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섭지만 착한 친구

픽사 애니메이션의 아이덴티티를 세운 대표작 중 하나인 2001년 작품입니다.​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 삼아 마치 전기처럼 사용해 삶을 꾸려가는 벽장 속 괴물들의 세상. 몬스터 사회의 뛰어난 실력자 '설리'와 '마이크' 콤비를 주인공으로 어느 날 재난처럼 나타난 소녀 '부'로 인해 일어나는 난리 법석의 이야기입니다. [토이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픽사의 뛰어난 상상력과 재치 있는 유머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잘 살펴보면 나름의 치밀한 디테일이 있는데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노련함이 있고 말이지요. 단순하다면 단순한 이야기 구조이지만 완급조절도 좋고, 우정이란 훈훈함으로 장식하는 착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3D 애니메이션의 초기에 해당하다 보니 썩 귀엽지 않은 캐릭터 디자인이 좀 걸립니다. 개봉 당시에 봤던 관객에겐 나름의 귀여움이 남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참 기술의 발전이 엄청나다는 걸 체감하게 되는 비주얼입니다. 토이 스토리도 그랬지만 몬스터 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모습이죠. ​ 좀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비주얼이긴 하지만 지금의 시각으로 달리 보이는 것들도 있습니다. 칼 같은 방역에 진심인 CDA이라던가 선을 넘긴 했지만 마냥 단순 악당으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사장이라던가 말이죠. 그리고 상대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게 더더욱 어려워진 세상에서 새로운 방법을 택한 몬스터들의 고충이 새삼 달리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최신의 것들도 물론 좋지만 가끔씩 그 원점을 확인하는 기분이 남다른 감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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