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규원
2021.10.15
굳이 영화여야 했을까
윌 스미스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브라이트>>의 애니메이션 스핀오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위쳐: 늑대의 악몽>>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둘다 러닝타임도 굉장히 짧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또한 작화와 색감 역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던 재패니메이션의 그것과는 많이 이질적인 부분이 크기도 하고요. 확실히 이런 독특한 색채와 작화는 <<4월은 너의 거짓말>>과 <<사이다처럼 말이 톡톡 솟아올라>>를 연출한 이시구로 쿄헤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치 2D와 3D의 중간단계에 있는 듯한 작화와 그에 따른 입체적인 움직임들이 가장 눈에 띕니다. 그래선지 몰라도 그런 움직임들로 만들어내는 액션들은 색다른 무게감을 선사합니다. 2D 애니메이션처럼 비현실적으로 빠르지 않으면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처럼 움직임이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이시구로 쿄헤이가 맡은 작품인 만큼 CG와 작화는 눈에 띄네요. 다만 그 외에 부분엔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사이다처럼 말이 톡톡 솟아올라>>와는 달리 거대한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정작 이 영화의 이야기는 그 세계관에 비하면 꽤나 초라한 편입니다. 그냥 평범한 로드 무비와 같다고 할 수 있죠. 거기에 메이지 유신 같은 실제 역사적 사건에 엘프, 오크, 마법같은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한 흥미로운 설정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요소들로 만들어낸 이야기와 세계관도 굉장한 기시감을 주기 때문에 큰 흥미를 주지는 못합니다. 성우들의 연기력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워낙 세계관이 거대한 탓에 인물들의 전사나 그 외의 이야기가 깔끔하게 매듭지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그조차도 그리 기억나는게 없는 평면적인 캐릭터들 뿐입니다. 속편을 염두해두지 않고 깔끔한 마무리를 택한 것 같은데 그러기 위해선 좀 더 인물을 깊게 스케치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영화라기 보다는 OVA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차라리 TV 시리즈로 나와서 좀 더 깊게 스케치했으면 괜찮았나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