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호정
나호정
2018.05.08
많은 것들을 잊고 사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소중한 것들을 바닥에 묻고는 나중을 기약하며 가볍지만은 않은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앞길에 담아놓지 않았기에 마음에 생긴 공백이 더욱 세상에 대한 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할지도 모른다. 책임감이란 고삐로, 그리고 아쉬움의 채찍으로 자신의 삶을 억지로 끌어당겨 이를 악물고 나아가는 삶이 현대인들의 초상일 것이다. 우리는 이 길을 걷고 있는 우리 자신 혹은 다른 이들에게 꽤나 냉담한 시각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노력을 문제 삼고, 세상의 흐름과 삶의 속도를 비교하고, 삶의 완성을 강요한다. 만약 로그가 조지 6세에게 그러한 것들을 내세웠다면, 둘은 친구는커녕 주고받은 1실링 만도 못한 사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응원과 경청'이라는 마음속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것들에 대한 위로와, 그것으로부터 단단하게 서로를 엮을 수 있는 '신뢰'라는 매듭이다. 그것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을 수 있다면 조지 6세가 자신의 삶의 무게 속에서 버텨 설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현실이란 매서운 바람 속에서 맞잡은 손으로 전진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