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드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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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9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데스틴 대니얼 크리튼, 2021)
영화를 보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딱 하나다. 웬우의 존재감, 아니 양조위라는 배우의 관록. 심지어 몇몇 장면에선 왕가위 영화에서 매력을 발산하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프레임 내부에 머무르는 순간을 빼면, 남는 게 없는 영화처럼 보인다. <샹치...>의 가장 큰 문제는 서사의 규모와 거대한 자본이 동원된 영화의 제작 환경이 전혀 호응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게다가 <샹치...>의 가족 서사는 소설이든 영화든 기존의 수많은 텍스트를 짜깁기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마저도 굉장히 얄팍하다. 영웅의 면모를 강조하는 대신 집안싸움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은 좋지만, 후반부로 향할수록 적용되는 연출 방식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오로지 근사한(정확히는 근사한 척하는) 효과에만 사로잡혀 있다. 본격적인 판타지 요소가 개입되는 순간부터는 급격하게 전개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무엇을 위해 기획된 영화인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어수선하고 너저분하게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