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Comma

Comma

2022.08.04

해준의 품위를 가져간 채 마침내 미결로 남겨진 서래

해준의 품위를 가져간 채 마침내 미결로 남겨진 서래. 전형적인 심리 스릴러 플롯에 박찬욱의 관계를 꿰뚫는 시선과 치밀할 정도로 꼼꼼하게 짜인 각본 구성을 더했다. 산 정상에서 시작한 서래의 이야기는 바다 깊은 곳에 미결로 묻히게 된다. 서래의 헤어질 결심은 해준의 마음을 ‘무너지고 깨어짐’ 이전의 상태로 돌려주기 위함이었고, ‘그런 남자’와의 결혼이었고, 죽음이었다. 해준이 헤어질 결심을 했을 때 서래의 마음 속에서는 사랑과 헤어질 결심이 동시에 피어났다. 분명 장르가 멜로 스릴러이지만 등장하는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는 이미 관객에게 답을 던져준다. 그걸 문 우리가 궁금해하는 건 당연하게도 해준과 서래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모국어가 아닌 타국의 말과 번역기를 빌려와 해준에게 이야기를 꺼내는 서래에게, 해준 또한 짤막한 서래의 모국어를 빌려와 마음을 전해주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해준의 마음은 그렇게 번역되어 서래에게 전잘되었다. ————————— 박찬욱 감독의 느낌이 약해지고 대중화가 된 느낌이어서, 기존에 박찬욱 감독의 다크함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이라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