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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 (Sometimes always never)

드라마 / 2018

개요
드라마, 영국, 91분, 12세 이상 관람가, 2020.04.02 개봉
감독
칼 헌터
배우
빌 나이
샘 라일리
제니 에구터
팀 멕네니
알렉세이 세일
시놉시스
어린시절 평소와 같이 아버지와 보드게임을 즐기던 형이 실종되고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나는 어느 날 신원불명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아버지와 함께 안치소로 향한다.

형이길 바랐을까
형이 아니길 바랐을까
틀어지기만 한 아버지와 나의 관계
우리도 행복의 단추를 완벽히 채울 수 있을까?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 다시보기: 스트리밍, 다운로드(구매,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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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리뷰
3

이규민 님의 리뷰
2020.04.05 22:31:39
문장과 말을 만들어내는 수 많은 단어들을 두고서 가끔 긍정과 부정 혹은 좋고 나쁜 단어의 개수를 따져보려고 생각할때면 부정이거나 나쁜 단어들이 더 많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나눌 수 없는 단어들을 말과 문장으로 이루어졌을 때에도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너무 많다. 또한 불행히도 좋은 단어가 껴있는 말이나 문장일지라도 그것이 꼭 좋은 말과 문장이 되리란 보장이 없다. 단순히 의사소통만의 문제로 끝낼 수 없는 관계들이 있기에 상대와의 대화 속 말이란 참으로 어렵다.

시작부터 티격태격하던 알란부자의 모습을 시작으로 종종 스크래블이라는 게임이 등장한다. 해본 적은 없지만 외국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낱말게임같은 것인데 단순한 나열로 인한 단어조합으로 형성된 게임의 모습과 같이 그들은 분명 말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화가 되지 않고 그저 툭툭 말을 던져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런 숱한 반복속에서 알란(빌나이)는 자신의 아들에겐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을 손자에게 전하며 조금씩 가족의 형태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는 그런 소품집같은 영화이다.

절대적으로 나쁜 단어가 좋은 단어보다 많다고 할지라도, 좋은 단어를 애써 고르지 않아도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말들은 많기에 너무 고민하는 것보다 서툴더라도 진심어린 말이 대화가 되어 소통하는 것, 그것이 잊지말아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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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빈 님의 리뷰
2020.04.03 14:12:19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은 실종된 형을 찾는 아버지와 아들이 시신 안치소에 같이 가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영화다. 빌 나이라는 명품 배우을 주연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나름 기대가 된 영화였지만, 어느 정도는 익숙한 느낌의 잔잔한 드라메디일 것 같다는 예감도 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익숙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이 영화는 상당히 개성있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직선적인 돌리의 광각 숏들과 눈에 확 들어오는 색감과 스톱모션스러운 아기자기함이 있는 인서트들을 보면 웨스 앤더슨의 향기가 많이 나긴 하지만, 분명한 차이점들도 있다. 웨스 앤더슨에 비해서는 대칭적인 구도에 대한 집착이 훨씬 덜하며 좀 더 다양한 구도들을 선보이기도 하고, 조명도 평평하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강하고 연극 같은 극적인 조명으로 이목을 확 이끄는 연출을 하며, 색감도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느낌이라기 보다는 좀 더 원색에 의존하는 듯하다. 이런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연출은 오히려 고전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에 가까운 듯하다. 딱 뭐라고 설명하기는 좀 애매한 스타일이고 영화에 명확한 매력을 주는가에 대해서도 약간 의문이긴 하지만, 적어도 신선하긴 했다.

영화의 이야기는 아버지와 아들을 더해 영화 속에 있는 다양한 인물들과 관계들의 회복에 대해서 다룬다. 실종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그림자가 사람들을 잇는 끈을 짓누르고 있지만, 이 또한 대화와 이해로 극복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연출 스타일과 편집이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대화들과 만나면 확실히 시너지가 발휘되는 것 같았다 (이런 부분도 웨스 앤더슨의 성공 공식과 좀 닮은 점이다). 빌 나이는 물론이고 샘 라일리의 훌륭한 연기와 서로 간의 호흡은 굉장히 좋았으며, 서로에 대해 말 못한 서운함과 섭섭함과 화가 많이 쌓여있지만, 한편으로는 절대 놓을 수가 없는 복잡하고 깊고 사실적인 부자 관계를 매우 섬세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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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na09 님의 리뷰
2020.04.02 11:01:54
어색한 부모님과 나.. 우리 집 이야기 아닌가요?
한국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감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특히 가족 간 불화나 상처가 있을 경우 그 간격은 더 벌어지기도 한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딱딱하게 굳어지기 마련이다. 조선시대 대표 껄끄러운 사이인 영조와 사도 세자의 갈등만 봐도 멀어진 부자 사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화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은 형의 실종으로 소원해진 부자간의 간격을 좁히는 가족영화이면서 로드무비다. 빌 나이의 천연덕스러움과 맞장구를 치는 샘 라일리의 연기 호흡은 정적인 영화의 핵심이다. 터질 듯 말 듯 , 주거니 받거니. 쉼 없이 둘 사이를 이동하는 긴장감이 우리네 가족 같은 공감을 끌어낸다. 감각적인 색감과 영상은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이나 화가 에드워드 호퍼가 연상된다. 색감, 대칭, 거울로 보는 시각, 만화 같은 화면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다.

아버지와 아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평소처럼 스크래블 게임을 하던 중 홧김에 나간 큰아들 마이클은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무심히도 세월은 흘러 이제 성인이 되었을 마이클. 어느 날 시체 안치소에서 연락이 온다. 신원불명 시체를 확인해 달라는 것. 심란한 마음을 억누른 채 알란(빌 나이)은 피터(샘 라일리)와 동행한다. 맞아도 문제 아니어도 문제다. 떨리는 마음을 가진 채로 달려가기 바쁘다.

영화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피터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반영한 듯 사전 형식을 빌려 일정표, 불편한, 희망이란 세 주제로 이야기한다. 형이 실종된 후 함께 하던 스크래블 게임에 집착하는 아버지와 티격태격 부자가 길 위에 오른다. 과연 고집불통 아버지와 까칠한 아들의 만남은 어떻게 흘러갈까. 영화는 팽팽한 신경전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피터는 아버지가 야속하고 늘 섭섭했다. 사라진 형 때문에 자신의 삶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며 호소한다. 엄마 없이 키우느라 아버지는 늘 엄격했고, 신중했으며, 계획에 어긋남이 없었다. 그런 보살핌은 답답하기만 했고, 자신은 형의 대리인이 아닐까란 의심은 커져갔다. 하지만 사실 무뚝뚝해 보여도 알란은 삶 곳곳에 피터를 사랑한 흔적 남겨 놓았다.

아버지는 해괴한 단어를 많이 알고 있지만 정작 가족에게는 단어를 아끼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때론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들로 가족들을 걱정하게 했다. 급기야 억지스러운 단어 조합을 토해내다시피 한다. 마치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관계를 어떻게든 끼워 맞추려는 것처럼 말이다. 인위적인 조합이라도 만들어 내기만 하면 된다는 결과 우선주의 사고다. 대체 왜 그렇게 스크램블에 집착하는 걸까?

어쩌면 아버지는 실종된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죄책감을 해소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스크래블은 단어를 조합하고 연결하여 새로 단어를 만들어 내는 십자말풀이와 유사한 보드게임이다. 이 게임은 단어를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유리한데 조합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말이 된다. ‘자살’이 ‘살자’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알란은 스크래블을 통해 두 아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깨닫는다. 과거에는 집 나간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을 뜰까 봐 두려움이 컸다면, 현재는 언제나 기다려준 남은 아들에게 진한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된다

사라진 마이클은 벌어진 부자 관계의 틈을 매워주는 맥거핀이다. 아버지와 아들, 할아버지와 손자,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관계 쇄신에도 적극 활용된다. 서걱거리던 가족은 마이클 때문에 오히려 친밀감을 쌓는다. 피터 또한 전혀 이해되지 않았던 아버지의 행동들이 사랑을 향한 집착이었음을 알게 된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되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영화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은 판도라가 열어버린 상자의 남아 있는 희망 같다. 아무리 감당할 수 없는 불행이 닥쳐와도 인간에게 ‘희망’있어 살아갈 이유를 확인하게 한다.

마이클은 죽었을지도 모르고, 앞으로 돌아오지 않을 확률이 많다. 차라리 생사를 모르던 어제가 죽음을 확인한 오늘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기약 없는 희망은 삶을 지치게도 하고 원동력 삼아 일어설 수도 있게 만든다.

그렇게 재단사인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행복의 단추 채우는 법을 차근차근 가르쳐 준다. 우리나라에서 어른에게 술을 배우는 것처럼 양복 입는 법을 배운다. ‘가끔, 항상, 그리고 늘 열어 둘 것!’. 행복도 이 세 가지만 유념한다면 우리 삶에서 완벽하게 붙잡아 둘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부모님이 떠올랐다면 안부전화를 드려보는 것도 좋겠다. 겉으로는 별일 없다, 괜찮다 해도 부모님은 언제나 당신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별일 없다, 괜찮다는 '사랑한다'는 부모님의 단어임을 알아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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