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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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담'은 엄청난 힘을 가진 전설의 영웅이 수천년만에 다시 돌아오고, 그의 폭주를 막기 위해 파견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영웅들에 대한 슈퍼히어로 영화다. DCEU의 이번 영화는 드웨인 존슨이라는 슈퍼스타가 중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엉망진창인 전개 속에서 그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됐다. 억압된 국가 칸다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칸다크 국민들의 희망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위험한 존재인 블랙 아담이라는 인물을 통해 꽤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다. 수많은 슈퍼히어로에서 히어로와 빌런,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전개를 선보이지만, 안티히어로가 주인공인 영화들에서는 그 이분법에 의문을 표하며 슈퍼히어로 세계에서의 도덕과 윤리와 정의에 대한 담론을 펼치기도 한다. 이 영화는 배경이 배경인만큼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간섭주의 정책 등이 연상되기도 하며, 블랙 아담이 핵무기의 비유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사성이 있는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과대해석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영화는 꽤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아무리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철학이 있어도, 스토리텔링의 기본이 부실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영화는 너무 많은 캐릭터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드웨인 존슨은 블랙 아담이라는 주인공에 특유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소소한 유머 감각을 부여하며, 적어도 타이틀 캐릭터에게는 확실한 매력과 색깔을 부여해주고, 알디스 호지 또한 올곧은 영웅상을 훌륭하게 연기하며 드웨인 존슨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운다. 피어스 브로스넌 또한 최고의 베테랑 배우답게 감정적이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선보인다. 그 외의 인물들은 너무나도 낭비됐다. 그 외의 인물들은 역할이 많이 애매했다. 평범한 인간 캐릭터들은 역할이 급에 안 맞게 너무 뻥튀기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고, 조연 히어로들은 캐릭터 구축을 억지스럽고 어색하게 해서 이도저도 아닌 인물들로 남았다. 사라 샤이나 노아 센티네오 같은 경우는 꽤나 좋은 모습들을 보여준 배우들이라 낭비됐다는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마르완 켄자리 같은 경우는 '알라딘'에 이어 여기에서도 나쁘진 않은데 뭔가 매력은 전혀 없는 빌런 배우로 또 느껴졌다. 결국 인물들은 너무 많고, 인물들 간의 대화와 관계는 거의 주먹다짐으로 전개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다보니 앞서 언급한 영화의 야심찬 주제는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후반부에 가면 오글거리고 어울리지도 않는 액션 시퀀스에 영화의 페이스가 완전히 망가져버린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뒤로 가면서 불필요한 조연들을 최대한 쳐내고 중심적인 소수의 인물들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가도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한다. 한편, 이 영화도 난도질을 당했다는 뉴스를 듣기도 해서, 그 영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와 별개로 액션 연출은 꽤 좋았다. 잭 스나이더식 스피드 램핑 기법을 이 영화에서도 아주 감각적으로 사용하며 액션의 멋을 아주 극대화하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장면들을 연출하며, DCEU식 시각적 연출의 장점이 제대로 살아난 영화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덧붙여 론 발프의 스코어가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액션 씬들과 슬로우모션과 특히나 잘 어울리는 음악들이라서 블랙 아담과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색다른 진영을 표현하는 동시에 두 쪽 모두 웅장하고 영웅스럽게 묘사하는 빵빵한 음악들이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