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리뷰
멜로/로맨스 / 2019
97.5%
3.81점
용크 님의 프로필 사진
2019-11-08 00:27:45
🎬윤희에게

퀴어 무비, 로드 무비 등등 영화를 정의하는 말은 많겠지만, 저는 삶에 갇힌 윤희가 평생 썩혀둔 감정을 마주하는 성장 영화라고 하고 싶습니다.

첫 사랑을 그린 영화 중에서도 <윤희에게>는 가장 고요한 지점을 주목했어요. 강렬한 첫사랑도, 안타까운 헤어짐도, 간절한 재회도 아닌.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져 살아갈 삶, 윤희라는 사람에 대해 주목합니다. 고요히 견디는 듯하지만 가끔씩 그리움에 잠기는 윤희. 그에게 주어진 선물같은 여행을 함께 하는 따뜻한 영화이기도 해요.

눈 오는 겨울이 기다려지는 (막상 겨울이 오면 후회할테지만^^;) 영화입니다. 눈의 도시 오타루의 고즈넉함이 <윤희에게>의 호흡과 잘 어울리고요. 무결의 흰색이 포근하기도 무섭게 고요하기도 했어요.

윤희는 곁에 있는 사람을 외롭게 하는 사람입니다. 항상 피곤에 절어 집에 들어가기 전 몰래 피우는 담배 한대가 유일한 위안인 사람이죠. 이혼 후 딸 새봄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윤희의 딸 새봄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해 서울로의 진학을 고민해요. 영화 초반에 새봄은 엄마에게 더 이상 빚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데요. 부모 관계에서 말하기 껄끄러운 대화는 둘의 관계가 보통의 모녀 지간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동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을 윤희가 딸에게 넘치는 애정을 줄 시간까지는 없었을지도 몰라요. 가장 가까운 딸에게마저도 속상한 이야기를 들은 윤희는 외로움을 앓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윤희에게>에서 독특한 지점은 주인공은 분명 윤희임에도, 영화를 이끌만한 에너지가 그에게는 없다는 거예요. 대부분의 행동은 딸 새봄이 하고 있어요.

새봄은 한 통의 우연한 편지를 발견하고 남몰래 결심을 합니다. "비밀스러운 여행"을 말이죠. 앞서 말했듯 새봄은 엄마를 끔찍이 사랑하는 딸이 아니예요. 그렇기 때문에 여행은 엄마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엄마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새봄이라는 인물은 그래서 입체적이고 재밌어요. 기존의 모녀관계를 벗어나 친구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함께 살지만 약간은 삐걱거렸던 두 사람의 여행은 어떻게 될까요?

두 사람의 만남으로 결국 한 사람의 세계가 변한다면 우리는 그걸 사랑이라 말하고 싶어져요. 인생의 변곡점에서 만난 사람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윤희뿐만 아니라. <윤희에게>의 인물들은 모두 변곡점에 있는 듯해요. 영화가 끝나도 아련히 남는 여운은 아마 영화 속 모두의 변곡점에, 사랑 속에 함께 했기 때문일거예요.

김희애 배우를 연기로 대단하다고 하는 건 어딘지 말도 안되긴 하지만, 정말 좋습니다. 엄마 캐릭터를 그릴 때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깊은 피로와 권태를 너무 잘 보여줘요. 실제로 윤희가 살아가는 일상을 많이 보여주지는 않지만 김희애 배우의 얼굴로도 충분히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대사..그 목소리로도 영화를 볼 가치가 있다며!

또 제가 좋았던 점을 한 가지 있어요. 윤희와 쥰이 고등학생 즈음에 만났지만 그 시절의 두 사람은 사진이나 편지 혹은 대화로만 그려질 뿐입니다. 과거 회상을 직접적으로 그리지 않고 현재의 중년 여성에만 집중한 것. 어떤 판타지를 부각하지 않은 지점이 개인적으로는 좋았어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지만서도 눈이 언제 그치려나, 말해보는 건 어떤 마음인지요.
눈 한 송이는 손에서 금방 녹고 말지만 쌓이다보면 눈사람을 만들 정도로 단단해져요. 단단해진 눈은 쉽게 녹지도, 잊히지도 않아요. 눈이 그치고 봄이 와도 말이죠. 우리가 쌓아온 삶도, 만남들도 다 그렇게 단단해져 잊히지 않는 걸까요.

혼자 비밀스레 가지고 있던 눈송이를 차마 '그리움'이라 이름 붙이지 못했던, 그런 기억 하나쯤을 들고 사는 사람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리뷰 전문 보기
판타지 / 2018
95.89%
3.8점
moviemon 님의 프로필 사진
2019-10-23 18:35:43
제71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던 영화 <경계선> (2018)은 외관상 오드 판타지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영화 <논-픽션> (2018)처럼 수많은 논쟁점을 관객에게 제시할 뿐만 아니라 주체적인 사고를 유도하는 토론의 장과 같은 작품이다. <경계선>은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영화 <렛 미 인> (2008)으로 유명한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단편 소설을 각색해 만들어졌지만, 알리 아바시 감독이 원작의 기본 설정에 본인의 상황과 연관 있는 사회문제, 미래사회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 등을 더하며 심오해진 작품이다. 다만, 디지털화, 오늘날 출판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문제, 정보 자정 능력의 결여 문제 등을 리얼리즘 영화의 계열로 풀어낸 <논-픽션>과 달리, <경계선>은 난민 문제를 포함한 각종 사회문제에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알리 아바시 감독은 이란 태생의 영화감독으로 처음부터 영화를 전공했던 건 아니다. 감독은 유년시절을 이란에서 보낸 후 20세가 되던 해 덴마크로 유학을 떠났고, 스웨덴에서 영화를 공부하기 전까지 전공을 여러 번 바꾸면서 유럽 내 많은 국가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감독은 이란, 덴마크, 스웨덴 등 어느 국가에서든 외부자의 위치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따라서 감독의 삶 자체가 어느 한쪽에 소속되지 못한 채 경계선 위에 표류했으며, 감독은 그런 외부자의 시선에서 정상성과 비정상성 간의 충돌 문제를 <경계선>의 오프닝 시퀀스에서부터 우선적으로 다룬다. 영화는 벌레를 만지작거리는 ‘티나(에바 멜란데르)’를 클로즈업 숏으로 담아내며 시작한다. 오프닝 시퀀스만 놓고 보면 이와 같은 ‘티나’의 행동을 분석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레(에로 말로노프)’를 만난 후 벌레를 잡아먹는 ‘티나’의 모습을 연결해서 본다면, 벌레를 만지작만지작하는 ‘티나’의 행위는 지배적인 사회규범을 의식하며 비정상으로 취급받는 본능을 억누르고 있었던 것임을 나타낸다. 더 나아가, ‘티나’가 자신을 염색체 결함을 가진 인간이라고 소개한다는 점은 지배문화가 설정한 정상성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외부인의 의식적인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알리 아바시 감독은 첫 번째 문제를 심화하며 유럽, 특히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의 난민 문제를 꺼내 든다. 북유럽 신화 속 트롤을 모티프로 삼은 ‘티나’와 ‘보레’의 종족이 인간과 비슷한 존재로 묘사되었을뿐더러, 그들의 조상이 1970년대에 정신병원에 갇혀 지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난민이 단순한 타자가 아니라 인간 비슷한 존재로 취급받는 현실을 암묵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티나’가 상당히 먼 거리를 감수하면서까지 매일 직장과 거주지를 오가는데, 이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영화 <더 스퀘어> (2017)처럼 난민을 인간과 비슷한 존재로 취급할 뿐만 아니라 사회 변두리로 밀어내는 공동체의 모순과 폐쇄성을 스크린에 재구성한 것이다. 무엇보다 외부인의 위치에서 윤리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과거에 자기 종족이 당한 고통과 수모를 그대로 되갚고, 지배 이데올로기를 새로 정립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는 ‘보레’의 행태를 보여줌으로써 혐오가 또 다른 혐오를 양산하는 현대사회의 파괴적인 경향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근데, <경계선>은 단순히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토론을 유도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세상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 범죄를 고발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출입국 세관 직원인 ‘티나’는 후각과 관련해서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오프닝 시퀀스가 끝난 후 나오는 첫 번째 검문 장면에서 후각만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듯한 ‘티나’의 모습을 미디엄 숏으로 담아낸다. 하지만, 이런 추론은 두 번째 검문 장면에 의해 반박된다. 두 번째 검문 장면에서 ‘티나’는 후각만으로 스마트폰 케이스 뒤에 아동 포르노 영상물이 담긴 USB를 숨겨서 입국하려는 한 남성을 적발한다. 이를 통해 ‘티나’가 후각으로 상대방의 감정이나 내면을 감지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지닌 윤리성 및 도덕의 감정을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그리하여 '티나'의 능력과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드러나는 아동 포르노 제작 및 유포 관련 범죄에 관한 사실을 엮어 고려한다면, ‘티나’와 ‘보레’의 첫 만남이 사랑의 출발선이 아니라,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비윤리적이고 추악한 사회문제를 고발하기 위한 시발점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끝으로 젠더 이슈의 측면에서 <경계선>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미래사회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를 위해 알리 아바시 감독은 우선 ‘티나’와 ‘보레’의 종족에 특이한 설정을 부여한다. 두 사람이 속한 종족의 여성은 남성의 성기를 갖고 있는 반면, 남성은 여성의 성기를 갖고 있다. 성관계를 맺는 행위 자체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이므로 감독은 숲 속에서 성관계를 갖는 두 사람의 장면을 상당 시간 노출함으로써 이와 같은 가정법적인 상황이 미래사회에서 실제로 발생한다면, 인간은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성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관객에게 묻는다. 그리고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다면, 이때 인간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지 질의한다. 게다가, 밤에 숲 속에서 아기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보레’의 모습을 담아낸 시퀀스와 아이를 품은 ‘티나’가 느끼는 감정이 부성애인지 모성애인지 알 수 없는 시퀀스를 활용해 감독은 만약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 아기를 낳는다면, 현재 알려진 인간에 관한 정의와 젠더 관련 이슈가 유지될 수 있겠냐고 굉장히 도발적인 자세를 취한다.

따라서 <경계선>이 제71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서 대상을 받았을 당시 평가가 극명히 갈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시각적인 요소만 놓고 봐도 <경계선>은 대단히 낯선 작품이지만, 이 영화가 품고 있는 다양한 논쟁점 때문에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거로 다가온다. 특히, 알리 아바시 감독이 젠더와 관련된 민감한 이슈를 도발적으로 건드리다 보니 <경계선>은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화들 중 한 편일 테다. 리뷰 전문 보기
스릴러 / 2019
84.21%
3.54점
동구리 님의 프로필 사진
2019-11-10 20:35:04
무려 39년 만의 속편,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의 속편인 <닥터 슬립>이 공개되었다. 스티븐 킹의 동명 원작 소설 또한 전편이 출간된 지 36년 만인 2013년에 공개되었으니, 영화와 소설의 시차가 그렇게 크진 않은 편이다. 영화는 오버룩 호텔에서 벌어진 사건 이후를 다룬다. 호텔 요리사 딕(칼 럼블리)을 통해 자신이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이야기를 하거나 들여다볼 수 있음을 알게 된 대니(유안 맥그리거)는 오버룩 호텔에서 멀리 벗어났음에도 그를 쫓아오는 호텔 안의 존재들을 자신의 머릿속 박스 안에 가두어 버린다. 성인이 되서까지 그러한 존재들과 기억에 시달리던 그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고, 그러한 자신을 바꾸기 위해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난다. 그러던 중 대니는 우연히 자신처럼 강력한 샤이닝을 할 수 있는 소녀 아브라(카일리 커란)를 알게 된다. 한편, 샤이닝 능력을 먹이 삼아 이들을 사냥하는 의문의 조직 ‘더 낫’의 로즈(레베카 퍼거슨)가 아브라의 존재를 알게 된다. 대니와 아브라는 로즈와 대면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고, 이들은 격돌하게 된다.


<닥터 슬립>은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이 있음에도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의 속편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이는 <샤이닝>을 대표하는 장면 중 하나인, 어린 대니가 오버룩 호텔의 복도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장면을 영화의 시작으로 삼은 것에서부터 드러난다. 하지만 마이크 플래너건은 큐브릭의 영화만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닥터 슬립>은 <샤이닝>을 놓고 격한 대립을 겪은 큐브릭과 킹에게 화해의 장을 열어주는 작품과도 같다. 큐브릭이 자신의 영화에서는 언급만 하는 수준으로 지나친 ‘샤이닝’이라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영화의 곳곳에는 큐브릭의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와 소설의 팬들 모두 만족시키려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지만, 마이크 플래너건은 이를 능숙하게 해낸다.


어느새 장르 영화 팬들에게 믿고 보는 감독이 된 마이크 플래너건은 여러 편의 호러/스릴러 영화와 한 편의 드라마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허쉬>를 통해서는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슬래셔 액션을, <제랄드의 게임>에서는 인물이 지닌 트라우마가 분출되는 과정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는 한 가족을 다루며 이들의 과거와 트라우마적 공포를 건축적으로 쌓아 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플래너건의 필모그래피의 연장선상에서, <닥터 슬립>은 그가 시도해왔고 성취해왔던 장르적 시도들의 집합이다. 이번 영화는 초능력자들이 ‘대결’하고, 대니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통제함과 동시에 ‘표출’하고, 결국엔 오버룩 호텔이라는 공간을 통해 이 요소들을 ‘쌓아’ 올린다. 특히 <힐 하우스의 유령>의 ‘힐 하우스’에서 초현실적인 존재들이 주는 압도감은 오버룩 호텔을 비롯한 <닥터 슬립>의 공간들에서도 이어진다. 한 화면에서 담기던 인물들을 다음 숏에서 지워버리며 능청스럽게 유령적 존재들을 등장시킨다거나, 아브라와 로즈가 서로의 머릿속에서 대결을 펼치는 이질적인 장면 등은 꽤나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서 연결된다. 대니의 방과 아브라의 방을 연결시키는 방식이라던가, 대니와 아브라의 행적을 자막으로 띄우는 방식은 <힐 하우스의 유령> 속 인물들을 기록하던 방식과 유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느슨하지만 밀도 있는 총격전 시퀀스는 이 영화와 마이크 플래너건이 지닌 스타일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닥터 슬립>은 30년 전 제작된, 그리고 걸작이라 불리는 작품의 속편을 이제 와서야 제작할 때의 모범사례와도 같다. 전작을 이미지적으로 계승하면서도 전작과 원작 소설 사이의 괴리를 메우고, 한 편의 재밌는 영화로 만들어낸다. 때문에 <닥터 슬립>을 보면서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 속 ‘샤이닝 장면’을 떠올린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스필버그는 <샤이닝>과 오버룩 호텔을 고스란히 가져와 일종의 테마파크처럼 활용한다. 영화 속으로 들어간 인물들은 재현되는 사건들을 마치 유령의 집에 들어온 것처럼 경험한다. <닥터 슬립>의 오버룩 호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버룩 호텔을 물론이거니와 <샤이닝>의 유명한 유령들은 영화 곳곳에서 재등장하고, 이는 <샤이닝>의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이자 테마파크가 된다. 그럼에도 <닥터 슬립>은 단순히 <레디 플레이어 원> 속 ‘샤이닝 장면’의 확장이 아니다. 어찌 보면 <닥터 슬립>은 큐브릭의 <샤이닝>이 제작될 당시와 일종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플래너건은 세트와 CG 등을 통해 얼마든지 재현이 가능해진 30~40년 전의 영화를 단순히 쇼트 단위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샤이닝>의 이미지들을 2019년에 불러와 확장시키거나 비튼 뒤 붕괴시킨다. 영화에 잭과 웬디 토렌스는 잭 니콜슨과 설리 듀발의 얼굴을 딥 페이크로 재현하는 대신, 닮은 배우를 데려와 사용했다. 동시에 <샤이닝>에서의 잭과 웬디가 등장하는 장면들이 아주 짧게 등장한다. 때문에 플래너건의 목표는 <샤이닝>과 오버룩 호텔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대신 플래너건은 <샤이닝> 이후를 충실하게 그려낸다. 전작에서 간과되고 원작에선 부각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주인공의 자리를 새로운 캐릭터인 아브라에게 내주면서 전작과 대니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점을 제시한다. 전작이 잭 토렌스만을 중심적으로 다루며 결국 미쳐버리는 인물을 다루었다면, <닥터 슬립>은 사건과 공간을 벗어난 트라우마를 기어코 극복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버룩 호텔은 관객에겐 테마파크이지만, 극 중 인물들에게는 어떤 극복의 계기이다. 죽음을 앞둔 호스피스의 환자들이 편히 잠들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대니에게 붙은 별명인 ‘닥터 슬립’은, 대니가 어떤 극복에 다가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마이크 플래너건은 계속해서 과거와 마주하고 극복해 나가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닥터 슬립>은 결국 <제럴드의 게임>과 <힐 하우스의 유령>의 연장선상에서, 플래너건 자신이 애정하는 큐브릭과 킹 사이의 화해의 장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펼쳐내는 작품이다. 리뷰 전문 보기
현재상영작 10
상영예정작 10
블랙머니
범죄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65.63%
별점 지수 2.94점
신의 한수: 귀수편
범죄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41.94%
별점 지수 2.56점
82년생 김지영
드라마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91.21%
별점 지수 3.47점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액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77.22%
별점 지수 3.12점
좀비랜드: 더블 탭
액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75%
별점 지수 3.13점
엔젤 해즈 폴른
액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28.57%
별점 지수 2.44점
윤희에게
멜로/로맨스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97.5%
별점 지수 3.81점
날씨의 아이
애니메이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64.29%
별점 지수 3점
아담스 패밀리
애니메이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66.67%
별점 지수 2.79점
닥터 슬립
스릴러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84.21%
별점 지수 3.54점
아이리시맨
범죄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100%
별점 지수 3.88점
얼굴없는 보스
액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드라마 / 2018
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헤로니모
다큐멘터리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아빠는 예쁘다
가족 / 2017
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겨울왕국 2
애니메이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드라마 / 2018
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시빌
코미디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87.5%
별점 지수 3.71점
크리미널: 해튼가든
범죄 / 2018
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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