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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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30

스포일러 주의!

공포영화, 살인영화보다 더 잔인하다...근데 사랑의 교훈은 싫어

인간들이 감각을 잃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의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퍼펙트 센스>이다. Perfect sense라는 말이 영화에서 언급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속해서 주는 메시지와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 보면 perfect sense는 사랑이다. 어줍지 않은 교훈을 주는 영화, 특히 사랑이 교훈인 영화를 싫어하는 나로선 결말이 너무 싫다. 이 영화의 기획의도가 ‘감각을 초월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여서 감각을 잃는 스토리를 차용했을 수도 있고, ‘인구가 감각을 잃어가며 느끼는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랑이란 결말을 데려왔을 수도 있지만 그 둘을 조화시키기엔 감정의 부재가 너무 끔찍하다. 나는 이 영화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냄새와 맛을 상상하는데 이 모든 게 사라진다니... 생각할수록 공포영화, 살인영화보다 더 잔인하고 끔찍한 이야기다. 후각을 잃어 추억을 잃고 미각을 잃어 장식도 없는 생면으로 밀가루를 섭취하는 상황에서 날 지켜주는 건 사랑뿐이라고? 뭘 누군가를 어떻게 지켜줘 나도 나를 못 지키는데... 이런 부조화가 아니었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됐을 것 같다. 아마도 life goes on... 해서 그럼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끔찍한 감정에서 사랑을 느끼는 감정으로 나아가기엔 나를 포함한 관객들의 상상력은 훨씬 입체적이고 긴 시간이 걸린다. 한 4시간짜리 영화였으면 더 이해갔을 수도... 그래도 감각을 잃어가는 이야기는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감각마다 잃는 순간의 징조가 있다. 예를 들어 후각의 경우, 잃는 순간에 모든 사물에서 옛 기억, 어릴 적 추억, 향수 등이 떠오르면서 극심한 슬픔을 느낀다. 그렇게 오열을 하다가 이성을 되찾아보면 후각은 사라져있다. 후각이 가장 기억과 연관된 감각이라고 한다. 내가 교환학생 당시 썼던 향수를 뿌리면 암스테르담 친구들은 내 기숙사를 떠올리고, 스페인 여행 친구는 스페인 여행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도 후각을 잃으며 함께 사라져버릴 모든 추억들에 대한 슬픔을 모두 모아 한 번에 눈물로 흘린 것은 아닌가 싶다. 사랑보다 감각을 잃는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 근데 이거 폰으로 봤는데 길 걷다가 마침 후각 잃는 장면 나와서 엄청 킁킁 거렸는데 알고 보니 미세먼지 심한 날이라 나중에 코가 겁나 아팠다 악 있던 감성도 파괴해 주는 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