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Supreme
2022.08.19
능수능란한 말솜씨.
저에게는 묘하게 징크스 같은게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전까지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매년 괜찮은 (혹은 매우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를 하나씩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해는 <그녀> 였고, 어떤 해는 <이터널 선샤인>의 재개봉이었고, 또 어떤 해는 다른 영화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라라랜드>는 그런 점에서 2016년의 로맨스 영화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라라랜드>를 들여다보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촬영과 색감에 관련된 부분이라고 해야겠죠. 매혹적인 오프닝과 다채로운 색상과 무채색의 배경들. 그리고 그 두 지점이 서로 만나고 헤어짐에 따라 어떤 흔적을 남기는 가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이 영화는 두 세상의, 두 행성의 근접 조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마치 두 사람이 빙글빙글 천문대에서 춤을 추듯이 영화는 두 사람의 행적이 어떻게 겹치고 어떻게 또 멀어져 갔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남자는 본인이 하고 싶은 정통 재즈와 거리가 있는 어느 위치에 도달했다가 결국 본인이 원하는 재즈 클럽을 여는 식으로, 그리고 여자는 배우의 꿈을 포기했다가 기회를 찾아 결국 배우가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이야기에는 '우연'이 은근히 많습니다. 몇몇 이야기들은 우연이 아니었다면 성립하기 불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작위적인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무장해제하게 만드는 클라이맥스의 이야기까지 영화는 너무나도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그러니까, 작위적이고 뭐 어떻고 간에 영화 상의 이야기에 이미 매혹시키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점에서 데이미언 샤젤 감독의 스토리 텔링 능력이 강렬함을 깨닫게 됩니다. <위플래시>가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터프함과 집요한 집중함을 가지고 있다면, 이 영화의 스토리 텔링은 정반대에 위치해있거든요. 개인적으로 <퍼스트 맨>의 경우 앞의 두 편만큼 뛰어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데이미언 샤젤의 스토리텔링은 매혹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