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봇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죽다

인간임의 증거는 욕심이다. 그러므로 로봇이 인간에 가까워진다는 증거도 욕심에 있다. 아무 것도 원하지 않던 로봇이 엄마의 사랑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다. 엄마에게 유일한 존재이고 싶다. 인간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충족될 수 없는 욕심이어도 상관없다. 욕망하는 상태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 데이빗의 욕심은 인간보다 맹렬했기에 그 누구보다도 인간적이었다. 기어코 죽은 엄마를 되살려내면서까지 사랑을 받아내고야 말 정도였으니까. 엄마도 코마 상태의 아들에 집착하며 인간성을 증명했지만, 데이빗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한히 인내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아들의 대용품을 찾고 말았다. 하지만 데이빗은 무한히 기다릴 수 있었다. 무한대로 소원하는 기도가 응답 받지 못할 리 없다. 그렇게 욕심을 실현시키는 순간, 데이빗은 ‘죽을 수’ 있었다. 인간의 욕심이 죽어야만 끝난다면, 로봇의 죽음은 욕심이 실현될 때 이뤄진다는 것. 데이빗은 로봇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