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수리남영역
수리남영역
2022.05.19
스포일러 주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
1. 대부분의 SF영화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예외로 어떤 SF영화는 'A long time ago, galaxy far, far away...'에서 시작한다). 미래는 현재의 상상을 통해 구현된다. 그리고 현재는 과거가 꿈꾸던 미래다. 즉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다. 코고나다 감독의 SF영화 '애프터 양'은 시대를 가늠하기 어려운 낯선 시간에 낯선 공간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려 3만 가구의 '4인 가족'이 참가하는 비대면 댄스배틀은 대단히 도식적이고 전투적이다. 4인 가족은 저마다 구성도 다르고 나이와 성별, 인종도 다르다. 그들은 모두 같은 동작의 춤을 추면서 경쟁한다. 이처럼 낯설게 시작하는 영화는 마치 통제된 미래사회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정작 영화가 통제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영화 내내 관객과 감독 자신의 과거와 현재로부터 단절을 선언한다. 영화의 모든 미장센과 플롯은 이 영화를 철저하게 낯설게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렇게 낯설어지는 과정조차 과거의 유산에 빚을 지고 있다. 마치 양(저스틴 민)이 존재하는 이유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