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2018.01.07
4인의 여배우가 나오는 옴니버스 영화. 카페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벌어지는 두 사람'만'의 이야기. 특별한 것 없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네가지 이야기의 총 길이는 70분. <더 테이블>은 이 정도의 정보만 알고 봐도 충분한 영화다. 그래서 '간단한 영화' 일지도 모르겠다.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극적인 사연이 필요하지 않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극적인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어쩌다 한번' '우연히' 또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그 때의 시간들일 것이다. 그래서 <더 테이블>은 그러한 극적인 우연을 가장하기 보다는 그저 늘 우리곁에서 맴도는 이야기들, 그리고 캐릭터, 그 속에서 나오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사의 이야기. 그것이 훨씬 현실적인 이야기 일 수 있다는 추론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 테이블>은 심심하기도 하다. 네 여배우가 2,30분 정도의 런닝타임동안 카페의 테이블앞에 앉아서 상대방을 보고 끊임없이 대사를 읊는다. 2인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치 탁구공이 오고가는 테이블이 되기도 하고, 진중하게 상대방을 주시하고 고민해야하는 고뇌의 시간도 들어있다. 그래서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또 다른 방식의 시선들도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영화적인 공간의 한계때문일 수 도 있지만 이 영화는 지나치게 많은 대사와가 등장하고, 자연스럽게 클로즈업이 같이 제공된다. 특히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정은채와 전성우는 거의 모든 장면들이 클로즈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들 것 같았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부담스러움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남녀가 가벼운 만남 후의 이어지는 만남이라 이야기 자체가 가볍기도 했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은 청춘남녀의 의미심장함까지 더해져서 개인적으로는 이 클로즈업이 난무하는 두번째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총 네개의 에피소드는 진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카페 옆자리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혹은 그들의 그 카페 테이블의 상대방이 되는 상상을 하거나. 그래서 타인의 얘기를 은밀하게 엿보고 있다는 착각? 재미?까지 동반된다. 어떤 의미를 찾거나 메세지를 주려는 영화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괜시레 착한 영화인척 탈을 뒤집어 쓸 런닝타임도 없거니와, 그 탈에 어울릴법한 테이블도 아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그냥' 술술 지나간다. 다음이야기가 나오면 전에 이야기는 잘 기억도 나지 않을 수 있을 법한 가볍고 편안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편안하다. 런닝타임이 길지도 않고 짧은 단막의 네편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좋은 일상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관객들은 지나온 자신의 시간들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어느날 카페에 앉아서 했던 구구절절하지 않고 흘러가는 듯 지나치며 소비되었던 기억도 가물했던 상대방과의 대화가 70분 동안 자연스럽게 머리속을 솔솔 거린다. 누군가에게 <더 테이블>을 꼭 보라고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이 영화를 봤다고 한다면 "괜찮지?" 라고 되 물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