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노라이츠
이번 주 리뷰
드라마 / 2018
84.62%
3.48점
조항빈 님의 프로필 사진
2020-01-15 23:55:53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10.26 사건과 그에 이르기까지의 40일 간의 기록을 중앙정보부장의 시선에서 다룬 영화다. 한국 현대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며, 밈화되기도 하며 한 시대의 극적인 종말을 선고한 이 사건을 우민호 감독이 어떻게 다룰지는 매우 궁금했다.

우선 이 영화는 그 전의 40일 동안 김재규/김규평이 겪은 일들을 보여주며, 그와 박정희와 차지철/곽상천과 김형욱/박용각과의 관계와 권력의 역학을 중심적으로 본다. 그 중에서도 중심적인 관계는 박정희와의 관계다. 목숨을 건 쿠데타를 함께 하며 평생을 상관으로 모신 군인으로서, 그리고 한 남자로서의 지극한 충성심이 어떻게 총구를 겨누는 지경까지 갔냐의 여정에 대한 과정이 이 영화의 이야기다. 실제 사건의 동기 자체가 상당히 복합적이라는 점을 반영하듯, 이 영화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답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이 정권이 가는 방향에 대한 회의감, 대통령에 대한 사사로운 배신감과 서운함, 아니면 자신의 안위에 대한 두려움. 영화는 40일 동안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의 연속과 그 사건들마다 김재규가 마주했을 법한 고민들과 딜레마와 결과들을 다양한 인물들과의 심리 게임을 통해 긴장감있게 보여준다. 요컨대 이 영화는 사건의 재구성이면서도, 더 나아가 심리의 재구성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이 영화의 모든 출연진은 정말 일품이었다. '내부자들' 이후로 다시 우민호와 함께한 이병헌은 김재규의 심리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 안 해주는 이 영화의 의도에 맞게 상당히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확답을 주진 않아도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감정선을 표현하며, 특히나 언제 감정적 방점을 찍을지를 굉장히 영리하게 잘 잡는다. 이병헌의 주요 상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성민도 이병헌에 못지 않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던 연기를 펼친다. 박정희를 김재규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영화인만큼, 이성민은 박정희의 차갑고 무자비한 카리스마, 그리고 어쩔 때는 광기를 묘사하면서도, 김재규와 정말 긴 기간동안 여러 폭풍을 함께 견뎌낸 듯한 전우애, 충실한 부하에 대한 든든한 격려, 그리고 피바다 한가운데의 외딴 섬처럼 홀로 서있는 남자의 허무한 뒷모습까지 그려내며, 김재규의 총구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완벽히 보여준 듯 했다. 곽도원, 이희준과 김소진도 이 거대한 도미노에서 각자의 역할과 의의를 잘 표현했으며, 무겁고 절제된 이병헌과 달리 좀 더 감정적이고 표현 많은 연기를 하며 확실한 대비를 보인다. 이를 통해 영화는 다사다난한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깊고 근원적인 고민에 빠진 한 남자의 세상을 완성시킨다.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은 이 영화의 인상적인 구도들과 느와르를 연상케하는 고대비 조명들에서 빛을 발한다. 인물들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화에 걸맞게 클로즈업을 적재적소에 잘 쓰면서, 구도를 통한 시각적 스토리텔링도 많이 시도하는 점이 굉장히 좋았으며, 클라이막스에서는 필살기를 꺼내듯이 화려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치는 씬도 보여준다. 다소 안타깝게도, 해외 로케이션에서 찍은 듯한 씬들에서는 이런 장점들이 별로 안 보인다. 본인이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는 세트와 현장이 아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하는 씬들은 유난히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이 여백은 청와대 집무실 안에서 느껴지는 의도적이고 꽉 찬 여백이 아니라, 미처 색칠을 다하지 못한 어설프고 공허한 여백으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그때 그 사람들'과의 비교는 피치 못할 것 같다. 이 영화는 좀 더 광범위한 시간대를 다루며 좀 더 복합적으로 보긴 하지만, 어찌됐든 두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결국 10.26이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람들'을 먼저 본 사람으로서는 꽤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같은 사건과 인물들을 나름 비슷하게 그리면서도 이를 통해 하는 말과 보여주는 태도는 아주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두 영화 모두 극적으로 각색된 부분이 많겠지만, 겹치는 부분들도 꽤나 많아서 10.26 사건의 전개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기도 했다. 우민호와 임상수의 차이점은 명확하다. 우민호는 이 사건의 역사적 의의와 평가에 대해서 좀 더 조심스럽고 소극적이며, 예술가로서 집중하고 싶은 부분, 다시 말해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선에 좀 더 집중을 하며, 이 사건에 대해 "왜?"라는 질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임상수는 정말 단도직입적이고 강한 주장과 평가를 내리며, 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과연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예술적으로 풀어냈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한 동경심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우민호의 인물 중심적인 심리극에 더 이끌릴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법적 분쟁을 각오하고 실명을 까면서까지 예술가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가감없이 직설적이고 신랄하게 던지며, 완성도와 용기 두 면에서 모두 한국에선 보기 드문 수준으로 보여준 임상수의 '그때 그 사람들'에 더 애착이 간다. 참으로 시대를 앞선 영화였다. 리뷰 전문 보기
드라마 / 2019
98.88%
4.11점
선우 님의 프로필 사진
2020-01-11 13:53:25
소재나 이야기부터가 그러하듯 회화적인 아름다움을 잔뜩 안고 있으며 사운드나 음악의 강약조절이랄까, 쓰임이 훌륭한 작품이다. 어느 장면에서 멈추어도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을 만큼 촬영도 좋았다.

영화 속엔 여러 은유와 상징, 메시지들이 담겨있고 유명한 기성품들을 비틀거나, 새롭게 느껴지게 하거나, 도치시켜서 각본을 채웠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게 숨겨놓아 찾는 재미, 말하자면 접근성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만장일치로 이어지는 모두의 극찬에 비해 나는 좀 심심하게 보았다. 기술적인 부분들은 만족스러웠고, 오르페우스 신화의 변주로 완성되는 기가 막힌 특정 장면이나 비발디의 국민 클래식을 압도적인 연출과 연기로 잡아먹는 엔딩에서는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정작 아쉽게도 영화의 본질인 로맨스에 이입하지 못했다.

비슷한 작품으로 언급되는 <캐롤>을 보았을 때와는 달리 두 인물의 감정선을 머리로만 받아들이면서 따라갈 뿐 마음으로 설득당하기엔 다소 인공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다보니 후반부엔 그냥 서로 사랑한다니까 사랑하는가보다 하면서 보게 됐고 동화되어 공감한다기보다는 높은 완성도에 감탄하는 데 그쳤다.

물론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는 것엔 이견이 없겠지만. 리뷰 전문 보기
드라마 / 2018
84.62%
3.48점
Ming 님의 프로필 사진
2020-01-16 00:50:53
자칫 정치적인 색깔이 보여질지도 모르는 영화지만 감독의 절제된 연출이 중립적인 시선을 균일하게 유지시킨다. 덕분에 인물들이 표현하는 생각과 행동에 쉽게 몰입할 수 있으면서도,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옹호할 여지가 없다.
특히 영상미는 근래 한국 영화에서 손에 꼽을 정도 아닐까 싶은데. 70년대 한국의 거리와 의복, 소품과 건축 양식들을 그대로 영화에 옮겨놓은듯한 영상미와 미쟝센은 몰입감을 더욱 증폭시켜준다.
이에 더해 명배우들의 섬세하고도 미세함까지 표현해내는 연기력은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어느 하나 부족함이 안 느껴진다. 들끓어오르는 각자의 욕심 속에서 벌어지는 권력 암투는 차갑게 보여지는 느와르풍의 영화 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야말로 매력 넘치는 최고의 한국식 느와르 역사물이 나온 것 같다. 리뷰 전문 보기
현재상영작 10
상영예정작 10
해치지않아
코미디 / 2018
키노라이츠 지수 73.08%
별점 지수 2.89점
나쁜 녀석들 :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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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지수 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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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두리틀
코미디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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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지수 2.5점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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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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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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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지수 79.35%
별점 지수 3.38점
시동
드라마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6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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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 2019
키노라이츠 지수 93.55%
별점 지수 3.45점
남산의 부장들
드라마 / 2018
키노라이츠 지수 84.62%
별점 지수 3.48점
히트맨
코미디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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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지수 2.64점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코미디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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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지수 2점
작은 빛
드라마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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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에게
다큐멘터리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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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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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드라마 /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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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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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라이츠 지수 0%
별점 지수 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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