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잔
타잔

타잔

2022.01.08

그땐 그랬지~

그래 그땐 정말 그랬다. 세상에 모든 사람 중에 나 혼자만 오롯하고 그 오롯함은 너무 너무 외로워서 마치 내가 견뎌낼 수 없는 무한의 힘 같은 그런 느낌이였다. 그것이 무엇이건 인생에서는 정말 중요한, 아니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그래서 대단히 빠르게 불어오는 바람과 미친듯이 닥쳐오는 파도 같아서 질풍노도의 시기라 하지 않던가. 그땐 그랬다. ​ <지랄발광 17세>는 오롯한 청춘의 시간들이다. '철없다' 라는 표현에 딱 맞는, 세상속에 존재하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미움과 외로움, 그리고 그것들을 견뎌내는 그 시기에 오는 부작용이라고 하는, 그렇지만 그게 부작용이 아니라는 것을 시간이 지남에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그 시간들의 철없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 청춘영화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다르지 않은 뻣뻣한 농으로 퉁치면 스스로 만족스럽고, 혼자 목에 핏대를 세우면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금새 또 다시 히히덕거리기도 하는 자위속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순하디 순한 목소리로 속닥거린다. ​ 청춘영화의 전형을 그대로 답습하지만, 여전히 그 시간들은 즐겁지 않을 수 없다.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는 오롯한 자신의 경험담이기 때문에 누구도 예외 없이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지랄발광 17세>는 그러한 전형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한다.덕분에 관객들은 그 시간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몰입된다. ​ 특별히 여주인공이라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영화속의 배경과 이야기는 나쁘거나 악한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는 착한영화라고 할 수 있다. 괜한 폼세를 잡으면서 과한 액션이나 틀없는 거침으로 자극하는 청춘영화는아니다. 영화는 17세 주인공의 흑역사 같은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것이 흑역사라고 생각하는 관객은 없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누구나 예외 없이 거쳐가는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건과 에피소드들로 영화의 거의 모든 부분들을 채운다. 그래서 밝고 경쾌하고 웃으면서 편하게 볼 수 있다. 덕분에 영화속 주인공인 네이딘의 캐릭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고, 그 공감대는 그녀를 연기하는 헤일리 스테인펠드의 밝은 이미지가 한몫한다. ​ 다만, 영화는 빠르고 경쾌하게 진행되는 것에 비해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어느 순간 오빠의 문을 두르리면서 급 화해를 하고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아름다운 미소로 마무리를 짓는 엔딩은 너무 급하다. 그래서 엔딩의 에피소드는 120분 동안 몰입하던 <지랄발광 17세>속의 네이딘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