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47 로닌 (The 47 Ronin, 1941)

1941년 12월 1일에 개봉된 일본의 시라이 신타로 영화입니다. 처음으로 만나는 일본 영화이군요. 우리나라의 사정은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일본 내지 사정은 원활했던 1900년대 초. 일본은 개항을 하고 엄청난 속도로 문물이 발달합니다. 영화도 많이 만들었고요. 하지만 많은 작품 중에서 현재 VOD로 볼 수 있는 작품은 이게 가장 과거인 것 같아요. 한국도 손에 꼽을 만큼 작품이 있었긴 한데 거의 소실된 수준으로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처음으로 한국 작품을 소개하는 날이 오면 엄청 감격스러울 것 같아요. 감독 소개 미조구치 겐지 감독이 44세에 개봉 한 작품입니다. 처음 뵙는 감독입니다. 비참한 수준의 가정에서 자라나 아버지와 누이를 향한 학대를 하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있었다고 해요. 학업을 할 수 있는 나이는 길지 않았고 13세부터 생업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20대가 되어 영화계에 입문하게 됩니다. 배우로 3년간 활동을 한 후 감독이 되었고 관동대지진이 있은 후에는 회사를 옮깁니다. 1925년에는 내연관계에 있던 여인에게 습격을 당한 후 여성을 테마로 한 독특한 작품을 그려내게 됩니다. 1939년에는 다이에이 영화사가 창립한 후 전속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초창기 그의 작품은 다른 나라 영화를 흉내 내는 느낌이라던가 기존의 문학작품을 영화로 담는 느낌의 영화를 만드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의 특징은 작업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었는데요. 몇 주 만에 영화를 만들기도 했는데도 흥행 성적도 좋았다고 합니다. 엄청난 수의 영화를 만들어 냈지만 시대 상황상 대부분의 것들이 유실되었다고 해요. 후반기의 그이 작품은 스타일이 바뀌어 사회주의적인 경향이 담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후에 그는 대표작들이 생겨나게 되죠. 전쟁 기간에는 선전영화도 강요를 받아 찍었습니다. 바로 오늘 영화가 그 선전영화입니다. 첫인상 : 포스터 의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일본의 에도 시대의 복장입니다. 막부시대라고도 하는데요. 1603년부터 1868년까지의 시대를 말한다고 합니다. 원래 VIP를 경호하는 사람을 사무라이라고 했는데요. 시대가 가면서 경호가 필요한 인구가 늘어났고 채용이 늘어나다 보니 사무라이가 일반 무사를 가리키는 말로 범위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일반 서민과 신분이 구별되었고, 사농공상 신분이 있었던 시절에는 사의 신분이 됩니다. 지금은 없어진 직업군이지만 워낙 일본인스러움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복장이라 전 세계적으로 일본 하면 이런 남자들을 떠올리더군요. 첫인상 : 제목 그렇다면 로닌은 무엇인가? 어느 직종이나 정치 싸움이 있습니다. 이 말은 줄을 선다는 것이죠. 그 줄을 잘 못 선 사람들은 내 쳐지게 마련인데요. 로닌은 그런 사람들입니다. 원래는 녹을 먹고사는 무사들은 언제든 반란을 하고 반란에 성공하면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죠. 그러나 반란에 실패한 사람들은 쫓겨납니다. 하지만 그들은 뼛속까지 무사들이었기에 일반인으로 돌아갈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소속 없이 부랑자처럼 떠돌아다니는 전직 무사들을 로닌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아직 평탄 대로에 들어서 있으면 사무라이, 버려졌다면 로닌이 되는 겁니다. 오늘은 무려 47명이나 되는 로닌이 어떻게 로닌이 되었는가 그들의 행적을 알아보는 방식의 영화인데요. 이러한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일본군의 대단함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예상을 해봅니다. 일본어 발음 그대로 47로닌이라고 하지만 번역된 한국어 제목은 또 47인의 자객이라고 하나 봅니다. 첫인상 : 5분 이 영화는 2부작으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1편은 1941년, 2편은 1942년에 개봉했는데요. 이 작품을 시청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습니다만 저는 씨즌에서 감상했는데요. 씨즌은 1편과 2편을 합친 3시간 42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어요. 오늘은 1편 분량 1시간 52분 정도까지만 볼 거예요. 영화의 시작에 소개된 바로는 원작이 따로 있는 영화인데요. 원작은 "주신구라"라고 하는 에도 시대에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공연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이 작품도 원래는 무대에 올려지는 공연이었다는 거죠. 미국이나 서양의 영화를 보다 아시아 영화를 처음 보는데요. 생각보다 굉장히 보관 상태가 좋지 않군요. 마치 미국의 과거 무성영화 시대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화질과 분위기입니다. 시력 저하 주의 바랍니다. 아주 긴 종이에 직접 크래딧을 적어 아날로그로 직접 말아가며 오랫동안 약 4분 가까이 보여줍니다. 그리고 짤막한 영화 배경에 대한 소개가 나와요. 일본의 역사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에도 막부 시대는 무사들이 있음으로 나름의 평화가 유지되었나 봅니다. 소개의 내용에 따르면 "에도 막부 하의 평화 시대 5대 쇼군 (막부의 수장) 츠나요시의 집권기였던 1701년 3월 14일"이 시점이군요. 이때가 일본의 봉건시대인데요. 봉건시대라 함은 확실한 주종 관계를 들 수 있는데요. 이 말은 무사들 사이에는 무수한 계급이 있고 오직 쇼군만이 그들의 주인이 되는 주종 관계에 있어요. 물론 왕이 있지만 쇼군의 영향력이 더 셉니다. 엄청난 대궐에 무수한 사람들이 대청마루의 양 끝에 마주 보고 줄을 지어 앉아 있습니다. 지금의 일본인들은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상상할 수 없지만 이때는 그만큼 권력을 상징하고 실제로 권력도 엄청났으니 큰 대궐이 많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일본 전통 가옥에는 자갈에 가까운 굵은 모래가 마당에 있는데요. 이 모래는 항상 갈고리로 물결무늬를 그리며 잘 다져져 있습니다. 참 부담스럽게도 분명 마당인데 밟지 말라는 것처럼 보이는 조경입니다. 이 대궐 또한 그런 물결무늬로 다져져 있어요.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의외로 느리다는 느낌인데요. 그에 비하면 약간 우리 콘텐츠들은 일본의 것에 비해 모든 것이 약 1.2배 정도 빠른 흐름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느림을 정말 잘 이용한 것 같습니다. 의외로 여백과 느림이 일본의 미학이었던 건 아닐까요? 첫인상 : 첫 대화 5분 30초가 지나 첫 대화가 등장합니다. 가지카와, 자네는 황제의 사신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나한테 물어봤어야지! 아사노 영주가 뭘 알겠나? 나는 40년 동안 의식의 주재자였다 왜 하필 아사노 영주에게 물어봤나? 접대식 참석자들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은가? 아사노 영주는 미덥지가 못 해 앞으로 많은 일을 어떻게 맡길지... 이전의 영주들은 임무 수행에 차질이 없었는데 이렇게 무식하고 예를 모르는 사람은 처음이다 오늘은 의식의 마지막 날이라 황제의 사신들이 이미 도착했다 쇼군께서 사신을 영접하신 후에 자네를 부르겠다 기라! 복수의 칼이다! 줄거리 이 영화의 내용은 일본인 정신의 핵심을 다루었기 때문에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일본인의 멘탈을 고취시켜 주는 스토리라고 해요. 공연이 원작이지만 사실 이 스토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던 1701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은 이렇습니다. 아코 번(지역 단위입니다.)의 아사노 나가노리라는 젊은 영주는 쇼군의 명령을 받고 천황의 칙사를 접대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고작이었던 기라 요시나카라는 사람은 위의 대화에서도 보았던 예법에 아주 능한 사람이었고 아사노도 그에게 예법을 교육받았어요. 그러나 아사노는 그다지 예법이 몸에 맞이 않았는지 기라 요시나카라는 사람은 아사노를 매번 무시했고 연회장에까지 와서 대화에서처럼 대놓고 모욕을 했습니다. 이에 열받은 젊은 혈기의 아사노는 칼을 뽑아 기라를 바로 휘둘러 버립니다. 기라는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이마에 상처를 입어요. 원래 에도의 성 안에서는 칼을 뽑으면 안 된다는 룰을 어겨버린 거죠. 이 일을 두고 막부에서는 아사노에게 할복을 명령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사형을 내리는 바로 그 자결형이요.) 뿐만 아니라 그의 영지도 몰수 당하고 가문도 없애버립니다. 그렇다면 기라 요시나가에게는 어떤 처벌이 있었느냐? 아무것도요. 1도 없었습니다. 막부의 이런 불공정한 처분 때문에 아사노를 섬겼던 47명은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은둔 생활이 시작됩니다. 여기까지가 1부의 이야기입니다. 특징 사실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요. 기라는 사무라이지만 사무라이 정신이 없는 자신이 가진 것을 붙잡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기라라는 사람을 좀 더 못되게 표현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그가 그렇게 못됐을까요? 예법의 최권위자 같은 이 사람이 이렇게나 사람을 모욕하는 사람이 맞았을까요? 사실 기록상으로 아사노가 기라를 공격한 이유는 명확히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무라이 정신에 코어에 있었던 아사노는 상대를 깔아내리는 증언을 할 리가 없고, 기라는 정말 이유를 모르던가 아니면 극에서 설정한 캐릭터처럼 자기변호를 하려고 애썼던 것인지 왜 아사노가 자신을 공격했는지 모른다고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이 사건에는 여러 가지 양념들이 들어갔을 것인데, 충성심을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과 입에서 전해지면서 이야기는 더 극적이고 더 멋있게 바뀌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이것이 일본 사람들이 원하는 본인들의 모습이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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