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의 '싯다운 코미디'

한국 진출 이후 꾸준히 선보였던 스탠드업 코미디의 부진 탓이었을까. 넷플릭스가 새로운 포맷으로 돌아왔다. 센스있게도 만우절에 공개된 넷플릭스 코미디 스페셜 <셀럽은 회의 중>은 프로젝트 그룹 셀럽파이브 멤버들이 넷플릭스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싯다운 코미디 <셀럽은 회의 중>은 스탠드업 코미디의 다른 모습이다. 관객 앞에 서서 썰을 푸는 대신, 친한 동료들과 둘러앉아 편안하게 썰을 푼다. 스탠드업 코미디에 스튜디오 예능 포맷을 적용해 혼자 힘으로 관객을 휘어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없애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한층 자연스럽게 나오는 분위기를 만든다. 기존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미디의 단점을 보완하는 멋진 아이디어다. #셀럽파이브 멤버들의 합도 굉장히 좋다. 김신영은 쉴 틈 없이 상황극을 벌이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신봉선은 적절한 리액션으로 대화의 맥을 잇는다. 흐름이 느슨해지면 안영미가 19금 유머로 분위기를 환기하고, 유행에 느린 큰언니 역할을 맡은 송은이가 샌드백을 자처하며 적절하게 흐름을 끊는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나름의 형식미가 느껴지는 것은 출연자들의 환상적인 티키타카 덕이다. #아쉬운 구성 그러나 회의 장소만 바뀔 뿐인 단조로운 구성은 살짝 아쉽다. 장면을 다채롭게 구성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예컨대 신문물에 익숙하지 않은 멤버들이 어설프게 화상회의를 하는 장면은 구성의 단조로움을 해결할 좋은 소재였지만, 지나치게 짜인 듯한 전개가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자연스러움을 해친다. 코로나 시국 2년차. 누구보다 화상회의가 익숙할 희극인들이 음소거 해제 방법을 몰라서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나 19금 개그를 위해 굳이 욕조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상황은 조금 작위적이다. 그럼에도 <셀럽은 회의 중>은 재미있다. 구성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일단 웃겼다면 코미디로서 성공한 게 아닐까. 장례식장에서 웃음 참는 이야기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법한 넷플릭스 러브씬 이야기는 멤버들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단점도 분명 있지만, 빛나는 장점들이 셀럽파이브의 다음 회의를 기대하게 한다. 일회성으로 끝나기엔 여러모로 아쉬운 기획이다. 제작진이 포맷의 가능성을 믿고 더 탄탄한 구성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