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피두스
레피두스
2022.06.14
뻔해도 잊을 수가 없는 마동석식 천둥펀치의 감칠맛.
<범죄도시>가 처음 인기를 끌었을 때는 “최고의 마케팅은 재미”라는 말처럼 입소문의 역할이 컸다. 애초에 다른 기대작들에 비해 큰 투자를 받은 영화가 아니었고, 감독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각본을 깎고 스타일을 잡는 데 온 힘을 쏟기뿐이었을 것이다. 한번 흥행을 맛본 다음의 속편은 그러나 이야기가 다르다. 전작 이후 마동석을 ‘세계관 최강자’처럼 묘사한 다른 영화가 쏟아졌고, 번번히 실패로 돌아간 다음에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마동석의 몸과 액션 자체가 미장센이라느니, 시네마라느니 하는 바람 잡기는 정작 작품이 받쳐주지 못하면 한없이 가벼운 거짓말이 될 뿐이다. <범죄도시>의 빌런(마동석이 슈퍼히어로니까)은 기원이 없다. 다만 한없이 악할 뿐이라 어디를 얼마나 세게 몇 대 맞든 괜찮다. 오히려 쾌감만 준다. 그래서 사실상의 ‘원펀맨’ 역할을 하는 마동석을 만나기 전까지는 최대한의 자극을 주는 악랄한 행각이 부각된다. 흉악범죄의 자극과 마동석의 심판이 흥행을 견인하는 <범죄도시>의 무기이고, 악역으로 연기 변신이 필요한 중견 배우의 필모그래피에도 잘 어울린다. 악의 계급화와 해외도피 수사권을 논하려고 보는 영화는 당연히 아니지만, 범죄자의 개심을 농담처럼 조롱하는 주인공이 ‘나쁜 놈은 그냥 잡는 거니까’ 휘두르는 주먹이 얼마나 통쾌하든 프랜차이즈화를 바라보는 뒷덜미에 찝찝한 불길함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