 그렇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사방이 적이고, 되는 것은 없고, 존재 자체가 민폐인 극단적인 절망감, 그리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 이 영화는 한편으로는 그 어둠 속에서도 꿈을 꾸고 희망을 향해 도약하며 이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거부하는 한 용감한 청년과 그의 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2D 작화는 인디 제작사라 그런지 다소 투박하긴 하다. 손들과 관련된 씬들은 상당히 정교하게 그려졌지만, 다른 일부 씬들은 너무 뚝뚝 끊기는 구간들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애니메이션 기법에 있어서는 분명 여러 결함들을 가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준 어둡지만 신선하고도 통찰력 있는 상상력과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려는 방식과 감정선을 살리는 아름다운 스코어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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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알못 님의 리뷰
2020.01.12 16:21:28
잘려나간 손의 여정과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은 신선했다. 다만, 나우펠의 일생은 좀처럼 와닿거나 이입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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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님의 리뷰
2020.01.06 11:58:43
부족한 이야기를 메우는 이미지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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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21:37:27
해부학실에서 잘려진 손이 탈출한다길래 하드코어인 줄 알았더니 쓸쓸하고 서정적인 유럽풍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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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ue 님의 리뷰
2019.12.11 01:04:03
잃어버렸지만 잃어버리지 않은 것, 놓아버렸지만 놓아버리지 않은 것.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쳤던 작품. 사실 넷플릭스에 업로드된다는 소식에 현장 예매 때 따로 시도하진 않았었는데, 후회된다. 극장에서 보면 더할 나위 없이 황홀했을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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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손이 자신의 주인을 찾아 나선다'라는 영화의 독특한 내용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와 잘 만난 느낌이다. 게다가 탁월한 음악 선곡까지 더해지니, 영화의 감성이 극대화되기도. 우주비행사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라우펠의 어릴 적 꿈이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모두 충족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사건을 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잘린 손의 시점에서 다시 되짚어가는 연출 역시 잔인하게 생각될 수 있는 작품에 매력을 더한다. 다소 커다란 흠이라면 주인공 라우펠의 행동은 스토킹이라는 것, 그는 끝까지 이기적이라는 것. 그 두 가지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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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펠의 잘려 나간 손이 더듬더듬 길을 찾아 나서다 마침내 자신의 자리에 슬며시 누워볼 때, 결국 우리가 잊고, 잃고 살던 많은 것들이 다 '잘린 손'과 같지 않을까 생각했다. 분명 어딘가에서 느리고 서툴게, 때론 위험하게 우리를 찾아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마주하고 있는 현실과 다가올 운명은 두렵지만, 어디든 저 멀리 뛰어볼 용기가 있다면 영영 손에 쥐어보지 못할 줄 알았던 행복이 이미 내 손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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