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규원
2022.02.01
수단과 목적 사이의 예스러운 딜레마를 한국 정치사에 이식하다
이 영화가 개봉되는 것을 보면 5년전 이맘 때에 개봉했던 <<더 킹>>이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혼란한 대선 정국에 개봉했던 정치드라마라나는 점에서 특히 그러겠지요. 다만 포지션은 비슷하더라도 스타일은 두 영화가 많이 상반된 편입니다. 화려하고 현란한 <<더 킹>>과는 대조적으로 이 작품은 묵직하고 짙게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오락영화로서의 매력은 사실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명절날 가볍게 보기 위한 선택으로 이 영화는 적절히 못한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작중 인물들이 가명으로 등장하긴 하나, 그럼에도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들을 딱히 숨기려는 의도가 없어서 실화 영화라는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시간대의 폭을 보면 1960년 부터 1988년이지만 실제 이 영화의 주 무대는 1970년 대선 시즌 정도로 국한되기에 이야기의 밀도와 집중도도 높은 편입니다. 연출 역시 자료화면 형태의 화면 연출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편집 등이 등장하면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도 변박을 줌으로써 지루함을 낮추는 전략을 쓰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사건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함으로써 정치적인 스텐스를 없앤 것도 주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수단과 목적 사이의 고전적인 딜레마를 다루는 예스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변칙적인 리듬감을 부여하는 화면 연출과 편집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져서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정치 드라마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 <<더 킹>>과는 달리 정치적인 스텐스도 드러나지 않는 작품이라서 더 그러하고요. 우직한 매력을 보여준 설경구 배우와 뜨거운 매력을 보여준 이선균 배우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우진 배우가 가장 눈에 띄더군요. 역시 조우진 배우님은 능글맞으면서도 차가운 매력을 가진 악역 참모로서의 역할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