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inoDAY
KinoDAY

KinoDAY

2023.01.09

<더 글로리> 가해자의 행복과 피해자의 고통을 맞바꾸려는 한 수

장르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질주 이때 <더 글로리>가 학교폭력 장면을 전시하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자칫 복수극의 정형화된 양식에 갇힐 수도 있었던 드라마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복수극은 필연적으로 복수가 이뤄지는 결말의 임팩트가 강할 수밖에 없으므로, 동기와 배경을 쌓아나가는 초중반부 내용이 지루하거나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글로리>는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는다. 동은이 계획대로 복수를 실천하는 과정 사이사이에 짧은 호흡으로 과거 장면을 플래시백처럼 삽입하며 복수의 진행과 이유를 병치한다. 그 결과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묘사와 설정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전개 속도는 자연히 빨라지고, 극의 흡입력 역시 더욱 강해진다. (...) 그래도 <더 글로리>가 한 번 보면 정주행을 피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드라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탁월한 김은숙 작가의 필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김은숙 작가의 필력은 기대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한 전작 <더 킹: 영원의 군주> 이후 칼을 갈았구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겉으로는 냉정하나 속으로는 복수심과 상처로 타들어 가고 있는 송혜교의 연기는 명불허전이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악역으로 변신한 임지연과 신예은의 재발견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덕분에 <더 글로리>는 몇몇 문제가 있기는 하나 사회비판물로서의 본분과 장르물로서의 쾌감을 모두 잡아내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16부작을 두 파트로 나누어 공개하는 게 아쉬울 정도로.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당연한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현실을 만들기 위해 피로써 갈고닦은 한 수.

https://blog.naver.com/potter1113/222979188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