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규원
2022.04.20
브래드 피트의 하드 캐리.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다니엘 래드클리프, 거기에 브래드 피트까지. 90년대에만 하더라도 이런 멀티캐스팅 오락 영화가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옛 시기의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정취를 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올드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요. 그렇지만 속편 떡밥, 유니버스에 피로를 느낄만한 요즘 실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단독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던 이들에겐 꽤나 단비와 같은 작품이라 볼 수 있겠네요. 인생에서 권태를 느끼던 두 남녀가 어느날 갑자기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모험을 떠나게 되는 실로 단순한 스토리를 가진 이 영화는 겉으로 보기엔 액션/어드벤처 영화인 것처럼 보이지만, 까놓고 보면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작년에 개봉했던 <<정글 크루즈>>와 같은 영화라 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좀더 성인 관객들을 타겟팅 하는 유머가 많은 편입니다. 가족영화라기 보다는 데이트 영화로서의 성격이 좀 더 강한 편이죠. 배우들의 개인기가 이 영화의 주요 볼거리인데, 채닝 테이텀의 하프보일드 연기가 볼거리의 태반을 차지합니다. 주인공은 산드라 블록이지만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인물에 가까운 편이죠. 그리고 사실상 특별출연이라고 볼 수 있는 브래드 피트의 존재감이 상당히 큽니다. 오히려 두 주연보다 눈에 더욱 띄더라고요. 달리 말하면 브래드 피트가 나오지 않는 구간은 생각보다 지루한 편입니다. 애초에 모험영화가 아닌 90년대식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공법을 따라가고 있으니까요. 다만 유머의 타율이 한국 관객 입장에선 썩 높은 편은 아닙니다. 빵터지는 수준은 절대 아니고 소소한 재미를 주는 작품인데 그 마저도 유머 코드가 한국 관객들의 그것하고 맞는 부분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거기에 영화의 스타일 자체도 좋게 말하면 복고풍, 나쁘게 말하면 구식이라고 할 수 있는지라 요즘 관객들에게 이 작품이 마냥 재미있게 다가올지는 의문이 드네요. 결론적으로 배우들의 개인기 하나만큼은 정말 대단하지만 그 개인기가 미국 내에서만 통용되는 로컬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