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opofilm
2021.10.25
광활한 우주를 품은 장대한 운명의 서막.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시놉시스나 줄거리를 텍스트로만 접한다면, <듄>의 복잡하고 장대한 세계관에 대해 알 길이 없다. 따라서 <듄>을 단순히 킬링타임용으로 관람하는 것이 아닌 웅장한 스토리에 담긴 깊은 매력을 탐미하고 싶다면, 유튜브를 통해 세계관 정보와 관련된 짤막한 영상을 우선적으로 시청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듄>은 가상의 거대한 제국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부족들의 권력 투쟁이 등장하고, 현실 세계의 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SF영화 특유의 미래 기술과 소품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스타워즈>, <블레이드 러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물을 표방한다. <스타워즈>가 어느 정도 오락성과 스펙터클함을 가져간 시리즈라면, <듄>은 좀 더 심오하고 황량한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에 익숙한 10-20대 관객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듄>에 대한 사전 정보를 조금만 인지한 상태에서 관람한다면 마냥 따분한 작품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구현된 세계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판타지적 존재들, 그리고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관계성을 하나씩 짚어보며 전개를 따라간다면, <듄>이라는 발상 자체에 대한 놀라움과 어릴 적 한번쯤 머릿속으로라도 해보았을 법한 비현실적 시공간에 대한 공상을 떠올리게 한다. 십 년간 지속되어온 마블 세계관에 이제는 익숙해졌을 대중에게 새로운 신비감을 자극할 만한 드넓은 무대가 펼쳐진 셈이다. <듄>은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에 달할 정도로 작품의 길이가 길고, 생소한 세계에 대한 설명적인 내용의 등장, 그리고 알 수 없는 시공간이 뒤섞인 '폴'의 꿈에 관한 이야기 등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을 요한다. 작품의 이러한 심오함은 집중을 통해 몰입감을 끌어낼 수도 있지만, 몰입과 흐트러짐은 한 끗 차이이기 때문에 본편의 서막과도 같은 내용에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스토리를 제쳐두고라도 <듄>은 봐야할 가치가 있다. '드니 빌뇌브' 작품답게 영상미에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 대표적으로 광활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아라키스'의 사막 배경은 작품의 장대한 세계관을 머금은 듯 엄청난 위압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뿐만 아니라 <테넷>을 뒤로 하고 <듄>을 택한 '한스 짐머'의 묵직하고 웅장한 음악이 더해져 언제 어디서든 주인공들을 향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듯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만든다. 줄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어렵더라도, 영상의 압도적인 비주얼만큼은 우리 두 눈에 최대한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IMAX로 촬영하여 화면 비율을 무려 1.43:1까지 확장한 스크린은 드넓은 우주의 시공간을 폭넓게 탐험하는 기분을 자아내는데, 이 때문에 꼭 IMAX로 관람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