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Supreme
2021.12.15
스포일러 주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 전작들에 대한 예우(스포)
* 본 글은 스포일러가 가득합니다. 저에게 최고의 실사 스파이더맨 영화를 뽑으라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2>를, 애니메이션 포함이라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뽑겠습니다. 그러니까 다시말해, MCU 합류 이후의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괜찮거나 혹은 좋은 영화들이라는 평가에는 공감하지만, '뛰어난' 영화라는 점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물음표가 붙었다고 말하는 게 맞겠지요. 충분히 즐겁고 재밌는 영화들이었지만, 특출나다고 말하기엔 애매하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점에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노 웨이 홈>)은 충분히 괜찮다. 혹은 좋다.에 가까운 영화일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멀티버스를 차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팬서비스에 가까운 느낌에 가까워요. <노 웨이 홈>은 스파이더맨 영화를 즐겼던 분들에게 충분히 좋은 영화입니다.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이 등장할 때 극장에서 탄성이 나왔으니까요. 그 세 명의 스파이더맨의 등장과 협업 액션(스파이더맨식 조별 과제 처리) 등등은 충실한 팬서비스이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만 보거나 혹은 기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나쁘지는 않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멀티버스니 다른 차원의 빌런들이니 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크게 몰입하지 않고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물론 100%의 이해는 힘들겠지만요. 이 영화가 칭찬 받을만한 점은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괜찮은 오락영화로써도 기능하고 있다는 점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샹치: 텐 링즈의 전설>이나, <이터널스>가 (저는 둘 다 괜찮게 봤지만) 세계관의 확장과 오락영화로써의 기능 두 토끼를 다 잡으려다 아쉬움이 보이는데 비해서, 이 영화는 멀티버스를 적당히 끌어오는 선에서 마침으로써 두 마리를 괜찮게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만 이러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던건 결국 이 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전 지식이 이미 여러 영화에서 소개되었기 때문이긴 합니다. 결국 이 영화의 완성도는 많은 부분 전작인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 그리고 전작 두편에 기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또 하나 더 말하자면 꽤 과감한 전개와 과감한 엔딩이 두드러집니다. 마법의 작동 원리는 얼렁뚱땅 넘어간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그걸 제외하고선 꽤 인상적인 선택과 인상적인 마무리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적당히 둘러대다 넘어간 느낌은 없잖아 있습니다만. 아쉬운 점을 뽑으라면, 기본적으로 전작의 빌런들이 거의 다 등장하는 영화라 빌런들의 비중 분배 문제, 혹은 영화 상에서 그려지는 묘사의 부족한 점이 눈에 띕니다. 일렉트로는 갑작스레 개과천선하고, 샌드맨은 오락가락하고, 옥토퍼스 박사는 임팩트 넘치는 등장에 비해 후반부가 약합니다. 그나마 이야기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그린 고블린도 그닥 매력적으로 그려지진 않았어요. 물론 빌런의 상당 부분도 이전 영화들에서 물려받은 영화긴 하지만요. 요약하자면,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그냥 시원하게 마무리되는 마블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떡밥이나, 뭐 이런 저런 (쿠키 두 개를 비롯한) 이야기들이 없는 건 아닌데, 그걸 제외하고서 말하자면 오랜만에 가벼운, 그리고 깔끔하게 잘 만든 스파이더맨 영화를 본 느낌이네요. 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