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떤 세계관이든 자기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화술의 익숙한 힘

<엔칸토: 마법의 세계>(2021)의 성취는 모험을 위한 외부로부터의 적을 상정하지 않는 데에서 비롯한다. 대를 이어온 능력을 가족 중 유일하게 받지 못한 주인공 '미라벨'이 '기적을 구하는' 이 서사에서 그의 앞에 놓인 관문은 바로 마드리갈 가문과 커뮤니티를 일으킨 할머니다. 또한 가족 공동체 안에서의 정체성과 개인이 지닌 특별함을 화두로 삼는 이 작품에서 집은 단지 공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캐릭터로서 기능한다. 픽사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감정적 클라이맥스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지향하는 곳이 어디일지에 관한 이정표로 충분한 역할을 한다. 어떤 세계관이든 자기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화술의 익숙한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