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석유, 페인트, 마약, 독버섯 등등 역한 음식만 먹다가 갑자기 피자를 먹으니 황홀하다

<리코리쉬 피자>는 듣던 대로 확실히 폴 토마스 앤더슨의 집대성이라고 평할 수 있다. 초창기 시절처럼 아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군상극 느낌도 어느 정도 있다. <펀치 드렁크 러브>같은 달콤하고 감미로운 로맨스도 많이 첨가되어 있다. “성공을 향한 욕망”이라는 주제도 이번 역시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후반기 작품들처럼 멍청한 남성과 똑똑한 여성 간의 관계역전을 다루는 것도 보인다.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이 영화는 매우 쉽다. 개인적으로 <마스터><인히어런트 바이스><팬텀 스레드> 모두 이해하느라 꽤나 골머리를 앓았던 작품들이다. 그래서 간만에 <부기 나이트> 같은 느낌의 영화로 돌아와서 그저 반가울 뿐이다. 아니 오히려 주제의식은 그거보다 훨씬 더 쉽다. 이렇게 메시지가 뚜렷하게 전달되는 PTA 작품이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할 뿐이다. 굳이 내가 여기서 해석글을 적을 필요도 없을 지경. PTA의 경지는 이미 한참 거장의 위치에 올라섰다. 하지만 그래도 나 같은 대중적인 오락영화만 좋아하는 영알못에게는 절대로 득도할 수 없는 경지였다. 그래도 간만에 이렇게 눈높이를 낮춰주시니 그저 황송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