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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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9

현실적인 상상

이보다 더 절망적일 순 없을 것, 이보다 더 엉망진창일 순 없을 것, 이보다 더, ‘현실적인 상상’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내 소리 지른다. 올려다보지 말라는 외침만큼이나 무겁고 무섭다. 생각보다 길어지던 조롱이 어느 순간 발악처럼 들렸다. ‘이렇게까지 보여주는데 정신 안 차릴래?’ 하고 따끔- 혼을 내는 것 같다가도 기어이 갈 데까지 가버리는 이야기가 새로운 곳에 첫발을 내디뎠을 땐, ‘그래. 어디 한번 평생 이렇게 살아보자!’ 하고 선언해버리는 것 같았다. 그리곤 끝내 무자비하게 짓이겨버리는 얼굴과 그 뒤를 잇는 무미건조한 반응까지. 정말 희망을 줄 생각은 단 1%도 없구나. 헛웃음이 나왔다. 피로 얼룩지는 칼부림이 펼쳐지지도, 귀를 때리는 총성이 울려 퍼지지도 않는다. 무려 이 세상이, 이 지구가 파괴된다는데. <돈 룩 업>이 무섭게 느껴졌던 건 그 자리에 오히려 웃음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미소를 장착하고 살벌한 이야기를 한달까. 이미 손안의 세상에 눈을 떼지 못하느라 진짜 세상을 올려다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칼도, 총도 아닌 영화를 들이민다. 꽤 날카롭고 꽤 시끄러운 이 영화는 뻔뻔해서 어쩐지 더 위협적이다. 곱씹어 생각할수록 웃음보단 서늘함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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